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형제 모드, 김국헌과 송유빈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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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형제 모드, 김국헌과 송유빈

느슨한 농담과 한숨 섞인 웃음. 김국헌과 송유빈은 꼭 그 또래의 친형제 같다. 서로에 대한 이 단단한 자부심과 신뢰를 제외하면 말이다.

ESQUIRE BY ESQUIRE 2019.10.22
오늘 촬영한 사진은 마음에 들어요?
송유빈(이하 S) 네. 일단은 포토그래퍼가 워낙 실력이 좋으시니까요.
김국헌(이하 K) 김참 실장님과 촬영한 건 이번이 두 번째인데요, 촬영할 때 몸을 사리지 않으시더라고요.
 
애초에 생각했던 화보 시안은 좀 더 소년 같은 분위기였어요. 근데 뭐랄까….
S 좀 더 남자답지 않았나?
 
하하하. 맞아요. 자연스럽게 나온 걸까요, 아니면 그런 분위기를 표현하고 싶었던 걸까요?
S 의도한 겁니다.
K 농담이고요.(웃음) 저희가 어떻게 했다기보다 다 만들어주신 거죠.
S 그래도 저희가 그런 나이이기 때문에 저런 분위기가 나오지 않았나 싶기도 해요. 커가는 과정을 담은 것 같아서 좋습니다.
 
 (국헌) 테니스 스웨터, 셔츠, 타이 모두 폴로 랄프 로렌. 모자 에디터 소장품.

(국헌) 테니스 스웨터, 셔츠, 타이 모두 폴로 랄프 로렌. 모자 에디터 소장품.

두 사람 안에서도 분위기 차이가 좀 있죠. 팬들이 만든 ‘하이라이트 모음’ 영상 같은 걸 봤는데, 분명 국헌 씨 위주의 편집 영상인데 계속 유빈 씨만 말을 하더라고요. 국헌 씨는 귀만 갖다 대고 있고.
K 저는 경청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S 국헌이 형이 좀 쑥스러워하는 면이 있죠. 아직 자신을 내려놓을 줄 모르는 거예요. 앞으로 발전이 필요한 부분이죠.
 
그 말은 이렇게도 들려요. ‘여러분이 모르는, 나만 아는 김국헌이 있다.’ 힌트 좀 줄 수 있나요?
S 몸을 좀 사리는데, 원래는 좀 나서는 면도 있어요.
K 좀 ‘돌아이’ 같은 면이 있죠.
S 그래도 제가 볼 때는 얼마 안 남은 것 같아요. 조만간 다 내려놓고 자신을 드러내게 되지 않을까 합니다.  
 
<프로듀스 X 101> 영상에 이런 댓글이 있더라고요. “이때만 해도 둘이 개그캐(개그 캐릭터)인 줄 몰랐지.” 두 사람의 대중적 이미지와 팬이 느끼는 이미지 사이에 차이가 있는 것 같기도 해요. 저도 두 사람의 첫인상은 ‘말쑥하고 건실한 청년들’이었거든요.
K 의도한 건 아니에요. 저희 팬은 워낙 저희를 오래도록 지켜봐준 분들이니까 편하게 대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평상시 모습을 보여드렸을 뿐인데….
S 그래도 저희가 진지할 땐 또 정말 진지하거든요.(웃음) 이미지는 아무래도 팬들 시선이 더 정확하겠죠.
 
(유빈) 니트 베스트 오프화이트. 럭비 셔츠 유니버셜웍스.

(유빈) 니트 베스트 오프화이트. 럭비 셔츠 유니버셜웍스.

신곡 ‘Blurry’도 팬들에 대한 노래라고 했죠?
K 마이틴 활동과 <프로듀스 X 101> 출연으로 알게 된 팬들께 보내는 헌정곡 같은 노래예요. 이런 가사인데요. “아직 그대를 잘 모르지만, 좀 서투르지만, 난 알아요 영원할 거라는 걸.” 우리 인연이 여기서 끝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 갔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죠.
S 처음 들었을 때부터 노래가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멜로디도 그렇고 가사도 그렇고. 녹음도 빠르게 끝냈고 진행도 일사천리였죠.
 
유빈 씨는 노래 부르는 걸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요. 오늘도 틈날 때마다 계속 뭔가를 흥얼거리더라고요.
K 그러니까요. 적어도 새벽 4시에는 노래 좀 안 부르면 좋겠는데 말이죠. 비행기 안 같은 곳에서도 좀 자제할 필요가 있고요.
S 좋은 아티스트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연마할 필요가 있죠.
 
하하. 그래도 기내는 좀 문제가 될 것 같은데요.
K 스스로 인지를 잘 못해요. 진짜 습관 같은 거라서. 이해는 하는데, 그래도 괜히 제가 안절부절못하게 되는 거 있잖아요. ‘아, 이러다 누가 뭐라고 할 것 같은데’ 하고.
S 주의하겠습니다.
 
국헌 씨는 노래도 잘하지만 워낙 이것저것 다 잘하죠. ‘Blurry’에서도 싱잉 랩처럼 소화한 파트가 있고요.
K 저는 한정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래서 <프로듀스 X 101>에서도 다양한 무대를 시도했고요. 힙합 기반의 무대도 했다가, 노래도 했다가, 춤이 중심인 무대도 했다가. 한 가지 장점을 부각하기보다 ‘올라운더’를 지향하는 거죠.
 
(유빈) 집업 스웨터 펜디. (국헌) 집업 스웨터, 목걸이 모두 펜디.

(유빈) 집업 스웨터 펜디. (국헌) 집업 스웨터, 목걸이 모두 펜디.

그럼 서로의 보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볼까요? 칭찬도 좋고, 훈수도 좋고.
S 국헌이 형은 목소리에 호흡과 소리가 일정한 양으로 분배되어 있어서 듣기에 편한 것 같아요. 발전하는 속도도 빨라서 한 번씩 노래를 듣다 보면 ‘역시 형이긴 형이구나’ 할 때도 있고요. 그런데 또 저희가 라이벌 학교를 다니고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 관점에서 냉정히 평가하자면, 같은 학번이지만 국헌이 형은 재수를 했으니까….
K 그래서 본인이 더 대단하다? 와, 이 친구 참.(웃음) 아무튼 저는 유빈이가 기복이 없다는 면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10일 중 9일 정도는 똑같은 컨디션으로 노래할 수 있거든요.
S 국헌이 형이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것 같은데요. 제가 대신 말해 주자면, 현역인데도 이 정도 실력을 갖추다니 정말 대단한 친구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국헌 씨 이야기에서 미처 그런 뜻은 읽지 못했는데요. 하마터면 캐치 못 하고 넘어갈 뻔했네요.
K 에휴, 네. 인터뷰에 그냥 그렇게 실어주세요. 원하는 것 같으니까.(웃음)
 
서로의 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S 국헌이 형 춤은 말이 필요 없죠. <프로듀스 X 101>의 댄스 트레이너였던 최영준 선생님이 “너는 그냥 우리 팀 들어와서 댄서 해도 되겠다” 했을 정도니까요. 무엇보다 힘이 있어요. 흐트러지면서까지 힘을 표현하는 게 아니라 안정감도 있고요. 돌덩이 같아요. 묵직하죠. 그런데 또 선도 예쁘고.
K 유빈이 춤은… 사실 처음 봤을 때는 답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와, 얘는 춤을 잘 춘다는 기분을 느껴볼 날이 오긴 할까?’ 그런데 <프로듀스 X 101> 하면서 하루 종일 춤 연습을 하더니 확 늘더라고요. 예전에는 10개 중 6개 동작이 거슬렸다면 지금은 한두 개? 그 전까지 보컬리스트에 가까웠다면 이제는 정말 아이돌이 됐죠.
 
(국헌) 필드 재킷 바버 x 하이커델릭. 티셔츠 호텔 세리토스. 팬츠 라이크 잭. 양말, 슈즈 모두 발렌티노 가라바니-버켄스탁. (유빈) 필드 재킷 MHL by 매치스 패션. 스웨터, 데님 셔츠 모두 폴로 랄프 로렌. 팬츠 디키즈 x 셔윈 윌리엄스. 양말, 슈즈 모두 발렌티노 가라바니-버켄스탁.

(국헌) 필드 재킷 바버 x 하이커델릭. 티셔츠 호텔 세리토스. 팬츠 라이크 잭. 양말, 슈즈 모두 발렌티노 가라바니-버켄스탁. (유빈) 필드 재킷 MHL by 매치스 패션. 스웨터, 데님 셔츠 모두 폴로 랄프 로렌. 팬츠 디키즈 x 셔윈 윌리엄스. 양말, 슈즈 모두 발렌티노 가라바니-버켄스탁.

오디션 프로그램의 장점이 있네요. 두 사람 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두 번씩 했어요. 겉으로 보이는 것만 봐도 힘들 것 같은데, 묘미도 있을까요?
K 사람을 만난다는 게 가장 크죠. 경쟁이긴 하지만, 다 잘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잖아요. 마음이 꼭 맞는 사람을 만나면 신기하고 연습할 때도 행복해요. 재미도 있고요.
S 저는 두 번 다 너무 힘들었어요. ‘이걸 꼭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도 있었죠. 그런데 무대를 하나하나 헤쳐나가다 보면 팀원들 간의 돈독한 정과 사람들의 호평이 따라오더라고요. 한번은 ‘아, 나는 이런 무대를 하기 위해 태어난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프로듀스 X 101>에서 유빈 씨 마이크가 빠지는 무대 사고가 났을 때, 같은 조의 대항 팀이었던 국헌 씨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죠. ‘정말 잘하는 친구고 정말 노력했는데 너무 아쉽다’고… 왜 웃죠? 이제 그 얘기는 민망한가요?
K 민망하죠.(웃음)
S 그건 이제 다 지난 일이기 때문에.
K 그땐 다 간절했으니까요. 매일 연습만 하고 서로 얼마나 힘들게 준비했는지 다 아는데, 본인 실수도 아니고 그런 사고로 떨어지는 게 제가 다 억울했던 거죠.
 
물론 결과가 전부는 아니지만 사고 덕분에 두 사람의 우애가 유명해지기도 했어요. 둘의 관계에도 변천사랄 게 있나요?
S 연습생 시절에는 국헌이 형이 다가가기 어려운 사람이었어요. 이 형이 과묵할 때는 또 과묵하니까. 첫인상도 안 좋았거든요. 알고 보니 렌즈를 빼놓고 있을 때 마주쳐서 벌어진 해프닝이긴 했는데, 데뷔 선배를 보고 인사는 못할망정 째려보는 거예요. 나중에야 오해가 풀렸죠. 알고 보니 눈물도 많고, 이 형이 또 ‘츤데레’더라고요.
K 물론 함께 마이틴 활동을 할 때도 친하긴 했어요. 다만 그때는 ‘잘 따라와줘서 트러블 없는 동생’ 정도였는데, 경연 프로그램을 거치면서 진심으로 ‘팀’이라는 느낌을 갖게 된 것 같아요. ‘이 친구랑 더 멋있는 무대를 만들어보고 싶다’ 자꾸 그런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니트 베스트 오프화이트. 럭비 셔츠 유니버셜웍스. 머플러 프레드 페리.

니트 베스트 오프화이트. 럭비 셔츠 유니버셜웍스. 머플러 프레드 페리.

두 사람은 2년동안 마이틴이라는 그룹에 속해 있었죠. 마이틴 활동으로 얻은 가장 큰 성취는 뭘까요?
S 일단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죠. 지금 제가 좀 더 잘 해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 시기였다고 생각해요. 전 모든 일에 시기가 있다고 믿거든요.
K 저는 단체 생활에서 얻은 게 큰 것 같아요. 저희 모두 그렇게 일상을 공유하는 형태로 단체 생활을 한 건 처음이었거든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인생 경험을 많이 쌓은 것 같아요.
 
국헌 씨는 정말 의젓한 것 같아요. 장남이에요?
K 맞아요. 여동생 한 명 있습니다.
 
유빈 씨는요?
S 저는 누나 있습니다.
 
테니스 스웨터, 셔츠 모두 폴로 랄프 로렌.

테니스 스웨터, 셔츠 모두 폴로 랄프 로렌.

성장 환경으로 치자면 아주 잘 맞는 합 같은데요? 서로 처음 겪는 남자 형제 같기도 할 테고.
K 케미는 정말 좋은 것 같아요. 트러블 발생할 일이 거의 없어요.
S 그건 제가 늘 참고 넘어가기 때문에. 뭐 국헌이 형이 지금처럼 잘 따라준다면 앞으로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K 아, 그래요? 알겠습니다.(웃음) 제가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이 듀오로 나오게 됐는데… 참, 이 팀 이름(김국헌×송유빈)은 어떻게 부르는 게 맞나요? 김국헌 컬래버 송유빈? 김국헌 엑스 송유빈?
K 그냥 ×를 빼고 이름을 붙여 부르시면 될 것 같아요.
S 김국헌 송유빈.
 
독특한 팀 이름인 것 같아요. 두 사람의 이름이 가장 큰 자산이기 때문에 그렇게 정한 건가요?
K 사실 저희는 아직 정식 데뷔 전이라고 생각해요.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빨리 전하고자 해서 음원부터 내게 된 거고요. 그래도 팀 이름은 급조하기보다 제대로 정해야 하니까 일단 ‘김국헌×송유빈’으로 나오게 된 거죠.
 
(유빈) 프린지 스웨이드 재킷 폴로 랄프 로렌. 팬츠 디키즈 x 셔윈 윌리엄스. 양말, 슈즈 모두 발렌티노 가라바니-버켄스탁. (국헌) 라이더 재킷 오프화이트. 팬츠 라이크 잭. 양말, 슈즈 모두 발렌티노 가라바니-버켄스탁.

(유빈) 프린지 스웨이드 재킷 폴로 랄프 로렌. 팬츠 디키즈 x 셔윈 윌리엄스. 양말, 슈즈 모두 발렌티노 가라바니-버켄스탁. (국헌) 라이더 재킷 오프화이트. 팬츠 라이크 잭. 양말, 슈즈 모두 발렌티노 가라바니-버켄스탁.

임시 이름인 거네요?
K 맞아요. 사실 지금 팬들에게 공모를 받으려고 하거든요. 10월 14일부터 일주일 동안. 멋있는 이름을 지어주실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S 저는 사실 걱정되는 부분도 있어요. 팀 이름을 바꾸면 사람들이 잘 모를 수 있으니까요. 저희 이름이 달려 있으면 한 번쯤 들어볼 수 있는 노래도 ‘누구지?’ 하고 그냥 넘길 수 있잖아요.
K 맞는 말이기도 하지만, 그건 저희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겠죠.
 
서로에게서 가장 높이 사는 측면은 뭘까요?
S 국헌이 형 같은 경우에는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는 외모를 갖고 있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춤도 멋있고요. 무엇보다, 사실 저는 실력을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결국 잘하는 사람만 살아남는 세계니까. 그런 면에서 걱정이 없어요.
K 유빈이는 일단, 하나는 꾸준히 해요. 노래. 가수라면 누구나 슬럼프가 찾아올 텐데 얘는 그런 기복도 없을 것 같고요. 사시사철 하루 24시간 노래를 하는 친구니까. 그리고 노래 외적인 측면에서도 끌어주는 대로 다 따라와요. 말로 하긴 쉬워도 사실 그게 대단한 거거든요.
 
마이틴 시절부터 팬이었던 분도 있고, <프로듀스 X 101>을 통해서 알게 된 분, 그리고 아직 둘을 잘 모르는 분도 있을 거예요. 사람들은 김국헌×송유빈에게 뭘 기대하면 좋을까요?
K 저희 본업에 관해서는 실망시켜드릴 일이 없을 것 같아요. 자신 있어요.
S 본업, 가수. 그리고 저희는 완성된 게 아니라 지금도 계속 성장하고 있거든요. 거기서 오는 재미도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실력 있으면서도 친근한, 팬과 함께 성장해나가는 아티스트. 그렇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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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REELANCE FASHION EDITOR 오충환
    FEATURES EDITOR 오성윤
    PHOTOGRAPHER 김참
    HAIR & MAKEUP 이소연
    ART DESIGNER 김동희
    WEB DESIGNER 김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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