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는 엔진을 승객석 쪽으로 바짝 당겨 얹어 뒷바퀴를 굴리는 모델이다. 기존 페라리 라인업의 후속 모델이 아닌 새로운 차다. 이름은 당연히 이탈리아의 수도에서 따왔다. 1950~1960년대 로마의 자유분방한 라이프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확실히 이전의 페라리 모델보다 우아하고 고전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자동차의 뼈대인 플랫폼은 하드톱 컨버터블인 포르토피노와 공유하지만 새로운 라인업답게 안팎 대부분을 손질했다. 포르토피노에서 사용한 섀시 부품의 70%를 교체해 무게를 덜어내고 비틀림 강성을 높였다.
자연스레 포르토피노와 같은 2도어에 2+2 시트 구성이다. 듀얼 콕핏을 테마로 한 실내는 스페셜 모델인 몬자 SP2를 연상시키는데 가죽, 알칸타라, 크롬, 탄소섬유 등을 골고루 사용해 고급스럽다. 클래식한 스타일과 최신 기능이 훌륭하게 어우러진다. 새롭게 바뀐 기어 레버 게이트와 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이다. 458 이후로 사라진 페라리 수동 기어 박스인 H 게이트 타입을 연상시키는 기어 레버 게이트는 고풍스럽고 우아한 멋을 내는 반면, 센터패시아에 있는 버튼이 담당하던 기능을 8.4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에 담아 정갈함과 첨단의 이미지를 챙겼다. 조금 낯설겠지만 앞으로 자주 보게 될 것이다.
페라리 로마 엔진 V8 3.9ℓ 터보, 620마력, 77.5kg·m
변속기 듀얼클러치 8단 자동
기본 가격 3억 중반대(예상)
XT6는 에스컬레이드와 XT5 사이에 위치하는 모델로 3열까지 갖춘 6~7인승 SUV다. 캐딜락의 여느 모델과 마찬가지로 구성 요소들이 간결하게 펼쳐 있는 대시보드는 XT6의 실내를 널찍하게 보이는 효과를 주는 한편 실내 곳곳에서 외관 디자인과의 통일성이 느껴진다. 센터패시아에 버튼이 거의 없고 대부분 터치 방식으로 작동한다. 대신 운전대에 많은 버튼이 달려 있다는 건 비밀. XT6는 단일 트림으로 6인승과 7인승으로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3열을 제대로 이용하려면 6인승을 추천한다. 3열로 드나드는 과정 때문인데, 6인승은 2열 시트가 독립식이며 가운데에 통로가 있다. 굳이 2열 시트를 앞으로 숙여 몸을 구겨 3열로 들어갈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다.
XT6는 아주 부드럽게 움직인다. 잔진동 없이 포근한 승차감을 부여한다. 전자식 댐핑 시스템은 노면 상태와 충격량, 횡중력에 따라 댐핑 압력을 조절하면서 부드러움을 잃지 않는다. 보닛 아래에는 V6 3.6L 자연 흡기 엔진이 최고 출력 314마력, 최대 토크 37.4kg·m를 발휘한다. 엔진 회전 질감이 부드럽고 출력을 뽑아내는 과정도 한꺼번에 쏟아내는 게 아닌 차곡차곡 쌓는 느낌이다. 게다가 크루징 상태에서는 연비를 높이기 위해 2개의 실린더 움직임을 멈춘다.
캐딜락 XT6 엔진 V6 3.6ℓ, 314마력, 37.4kg·m
변속기 9단 자동 복합연비 8.3km/ℓ
기본 가격 8347만원
그야말로 환골탈태다. ‘삼각떼’(헤드램프가 삼각형이라서 붙은 별명)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과감하고 대담한 모습만 남았다. 이렇게 날이 서 있는 아반떼의 모습도 처음이다. 요즘 현대차 신차의 디자인을 보면 대부분이 콘셉트카 ‘르 필 루즈’(Le Fil Rouge)에서 소개한 ‘히든 라이팅’ 기술의 맥락을 따른다. 히든 라이팅은 켜면 램프로 기능하고, 끄면 마치 금속(크롬) 디자인 요소처럼 보이게 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해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의 경계를 허문 게 이 맥락의 핵심이다. 아반떼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디자인 언어인 파라메트릭 다이내믹스(수학적 알고리즘을 활용해 짤 수 있는 패턴 형태)는 앞모습을 더욱 강렬한 인상으로 만든다. 게다가 크기도 더 커졌다. 앞자리에 앉으면 쏘나타를 타는 듯한 느낌이고, 뒷자리는 성인 누가 타더라도 좁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다. 트렁크 공간도 꽤나 널찍하다. 공간만 본다면 과연 이 차가 준중형인가 의문이 들 정도다.
외관에 비해 실내는 차분하다. 새로움보다는 안락함과 편안함을 추구한다. 선명한 계기반, 큼지막한 버튼과 다이얼, 사이드 볼스터가 두툼한 시트, 커다란 기어 노브가 이를 방증한다. 다만 의아한 건 계기반 왼쪽에 있는 패널이다. 아무 기능이 없다. 굳이 넣어야 했을까 하는 아쉬움만 남는다. 이전보다 하체를 20mm나 낮출 수 있는 섀시 덕분에 더 안정적인 움직임을 만들 수 있다. 특히 고속 주행에서 좋은 느낌을 준다. 게다가 휠베이스도 20mm 길어져 직진 안정성이 높아졌다. 1.6L 스마트스트림 엔진과 CVT가 조합도 괜찮은 편이다. 엔진은 경쾌하고 CVT는 명민하다. 더 잘생기고 더 커진 아반떼의 등장으로 준중형의 기준이 달라질지도 모르겠다.
현대 아반떼 엔진 직렬 4기통 1.6ℓ, 123마력, 15.7kg·m
변속기 CVT 복합연비 15.4km/ℓ
기본 가격 1531만원
Q8은 람보르기니 SUV 우루스와 플랫폼을 공유하면서 가격은 1억원 이상 저렴해 출시하자마자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쿠페형 SUV로 e-트론 아랫부분에 세단인 A7의 루프 라인을 얹은 모양새다. 길이 5005mm, 폭 1995mm, 높이 1750mm로 동생 Q7보다 길이는 60mm 짧지만 폭은 25mm 넓다. 각진 프런트 그릴 주변을 감싼 두툼한 장식과 짧은 뒤 오버행, 큼직한 21인치짜리 휠 덕분에 인상이 한층 강해 보인다. 휠베이스가 3m에 가까워 실내 공간은 여유롭다. 실내에서 눈길을 끄는 건 각종 디스플레이다. 센터패시아 위에 있는 모니터로는 차의 각종 기능을 조작할 수 있고, 아래에 있는 모니터로는 차 내부 온도를 조절하거나 열선·통풍 시트 기능을 켜고 끌 수 있다.
국내에 들어오는 모델은 45 TDI와 50 TDI 두 가지다. 똑같은 엔진을 달고 있지만 발휘하는 힘은 조금 다르다. 45 TDI는 최고 출력 231마력, 최대 토크 50.99kg·m, 50 TDI는 각각 286마력, 61.18kg·m의 힘을 낸다. 8단 자동변속기는 아우디 콰트로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 전부에 동력을 전달한다. 어댑티브 에어서스펜션과 뒷바퀴 조향 시스템으로 급격한 코너에서도 안정적인 느낌을 주며, 균형이 잘 잡힌 스티어링은 노면 상태를 잘 전달하는 편이다. 쿠페형 SUV라 뒷좌석 머리 공간을 의심할지도 모르겠다. 천장 부분을 오목하게 파 넉넉한 머리 공간을 확보하고 커다란 쿼터 글라스와 파노라마 선루프 덕분에 개방감이 좋을뿐더러 실내 공간까지 더 넓어 보이는 효과를 준다.
아우디 Q8 50 TFSI 엔진 V6 3.0ℓ 터보 디젤, 286마력, 61.18kg·m
변속기 8단 자동 복합연비 10.5km/ℓ
기본 가격 1억1650만원
2020년형 JCW 클럽맨의 가장 큰 변화는 엔진이다. 이전 모델에 들어간 직렬 4기통 2.0L 터보 엔진을 손봤다. 최고 출력은 이전 모델보다 75마력 높아진 306마력이며 최대 토크는 10.2kg·m 높아진 45.9kg·m다. 화끈한 엔진과 가속 성향의 변속기 덕분에 가속감은 폭발적이다.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이 1.4초 빨라진 4.9초가 됐다. 고성능을 내세우는 JCW에 더 잘 어울리는 차가 된 것이다. 사실 231마력을 발휘했던 이전 모델은 밸런스가 좋고 파워트레인의 밀도가 넘쳤지만 강력하고 화끈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이번 신형은 이전 모델의 장점은 고스란히 간직한 채 부족한 힘을 채워 ‘찐’ 고카트 감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손끝과 시트로 파묻히는 몸으로 확연하게 느껴진다. 엔진과 페달, 핸들링 등의 응답성이 즉각적이고 정교하다. 성능을 다루기도 수월한 편이다. 높아진 출력을 받아내기 위해 섀시와 서스펜션, 브레이크 등도 새로 손봤기 때문이다. 여기에 다이내믹 스태빌리티 컨트롤과 다이내믹 트랙션 컨트롤, 전자 기계식 조향 시스템, 기계식 디퍼렌셜 록, 미니의 네 바퀴 굴림 시스템 등 안정적이면서 다이내믹한 달리기를 위한 여러 기술도 쏟아부었다. 덕분에 한층 강력하고 민첩하게 달리면서도 움직임은 불안하지 않다.
미니 JCW 클럽맨 엔진 직렬 4기통, 2.0ℓ 터보, 306마력, 45.9kg·m
변속기 8단 자동 복합연비 10.0km/ℓ
기본 가격 57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