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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인해제! 곧 성인이 되는 '랩몽둥이' 이영지를 만나다 part.2

이영지는 스무 살이 넘어야 할 수 있는 일들을 애타게 기다리는 중이다.

BYESQUIRE2020.08.20
 
 

이영지는 곧 봉인 해제

 
 
죄송한데, 랩할 때 목소리 한 번만 들려줄 수 있어요?
(스튜디오를 뒤흔드는 이영지의 래핑)
와, 나중에 우리 인터뷰 녹음한 걸 들으면 제 모기만 한 목소리랑 차이가 확 나겠네요. 〈고등래퍼〉 시즌 3에 나왔을 때가 랩 연습한 지 6개월 차였죠. 그때 연습을 얼마나 한 거예요?
많이 했어요. 지금 다시 돌아가라고 하면 그만큼은 못할 거예요.
  
화이트 티셔츠 H&M. 프린지 스커트 코스. 블랙 새틴 에이프런 문선. 레더 부츠 레이첼 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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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식으로 했어요?
그냥 주야장천 했어요, 사실.
학원을 다닌다거나 과외를 받는다거나….
그렇게 해선 절대 우승 못 할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배웠더라면 우승을 못 했을 것 같아요.
실제로 힙합 학원이 있어요. 랩 스킬을 가르쳐주는 학원이 있는데, 그런 데 가면 〈쇼미더머니〉 탈락자들이 애들 가르쳐주고 있어요, 진짜로. 근데 영지 씨는 혼자 했다는 거죠?
그렇죠, 혼자 했죠. 방구석에서. 반지하 방구석에서요. 같은 건물에 사시는 분들이 조금 힘드셨을 수도 있어요. 너무 많이 해서.
〈고등래퍼〉 크루 결정전 때 “Please, come back home my daddy”라는 가사의 랩을 했어요. 힘든 가정사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딱히 스펙터클하지 않고 그냥 누구나 있을 법한 그런 가정사이고, 진짜 별거 없어요. 사실 크루 탐색전에서 갑자기 그렇게 얘기한 이유가 있어요. 〈고등래퍼〉 작가님들이 ‘사람들은 너의 가정사를 원한다, 너의 딥한 이야기를 원한다’고 얘기했거든요.
전 아버님께서 어디 나가 계신 줄 알았어요.
맞아요. 그건 맞아요. 실화이긴 한데, 굳이 그 얘길 하려고 작정한 건 아니었거든요. 그쪽에서 원하셔서 한 거예요. 근데 그 얘기가 딱히 제 인생의 너무 고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건 아니에요. 가정사 얘기하는 걸 좋아하지도 않고, 또 안 좋아하지도 않고. 그냥 하면 하는 거고, 말면 마는 거고.
〈고등래퍼〉 때 다른 친구들은 교복을 입어도 좀 껄렁하게 입고 나왔는데, 영지 씨 혼자 제일 단정하게 입고 나왔잖아요.
전 다 그렇게 입고 있을 줄 알았어요. 전 실제 학교 규정대로 입고 간 거거든요. 〈고등래퍼〉니까 진짜 학교 갈 때 입는 규정대로 입고 간 거죠. 다 그렇게 입고 있을 줄 알았는데, 문 열고 들어갔더니 저 빼고 다 사복이라 ‘이게 무슨 경우지?’ 하고 당황했죠.
그중 몇 명이 규정대로 입은 교복을 두고 “아, 그건 힙합 아니지”라고 지적했던 영상이 회자가 됐잖아요. 그 중 한명이 릴타치였고요.
그렇죠. 그것도 사실 애들 학기 초에 아이스 브레이킹 하듯이 장난으로 농담 따먹기 한 거예요. 연출된 상황도 아니고, 대본도 없었고요. 작가님들도 그 장면에서 빵 터지셨고요. 아무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은 농담 따먹기였는데, 그게 편집이 좀 그렇게 나가서 친구들이 마음고생 좀 했을 것 같아요.
릴타치랑 친해요?
친하다고도 말 못 하고, 안 친하다고도 말 못 하는 애매한 경계에 있습니다. 지금은 랜선 친구입니다.
놀리진 않았어요, 그걸로?
놀리긴 했어요. 그 방송 나갔을 때 아직 촬영하고 있을 때여서 “너 이거 봤냐?” 이러면서 얘기했어요. 그런데 그 이후에 비난의 정도가 거세지더라고요. 내색은 안 했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았어요. 놀리고 싶었는데, 그래서 많이 놀리지는 못 했죠. 사실 릴타치는 랩을 정말 잘해요. 저는 저보다도 잘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우승했을 때 릴타치가 카톡으로 “아이스크림 하나만 사줘라, 축하한다”라고 보낸 게 생각나네요.
어쩐지 학교에서도 엄청 잘 놀았을 것 같아요. 친구도 많고.
너무 놀았죠. 놀았다는 게, 담배 피우고 술을 마셨다는 게 아니라 학교생활을 정말 재밌게 했어요. 중학교 때는 전교 회장도 했거든요. (학교 측에서) 하지 말라고 말리는 축제도 열고 그랬어요. 전교 회장을 할 때 직업 만족도가 100% 이상을 찍은 것 같아요. 댄스부 부장이자, 방송부 부장이자 전교 회장이었거든요. 세 개를 동시에 했어요. 진짜 중학교 생활을 너무 알차고 재밌게 해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중학생 때로 돌아가고 싶어요. 솔직히 공부도 완전 놓은 건 아니었거든요. 중학교 공부니까요. 공부는 어느 정도 할당량만 채우고, 나머지 것들을 열심히 했습니다.
 
 
네이비 세일러 셔츠 대중소. 링, 이어링 모두 아티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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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싱글인 〈암실(Dark Room)〉이 이영지 목소리에 딱 어울리는 노래라고 생각했어요.
첫 싱글이다 보니까 반응이 좀 호의적이었던 것 같아요. “너의 앞길을 응원한다”라는 바이브가 대부분이었어요.
의외로 또 인기를 끈 노래가 정관장 광고에 삽입된 음악이죠. ‘마이 패스’요.
그게 진짜 웃긴 게, 광고 음악이고 되게 금방 만든 건데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더라고요. 배우 고경표 님도 그 노래를 좋아한다고 인스타에 올리셨어요.
광고 영상을 보면,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스토리와 노래가 서로 치고 빠지는 느낌이 좋아요. 작사, 작곡 다 했죠?
메인 멜로디(가장 두드러지는 멜로디)를 쓰고, 작사를 했어요. 사실 비트 빼고 다 한 거죠.
비트를 만드는 A&R 팀이 따로 있고, A&R 위에 멜로디를 쓰는 걸 ‘작곡’으로 따로 나누는군요.
그게 누구랑 작업하고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다 달라요.
본인은 A&R 파트도 하나요?
아뇨, 그렇게는 못해요. A&R 관련해서는 대표님이 다 해줘요.
지난 5월에 나온 ‘그냥’은 좀… 그 전의 두 개랑 약간 색깔이 달라요. 감성적이더라고요. “불안정한 내게 자꾸 깊은 믿음을 심어주지 마. 나도 모르는 새에 널 내 안에 들여놓고 착각할지도 몰라”라는 가사가 있는데, 어떤 경험에서 나온 건가요?
왜 사람이 어떤 감정을 표현하고 싶은데 그게 너무 복합적이거나 어려운 감정일 때 ‘그냥’이라고 표현하잖아요. “너 왜 그랬어?”라는 질문에 약간 복합적이거나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울 때 ‘그냥’이라는 대답으로 무마하려고 하고요. 그런 ‘그냥’이라는 말을 들을 때의 제 감정을 적은 거예요, 가사에. 회의감도 적당히 들지만, 또 막 그렇게 우울하진 않고, 거기에 어느 정도 씁쓸함이 섞인 곡입니다.
저는 ‘썸남’에 관한 이야기로 들었어요.
전혀요. 사람들이 많이 사랑 노래로 알고 계시더라고요. 근데 이런 감정을 사랑에 대입해보면 사랑 노래로 들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앨범은 언제 나와요?
내야죠. 이제 만들어야죠. 아직 안 만들었어요.
4월에 인터뷰한 거 보니까 5월쯤 미니 앨범 나올 것처럼 얘기를….
예상대로 되지 않는 게 뮤지션의… 언제나… 예상대로 되지 않습니다.
정규 앨범으로 낼 건가요?
정규 앨범은 못 내요. 정규 앨범 낼 ‘짬바’(짬에서 오는 바이브)는 안 되고, EP를 먼저 낼 겁니다. 작은 앨범을요.
한 세 곡짜리?
음, 한 여섯 곡? 대여섯 곡 되는….
진짜 EP군요. 요즘은 세 곡만 있어도 EP라 부르더라고요. 영지 씨의 폭발적인 에너지를 보면서 성인이 된 이영지는 무슨 일을 낼지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광기의 연속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스무 살의 이영지는 광기의 연속?
네, 봉인 해제. 근데 스무 살 되는 게 무서운 게, 제가 지금 열아홉 살이라 아직 대중이 저를 ‘우쭈쭈’ 해주는 위치에 있단 말이죠. 성인이 되면 그 ‘우쭈쭈’의 벽이 사라지고 질타의 촉이 날카로워지겠죠. 그래도 미친 사람이 될 겁니다.
미친 사람이 된다고요? 그게 다짐이에요?(웃음)
다짐입니다.
술은 내년 1월 1일부터 마실 수 있나요?
맞을걸요? 민증 나오고. 이번에 민증 신청했어요.
제 경험상 이때 엄청 기다려지죠.
미쳤죠, 지금. 제정신이 아니죠.
스무 살의 이영지라니…. 강남이든 홍대든 긴장해야겠네요.
아유, 그렇죠. 집에서 멀리 자주 나가진 않지만요.
2021년에 성인이 된 이영지가 꼭 하고 싶은 것 몇 가지만 꼽는다면?
전동 킥보드 면허 따서 타기, 그리고 차… 차를 살 수 있는 돈 벌기.
차는 뭘로 사고 싶어요?
제가 사실 차 시세를 아예 몰라서… 저는 연비가 좋은 걸 타고 싶습니다. 어떤 거든 네 발로 된 걸 타고 싶어요. 포르쉐 이런 거 필요 없어요. 어차피 잘 안 타고 다닐 거니까. 연비는 현실적인 부분이다 보니까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봉인해제! 곧 성인이 되는 '랩몽둥이' 이영지를 만나다 par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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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FASHION EDITOR 신은지
  • FEATURES EDITOR 박세회
  • PHOTOGRAPHER 윤송이
  • HAIR 조미연
  • MAKEUP 정수연
  • ASSISTANT 박민진/윤승현
  • DIGITAL DESIGNER 이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