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서' 민아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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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서' 민아

걸스데이 민아로 살던 방민아가 자신을 찾아 떠났다가 카메라 앞으로 돌아왔다. 그는 뭔가 깨달은 것 같았다.

ESQUIRE BY ESQUIRE 2019.06.14

드레스 마르니.

백과사전 사이트의 ‘걸스데이’ 항목에서는 민아를 ‘발랄하고 애교 넘치며 귀여움을 발산하는 큐티 캐릭터’라고 설명해요.

그게 저예요? 와~ 감사한 일이에요. 저를 그렇게 생각하셨나 봐요.

하나씩 물어볼게요. 발랄한 편인가요? 애교 넘침?

발랄할 때 있죠. 애교는 별로 없는 편이에요.

방송에서 보여준 애교는요?

예능 프로그램에서 “애교 한번 보여주세요”라고 하면 노력했죠.

“애교 한번 보여주세요”라는 요청이 실제로 들어오나요?

방송 촬영 중에 “민아 씨 애교 한번 보여주세요!”라고 MC가 이야기해요. 카메라는 돌고 있고 앞에 관중도 계시니 안 할 수가 없어요. 그 모습 또한 어울려서 좋아해주신 분들도 있었을 테니까 ‘내게도 이런 면이 있구나’ 싶긴 해요.

방송 캐릭터 걸스데이 민아와 실제 방민아 사이에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는 걸까요?

네, 있어요.

만들어진 모습으로 살기 쉽지 않았던 거예요? 연예인 중에서도 걸 그룹으로 살아온 것이?

아니요! 할 때는 너무 재미있었어요. ‘살면서 이런 경험을 해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의 행운이었어요. 저는 이 직업을 택했을 때부터 ‘나는 조심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임했어요. 그래서 불편한 것도 너무 당연했어요. 싫다고 탓하기보다는 조금 다르게 생각했어요. ‘사람들이 날 알아봐서 불편한 게 더 싫을까, 아니면 내가 아무렇지 않게 다녀도 사람들이 날 신경 쓰지 않는 게 더 싫을까?’ 나는 ‘뭐든 상관없어’를 택하고 그냥 열심히 살았어요. 걸스데이 활동하면서 너무 행복했어요. 제가 일을 한다는 게 마냥 즐거웠어요. 어리니까 피곤한 것도 몰랐어요.

‘발랄하고 애교 넘치며 귀여움을 발산하는 큐티 캐릭터’와 실제 방민아가 다른 면은 뭐예요?

만들어내는 걸 잘 못해요. 자연스러운 걸 좋아하고요. 낯가림도 없진 않아서 낯선 상황에서 뭔가를 할 때 어려워요.

그럼 연예인 하면서는 뭐가 제일 어려웠어요?

매 순간이 어렵죠. 연예인이어서가 아니라 제가 저를 모를 때가 제일 어렵긴 하지만요.

 

오프숄더 톱, 스커트 모두 포츠1961. 귀걸이 엠주.

심오하네요. 더 심오한 이야기하기 전에 드라마 <절대 그이>에 대한 이야기부터 할까요? 사전 제작이죠? 주연이죠? 로맨틱 코미디인가요? 어떤 역할이죠?

다 이야기한 것 같은데요.(웃음) 작년 7월 초부터 12월 초까지 촬영했어요. 극 중의 저는 7년을 사귄 남자 친구에게 이별 통보를 받고 마음의 문을 닫아요. 그런데 ‘영구’라는 피겨가 사람이 가질 수 없는 순수한 영혼을 가져서 제 마음을 녹여줘요.

공감되는 시나리오였나요?

촬영하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제가 맡은 ‘다다’라는 친구는 도전해보고 싶은 캐릭터였어요. 다다는 긍정적이지만 밝지만은 않아요. 제가 이 친구를 연기하면 어떤 느낌일지,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궁금했어요. 내가 잘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도 생겼고요.

<절대 그이>와 <미녀 공심이> 사이의 2년 동안은 무슨 일이 있었나요?

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찾아다녔어요. 그런 시간이 필요했어요. 열심히 해왔지만 이렇게 계속 가다가는 나를 잃어버리는 건 아닐까 두려웠어요. 그래서 놀러 다녔어요. 여러 경험도 해보고.

저 같은 보통 사람이야 그렇게 살지만 얼굴이 이미 많이 알려졌잖아요?

알아보시면 알아보시는 대로 뒀어요. 물론 연예인이라는 저의 직업, 현재의 위치, 인지도, 어떤 분들께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는 걸 인지해요. 하지만 ‘감당할 수 있는 정도로 논다면 문제없을 것 같은데?’라고도 생각해요. 보통 친구들이 하는 거라면 뭐가 문제겠어요. 제가 해보지 않았던 것, 제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할 일, 느껴보고 싶었던 일들을 했어요.

 

셔츠 드레스 프라다. 부츠 제프리 캠벨. 귀걸이 포트레이트 리포트.

현재 소속사인 유본컴퍼니의 연락처를 수소문해서 본인이 먼저 연락했다고 들었어요. 인기 연예인이니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았을 텐데요.

전부터 관심 있게 봐온 회사였어요. 대표님을 만나뵙고 나서 더 관심이 생겼고요. 세속적인 조건보다는 저와 잘 맞을지를 봤어요. 여기는 어떤 일에서든 회사가 섬세하고 조심스러워요. 저는 되게 많이 조심스러운 편이여서 섬세함이 필요했어요.

되게 많이 조심스럽다는 분이 2년 동안 다양한 경험을 했고요.

일을 일찍 시작했으니 사춘기를 억누르면서 보냈던 것 같아요. 저는 많은 것을 해보고 싶어요. 해보고 싶은 건 되게 많은데, 그게 잘못하면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르니까 조심스럽고요.

인기 아이돌 가수로 사는 것도 보통 사람은 못 하는 경험이죠. 몇만 명의 사람들 앞에 서면 기분이 어때요? 다 점으로만 보이는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하면?

좋기도 하지만 한편 두렵기도 해요. 저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싶고. 무대 위에서는 늘 즐거웠어요. 저희를 기대해주시고 바라봐주시고, 우리가 즐거운 만큼 그분들도 즐거워하는 것이 느껴졌고.

 

셔츠, 가죽 드레스, 구두, 귀걸이 모두 지방시.

저는 어느 날 거리를 걷는데 모르는 사람이 저를 부른 적이 있어요. “에디터님!” 하고.

어땠어요? 좋았어요, 싫었어요?

너무 놀랐어요. 세상이 달라 보였어요. 난 평생 일반인으로 살았고, 살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텐데, 그런데 이런 일이 생기니 ‘어떻게 하지?’ 싶기도 하고. 묘한 기분이었어요.

그 기분이에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공감합니다.

민아 님과 저는 팔로어 단위가 다르잖아요.

아니에요, 똑같아요. 저도 별로 특별할 게 없는 사람인데요.

스스로가 별로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이 이렇게 인기가 있는 이유는 뭘까요?

저도 아직 저에게 질문해요. ‘너는 운이 좋았니? 이걸 순전히 운이라고 말할 수 있니? 나는 있는 그대로 나를 보여준 건데 사람들이 좋아해주니까 이게 특별한 거니?’ 하는 생각은 해봤어요. 그런데 제게 특별한 게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에요. ‘나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여기면 힘들어진다’는 게 가장 중요해요. ‘나는 특별하지 않다’고 생각해야 자신에게 도움이 돼요.

연예인으로 사는 동안 변한 것도 있나요?

별로 안 변한 것 같아요. 변하고 싶은데 안 변하더라고요.

남자 보는 눈도 비슷해요?

그건 변했어요. 예전에는 스타일을 봤는데,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이 좋다는 걸 알게 됐어요.

좋아하는 이야깃거리가 있어요?

일 얘기 되게 좋아해요. 제 일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니어도 그걸 잘 들어주면 돼요. 꼭 이성이 아니어도 상관없어요. 저는 대부분 친구들이랑 이야기해요. 그런 얘기를 하면서 자극도 받고, 영감도 받고, 다른 아티스트들도 알고, 그런 걸 좋아해요.

 

니트 톱 3.1 필립림. 쇼츠 푸시버튼. 구두 H&M. 귀걸이 페이브.

유명 연예인이 되고 나서 제일 좋은 건 뭐예요?

음식점 갔을 때 아주머니들이 서비스 주실 때요. 얼마 전에는 특수 부위 고기를 서비스로 주셨어요.(웃음) 그럴 때 생각해요. ‘우와, 나 연예인이다!’

좋네요. 연예인 할 만하네요.

연예인 하세요!

아유, 아무나 하나요. 인터뷰가 끝나가고 있어서 여쭤봅니다만, 제가 노래로 스트레스를 풀게 됐어요. 요즘 ‘여전히 아름다운지’를 하는데 고음이 어딘가에서 안 올라가요.

(웃음) 고음 팁이오? 어려운 노래를 골랐네요. 왜 꼭 높은 걸 원하는 거예요?

기왕 하는 거 완성하고 싶어요. 그 노래의 “난 달라졌어 예전만큼 웃지 않고”에서 ‘지’가 안 돼요. 그 딱 한 음이. 그걸 좀 더 깨끗하게 소리 낼 방법이 없을까요?

요즘 유튜브가 되게 좋아요. 유튜브에서 보컬 강습해주시는 분들 엄청나요.

저도 모처럼 프로 가수를 뵙게 된 거라 부끄럽지만… 어떻게 연습하셨어요?

저는 그냥 별생각 없이 했어요. 어렸을 때는 고음을 하고 싶다는 욕심에 올렸어요. 그런데 올리다, 올리다, 올리다 보니까 알았어요. ‘아, 부질없다.’

 

민소매 톱 니나리치 by hanstyle.com. 스커트 3.1 필립림. 목걸이, 반지 모두 포트레이트 리포트.

그럼 뭐가 중요해요?

노래를 한다는 게 중요한 거죠. 음정은 음정일 뿐. 가성으로 넘겨도 돼요.

그러고 싶지 않아요.

그 마음을 놓아야 돼요. 오히려 가성이 더 좋을 때가 있어요.

가성으로 하면 되긴 되죠.

훌륭한 거 아니에요, 그럼? 가성도 충분합니다.

아, 딱 한 음만 올라가면 좋겠어요.

그럼 연습하는 수밖에 없죠.

연습은 어떻게 해요?

그냥 질러보는 거예요. 길을 찾아야죠. 소리가 나가는 길을 찾아야 해요.

노래도 노래인데, 아이돌 가수들은 높은 신발을 신고 어떻게 그런 춤을 춰요?

많은 분들이 추고 있는걸요.

넘어진 적도 있어요?

네. 연습할 때도, 무대에서도 실수하면 넘어지죠.

쉽지 않네요.

일어나면 되죠. 뭐가 쉽지 않아요.(웃음) 어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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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권 지원,헤어|다빈 BY JUNGSAEMMOOL,메이크업|김윤영 BY JUNGSAEMMOOL,사진|안 상미,스타일링|김 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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