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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지만 괜찮아>의 문상태 역을 맡은 오정세와 함께한 하루

요즘 오정세는 시청자들이 자신을 오정세로 봐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BYESQUIRE2020.07.22
 
 

오정세는 없다 

 
스케줄 잡기가 진짜 어려웠어요.
그러게요.
우리가 촬영을 3개월 전에 했었나요? 〈모범형사〉를 보고 인터뷰하려고 기다렸는데, 3회 차부터 나온다면서요? 반전 캐릭터인가요?
그건 아니지만 홍보 영상을 안 본 시청자라면 충격일 수는 있어요.
영화 〈콜〉은 언제 개봉해요?
미정이에요. 하반기로 넘어갔는데 정확한 날짜는 안 정해졌어요.
 
 
재킷 8 by 육스. 셔츠 바구타 by 맨온더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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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에 〈스토브리그〉랑 단막극 〈남편한테 김희선이 생겼어요〉가 나왔고, 6월에 〈사이코지만 괜찮아〉, 7월에 〈모범형사〉를 시작했어요. 이런 작업량이 가능한가 싶어요. 힘들지 않아요?
작품이 없어서 쉬는 것보다는 안 힘들어요. 그래서 그냥 하는 거죠.
작업 순서는 어떻게 되나요?
〈남편한테 김희선이 생겼어요〉는 작년에 찍어둔 걸 올 1월에 방영한 거고요, 〈스토브리그〉는 지난겨울까지 찍었어요. 영화 〈콜〉에서 맡은 역할은 사실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아요. 그사이 〈모범형사〉를 다 찍었고요.
제가 〈콜〉 감독이면 오정세가 나오는 분량을 늘리고 싶었을 거 같아요. 찍던 시기에 〈동백 꽃 필 무렵〉이 터졌으니까요. 노규태는 뭐, 거의 신드롬이었죠.
〈콜〉은 역할이 좋아서 뛰어든 작품이 아니에요. 작품을 정할 때 역할이 탐나는 게 있고, 작품이 탐나는 경우가 있어요. 〈콜〉은 후자죠. 그 감독님의 〈몸값〉이라는 단편을 너무 재밌게 봐서 이 단편 감독(이충현 감독)이 입봉하는 상업 영화는 지나가는 역할이라도, 얼굴이 나오지 않고 뒤통수만 나오는 행인 1역이라도 참여하고 싶었어요. 회사에서 이충현 감독이 장편을 준비한다는 얘기를 듣고 “제가 들어갈 수 있는 게 뭐가 있나요?”라고 물었어요. 비중 있는 역할은 남은 게 없어서 단역으로라도 출연하게 해달라고 했죠.
그런 식으로 참여하게 된 작품이 또 있나요?
사실 〈모범형사〉도 〈콜〉만큼은 아니지만, 인물보다는 작품에 대한 매력이 더 큰 작품이었어요. 오종태(오정세가 맡은 역할)란 인물보다 〈모범형사〉라는 작품에 더 끌렸어요.
따지고 보니, 단역이든 뭐든 우리나라 상업 영화의 톱 감독들 작품에 거의 한 번씩은 다 나왔어요. 충전은 언제 해요?
작품 수가 많아서죠.(웃음) 저도 달린다고 달린 결과고요. 그런데 그해의 결과물을 보면, 많다고 생각한 해도 있고 아닌 해도 있어요. 재작년을 돌아보면, 그렇게 막 쉬면서 재충전한 것 같지도 않은데 드라마 한 작품밖에 안 했더라고요.
2018년요?
그해에 〈미스트리스〉라는 작품 하나밖에 없어요. 〈극한직업〉이 있긴 한데, 사실 두 신밖에 등장하지 않아요. 결과물이 많이 잘되어서 테드 창이란 인물이 크게 보이지만, 잘 보면 두 장면 나오는 역이거든요. 그해에는 〈극한직업〉에서 두 신, 드라마 〈미스트리스〉 하나였던 거죠. 올해처럼 결과물이 많이 나오는 해도 있고요.
테드 창이 두 신밖에 안 나왔군요. 존재감은 어마어마했는데.
그건 감독님과 작가님 덕이죠. 저도 그 작품이 이렇게까지 큰 사랑을 받을 줄은 몰랐거든요.
테드 창은 거의 밈화되었죠. 신하균 씨와의 시너지도 대단했죠. 두 분이 맞붙으니까 너무 좋더라고요. 원래 좀 친하세요?
예. 〈런닝맨〉이란 영화를 같이 했었거든요.
노규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로코 정세’에 대한 요구가 하도 커서 소속사도 차기작에 고민이 좀 많았겠어요.
사실 큰 그림을 그리고는 있었어요. ‘로코로 탄력을 받았으니까 다음 작품은 이러이러한 작품을 해야지’라는 식의 큰 그림은 있었지만, 그게 우리 생각대로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작품이 들어오면 그 안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지라.
노규태 역할 다음에 시나리오가 엄청 많이 들어왔을 거 같은데요.
노규태 다음이 〈스토브리그〉였죠.
이미 잡혀 있는 상태였나요?
찍던 중에 〈동백꽃 필 무렵〉(이하 〈동백꽃〉)의 반응과 무관하게 들어왔어요. 권경민 역도 (테드 창이랑) 비슷한 점이 있어요. 〈스토브리그〉의 경민도 분량으로 보면 그렇게 크지 않아요. 한 회에 적게는 두 신, 많게는 다섯 신 정도 분량이었죠. 일반 대중에게 한창 노규태로 사랑받고 있는데, 배역이 작아진다는 느낌을 줄까 싶어 걱정도 있었어요. 그런데 감사하게도 〈스토브리그〉의 결과물이 너무 잘 나와서 분량은 문제가 아니게 되었죠.
입덕 계기를 보면 〈동백꽃〉의 노규태가 훨씬 많을 줄 알았는데, 〈스토브리그〉의 권경민 역이 압도적이었다면서요. 작품의 짜임새를 봐도 너무 좋은 작품이라 특히 야구 좋아하는 남자들이 좀 깊게 빠졌었죠. ‘이게 한화 이야기냐, 롯데 이야기냐’라는 얘기도 나돌았고요.
그런데 저는 막상 야구를 잘 몰라요.(웃음)
좋아하는 팀 없어요?
잘….
야구는 좀 유전이라 아버님 영향이 있을 텐데요.
아버지도 야구를 잘 모르셔서….
 

 
팬츠 발렌티노. 체인 브레이슬릿 디올 맨. 셔츠, 블루종, 슈즈 모두 에디터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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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이?
경남.
경남이면 옛날 분들은 백 프로 롯데인데.(웃음)
이제부터 롯데로 가겠습니다.(웃음)
제가 유명인 롯데 팬 하나 늘렸다고 친구들한테 자랑해야겠네요. 제 주변에 롯데 팬이 많아서요.
아, 롯데 팬이에요?
아뇨, 저는 두산이에요. 근데 사실 저는 모든 구단을 다 좋아해요. TV 틀었는데 게임하고 있으면 다 보는 스타일입니다. 노규태로 인기가 확 올라갔을 때 가족들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해요. 그때부턴 못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을 거 같아요.
그게 분명히 차이는 있었을 텐데. 일반 분들이 생각했을 때, 예상하는 차이까지는 아닌 거 같아요. 제가 그런 차이가 드러나도 그 차이를 못 느끼려고 노력하는 편이기도 하고요. 실제로 음… 〈동백꽃〉 15, 16회 차를 찍을 때 스케줄이 꼬여서 전철 타고 이동한 적이 있었거든요. 보통은 노규태가 전철을 타면 주목받을 거라고 생각하실 텐데, 한 시간을 탔는데도 편하게 왔어요. 신기했던 건 옆자리, 옆의 옆자리 승객들이 〈동백꽃〉을 보고 계시더라고요.(웃음) 
비슷한 에피소드를 다른 인터뷰에서 본 거 같은데, 진짜였군요.
현장에서 쫓겨나기도 했죠.
그 에피소드도 들었어요. 〈해피투게더〉에서 얘기한 에피소드 아닌가요? 영화 찍으러 촬영 현장에 갔는데 스태프가 막아서길래 “금방 가서 대사 하나만 치고 올게요”라고 하셨다는 얘기죠?
그게 두 번이에요. 〈해피투게더〉에서 얘기한 건 〈부당거래〉 촬영 때 현장에 못 들어갔던 얘기고, 〈동백꽃〉 촬영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어요. 15, 16회 차 찍을 때였으니까, 한창 핫할 때였죠.(웃음) 제 촬영은 없었지만, 숙소도 현장인 포항이라 숙소에 있다가 현장에 들렀거든요. 제작부 스태프가 막아서더라고요. “촬영 중이라 못 들어가십니다”라고 하면서요. 옆에서 매니저가 “이분 배우세요”라고 했더니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라고 묻더군요.(웃음) 오정세라고 말했는데도 “아무리 배우라도 못 들어갑니다”라고 했어요. 물론 지원 나온 지역 스태프이긴 했어요.
어떻게 못 알아볼 수가 있죠?
보통 저를 알아보셔도 ‘와~!’ 이런 느낌이 아닌, 그냥 ‘어?’ 하고 속으로 알아보시더라고요. 분명히 알아보긴 한 것 같은데 티를 내거나 접근은 하지 않는 느낌.
자기 자신에게 확신이 안 서는 거 아닐까요? ‘오정세랑 비슷한데 오정세 맞나?’ 하고 의심하는 거죠.
그런 일이 진짜 많아요. 팬클럽 회장 친구를 데리고 시사회에 갔다가 경호원한테 쫓겨난 적도 있어요. 팬클럽 회장이랑 통화하다가 초대받은 시사회에 손님으로 같이 간 적이 있어요. 보통 시사회장에는 배우들이 들어가는 입구가 따로 있잖아요. 그쪽으로 들어가는데 막더라고요.(웃음) 혼자 그런 걸 겪는 건 괜찮은데, 팬클럽 회장이랑 같이 있으니까 당황스럽더라고요. 팬클럽 회장이 당황하며 “어떻게 해요?” 하길래 “너도 익숙해져야 된다”고 말하고 멀리 돌아서 들어갔어요.(웃음)
근데 본인도 남을 잘 못 알아보잖아요.
저도 잘 못 알아보죠.
제가 석 달 전에 촬영할 때 분명히 말했거든요. “오정세 씨 다음 번에 인터뷰할 때는 반드시 구면으로 만나요”라고. 그런데 아까 들어올 때 저를 보는 눈빛이 완전 초면이더라고요.
(웃음) 저희 홍보 팀장님을 알아보는 데도 3년이 걸렸어요.
잘 못 알아보시는 건 익히 알고 있어서 장난을 좀 쳐봤어요.(웃음) 필모그래피를 보다가 좀 재밌는 걸 발견했어요. 노규태(〈동백꽃〉), 문상태(〈사이코지만 괜찮아〉), 오종태(〈모범형사〉)로 이어지는 배역이 ‘태’ 자 돌림이더라고요. ‘태’가 영어로는 ‘form’ 내지는 ‘figure’죠. 작가들이 그냥 지은 건 아닐 텐데, 전형성을 구체화하는 힘 있는 배우로 캐스팅되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 〈모범형사〉 캐릭터는 어때요?
그냥 나쁜 사람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캐릭터예요. 나쁜 사람에게 접근할 때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유전무죄 무전유죄’로 유명한 지강헌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 ‘강모 씨’를 생각해봐요. 당시 지강헌과 함께 탈주한 범죄자 강모 씨는 ‘도피 중 인질극’을 벌였지만 나중에 오히려 인질들이 “강 씨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라고 탄원서를 써줘서 감형되었어요. 2박 3일 동안 자신들을 인질로 잡고 있던 사람을 선처해달라며 법원에 탄원서를 낸 거죠. 강 씨는 인질들의 집에서 2박 3일을 숨어 지내고, 떠나는 날 아침밥을 먹고는 “잘 먹었습니다, 신세 많이 졌습니다”라며 “저희가 떠나면 신고하세요.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를 남겼다고 하죠. 이 강 씨 같은 경우는 나쁜 사람이긴 하지만, 이 사람이 살아온 환경이나 뭐나 정서를 봤을 때 이해가 가고 동정심이 생기는 입체적인 나쁜 인물이죠. 그런데 그 반대편에는 그 사람이 자라온 환경이나 정서, 열등감을 알더라도 ‘그냥 나쁜 사람’인 경우가 있더라고요. 오종태란 인물은 후자의 느낌으로 접근했어요. 물론 제 나름대로는 이유가 있어요. 왜 오종태가 악행을 저지르는지 나름의 이유를 세워놨어요. 그러나 시청자들에게는 이 이유가 납득이 안 됐으면 좋겠어요. 그게 목표였어요. 사람들이 “그럼에도 오종태는 개새끼야”라고 지탄하는 인물이었으면 좋겠어요.
 
 
* 오정세 화보와 인터뷰 풀버전은 에스콰이어 8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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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박세회
  • FREELANCE EDITOR 오충환
  • PHOTOGRAPHER 김참
  • HAIR & MAKEUP 이소연
  • ASSISTANT 윤승현
  • DIGITAL DESIGNER 이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