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자동차로 옷을 만든다고?

모두를 위한 작은 한 걸음의 시작.

BYESQUIRE2020.12.02
 
 

LET THEM REBORN

 
에어백 본연의 세부를 살린 독창적인 디자인의 베스트 현대자동차 x 푸시버튼

에어백 본연의 세부를 살린 독창적인 디자인의 베스트 현대자동차 x 푸시버튼

UPCYCLING 

폐지를 모아 다시 종이를 만드는 것을 리사이클링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물병을 재활용해 물병을 만들고, 군용 텐트를 재활용해 군용 텐트를 만들어도 그건 리사이클링이다. 그런데 폐기된 차량의 안전벨트를 수거해 백팩의 스트랩으로 썼다면 그게 바로 업사이클링이다. 다시 사용하면서 제품의 가치를 오히려 높이고 지속 가능성이라는 장기의 목적에 부합하면서도, 단기적 가치의 부가를 함께 도모하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바로 업사이클링의 요체다. 이건 폐기물 발생의 주범으로 주목받는 패션업계가 업사이클링에 주목하는 이유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차가 업사이클링에 눈을 돌린 건 새롭긴 하지만, 놀랍지는 않다. 자동차야말로 온갖 고급 질료들이 한데 뭉쳐진 문명의 집합체니까. 자동차에 들어가는 원자재의 종류는 금속, 섬유, 유리, 플라스틱, 가죽 및 인조 가죽 등 매우 다양하다. 바꿔 말하면, 업사이클링할 수 있는 재료가 풍부하다는 뜻이다. 이 원대한 프로젝트의 이름은 ‘리스타일(Re:Style) 2020’. 현대자동차는 폐기된 차량에서 나오는 재료를 업사이클링하는 리스타일 프로젝트를 통해 친환경차 개발부터 폐기물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친환경 자원 선순환 구조’ 구축에 앞장설 계획이다.
 
버려지는 에어백과 안전벨트를 활용한 유틸리티 베스트 현대자동차 x 퍼블릭 스쿨

버려지는 에어백과 안전벨트를 활용한 유틸리티 베스트 현대자동차 x 퍼블릭 스쿨

 
자동차 제조 과정에서 버려지는 자동차 카펫의 자투리 원단을 이용한 토트백 현대자동차 x 로지 애슐린 Opposite page 에어백 본연의 세부를 살린 독창적인 디자인의 베스트 현대자동차 x 푸시버튼

자동차 제조 과정에서 버려지는 자동차 카펫의 자투리 원단을 이용한 토트백 현대자동차 x 로지 애슐린 Opposite page 에어백 본연의 세부를 살린 독창적인 디자인의 베스트 현대자동차 x 푸시버튼

Re:Style

사실 리스타일 프로젝트는 올해가 처음이 아니며 올해로 끝낼 프로젝트도 아니다.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둔 사업은 지속될 예정이니까. 다만 이제 걸음을 막 뗀 단계인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 해다. 2년 차지만, 업사이클링의 폭은 넓혔다. 업사이클링 소재를 폐가죽 시트에 한정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유리, 카펫, 에어백까지 소재의 활용 범위를 넓혔고 참여 디자이너도 2명에서 6명으로 늘었다. 업사이클링 아이템을 경험하길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글로벌 판매도 진행했다. 단순히 ‘보여주기식’ 프로젝트가 결코 아니란 소리다. 지난 10월 8일 컬렉션을 공개한 후, 13일부턴 영국 유명 백화점 셀프리지스(Selfridges & Co.)의 런던 매장 및 홈페이지를 통해 한정 판매를 시작했다. 판매 수익금은 영국패션협회에 기부해 친환경 패션 홍보 사업 지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여담이지만, 원래 리스타일 프로젝트는 런던패션위크 또는 뉴욕패션위크 기간에 론칭 행사를 통해 공개될 계획이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취소됐지만, 그 의미는 사라지지 않았다. 현대자동차 고객경험본부 조원홍 부사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지속 가능성이 개인의 삶에서 점점 더 중요한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며 “자동차 폐기물을 가치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재정의하면서 리스타일 프로젝트를 중장기적으로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폐기물인 유리 파편으로 만든 네크리스 현대자동차x알리기에리

자동차 폐기물인 유리 파편으로 만든 네크리스 현대자동차x알리기에리

 
 에어백 본연의 디테일을 살린 독창적인 디자인의 베스트 현대자동차x푸시버튼

에어백 본연의 디테일을 살린 독창적인 디자인의 베스트 현대자동차x푸시버튼

 
 에어백 원단에 플로럴 패턴을 더한 코르셋 현대자동차x리차드 퀸

에어백 원단에 플로럴 패턴을 더한 코르셋 현대자동차x리차드 퀸

6 Brands, 6 items

리스타일 2020 프로젝트에 참여한 브랜드는 E.L.V. Denim, 알리기에리, 리차드 퀸, 푸시버튼, 퍼블릭 스쿨, 로지 애슐린이다. 패션 브랜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눈치챘을 수도 있다. 맞다. 환경 보전에 힘쓰고 있는 브랜드들이다. 대표적인 예가 E.L.V. Denim이다. 브랜드 설립자인 안나 포스터의 말에 따르면 E.L.V. Denim은 하나의 청바지를 만드는 데 사용하는 물이 7L에 불과하다. 다른 청바지가 약 7000L의 물을 사용하는 것에 비하면 매우 적은 양이다. 영국 기반의 주얼리 브랜드 알리기에리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 700개가 넘는 부티크와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하는 글로벌 패션 플랫폼 ‘파페치(FARFETCH)’는 친환경 기준에 맞는 재료를 50% 이상 사용하거나 공정무역, 탄소배출권 상쇄 캠페인에 동참한 브랜드에 ‘포지티블리 컨셔스(Positively Conscious)’ 라벨을 부여한다. 이 브랜드의 상품은 지구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선한 의식을 담고 있다는 의미다. 알리기에리가 해당 라벨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이 밖에도 동물성 원단을 사용하지 않는 로지 애슐린과 독특한 패턴과 옷감을 사용해 2018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디자인상을 수상한 리차드 퀸 등 유명 패션 디자이너 등이 함께했다.
 
자동차의 자투리 가죽 시트와 데님을 섞어 만든 쾌활한 디자인의 점프슈트 현대자동차xE.L.V. Denim. 에어백 원단에 플로럴 패턴을 더한 코르셋 현대자동차x리차드 퀸.

자동차의 자투리 가죽 시트와 데님을 섞어 만든 쾌활한 디자인의 점프슈트 현대자동차xE.L.V. Denim. 에어백 원단에 플로럴 패턴을 더한 코르셋 현대자동차x리차드 퀸.

Essence

요즘 업사이클링은 과거와 명징하게 다르다. 업사이클링 대상이 되는 원재료 본연의 특징을 고스란히 드러낸다는 점이 특별하다. 방수 천이나 폐타이어의 특성을 그대로 살리는 프라이탁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선한 욕망을 굳이 가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랄까. 현대자동차와 협업한 여섯 곳의 브랜드 역시 같은 길을 택했다. 안전벨트의 형태를 그대로 더한 ‘현대자동차×퍼블릭 스쿨’의 베스트, 에어백 본연의 디테일을 살린 ‘현대자동차×푸시버튼’의 독창적인 디자인의 베스트가 그렇다. 에어백의 공기 주입구를 베스트의 주머니로 탈바꿈시킨 직관적이고 솔직한 아이디어가 이 베스트를 다른 것과 구분 짓는 미학적 특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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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FEATURES EDITOR 박호준
  • FASHION EDITOR 신은지
  • PHOTOGRAPHER LESS
  • HAIR & MAKEUP 김아영
  • MODEL 안재형/ 이지
  • PLACE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
  • DIGITAL DESIGNER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