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걸어서 미식 여행' 영국 음식 맛집 4

아침. 점심, 저녁 맛집과 분위기 있는 영국식 바까지 모두 서울에서 즐길 수 있다.

BY이충섭2020.08.03
세상의 모든 아침세상의 모든 아침세상의 모든 아침세상의 모든 아침세상의 모든 아침세상의 모든 아침
뷰 맛집에서 브런치 세상의 모든 아침  
여의도에 위치한 세상의 모든 아침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세계 곳곳의 조식 메뉴를 브런치 타임에 즐길 수 있다. 프렌치 토스트, 스패니시 오믈렛, 그릭 샥슈카, 맥시칸 아보카도 오픈 샌드위치 같은 조식 메뉴를 한 테이블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곳의 인기 조식 메뉴는 잉글리시 브랙퍼스트(English Breakfast)인데 에그 스크램블, 빵, 버섯, 레드 빈, 시금치, 토마토, 소시지, 베이컨이 함께 나오기 때문에 조식 메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꽤 풍성한 편이다. 에그 스크램블에 트러플 오일을 뿌려서 좀 더 감칠맛이 좋고 시금치 역시 올리브 오일에 아주 살짝 볶았기 때문에 식감이 살아있어서 고기류를 먹을 때 잘 어울린다. 아쉽다면, 이집만의 특색 있는 메뉴라는 느낌이 적고, 특히, 가격이 2만4000원으로 비싸다는 점이다. 물론, 세상의 모든 아침은 여의도 전경련회관 50층과 51층에 위치해 있어서 정말 멋진 파노라마 뷰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의 창가석을 예약할 수만 있다면 소개팅 성공 확률마저 90%쯤으로 올라갈 것 같은 느낌이랄까. 서울의 스카이 뷰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다소 비싼 가격마저 용인이 된다. 조식 메뉴 이외에 리가토니 아라비아타나 팜 프레시 스테이크 샐러드 등 파스타, 그릴 메뉴 역시도 인기가 좋다.
주소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23 전경련회관 50~51층 문의 02-2055-4442


카페 레이어드카페 레이어드카페 레이어드카페 레이어드카페 레이어드카페 레이어드카페 레이어드
영국식 티 타임은 카페 레이어드

카페가 즐비한 삼청동, 익선동에서 약간 떨어진 안국역 2번 출구 종로구 재동에 영국 스타일의 커피숍 카페 레이어드가 있다. 이집이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영국을 대표하는 간식 스콘 맛집으로 알려지면서부터다. 스콘(Scone)은 속을 넣지 않고 가볍게 부풀도록 구운 밀가루 빵으로서 영국인들이 티 타임 때 곁들여 먹는 영국의 빵으로 잘 알려져 있다. 카페 레이어드에는 영국 현지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클래식 버터 스콘과 앙버터 샌드 스콘부터 이집만의 독창적인 매력의 스콘인 바질 페스토 스콘과 크렌베리 크림치즈 스콘까지 스콘만으로도 약 10가지 메뉴가 있다. 말 그대로 골라먹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클래식 버터 스콘과 앙버터 샌드 스콘은 가장 기본이 충실한 편이어서 포슬포슬한 식감과 함께 단맛과 짠맛, 즉, 적당히 ‘단짠’이 어우러진 스콘이기 때문에 빵을 좋아하는 누구나 좋아할 메뉴다. 말린 크렌베리를 넣고 만드는 스콘은 비교적 흔한 편이지만 크림치즈를 따로 넣으면서 스콘 특유의 포슬포슬함을 줄이고 부드러움을 배가시킨 크렌베리 크림치즈 스콘 역시 인기 메뉴다. 바질 페스토 스콘을 칼로 썰어서 한 입에 넣으니 디저트라고 하기엔 아깝고 식사 메뉴로 여겨도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스타를 다 먹고도 남은 소스가 너무 맛있다 보니 한 번쯤 빵을 묻혀서 먹은 경험이 있을 텐데 카페 레이어드의 바질 페스토 스콘이 딱 그 경우였다. 카페에 들어가면 입구에서부터 놓인 진열대 위에는 케이크와 스콘이 수북이 쌓여 있고 한옥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곳곳에 채광, 조명을 신경 쓴 인테리어 덕분에 밝고 따뜻하고 뭔가 이집만의 충만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손님이 너무 많아서 눈 코 뜰새 없이 바쁠 텐데도 일하는 직원 모두 손님을 친절히 응대하는 모습 또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가게 안 요모조모를 구경하고 느끼다 보면 산더미처럼 쌓여있던 스콘은 이미 소리 없이 사라진 뒤다. 카페 레이어드를 들어가는 순간, 시선을 사로잡는 모든 것을 배제하고 스콘부터 고르고 챙기자. 다 고른 스콘과 음료를 계산하고 나서 구경을 시작해도 전혀 늦지 않다.
주소 서울 종로구 북촌로2길 2-3 인스타그램
 
차만다 서울숲점차만다 서울숲점차만다 서울숲점차만다 서울숲점차만다 서울숲점차만다 서울숲점차만다 서울숲점
황홀한 영국식 저녁 차만다 서울숲점  
차만다 서울숲점은 송파동 차만다 본점에서 인기를 끈 이승환 셰프가 차린 2호점이다. 최근 올리브 예능 ‘밥블레스유 2’에 출연한 한혜진의 영국 가정식 맛집으로 소개되면서 이집의 인지도는 더 높아졌기 때문에 지금 당장 방문하고 싶다면 예약은 필수다. 대표 메뉴로는 셰퍼드 파이와 비프 웰링턴, 피시 앤 칩스가 있는데 셰퍼드 파이(Shepherd’s pie)는 말 그대로 양치기(Shepherd) 소년들이 주로 먹는 파이란 뜻으로서 영국의 전통 음식 중 하나다. 원래는 양고기를 이용하지만 차만다에서는 우리 입맛에 좀 더 익숙한 소고기 등심을 사용하고 있다. 시금치 반죽으로 숙성시킨 소고기 등심을 토마토 소스에 익힌 다음 소스와 함께 접시 맨 밑에 깔고 그 위에 채 썬 감자, 체다 치즈 등을 넣고 조리한 다음, 맨 위에 사워 크림을 올리면 완성이다. 감자의 식감을 살리기 위해서 머랭과 소금을 이용한 것이 차만다 셰퍼드 파이만의 특징이다. 결대로 찢어질 만큼 잘 익힌 등심에, 비교적 매콤한 토마토 소스가 잘 녹아 있고 간이 딱 맞는 감자와 풍미 있는 치즈까지  함께 어우러진 맛이다. 감자 특유의 텁텁함은 맨 위에 올라가 있는 사워 크림이 잡아줘서 물리지 않고 마지막 한 숟가락까지 먹을 수 있다. 비프 웰링턴(Beef Wellington) 최소 200년 전부터 영연방에서 즐겨 먹던 영국 전통 음식인데 소고기를 페이스트리에 감싼 영국식 스테이크다. 차만다에서는 소 안심 부위를 사용해서 버섯 페이스트 듁셀(Duxelles)을 바른 후 프로슈토로 감싼 다음, 다시 페이스트리 감싸서 레어나 미디움 레어 굽기로 천천히 굽는다. 비교적 딱딱한 빵의 겉 부분은 부드럽고 촉촉한 스테이크와 함께 먹을 때 맛있고 촉촉한 빵의 속 부분은 글라스 드 비앙드 소스를 발라서 프로슈토와 먹으면 우리식 불고기를 먹는 것처럼 달콤하니 맛있다. 가니시로 올라간 시소 잎은 비주얼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뿐 아니라 고기와 채소를 함께 먹을 때의 궁합이라는 측면까지도 완성시키는 역할을 한다. 굳이 아쉬운 메뉴를 꼽자면 피시 앤 칩스다. 사실 잉글랜드를 포함한 영연방의 피시 앤 칩스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서 주로 맛집으로 알려진 곳도 길거리 음식점이나 캐주얼 다이닝이 대부분이다. 차만다에서는 대구 튀김과 함께 고급 샐러드, 웨지 감자, 홈메이드 식초 소스를 내주는 식이었는데 2만4000원이란 가격은 다소 비싼 느낌이었다. 차라리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핑거 푸드 메뉴로 바꾸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영국 음식이 맛없다고 생각하는 이에게 한 번쯤 차만다를 가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영국 음식이 맛없는 게 아니라 내가 간 ‘영국집’이 솜씨 없는 곳이었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것이니.  
주소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28-12 문의 02-6448-0812 인스타그램
 
와인비스트로 토두와인비스트로 토두와인비스트로 토두와인비스트로 토두와인비스트로 토두와인비스트로 토두와인비스트로 토두
현지 느낌 그대로 와인비스트로 토두
와인비스트로 토두는 연남동에서도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해 있다. 영국식 술집이 있다고 해서 직접 가보니 런던 핫 플레이스 옥스포드 스트리트 뒷편이나 아일랜드 더블린 버스커들의 성지 그래프튼 스트리트에 있을 법한 현대식 바 느낌이 강했다. 토두의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서 메뉴 개발 과 운영을 맡고 있는 이진호 셰프는 영국 문화에 능숙한 전문가다. 어릴 때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와 호주로 떠나서 자진 입대를 위해 한국에 오기 전까지 십 수년을 그곳에서만 살았다. 뿐만 아니라 가족 중에 영국인이 있다는 점도 그가 영국 문화에 정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다. 음식만 봐도 우리가 흔히 먹는 서양식과는 조금 다르게 이진호 셰프의 경험이 녹아 든 영연방 가정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제 소시지 오븐 구이는 실제 영국에서 먹는 잉글리시 브랙퍼스트의 하얀 소시지와 굉장히 비슷했다. 독일의 바이스 부어스트보다 고기를 굵게 갈아서 거칠고 질감을 느낄 수 있게 소시지를 만든 다음, 냉장 숙성과 70도의 뜨거운 물 조리 과정을 거친 후 얼음물에 식혀서 오븐에 굽는다. 이로써 짠맛은 줄고 마치 우리의 떡갈비처럼 쫄깃쫄깃한 소시지로 내주기 때문에 레드 와인 안주로 손색없다. 영국에서 즐겨 먹는 클램 차우더는 이진포 셰프가 유년시절을 보냈던 뉴질랜드 스타일을 직접 가미해서 씨푸드 차우더로 재탄생시켰다. 홍합, 새우, 오징어, 대구와 같은 해산물과 함께 감자, 당근, 양파, 샐러리 등을 넣고 끓였기 때문에 더욱 풍미 있는 씨푸드 차우더를 맛 볼 수 있다. 각 재료들을 모두 다 따로 데친 다음 건져서 미리 준비된 베샤멜 소스와 육수에 넣고 다시 끓이는 과정을 거쳐서 마무리하기 때문에 해산물 음식 특유의 짠맛이 덜해서 술술 넘어가는 편이다.  
사실, 이 가게가 ‘진짜(Authentic)’라고 느껴진 이유는 “토두는 와인을 찬양하기 보다는 와인과 음식으로 사람과 사이를 이어주는 곳, 사람들끼리 모여 즐겁게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싶다”는 가게 소개말에서 소위, ‘찢었다’는 표현을 쓰고 싶을 만큼 더 곱씹어 볼 필요가 없었다. 유럽에서 집 앞 술집이나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마실 때 느꼈던 편안한 감정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진짜 술집이었기 때문이다. 유럽식으로 제대로 꾸민 공간에서 저렴한 가격대부터 시작할 수 있고 배고픈 사람과 배부른 사람을 모두 만족시킬 만큼 넓은 가격대의 음식들 면면을 보다 보니 술 생각이 나면 일부러라도 토두를 달려갈 것 같다. 유럽에 살면서도 느껴보지 못한 와인에 대한 부담감은 아이러니하게도 국내의 레스토랑을 다니다 보면 더 느낀다. 한번은 서촌에서 유명한 프랑스풍 카페&바라고 해서 갔는데 실내 인테리어를 둘러 보니 ‘체코의 명물’ 피노키오 마리오네트가 천장에 걸려 있고 아프리카 스타일의 목각 인형들이 곳곳에 놓여 있는 곳을 보고 커피 이외에 더는 주문하지 않고 나온 적이 있다. 물론, 가격 역시 착하지 않았지만. 이진호 셰프는 언젠가 뉴질랜드로 다시 돌아갈 수도 있다고 한다. 돌아가기 전에 자주 가봐야 하지 않을까. 이진호 셰프는 현재 요크셔 푸딩(Yorkshire pudding)에 소시지를 접목한 신 메뉴를 개발 중이다.
주소 서울 마포구 연남로7길 24 2층 문의 02-336-3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