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 촬영을 마친 현빈은 더 좋은 연기를 위해 '충전 중'이라 말했다 part.2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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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섭> 촬영을 마친 현빈은 더 좋은 연기를 위해 '충전 중'이라 말했다 part.2

쉴 틈 없이 달려온 현빈은 충전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것도 다 연기를 위해서라며.

ESQUIRE BY ESQUIRE 2020.12.21
 
 

현빈은 충전 중 

 
〈사랑의 불시착〉에서 ‘아 이건 진짜 내가 잘 살렸다’ 하는 장면이 있나요?
(웃음) 잘 살렸다? 잘 살렸다… 뭐가 있을까요? 잘 모르겠어요. 박지은 작가님 글이 워낙 재밌어요.
맞아요. 그건 저도 느꼈어요.
대사가 워낙 재밌어서 그 글들만, 작가의 그 상황에 대한 의도만 고스란히 전달해도 장면들이 충분히 살아나더라고요. 다만 배우의 역할은 어떻게 몸을 움직이고, 대사를 어떤 템포로 주고받느냐의 차이였죠. 그 글 자체가 재밌었기 때문에 ‘아 이건 내가 잘 살렸다’라고 말하기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스피드마스터 문페이즈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크로노그래프 44.25mm 1300만원대 오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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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리정혁이 사는 북한 지역 여성 동무들 대사가 반짝반짝 빛이 났죠. 마영애(김정난 분), 나월숙(김선영 분), 현명순(장소연 분), 양옥금(차청화 분) 등등요.
대사도 대사지만, 선배님들이 표현을 워낙 잘 해주셨어요. 그분들이 대사 맛도 잘 살려주고, 상황도 훨씬 더 재밌고 풍성하게 만들어주셨죠.
2018년에 한 인터뷰에서 ‘팝콘 무비를 좀 더 보여드리고 싶다’는 얘기를 했어요. 전 그 말이 인상에 남더라고요.
2018년도면, 아마도 〈창궐〉 이후일 거예요.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쉬면서도 머리를 쓰거나 고민을 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거죠. 물론 고민을 하고 생각하는 게 나쁘다는 건 아녜요. 다만 그렇게 고민을 하게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체는 다른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예를 들면 책도 있을 수 있고요. 영화나 드라마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는 있겠지만, 온전히 그냥 웃고 즐기며 ‘휘리릭’ 하고 시간이 지나가게 하는 작품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때 한참 한 작품들이 대부분 그런 풍이죠. 〈꾼〉도 그랬고, 〈협상〉도 그랬죠.
그 말이 배우로서는 하기 좀 힘든 말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가요?
대부분의 배우가 자신이 진중한 작품에 출연하는 진지한 연기자로 여겨지기를 바라는 것 같거든요. 그런데 팝콘 무비의 캐릭터가 연기하기 쉬운 건 절대 아니잖아요?
그렇죠.
특히 웃기는 연기가 정말 어렵잖아요.
정말 어렵죠. 본인은 절제를 해야 하지만, 보는 사람들은 거기에 흥미와 재미를 느껴야 하는 거니까요.
 
 
씨마스터 다이버 300M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42mm 넥톤 에디션 700만원대 오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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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력이 많은 배우들이 그래서 ‘울리는 것보다 웃기는 게 더 어렵다’는 말을 종종 하죠.
맞아요. 누군가를 웃게 하는 건 참 힘든 거 같아요. 연기가 아니어도.
저는 세리가 리정혁 게임 못 하게 나무라는 장면에서 현빈 본체 캐릭터가 조금 드러난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전반부의 캐릭터와 차이 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정혁이가 거기서 그냥, 똑같은 정혁이의 표정으로 진중하게 앉아 있으면 그 장면이 별로 재미없을 것 같더라고요. 입술도 조금 더 내밀고, 앉아 있는 자세도 정혁이스럽지 않게 앉아 있고. 세리의 뒤를 따라다니면서 계속 조르는 장면들이 초반에 구축한 정혁의 캐릭터와는 좀 대비되게 그리고 싶었죠. 이런 상황에서는 정혁이에게도 이런 면이 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고 했죠. 그 장면은 세리에게만 보여줄 수 있는 정혁이의 모습이라고 생각했어요.
맞아요. 아무리 차가운 사람도 연인 앞에선 아이 같아지잖아요. 본인 성격 중에도 약간 아이 같은 순수함이 좀 있나요?
순수한 건 잘 모르겠고(웃음)… 게임에 빠진 리정혁처럼 뭔가를 좋아하고 흥미가 생기면 막 ‘와-!’ 하고 달려드는 면이 있어요.
유튜브를 찾아봤더니, ‘현빈의 반말모먼트’라는 영상들이 조금 있더라고요. 그걸 팬들이 엄청 좋아하나 봐요. 한지민 씨, 손예진 씨 등의 또래 배우들과는 쉽게 친해지는 편인가요?
친해지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인 거 같아요.
쉽게 친해지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친한 배우는 있는 거죠?
지민 씨 같은 경우도 두 작품을 같이했고, 예진 씨도 두 작품을 같이했죠. 작품에서 같이 연기하는 장면이 많든 적든 간에 한 작품을 하는 기간이 있잖아요. 길게는 6개월에서 짧게는 3~4 개월 동안 소통하면서 좀 천천히 익혀가는 스타일이에요.
그럼 현빈이랑 친해지려면….
(웃음)작품을 같이하는 게 가장 빠르지 않을까요?
일단 배우가 되어야 하는구나.(웃음) 시나리오를 꼼꼼히 보는 걸로 유명하더라고요.
시나리오라는 것도 참 재밌는 게 어떤 시기에 그 글을 읽느냐에 따라서 완전히 달라지는 거 같아요. 예를 들면, 내가 최근에 관심을 두고 있는 소재, 최근에 하는 생각을 다루고 있는 시나리오는 다르게 보여요. 컨디션에 따라서도 좀 달라지는 것 같아요. 컨디션이 정말 안 좋을 때 본 시나리오와 컨디션이 아주 좋을 때 본 시나리오가 다르게 읽히죠. 책도 그렇잖아요. 어떤 책은 10대 때 읽는 게 좋을 수도 있고, 또 어떤 책은 30대가 되어서 읽는 게 좋을 수도 있죠. 글로 쓴 메시지들은 그런 묘한 점이 있는 거 같아요. ‘시나리오를 꼼꼼하게 읽는다’기보다는 이런 점들을 조금 고려하면서 시나리오를 읽는 편이긴 해요. 그래서 작품할 때는 웬만하면 다른 시나리오를 안 봐요. 신체적으로 힘든 시기에는 시나리오가 다르게 보일 수 있거든요. 또 한편으로는 당시에 연기 중인 작품에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이기도 하죠. 작품에 온전히 매진해야 할 시기에 다른 작품의 시나리오를 읽는 거니까요. 그래서 작품 없는 시기에 몇 번을 봐요.
필모그래피 중에서 본인의 터닝포인트는 뭐라고 생각해요? 전 〈역린〉과 〈협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음… 터닝포인트라고 얘기하기는 좀 힘들지만, 〈역린〉 같은 경우는 군대를 제대하고 처음 한 작품이니까 의미가 좀 다르긴 하죠. 특히 영화에서 처음으로 한 사극이기도 하고요. 다만 뭔가를 확 바꿨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협상〉도 조금 다르죠. 완벽한 악역을 처음 맡은 작품 아닌가요? 그전까지는 〈공조〉 등에서 거친 남자 역할을 맡기는 했지만, 완전 악역은 아니었거든요. 〈협상〉의 캐릭터는 좀 복잡하지만 악역이죠. 그래서 재밌기도 했고요.
저도 재밌었어요. 약간 연극처럼 한 장면을 풀로 계속 찍었거든요. 영화를 내내 그런 식으로 촬영해서 정말 재밌었어요.
생각해보니 민태구(현빈 분) 장면은 거의 한 신이 한 컷이었겠네요. 컷을 나눌 수 없는 환경이니까요. 근데 또 그런 것도 있더라고요. 현빈이 악역으로 나오니까 막 싫어할 수만은 없더라고요.
(웃음)분발해야겠습니다.
 
 
씨마스터 다이버 300M 코-액시얼 마스터 크로노미터 크로노그래프 44mm 가격 미정 오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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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는 장르물을 주로 했지만, 사실 드라마 영역에서는 ‘로코 삼관왕’을 이뤘죠. 그것도 세대를 넘나들면서요. 솔직히 〈내 이름은 김삼순〉에 나온 자신의 캐릭터를 보면 낯설지 않나요?
(웃음)부끄럽죠 지금 보면. 근데 또 한편으로는 그 당시에만 할 수 있었던 연기라는 생각도 해요. 그 당시에만 보여줄 수 있었던 표정과 모습이 담겨 있거든요. 그걸 지금 하라고 하면 못 따라 할 것 같기도 하고요.
뒤늦게 현빈의 팬이 된 사람들이 〈시크릿 가든〉을 보면 놀라곤 하죠. 길라임(하지원 분)과 내면이 바뀐 김주원(현빈 분)의 역할이 원체 코믹하잖아요?
그 작품도 비슷해요. 저 자신이 지금은 많이 달라졌죠. 생각도 달라지고, 표현하는 방식도, 신을 바라보는 관점도 달라졌죠. (그때 연기를 보면) 연기는 당연히 부끄럽고, (지금 보면) 미숙해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때밖에 못 하는 거라는 생각을 해요.
〈교섭〉 촬영 마치고 9월에 귀국하셨어요. 코로나 상황에서 성공적인 해외 로케 촬영을 마쳐 관심을 모았죠. 어쩌면 해외에 다녀온 유일한 팀이 아닐까 싶어요.
코로나19 상황이 시작된 이후 유일하게 해외 로케를 온전히 끝낸 작품으로 알고 있어요. 해외에서 이미 찍고 있던 팀들도 귀국하느라 촬영이 중단되거나, 아니면 로케이션을 바꾼 경우가 있거든요. 대기 중인 작품도 많고요. 저희는 촬영 순서만 좀 바꿨어요. 원래는 요르단 분량을 먼저 찍고 국내 분량을 찍을 계획이었는데, 국내 촬영을 먼저 하고 요르단으로 넘어갔죠.
방역 절차가 정말 철저했다고 들었어요.
2주에 한 번씩 검사를 받고, 동선도 일정 부분 제한했어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혹시라도 감염 등의 사태가 생기면, 촬영 자체가 올 스톱되기 때문에. 잘 지켜서 다행히 다 끝내고 무사히 한 명도 이상 없이 들어왔죠.
현지 촬영 환경은 어땠나요?
날씨가 더워요 요르단은. 저희 갔을 때 한 43도 정도 됐거든요. 요르단에 현지 스태프들은 너무 좋았었고. 너무 열심히 해주시고, 그리고 무척 친절했어요. 기본적으로 요르단 사람들끼리도 눈을 보면서 화를 내거나 언성을 높이는 게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래요. 그래서 직접적으로 언성이 높아지거나 하는 일이 없었어요.
황정민 씨와의 호흡은요?
저는 굉장히 좋았어요. 개인적인 친분은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작품에서 만난 건 처음이거든요. 많이 배운 거 같아요. 일단 작품을 잘 만들어내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현장에서 모든 것을 아우르며 보는 시선 자체가 워낙 크세요. (정민 선배는) 연출부, 제작부, 조명, 카메라, 분장, 의상 모두. 다 보고 있어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이 신에 도움이 될 만한 게 있으면 하나하나 다 캐치해서 그 부서에 얘기하고 회의를 열어요. 한 신 한 신을 허투루 찍는 게 없이 만드는 장면을 본 거죠. 그 연기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가 정말 대단해요. 그 에너지가 아침부터 그날 촬영이 끝날 때까지 계속 몰아친다고 할까요?
대단하네요. 평소에 체력 관리도 정말 잘 해야 가능한 일인데.
맞아요. 그런 면에서 저도 많이 놀랐던 것 같아요.
〈교섭〉의 공개된 시놉시스가 딱 한 줄이에요. ‘중동에서 납치된 한국인을 구하고자 고군분투하는 외교관과 국정원 요원의 이야기’. 얘기해줄 수 있는 게 있나요?
아직은 그 정도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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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 화보와 인터뷰 풀버전은 에스콰이어 1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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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ASHION EDITOR 임건
    FEATURES EDITOR 박세회
    PHOTOGRAPHER 홍장현
    STYLIST 강윤주
    HAIR 임철우
    MAKE-UP 김도연
    ASSISTANT 박민진/윤승현
    DIGITAL DESIGNER 이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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