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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재에게 물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얼마나 좋아하세요?" part.1

김민재는 놓지 않는다. 쌓아두지도 않는다. 그저 그 순간, 마음에 담긴 것을 충실히 쏟아낼 뿐.

BYESQUIRE2020.10.19
 
 

김민재의 감정, 김민재의 선율 

 
오늘 좀 차분한 느낌이네요. 다른 데에서 보던것보다.
오늘 화보가 좀 시크한 느낌이었잖아요. 계속 다운시켜야 표정도 그렇게 나오니까,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방금 회상하는 제스처는 굉장히 힙합 느낌인데요?
(웃음) 제가 손을 많이 쓰다 보니 그렇습니다.
 
 
코트 준지. 슬리브리스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네크리스 넘버링. 섭머저블 워치 파네라이.

코트 준지. 슬리브리스 톱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네크리스 넘버링. 섭머저블 워치 파네라이.

 
요즘 한창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박준영으로 살고 있잖아요. 그래서 좀 다운톤인가 했어요.
그것도 없잖아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제가 이렇게 웃고 있지만, (드라마 속에서) 엄청 힘들어요. 그래서 저를 조금 낮추고 살고 있죠. 좀 암울한 상태로. 그래서 그렇게 느끼셨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며칠 전에 8회가 방영됐잖아요. 박준영이 채송아에게 고백하고 키스하면서 행복하게 끝났는데 그 뒤에도 여전히 힘든가 보군요, 준영이는.
어… 그런데 이게 스포일러가 될 수 있겠네요. 노코멘트 하겠습니다.(웃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워낙 주인공 두 사람을 괴롭히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니까요. 기본적으로 멜로이긴 하지만 사랑 이야기만 하는 드라마가 아니잖아요. 20대 후반의 젊음과 아픔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고, 그래서 인지 요즘 주목을 많이 받는 것 같고요.
진짜 감사한 일이죠. 그런데 어떻게 보면 세상에는 송아와 준영이 같은 사람이 되게 많은 것 같아요. 드라마가 언뜻 보면 답답해 보이고 고구마일 수도 있는데, 저는 사실 우리 모두가 조금씩 그렇게 살고 있지 않나 생각하거든요. 그게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드라마가 사랑받는 게 너무 좋지만, 한편으로는 마음 아프게 다가오기도 해요.
그런데 달콤한 부분도 참 잘 표현하는 것 같아요. 제가 8화 보고 며칠 후에 연애하는 꿈을 꿨거든요.
오, 정말요?
정확히 드라마 때문인지는 모르겠고 내용도 잘 기억 안 나는데요. 아침에 일어나니 누가옆에 앉아서 엄청 다정하게 대해줬던 것 같은 잔상이 남았어요. 제가 원래는 그런 꿈을 안 꾸는데…
좋다. 하하. 좋네요.
약간 당황했네요. 담담한 척 얘기했는데 너무 화색을 띠고 좋아하셔서.
네, 좋아요.
한번 직접 얘기해줘도 좋을 것 같아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매력은 뭘까요?
음. 사실 저는 저희 드라마의 매력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해요. 클래식 음악계를 배경으로 하는데, 실제로 클래식을 하는 분들도 공감할 만큼 실제적이라 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고요. 당연히 로맨스 부분도 매력인 것 같고.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 삶의 한 챕터가 넘어가는 순간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도 아주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고… 한 가지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진짜 좋은 것 같아요, 저희 드라마가.
개인적으로는 중심인물 중 누구도 단순한 악인으로 남겨두지 않는 게 인상 깊었어요. 정경이나 이사장님이 상황을 나쁘게 만들긴 하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그들 나름의 사정이 있는 거고, 그걸 충분히 보여주려고 한다는 점이요.
그렇죠. 이사장님이 꼭 나쁘다고는 할 수 없죠. 입장이 다 다르니까요. 특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후반부까지 보시면… 어… 이게, 제가 뭐라고 설명을 드릴 수가 없네요. 또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웃음) 끝까지 봐달라는 말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피아노 연주를 직접 하시잖아요. 어렵지는 않아요?
촬영 들어가기 전에 준비 기간이 한 달밖에 없어서 너무 빠듯했어요. 그래도 피아노를 직접 칠 때의 감성은 완전히 다르니까, 열심히 준비했죠. 그런데 후반부에 나오는 곡들은 난도가 너무너무 높은 엄청난 곡들이라 준비는 하고 있지만 어떻게 될지는 사실 모르겠어요. 뭐 직접 치면 표현하는 게 다르니까, 직접 하고는 싶은데.
시청자가 느끼는 차이도 차이지만, 직접 연주하면 촬영 현장에서 배우들에게 참 다르게 다가올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준영이가 정경이의 생일마다 쳐준 곡에 대해 “트로이메라이는 수많은 노래 중 하나일 뿐이야”라고 말할 때, 거기에 실리는 마음도 사뭇 다를 것 같고요.
네. 깊이가 완전 다른 것 같아요. 트로이메라이는 사실 지금까지 친 곡 중에서도 가장 오랜 기간, 처음부터 연습한 곡이라 남달라요. 연주하다 보면 저도 새삼 ‘아 내가 이 작품에 많이 집중해 있구나’ 하고 느낄 때가 있어요..
 
 
재킷 디올 맨. 캡 클로브.

재킷 디올 맨. 캡 클로브.

이번 드라마 시작하기 전에도 피아노는 칠 줄 알았던 거죠?
어릴 때 잠깐 배우다가 중학생 때부터 다시 쳤어요. 사실 거의 독학이었고 연주도 코드 진행만 치는 정도였죠. 사실 지금도 제가 악보를 보고 바로 칠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에요. 다 외워서 치는 거거든요. 그래서 되게 어려웠어요. 클래식이라는 장르나, 막 국제 콩쿠르 2위를 한 피아니스트를 표현해내는 게. 그래도 최대한 노력을 많이 했고, 많이 하고 있다고 얘기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다른 악기도 다룰 줄 알아요?
기타 조금 다룰 줄 알고, 드럼도 조금. 그리고 미디(MIDI) 작업하는 법을 조금 알고요. 그 정도입니다. 다 조금씩?
피아노를 가장 깊게 판 셈이네요. 이유가 있을까요?
피아노를 치다 보면 그냥 아무 멜로디를 연주해도 그 안에서 제 감정을 표현해내고, 제 감정을 덜 수 있어요. 그런 게 좋아요. 치다 보면 그 선율에 빠져들게 되거든요. 제가 만든 멜로디, 제가 만든 선율에 취하다 보면 제 감정이 자연스럽게 소모되고요. 그래서 되게 좋아하는 것 같아요.
작품을 위해서 뭔가를 배워야 한다는 데에 크게 부담을 갖지는 않는 편인가 봐요. 피아노도 그렇고, 레슬링도 그렇고, 사극도 그렇고….
아뇨. 부담이 엄청 났죠. 클래식 음악은 디테일이 정말 중요한 분야고, 제가 보여줘야 하는 건 콩쿠르 우승자였기 때문에 그걸 표현해야 한다는 게 사실은 하루하루 너무 고통이었죠. 이 작품을 너무너무 하고 싶었지만 이제는 또 표현을 너무너무 잘하고 싶기 때문에, 그래서 힘든 시간들이었던 것 같아요. 
하긴 상상만 해도 힘들 것 같아요. 내가 뭔가를 전문가 수준으로 배워서 보여줘야 하고, 그걸 무수한 이해관계자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안 되면 어떡하지’ 싶을 것도 같고.
그런 불안보다는 그냥 더 잘하고 싶은 부담이 컸던 것 같아요. ‘안 되면 어떡하지’ 걱정하는 쪽이었다면 오히려 부담이 적었을 거예요. 그런데 ‘무조건 잘해낼 거야’라고 하니 더 힘든 거죠.
합격선이라는 게 없는 거군요. 어느 정도 준비가 된 후에도 계속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그냥 계속 잘하고 싶은 거죠.
특히 영화 〈레슬러〉에서는 모든 레슬링 장면을 민재 씨가 직접 소화했다고 들었어요.
진짜 100%. 그 작품은 정말 100%예요.
감독님이 그렇게 제안하신 걸까요?
감독님이 원하기도 했지만, 저도 직접 다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감정선 측면에서. 그런 영화를 찍을 때는 그런 삶을 살고 싶었거든요. 그렇게 해야 더 집중할 수 있고 표현도 더 잘 되니까.
몸 쓰는 데에 자신이 있나 보다 했어요. 춤도 잘 추잖아요. 방송 여기저기서 추기도 했고, 찾다 보니 거리에서 버스킹 공연 하는 영상도 있더라고요.
몸 쓰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자신이 있지는 않아요. 그래도 뭐 ‘배우면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건 있죠. 배우면 다 하죠.
그걸 용기라고 해야 할까요? 방송이나 어디서 뭘 시키면 빼는 법이 없더라고요. 능력도 능력이지만 전 그게 더 대단해 보였어요.
아, 좀 빼야 하는데.(웃음)
 
 
배우 김민재에게 물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얼마나 좋아하세요?" par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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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와 인터뷰 풀버전은 에스콰이어 11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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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FASHION EDITOR 고동휘
  • FEATURES EDITOR 오성윤
  • PHOTOGRAPHER 신선혜
  • CONTRIBUTING EDITOR & STYLIST 최성민
  • HAIR 시율
  • MAKEUP 하민정
  • ASSISTANT 이하민/윤승현
  • DIGITAL DESIGNER 이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