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먹는 일에 더 공들이고 싶을 때 꺼내는 에르메스 접시

힘들이지 않고 힘 내는 방법.

BYESQUIRE2020.03.14
 
 

On a Platter 

 
도형의 둘레를 의미하는 프랑스어 ‘페리메트르 Perimetre’라 이름 붙인 테이블웨어 시리즈. 가격 미정 메종 에르메스.

도형의 둘레를 의미하는 프랑스어 ‘페리메트르 Perimetre’라 이름 붙인 테이블웨어 시리즈. 가격 미정 메종 에르메스.

먹고사는 일에 바빠질 때면 먹는 일에 더 공들이고 싶어진다. 작용과 반작용, 가학과 피학의 관계다. 먹는 일에 공들이는 첫 번째 방법은 요리를 하는 것. 배달 앱이 매번 “1번만 더 주문하면 다음 달 VIP가 됩니다”라고 알리는데 이상하게 늘 ‘귀한 분’ 레벨에 머물고야 마는 것은 주문 수를 늘리려는 배달 앱의 계략이거나, 주야장천 시켜 먹다가도 정작 가장 피곤할 때면 집밥이 그리워지고 말아 밥상 차리느라 고생하는 나의 피곤한 변죽 때문일 것이다. 이에 비해 한결 쉽고도 한껏 공들인 듯해 피로가 쓸려가는 두 번째 방법이, 그릇을 보는 일이다. 예쁜 그릇. 비엔나소시지에 비스듬히 칼집을 넣고 구워 말 등 위에 올려 내볼까, 노란 붓칠 닮은 콩나물을 조몰락거려 내볼까. 아니다. 빨간 테두리 따라 딸기 몇 알만 씻어서 올려 내볼까? 에르메스가 기하학 패턴을 그려 넣은 그릇 앞에서는 먹는 일의 쾌락을 끌어올리게 된다. 빈 접시만 보아도 배불러지는 기분은 단점일까, 장점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