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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미식 여행’ 아일랜드 편 국내 아이리쉬 펍 4

아일랜드를 알고 싶다면 펍 문화에 익숙해지면 된다. 국내에서 즐길 수 있는 아이리쉬 펍 4.

BY이충섭2020.08.23
더블린테라스더블린테라스더블린테라스더블린테라스더블린테라스
원조 아이리쉬 펍 울프하운드
“한국에서 왔다고? 돌아가면 이태원 울프하운드에 꼭 가봐.” 아일랜드 더블린에 있을 때 종종 듣는 말이었다. 우리 나라에 살아본 경험이 있는 아일랜드인들이 입을 모아서 추천하는 아이리쉬 펍이 울프하운드였다. 진한 아이리쉬 펍의 향수를 잊지 못하고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울프하운드를 가본 게 2011년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속으로 “맞네” 했던 기억이 난다. 기네스 등 아일랜드산 주류로 꾸민 바, 나무로 된 벽과 마루, 스테인드 글라스 조명 등 모두 익숙했다. 사실, 울프하운드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부터 ‘무조건 아이리쉬 펍이겠구나’ 생각은 했다. 우리에게 진돗개가 있다면 아일랜드에는 (아이리쉬) 울프하운드가 있을 정도로, 울프하운드를 가게 상호로 정할 정도면 의심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었다.  
오랜만에 찾은 울프하운드는 여전히 변함 없었다. 2006년 처음 연 이곳은 기네스 뿐 아니라 킬케니 맥주, 제임슨, 베일리스 위스키, 매그너스 사이다 등 다양한 아일랜드산 주류를 즐길 수 있다. 기네스만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기호에 따라 다른 주류도 시도해볼 수 있어서 즐거울 것이다. 술과 곁들일 음식 메뉴는 버거, 샌드위치, 수프 등 우리가 쉽게 접하는 웨스턴 푸드로 채워져 있다. 매주 목요일이 치킨 윙 나이트인데 오직 6천원이라는 가격으로 치킨 윙을 즐길 수 있다. 뼈 있는 윙과 뼈 없는 너겟 중 고르고 다시 12가지 소스 중 하나를 고른 다음 랜치 소스, 감자 튀김을 추가하면 된다. 첫 방문이라면 ‘뭘 이렇게 많이 정해야 하나’ 싶지만 웨스턴 바 문화에 익숙해지고 나면 오히려 고르는 재미가 있어 즐겁다.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일요일에는 아일랜드 전통 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으니 아일랜드를 느끼고 싶다면 일요일에 가는 것이 좋겠다. 대형 스포츠 이벤츠가 있을 때마다 다같이 보면서 간단한 게임도 할 수 있는 세션이 마련된다. 가야 할 이유가 정말 많은 울프하운드다.
주소 서울 용산구 보광로59길 10 문의 02-749-7971 인스타그램 바로 가기
 
울프하운드울프하운드울프하운드울프하운드울프하운드울프하운드
템플바 느낌 그대로 더블린테라스
울프하운드는 더블린에서도 집 앞 동네의 캐주얼한 아이리쉬 펍과 흡사하다면 더블린테라스는 정확히 반대다. 화려한 건물 외관과 함께 1~2층으로 구성된 널찍한 실내, 다양한 아일랜드 데코아 인테리어를 보면 더블린 최고의 번화가인 템플바나 그래프튼 스트리트에 있는 펍과 비슷하다. 아일랜드는 영어와 함께 아일랜드 겔릭어(Irish Gaelic)를 공용어로 쓰고 있는데 더블린테라스 곳곳에 겔릭어로 쓴 포스터, 스티커 등을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노래 역시 최신 유행곡을 쭉 틀어 놓기 보다 직접 선곡을 해서 좋은 노래를 들려주려고 하는 것 역시 인상적이었고 앉아서 시간을 보낼수록 당장 템플바에 있어도 어색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의 대표 맥주는 기네스였는데 기네스 품질 관리 인증 업장에 선정된 곳이어서 그런지 충분히 맛있다. 좀 더 묵직한 바디감을 느낄 수 있으면 좋았겠지만 더블린에서 먹던 수제 기네스와 똑같기를 바란다면 욕심이 아닐까 싶다. 아이리쉬 비프 스튜, 더블린 웨지 포테이토, 아이리쉬 포테이토 소시지 등 아일랜드풍 음식  메뉴도 준비돼 있다.
주소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94길 27-15 문의 02-555-2553 인스타그램 바로 가기
 
샴락앤롤 아이리쉬 펍샴락앤롤 아이리쉬 펍샴락앤롤 아이리쉬 펍샴락앤롤 아이리쉬 펍샴락앤롤 아이리쉬 펍
사람들과 한데 모여 샴락앤롤 아이리쉬 펍
개인적으로 아이리쉬 펍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동네 사람들끼리 조금씩 음식을 싸와서 담소를 나누는 곳이 있고, 술과 함께 라이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펍이 있으며 스포츠 이벤트가 있을 때 삼삼오오 모여서 다같이 응원하는 스포츠 펍도 있다. 서울 서교동에 위치한 샴락앤롤은 좀 더 사교적인 스포츠 펍에 가까워 보였다. 두 대의 대형 TV에는 각각 한국 프로야구와 UEFA 챔피언스 리그 경기를 볼 수 있었고 실내에도 대형 포켓볼 당구대와 다트 게임기가 설치돼 있는 것을 보니 그럴만 했다. 샴략앤롤 역시 더블린테라스와 마찬가지로 기네스 품질 관리 인증 업장으로서 꽤 질 좋은 기네스 맥주를 맛 볼 수 있다. 평소 흑맥주를 즐기는 편이 아니라면 아이리쉬 레드 에일로 유명한 킬케니를 추천한다. 기네스보다 덜 쓰면서도 풍성한 크림은 똑같이 즐길 수 있어서 부담없이 마실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아일랜드에서도 기네스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은 킬케니를 많이 마신다. 나쵸, 버팔로 윙처럼 간단한 메뉴부터 푸틴, 머쉬룸 버거, 코티지 파이, 비프 앤 기네스 파이 등 등 비교적 든든한 메뉴까지 모두 있는 편이니 허기에 따라 고르면 될 것이다.
주소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17길 15 문의 02-335-7772 인스타그램 바로 가기
 
아이리쉬레드아이리쉬레드아이리쉬레드아이리쉬레드아이리쉬레드
아이리쉬 비프 스튜 아이리쉬레드
아이리쉬레드는 잉글랜드와 아일랜드를 적절히 섞은 ‘펍’에 가까웠다. 앞서 말한 곳들보다는 좀 더 작은 공간에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사실 아이리쉬레드를 찾은 이유는 단 하나, 아이리쉬 비프 스튜를 맛볼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아일랜드에서는 가족들이 다 모이는 주말 점심에 주로 먹는 음식으로서, 소고기 사태살과 감자, 당근, 잡곡류 등 각종 재료를 넣은 다음 기네스 맥주를 넣고 뭉근하게 끓이는데 비교적 조리하는데 까다롭지 않고 또 건강식이기 때문에 아일랜드에서는 정말 자주 먹는다. (주말에 먹은 스튜가 남으면 그 다음 주로 넘어가서 월, 화요일까지 먹는다. 어디에서나 사는 건 비슷하다.) 아이리쉬레드의 아이리쉬 스튜는 소고기 사태살, 감자, 당근, 양파, 파슬리가 들어갔고 버터에 구운 빵을 곁들인 형태였다. 흑맥주를 베이스로 끓이긴 했지만 맛은 토마토 소스와 레드 와인을 넣고 끓인 부르기뇽과 비슷한 편이다. 잘 익어서 쭉쭉 찢어지는 소고기와 뜨끈한 감자, 당근을 함께 먹으니 든든했다. 한 모금씩 곁들이는 차가운 기네스 맥주와도 역시 잘 어울렸다. 분명 맛있었지만 원래 아이리쉬 스튜처럼 통감자가 아니라 단단한 알감자를 쓰다 보니 쪼개기는 힘들고 그렇다고 한입에 넣기엔 뜨겁고 양이 많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아일랜드에서 먹던 아이리쉬 비프 스튜를 좋아한 이유는 보리, 밀처럼 잡곡류도 넣어서 한 끼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어서 좋았는데 아이리쉬레드에서는 잡곡류를 넣지 않다 보니 좀 더 술 안주처럼 느껴졌다. 아이리쉬 스튜가 담은 따뜻함, 가정식이라는 메시지가 덜 전달되는 것은 다소 아쉬웠다.
주소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56길 33 2층 문의 02-3445-2773 인스타그램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