육식의 신세계 2편 렁팡스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돼지, 닭, 오리, 사슴, 양까지, 굳이 소고기를 고집하지 않아도 가능한 육식의 즐거움. 콩피, 룰라드, 투르트, 브레이징 등 다양한 조리법을 활용하고, 다종다양한 소스와 가니시를 곁들이는 다채로운 향연. 식재료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셰프들의 고민이 끝내 미식의 정수로 승화된 육식의 신세계로 초대한다. | 육식,렁팡스

렁팡스 - 돼지성수동에 자리한 렁팡스는 2016년 초 오픈한 이래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 인기를 견인한 메뉴가 바로 돼지 등심 스테이크다.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메인 요리로 돼지고기, 그것도 살짝 분홍빛이 도는 돈육을 먹을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많은 레스토랑에 실패의 쓴맛을 안겨준 이 메뉴가 유독 렁팡스에서 환영받는 비결은 조합에 있다.백색의 원형 접시 왼편에 돼지 등심이, 오른편에 고수잎을 뿌린 망고 반쪽이 있고, 그 위에 라임 한 조각이 놓여 있다. 얼핏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뼈째 등장하는 고기가 주는 시각적 즐거움과 망고, 라임이 안겨주는 이국적 감성이 녹아 있다.“돼지고기 낼 때 건자두를 많이 곁들이는데, 뻔한 건 싫었어요. 특이한 조합을 찾다가 남미에서 돼지고기 먹을 때 망고로 만든 살사를 곁들인다는 사실을 떠올렸죠. 그렇다고 소스 만들 듯 으깨서 내면 재미없을 것 같아 망고를 반으로 잘라 돼지 등심과 함께 팬시어링해서 내봤어요.”김태민 셰프가 망고에 라임즙을 짜 돼지 등심과 함께 먹는 독특한 방법을 고안해낸 것. 그런데 한편으로는 가뜩이나 기름이 없는 돼지 등심을 상당한 두께로 구우니 퍽퍽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두꺼운 만큼 음식에 온기를 입히기 위해 미디엄보다 더 많이 익혀야 할 테니 말이다.머리를 갸웃거리며 고기를 썰어 입에 넣는 순간, 예상보다 부드럽고 담백한 식감이 느껴졌다. 게다가 강하게 팬시어링한 스테이크 표면의 바삭한 식감과 불 향이 예상치 못한 재미를 주기도 했다. 고기가 식을 때쯤 나이프로 망고를 으깨 고기에 얹어 먹으니 달짝지근하고 상큼한 게 훈연한 수제 햄을 올린 샐러드를 먹는 느낌도 얼핏 났다.“고기를 4시간 동안 염지한 후 시어링이 잘되도록 한쪽 면을 하루 동안 자연 건조합니다. 또 시어링할 때는 돼지 잡내를 한 번 더 잡기 위해 버터기름에 팔각을 넣습니다.”왜 사람들이 살코기만 해도 250g에 달하는 이 스테이크를 앉은자리에서 다 해치우고 돌아서서 다시 찾는지 다시 한번 공감하는 대목이다.주소 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106문의 02-465-7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