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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판에 삼베를 바르고 옷칠을 입힌 나은 크래프트의 ‘들꽃문 나전칠기 장상’.
크기: 104.5(W) × 50(D) × 32.5(H)cm
소재: 느티나무, 삼베, 자개, 옻칠
가격: 450만원(나은크래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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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포를 쓰지 않고 대패질과 칼질만으로 마무리한 양병용의 ‘나주반’.
크기: 54(W) × 27.5(D) × 23(H)cm
소재: 가래나무, 옻칠
가격: 200만원(반김크래프트)
오래전 오스트리아 빈에서 레스토랑 ‘킴 코흐트’를 운영하는 김소희 셰프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나의 질문은 “고단한 자신에게 상을 주고 싶을 때 무엇을 하는가?”였다. 김 셰프는 “오랜 시간 공들여 내가 먹을 요리를 해서 먹는다”고 답했다. 지난 주말엔 나에게 상을 주기 위해 달래를 다듬었다. 잣을 볶고 마늘을 까 짓이긴다. 소금과 후추를 뿌리고 올리브 오일을 섞어 블렌더에 돌리면 달래 페스토가 완성된다. 공들여 삶은 제철 소라의 살을 바르고 탈리에리니 면을 삶는다. 짭조름한 면수에 파르메산 치즈를 갈아 넣고 소라 살을 살살 볶은 뒤 달래 페스토를 섞어 소스를 만든다. 차갑게 데쳐낸 면에 소스를 넣고 비벼 정갈한 접시에 담아 소반에 올린다. 그렇다. 소반이 필요하다. 혼밥상은 소반에 올려야 완성된다. 파스타를 먹으며 양병용의 단아한 나주반 변죽에 새겨진 칼의 흔적을 만지면 기분이 좋다. 봄이니 치마상의 꽃 모양 상판에 올려두고 옻칠 아래 은은하게 빛나는 미색을 감상해도 좋다. 피크닉을 간다면 반드시 하지훈의 호족반을 트렁크에 싣고 갈 테다. 재택근무에는 역시 나은크래프트의 들꽃문 나전칠기 장상이 최고다. 커피 잔과 문방구를 올려두고도 랩톱 자리가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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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미색의 꽃 모양 상판이 아름다운 양병용의 ‘치마상’.
크기: 38.5(W) × 38.5(D) × 24(H)cm
소재: 가래나무, 옻칠
가격: 180만원(반김크래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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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발(虎足) 모양의 전통적 소반을 현대 재료로 재현한 하지훈의 ‘호족반’.
크기: 43(W) × 43(D) × 29(H)cm
소재: 폴리카보네이트
가격: 41만8000원(솔루나리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