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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8명은 재방문하는 남자 왁싱에 대한 모든 것

하얗게 밀었다. 에디터의 왁싱 체험기.

BYESQUIRE2020.08.05
 
 

WAXING

 


PART 1 얼굴

헤어라인, 눈썹, 목 뒷부분 등으로 부위가 나뉘며 털이 많을수록 통증이 심하다고 한다. 헤어라인의 잔털 정도만 제거했는데, 다행히 털이 적어 많이 아프지는 않았다.

 

PART 2 겨드랑이

평소 아픈 걸 잘 참는 편이라 ‘견딜 만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겨드랑이를 내줬다. 여유도 잠시, 외마디 비명을 들은 왁서는 말없이 슥 스트레스 볼을 내밀었다. 겨드랑이 왁싱은 한쪽 팔당 네 번씩 나눠 진행했고, 한 번에 집게손가락 넓이 정도의 털을 제거했다. 말끔해진 겨드랑이로 지낸 지 일주일, 팔을 움직일 때 마찰이 줄어든 것을 느낀다.

 

PART 3 중요 부위

브라질리언 왁싱의 정의가 숍마다 다르다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됐다. 이곳의 정의는 ‘속옷 내 체모를 제거하는 것’. 중요 부위는 페니스, 고환, 외음부, 항문 등의 파트로 나뉘며, 다른 부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강한 통증을 느꼈다. 파트별로 느껴지는 통증도 상이한데, 중요 부위의 가운데로 갈수록 통증이 강해진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비 온 뒤 땅이 굳고, 몸에 좋은 약이 입에 쓴 것처럼 강력한 통증 뒤 나를 기다린 것은 쾌적함. 습한 여름 날씨도, 비 내리는 꿉꿉한 날도 가뿐했다. 보기에도 좋고.

 

PART 4 다리

중요 부위나 겨드랑이에 비해선 별로 아프지 않다. 매끈해진 다리가 조금 어색했지만, 반바지를 입을 때 알 수 없는 자신감에 휩싸이는 기분이다.

 
 

Q&A

많이 아픈가? 털의 양과 부위에 따라 다르지만 단언컨대 아프다. 하지만 아픈 만큼 만족감도 크다. 80~90%의 재방문율이 그 증거가 아닐까.
한 번 받으면 계속 받아야 하나? 왁싱을 안 해본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해본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재방문 주기는 보통 6주 정도.
머리도 한 번 밀고 나면 모질이 좋아진다는데 왁싱도 그런가? 훨씬 효과가 크다. 특히 슈거링을 하면 모근까지 뽑아내 새로운 모근이 생성되고, 새로운 모근에서는 건강한 털이 자란다.
털이 자랄 때 가렵지는 않나? 많이 가렵다. 가려움은 털이 자랄 때 피부를 건드려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왁싱 후 특별히 신경 써야 할 것이 있다면? 털이 뽑힌 자리가 오돌토돌 빨갛게 올라올 수 있는데 오래 지속되면 항생제 복용을 추천한다.
태닝이나 시술과 병행해도 괜찮을까? 최소 3일의 여유를 두고 해야 한다.
왁싱 후 바로 운동이나 섹스를 해도 되는지? 12시간 여유를 두는 것이 좋다. 잔뜩 민감해진 피부가 감염되지 않도록.
혹시 섹스에도 도움이 되는지? 자극이 배가된다든가. 털이 사라져 피부와 피부가 맞닿게 되기 때문에 자극이 더욱 강해진다. 털이 수북한 분들은 브라질리언 왁싱을 했을 때 숨은 1cm를 발견하는 경우도 있고. 여자 친구가 직접 예약하는 경우도 있으니 일단 한번 받아보는 것은 어떨지.
이성한테 받으면 조금 민망할 것 같다. 갑자기 발기가 될 수도 있고. 10대처럼 왕성한 성욕의 소유자가 아니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털을 뽑는 고통에 그럴 틈이 없으니까.
커플로도 많이 받으러 오나? 종종 있다. 남자 친구가 여자 왁서에게 시술받는 걸 못 참고 여자 친구가 화를 내는 경우가 있으니, 동성 왁서가 있는지 확인하고 등록하는 것이 좋다.
 
 
2차 성징 이후 약 15년간 함께한 털과의 이별을 앞두고 무겁게 향한 강남 소재의 어느 남성 전용 왁싱 숍. 어두운 조명과 함께 나를 맞은 건 건장한 체격의 왁서. 부드러우면서도 명확한 톤의 목소리가 인상적이었다. 이곳은 ‘슈가링’이라는 방식으로 왁싱을 진행하는 숍이었는데 꿀, 설탕, 레몬으로 만든 왁스로 털을 뽑아내 부작용의 위험도 적고, 재방문 주기도 길다고 했다. 약 30분간 상담을 하고 왁싱할 부위를 선택했다. 도전한 부위는 얼굴, 겨드랑이와 중요 부위(브라질리언), 다리. 브라질리언 왁싱은 올 누드, 세미 누드, 내추럴 세 가지로 나뉘었다. 받은 것은 세미 누드. 음모는 일부 남겨 모양을 만들고 성기, 고환, 항문의 모든 털을 제거하는 시술이다. 샤워와 소독을 한 뒤 1인용 베드에 눕는 것으로 시작됐다. 왁서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내 털을 한 움쿰, 한 움쿰 벗겨내기 시작했는데, 그 통증이란…. 나를 한참 원망했다. 왁싱은 겨드랑이를 전부 처리한 뒤 중요 부위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여러 부위를 왔다 갔다 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통증이 심한 파트를 덜한 파트와 섞어줘야 받는 사람이 잘 버틸 수 있다고 했는데, 직접 받아보니 왁서의 배려가 새삼 감사했다. 이를 앙다물고 인내한 지 한 시간, 작업이 끝났다고 샤워를 하라는 말에 냉큼 샤워실로 달려갔다. 민둥민둥한 자신을 직면하는 시간. 슬며시 거울로 고개를 돌려 시술받은 부위를 확인했다. 놀랐다. 밋밋하다기보다는 깔끔했다. 과거의 정돈되지 못한 내 모습이 부끄러워지는 느낌이었다. 왁싱을 받은 10명 중 8명은 재방문한다고 하는데, 나 역시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