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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재에게 물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얼마나 좋아하세요?" part.2

김민재는 놓지 않는다. 쌓아두지도 않는다. 그저 그 순간, 마음에 담긴 것을 충실히 쏟아낼 뿐.

BYESQUIRE2020.10.19
 

김민재의 감정, 김민재의 선율 

 
스스로도 무리하는 거예요?
예능에 나와서 춤을 추는 게?
춤이든, 랩이든, 뭔가를 보여달라고 할 때 스스럼없이 꺼내놓는 게요.
엄청요. 사실 처음 보는 분들 앞에서 그런 걸 한다는 게 엄청난 부담이죠. 그래도 그런 시간이 많이 주어지는 게 아니고, 하고 나면 뿌듯하기도 하잖아요. 옛날에 연습하던 걸 지금 와서 쓸 수 있다는 게 좋기도 하고요.
 
 
 
재킷, 톱, 팬츠, 브로치 모두 지방시. 네크리스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재킷, 톱, 팬츠, 브로치 모두 지방시. 네크리스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열일곱 살 때부터 가수 데뷔를 준비했었죠. 제가 당시 업계 사정을 잘 모르긴 한데, 연습생 생활을 4년 했으면 오래 한 건가요?
네, 그렇죠. 더 많이 한 분도 있지만 그래도 꽤 오랜 시간 했다고 볼 수 있죠.
그것도 꽤 힘들게 했다고 들었어요. 쥐 나오는 반지하 단칸방에서 7명이 살았다고도 했고.
당시에 다른 회사에서도 다 그렇게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저희는 굉장히 힘들었어요. 그때는 제가 불평도 한 번 안 했던 것 같아요. 그냥 잘하고 싶다는 생각에 열심히 한 거니까. 지나고 나니까 ‘와, 그때는 진짜 최악이었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는 거죠. 그런 삶을 굳이 안 살아도 되는데, 안 좋았구나, 그런 생각.
우직한 사람이네요.
저요? 잘 모르겠어요, 저도 제가 어떤 사람인지. 우직하다는 게 잘 안 흔들리고 기둥 같은 느낌? 그렇잖아요. 그런데 전 되게 많이 흔들리고, 방황하고, 힘들어하고, 어려워해요. 티를 안 낼 뿐이지. 그래도 뭐 가까운 사람들은 다 알겠죠.
드라마 〈최고의 한방〉의 이지훈이 3년이 넘도록 연습생을 못 벗어나는 가수 지망생 캐릭터였죠. 민재 씨가 그 역할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궁금했어요. 
좀 더 직접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이 있었죠. 제 경우에는 누가 안 시켜줘서 관두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연습생 생활 4년 동안 겪은 일들이 많았으니까요. 실패와 참담한 순간이 매주 한 번씩은 일어나는 그런 시간들이었고…. 그런데 지훈이뿐만 아니라 저는 어떤 작품을 하든 배역을 제 자신에게서 비롯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저를 통해서 지훈이를 만나고, 저를 통해서 준영이를 만나고. 그 감정도 알지만, 사실 이 감정도 겪어본 종류인 것 같거든요. 두 작품 모두 제가 오롯이 느낀 감정들이고 잘 표현할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 거죠. 한 사람이 한 가지 감정만 느끼지는 않잖아요. 그 나름의 감정들을 증폭해서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거죠.
열정으로 치자면 〈최고의 한방〉의 이지훈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채송아와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자기가 하는 일을 너무 사랑하지만 계속 저평가되고, 그래도 계속노력하고.
맞아요.
그런 부분에서 민재 씨는 어떨까요? 이지훈이나 채송아에 가까울까요, 박준영에게 자기 투영이 더 될까요?
음. 둘 다인 것 같아요. 물론 준영이는 자기 업계에서 거의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제가 아직 그렇게 안 되어봤으니 잘 모르긴 한데 그 감정은 이해가 가거든요. 근데 또 지훈이의 감정도 이해가 가요. (제가) 엄청 노력한다는 것도 사실이고. 음… 모르겠어요. 둘 다인 것 같아요.
 
 
재킷, 셔츠, 베스트, 팬츠, 타이 모두 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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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민재가 가장 노력하는 부분은 뭘까요?
요즘은 건강한 멘탈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요. 몸과 마음을 행복하게 하고, 잘 유지하는 거. 그게 안 됐을 때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사람이 우울해지고 몸이 안 좋으면 무엇을 해도 행복하지 않더라고요. 그런 걸 잘 챙기고 잘 유지하는 게 멋있는 일을 할 수 있는 발단인 것 같아요.
그럼 반대로 배우 김민재의 재능을 꼽는다면 어떤 부분을 말할 수 있을까요?
습득이 빨라요. 꼭 한 가지를 꼽아야 한다면. 예를 들어 누가 옆에서 춤을 추고 있다, 그러면 그 춤을 빠르게 따라 할 수 있어요. 눈썰미가 좋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데 몸 쓰는 것만 그런 게 아니라 만약 특정한 말투를 배워야 한다, 영국 영어를 해야 한다, 그러면 그걸 빠르게 습득하는 것 같아요.
편견적인 짐작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오래도록 랩과 춤을 하셨잖아요. 말과 몸짓을 연구하고 자기만의 것으로 만들려고 한 사람이니까. 그게 도움이 됐으려나 싶기도 하네요.
완전 많이 도움 됐던 것 같아요. 랩 덕분인지는 몰라도 제가 대사를 빨리 잘 외우기도 하고요. 그리고 어디서 어느 발음을 어떻게 해야 그 말이 잘 전달되는지 연습도 많이 한 거잖아요. 당연히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춤 같은 경우에도 손끝, 순간의 표정 같은 걸 놓치지 않으려고 훈련했던 게 연기할 때도 중요한 것 같고요.
민재 씨 랩네임이 ‘리얼비’였죠. 요즘도 힙합 많이 들어요?
요즘은 잘 안 들어요. 가끔 듣기는 하는데 발라드를 더 많이 듣죠. (힙합을 들으면) 자꾸 제가 리듬을 타게 돼서, 그걸 안 하려다 보니까요.
의식적으로 멀리한 거군요. 연기에 영향을 끼칠까 봐.
그런 게 있었죠. 그러다 보니까 다시 쫓아가기가 힘들더라고요. 힙합은 트렌드가 워낙 빠르게 바뀌잖아요. 그래서… 요즘은 발라드를 좋아합니다.(웃음)
사실 민재 씨가 음향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에서 랩을 한 경우가 많아서 몰랐는데, 〈두번째 스무살〉 OST ‘별’을 들으면서 저는 감탄했거든요. 약간 팔로알토 느낌이 나는 것도 같았고…. 아쉽지는 않아요? 그렇게 오랫동안 열심히 해온 걸 놓는다는 게?
제가 앞으로 안 한다는 게 아니니까요. 언젠가는 분명 뭔가를 보여드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어요. 아직 보여드린 게 없을 뿐이지. 어떻게 보면 저는 계속 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아, 제가 말씀을 잘못 이해했나 봐요. 연기에 집중하기 위해 지금 일시적으로 힙합이나 랩을 약간 멀리하고 있을 뿐이지 놓아버린 건 아니군요.
네네. 그렇습니다.
어디선가 그렇게 얘기한 적도 있었어요. 할 수만 있다면 연기도 음악도 다 하고 싶은데, 배우 활동만으로도 벅차서 못 하고 있는 거라고요. 여전히 유효할까요?
네. 여전한 것 같아요. 제가 음악도 춤도 너무 사랑하는데, 작품 촬영하는 동안에는 사실 다른 걸 한다는 게 어려운 일이잖아요. 그래서 못 하고 있는 거죠. OST 작업 같은 건 욕심날 때가 많아요. 그것도 시간이 없는 게 문제지, 일이 주어진다면 저는 잘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장점이 있겠네요. 배우야말로 그 작품의 감정을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 중 한 명일 테니까.
그렇죠. 그 감정을 표현하고 있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배우로서도 시너지가 있을 테고요. 곡 작업을 하면서 한 번 더 생각해볼 수도 있고, 집중도 더 잘될테고.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촬영하면서는 워낙 악기와 음악을 접할 일이 많으니까 순간순간 악상 같은 게 떠오를 수도 있겠네요.
악상이… 떠오르는 그런 편은 아닌 것 같고요, 제가.(웃음) 그래도 가사 정도는 떠오를 때가 있죠.
 
 
배우 김민재에게 물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얼마나 좋아하세요?" part.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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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와 인터뷰 풀버전은 에스콰이어 11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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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FASHION EDITOR 고동휘
  • FEATURES EDITOR 오성윤
  • PHOTOGRAPHER 신선혜
  • CONTRIBUTING EDITOR & STYLIST 최성민
  • HAIR 시율
  • MAKEUP 하민정
  • ASSISTANT 이하민/윤승현
  • DIGITAL DESIGNER 이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