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형제 모드, 김국헌과 송유빈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느슨한 농담과 한숨 섞인 웃음. 김국헌과 송유빈은 꼭 그 또래의 친형제 같다. 서로에 대한 이 단단한 자부심과 신뢰를 제외하면 말이다. | 송유빈,김국헌,마이틴,프로듀스 X 101,blurry

오늘 촬영한 사진은 마음에 들어요? 송유빈(이하 S) 네. 일단은 포토그래퍼가 워낙 실력이 좋으시니까요. 김국헌(이하 K) 김참 실장님과 촬영한 건 이번이 두 번째인데요, 촬영할 때 몸을 사리지 않으시더라고요.   애초에 생각했던 화보 시안은 좀 더 소년 같은 분위기였어요. 근데 뭐랄까…. S 좀 더 남자답지 않았나?   하하하. 맞아요. 자연스럽게 나온 걸까요, 아니면 그런 분위기를 표현하고 싶었던 걸까요? S 의도한 겁니다. K 농담이고요.(웃음) 저희가 어떻게 했다기보다 다 만들어주신 거죠. S 그래도 저희가 그런 나이이기 때문에 저런 분위기가 나오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커가는 과정을 담은 것 같아서 좋습니다.   (국헌) 테니스 스웨터, 셔츠, 타이 모두 폴로 랄프 로렌. 모자 에디터 소장품. 두 사람 안에서도 분위기 차이가 좀 있죠. 팬들이 만든 ‘하이라이트 모음’ 영상 같은 걸 봤는데, 분명 국헌 씨 위주의 편집 영상인데 계속 유빈 씨만 말을 하더라고요. 국헌 씨는 귀만 갖다 대고 있고. K 저는 경청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S 국헌이 형이 좀 쑥스러워하는 면이 있죠. 아직 자신을 내려놓을 줄 모르는 거예요. 앞으로 발전이 필요한 부분이죠.   그 말은 이렇게도 들려요. ‘여러분이 모르는, 나만 아는 김국헌이 있다.’ 힌트 좀 줄 수 있나요? S 몸을 좀 사리는데, 원래는 좀 나서는 면도 있어요. K 좀 ‘돌아이’ 같은 면이 있죠. S 그래도 제가 볼 때는 얼마 안 남은 것 같아요. 조만간 다 내려놓고 자신을 드러내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프로듀스 X 101> 영상에 이런 댓글이 있더라고요. “이때만 해도 둘이 개그캐(개그 캐릭터)인 줄 몰랐지.” 두 사람의 대중적 이미지와 팬이 느끼는 이미지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저도 두 사람의 첫인상은 ‘말쑥하고 건실한 청년들’이었거든요. K 의도한 건 아니에요. 저희 팬은 워낙 저희를 오래도록 지켜봐준 분들이니까 편하게 대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평상시 모습을 보여드렸을 뿐인데…. S 그래도 저희가 진지할 땐 또 정말 진지하거든요.(웃음) 이미지는 아무래도 팬들 시선이 더 정확하겠죠.   (유빈) 니트 베스트 오프화이트. 럭비 셔츠 유니버셜웍스. 신곡 ‘Blurry’도 팬들에 대한 노래라고 했죠? K 마이틴 활동과 <프로듀스 X 101> 출연으로 알게 된 팬들께 보내는 헌정곡 같은 노래예요. 이런 가사인데요. “아직 그대를 잘 모르지만, 좀 서투르지만, 난 알아요 영원할 거라는 걸.” 우리 인연이 여기서 끝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 갔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죠. S 처음 들었을 때부터 노래가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멜로디도 그렇고 가사도 그렇고. 녹음도 빠르게 끝냈고 진행도 일사천리였죠.   유빈 씨는 노래 부르는 걸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요. 오늘도 틈날 때마다 계속 뭔가를 흥얼거리더라고요. K 그러니까요. 적어도 새벽 4시에는 노래 좀 안 부르면 좋겠는데 말이죠. 비행기 안 같은 곳에서도 좀 자제할 필요가 있고요. S 좋은 아티스트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연마할 필요가 있죠.   하하. 그래도 기내는 좀 문제가 될 것 같은데요. K 스스로 인지를 잘 못해요. 진짜 습관 같은 거라서. 이해는 하는데, 그래도 괜히 제가 안절부절못하게 되는 거 있잖아요. ‘아, 이러다 누가 뭐라고 할 것 같은데’ 하고. S 주의하겠습니다.   국헌 씨는 노래도 잘하지만 워낙 이것저것 다 잘하죠. ‘Blurry’에서도 싱잉 랩처럼 소화한 파트가 있고요. K 저는 한정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래서 <프로듀스 X 101>에서도 다양한 무대를 시도했고요. 힙합 기반의 무대도 했다가, 노래도 했다가, 춤이 중심인 무대도 했다가. 한 가지 장점을 부각하기보다 ‘올라운더’를 지향하는 거죠.   (유빈) 집업 스웨터 펜디. (국헌) 집업 스웨터, 목걸이 모두 펜디. 그럼 서로의 보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볼까요? 칭찬도 좋고, 훈수도 좋고. S 국헌이 형은 목소리에 호흡과 소리가 일정한 양으로 분배되어 있어서 듣기에 편한 것 같아요. 발전하는 속도도 빨라서 한 번씩 노래를 듣다 보면 ‘역시 형이긴 형이구나’ 할 때도 있고요. 그런데 또 저희가 라이벌 학교를 다니고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관점에서 냉정히 평가하자면, 같은 학번이지만 국헌이 형은 재수를 했으니까…. K 그래서 본인이 더 대단하다? 와, 이 친구 참.(웃음) 아무튼 저는 유빈이가 기복이 없다는 면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10일 중 9일 정도는 똑같은 컨디션으로 노래할 수 있거든요. S 국헌이 형이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것 같은데요. 제가 대신 말해 주자면, 현역인데도 이 정도 실력을 갖추다니 정말 대단한 친구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국헌 씨 이야기에서 미처 그런 뜻은 읽지 못했는데요. 하마터면 캐치 못 하고 넘어갈 뻔했네요. K 에휴, 네. 인터뷰에 그냥 그렇게 실어주세요. 원하는 것 같으니까.(웃음)   서로의 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S 국헌이 형 춤은 말이 필요 없죠. <프로듀스 X 101>의 댄스 트레이너였던 최영준 선생님이 “너는 그냥 우리 팀 들어와서 댄서 해도 되겠다” 했을 정도니까요. 무엇보다 힘이 있어요. 흐트러지면서까지 힘을 표현하는 게 아니라 안정감도 있고요. 돌덩이 같아요. 묵직하죠. 그런데 또 선도 예쁘고. K 유빈이 춤은… 사실 처음 봤을 때는 답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와, 얘는 춤을 잘 춘다는 기분을 느껴볼 날이 오긴 할까?’ 그런데 <프로듀스 X 101> 하면서 하루 종일 춤 연습을 하더니 확 늘더라고요. 예전에는 10개 중 6개 동작이 거슬렸다면 지금은 한두 개? 그 전까지 보컬리스트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정말 아이돌이 됐죠.   (국헌) 필드 재킷 바버 x 하이커델릭. 티셔츠 호텔 세리토스. 팬츠 라이크 잭. 양말, 슈즈 모두 발렌티노 가라바니-버켄스탁. (유빈) 필드 재킷 MHL by 매치스 패션. 스웨터, 데님 셔츠 모두 폴로 랄프 로렌. 팬츠 디키즈 x 셔윈 윌리엄스. 양말, 슈즈 모두 발렌티노 가라바니-버켄스탁. 오디션 프로그램의 장점이 있네요. 두 사람 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두 번씩 했어요. 겉으로 보이는 것만 봐도 힘들 것 같은데, 묘미도 있을까요? K 사람을 만난다는 게 가장 크죠. 경쟁이긴 하지만, 다 잘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잖아요. 마음이 꼭 맞는 사람을 만나면 신기하고 연습할 때도 행복해요. 재미도 있고요. S 저는 두 번 다 너무 힘들었어요. ‘이걸 꼭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도 있었죠. 그런데 무대를 하나하나 헤쳐나가다 보면 팀원들 간의 돈독한 정과 사람들의 호평이 따라오더라고요. 한번은 ‘아, 나는 이런 무대를 하기 위해 태어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프로듀스 X 101>에서 유빈 씨 마이크가 빠지는 무대 사고가 났을 때, 같은 조의 대항 팀이었던 국헌 씨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죠. ‘정말 잘하는 친구고 정말 노력했는데 너무 아쉽다’고… 왜 웃죠? 이제 그 얘기는 민망한가요? K 민망하죠.(웃음) S 그건 이제 다 지난 일이기 때문에. K 그땐 다 간절했으니까요. 매일 연습만 하고 서로 얼마나 힘들게 준비했는지 다 아는데, 본인 실수도 아니고 그런 사고로 떨어지는 게 제가 다 억울했던 거죠.   물론 결과가 전부는 아니지만 사고 덕분에 두 사람의 우애가 유명해지기도 했어요. 둘의 관계에도 변천사랄 게 있나요? S 연습생 시절에는 국헌이 형이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이었어요. 이 형이 과묵할 때는 또 과묵하니까. 첫인상도 안 좋았거든요. 알고 보니 렌즈를 빼놓고 있을 때 마주쳐서 벌어진 해프닝이긴 했는데, 데뷔 선배를 보고 인사는 못할망정 째려보는 거예요. 나중에야 오해가 풀렸죠. 알고 보니 눈물도 많고, 이 형이 또 ‘츤데레’더라고요. K 물론 함께 마이틴 활동을 할 때도 친하긴 했어요. 다만 그때는 ‘잘 따라와줘서 트러블 없는 동생’ 정도였는데, 경연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진심으로 ‘팀’이라는 느낌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이 친구랑 더 멋있는 무대를 만들어보고 싶다’ 자꾸 그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니트 베스트 오프화이트. 럭비 셔츠 유니버셜웍스. 머플러 프레드 페리. 두 사람은 2년동안 마이틴이라는 그룹에 속해 있었죠. 마이틴 활동으로 얻은 가장 큰 성취는 뭘까요? S 일단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죠. 지금 제가 좀 더 잘 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 시기였다고 생각해요. 전 모든 일에 시기가 있다고 믿거든요. K 저는 단체 생활에서 얻은 게 큰 것 같아요. 저희 모두 그렇게 일상을 공유하는 형태로 단체 생활을 한 건 처음이었거든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인생 경험을 많이 쌓은 것 같아요.   국헌 씨는 정말 의젓한 것 같아요. 장남이에요? K 맞아요. 여동생 한 명 있습니다.   유빈 씨는요? S 저는 누나 있습니다.   테니스 스웨터, 셔츠 모두 폴로 랄프 로렌. 성장 환경으로 치자면 아주 잘 맞는 합 같은데요? 서로 처음 겪는 남자 형제 같기도 할 테고. K 케미는 정말 좋은 것 같아요. 트러블 발생할 일이 거의 없어요. S 그건 제가 늘 참고 넘어가기 때문에. 뭐 국헌이 형이 지금처럼 잘 따라준다면 앞으로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K 아, 그래요? 알겠습니다.(웃음) 제가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이 듀오로 나오게 됐는데… 참, 이 팀 이름(김국헌×송유빈)은 어떻게 부르는 게 맞나요? 김국헌 컬래버 송유빈? 김국헌 엑스 송유빈? K 그냥 ×를 빼고 이름을 붙여 부르시면 될 것 같아요. S 김국헌 송유빈.   독특한 팀 이름인 것 같아요. 두 사람의 이름이 가장 큰 자산이기 때문에 그렇게 정한 건가요? K 사실 저희는 아직 정식 데뷔 전이라고 생각해요.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빨리 전하고자 해서 음원부터 내게 된 거고요. 그래도 팀 이름은 급조하기보다 제대로 정해야 하니까 일단 ‘김국헌×송유빈’으로 나오게 된 거죠.   (유빈) 프린지 스웨이드 재킷 폴로 랄프 로렌. 팬츠 디키즈 x 셔윈 윌리엄스. 양말, 슈즈 모두 발렌티노 가라바니-버켄스탁. (국헌) 라이더 재킷 오프화이트. 팬츠 라이크 잭. 양말, 슈즈 모두 발렌티노 가라바니-버켄스탁. 임시 이름인 거네요? K 맞아요. 사실 지금 팬들에게 공모를 받으려고 하거든요. 10월 14일부터 일주일 동안. 멋있는 이름을 지어주실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S 저는 사실 걱정되는 부분도 있어요. 팀 이름을 바꾸면 사람들이 잘 모를 수 있으니까요. 저희 이름이 달려 있으면 한 번쯤 들어볼 수 있는 노래도 ‘누구지?’ 하고 그냥 넘길 수 있잖아요. K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그건 저희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겠죠.   서로에게서 가장 높이 사는 측면은 뭘까요? S 국헌이 형 같은 경우에는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외모를 갖고 있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춤도 멋있고요. 무엇보다, 사실 저는 실력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결국 잘하는 사람만 살아남는 세계니까. 그런 면에서 걱정이 없어요. K 유빈이는 일단, 하나는 꾸준히 해요. 노래. 가수라면 누구나 슬럼프가 찾아올 텐데 얘는 그런 기복도 없을 것 같고요. 사시사철 하루 24시간 노래를 하는 친구니까. 그리고 노래 외적인 측면에서도 끌어주는 대로 다 따라와요. 말로 하긴 쉬워도 사실 그게 대단한 거거든요.   마이틴 시절부터 팬이었던 분도 있고, <프로듀스 X 101>을 통해서 알게 된 분, 그리고 아직 둘을 잘 모르는 분도 있을 거예요. 사람들은 김국헌×송유빈에게 뭘 기대하면 좋을까요? K 저희 본업에 관해서는 실망시켜드릴 일이 없을 것 같아요. 자신 있어요. S 본업, 가수. 그리고 저희는 완성된 게 아니라 지금도 계속 성장하고 있거든요. 거기서 오는 재미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실력 있으면서도 친근한, 팬과 함께 성장해나가는 아티스트. 그렇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느슨한 농담과 한숨 섞인 웃음. 김국헌과 송유빈은 꼭 그 또래의 친형제 같다. 서로에 대한 이 단단한 자부심과 신뢰를 제외하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