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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트로 시장들’ 베이커리, 타파스, 냉면의 즐거운 공존? 신중부시장 편

요즘 시장은 세대 구분 없이 놀러갈 수 있는 놀이터가 됐다. 함흥냉면 거리로 유명한 건어물시장 신중부시장에 젊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그 이유는?

BY이충섭2021.03.13
원조 함흥냉면 오장동흥남집
오장동흥남집오장동흥남집오장동흥남집오장동흥남집
신중부시장이 위치한 오장동에는 두 가지 명물 음식이 있는데 하나는 함흥냉면이고 다른 하나는 숯불 갈비다. 그 중에서도 이곳 함흥냉면의 역사는 반세기를 넘어 약 70여년이 됐고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1953년 처음 손님을 받기 시작한 오장동흥남집은 함경도에서 즐겨 먹는다는 감자농마국수를 함흥냉면이란 이름으로 판매 중이다. 두 음식은 감자전분으로 뽑은 면 대신 고구마전분으로 뽑은 면을 사용한다는 점 이외엔 차이가 없다. 냉면은 보통 물냉면을 생각하지만 함흥냉면은 육수가 거의 없이 숙성 고추장 양념과 참기름을 둘러서 먹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에 회비빔냉면과 고기비빔냉면이 좀 더 원조 함흥냉면에 가깝다. 짭조름한 회를 좀 더 즐기고 싶다면 회비빔냉면을 먹고 고소한 편육을 즐기고 싶다면 고기비빔냉면을 먹으면 되지만 원래 메뉴 고르는 것을 힘겹게 생각하는 편이라면 회와 고기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섞임냉면을 추천한다. 혹시나 더 비싸지 않을까 고민할 필요가 없는 게, 이곳 냉면은 모두 1만2천원으로 통일이기 때문이다. 면과 회 한점을 잡고 휘휘 돌린 다음, 편육을 싸서 먹으면 회무침의 매콤달콤함과 편육의 고소한 맛을 한꺼번에 느낄 수 있다. 비릿한 회무침의 맛이 느껴진다면 그릇에 참기름이 찰랑찰랑할 만큼 부어서 먹는 것을 추천하고 다소 느끼함이 느껴질 땐, 무 절임을 따로 달라고 해서 먹으면 된다. 무 절임을 따로 요청하지 않으면 냉면만 나오니 꼭 주문할 때 말하는 것이 좋다.
주소 서울 중구 마른내로 114 흥남집
문의 02-2266-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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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끝판왕 베이커리 수잔나의 앞치마
수잔나의 앞치마수잔나의 앞치마수잔나의 앞치마수잔나의 앞치마수잔나의 앞치마수잔나의 앞치마수잔나의 앞치마
오장동흥남집에서 충무로 엘크루메트로 시티 방향으로 약 200미터쯤 가면 빨간 벽돌 3층집 베이커리 카페 수잔나의 앞치마를 만날 수 있다. 주위 대부분이 소규모 인쇄소다 보니 홀로 그림처럼 서 있는 카페를 찾는 건 굉장히 쉬운 일일 것이다. 수잔나의 앞치마는 각 층마다 다른 매력으로 손님을 맞이하는데 1층은 베이커리 진열대와 카운터, 홀이 있고 2층은 올라가는 계단 기준으로 좌측은 빈티지한 가구와 함께 쉴 수 있는 공간이, 우측은 여러 창을 통해 햇살을 머금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3층 우측은 2층 우측의 위쪽이기 때문에 구조 자체는 비슷해서 역시나 햇빛을 즐기기에 좋지만 이 공간의 진짜 매력은 신발을 벗고 돌아다닐 수 있는 마루형 구조에 있다. 나무 지붕 바로 아래 공간에서 나무 마루를 걷고 또 나무 테이블에 앉아 커피, 차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기 좋은 공간이다. 한낮의 여유를 즐기고 싶다면 3층 좌측의 루프톱으로 나가보는 것도 좋다. 앞으로는 구도심의 상징과도 같은 인쇄소 골목이, 뒤쪽으로는 최근 들어선 고층 건물들이 있다 보니 어느 특정 시기의 과도기에 끼인 듯 기분이 묘하다. 베이커리 카페답게 마들렌, 브리오슈, 바질 토마토 치아바타처럼 요즘 유행하는 빵부터, 식빵, 소보로빵 , 단팥빵같이 쭉 사랑받았던 빵들까지 모두 있다. 물론 케이크, 초콜릿, 캔디 같은 디저트도 충분하다.
주소 서울 중구 퇴계로49길 24
문의 02-2272-8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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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처럼 오장도너츠맛집
오장도너츠맛집오장도너츠맛집오장도너츠맛집
신중부시장에서 오장동 방면으로 걷다 보면 시장 끝자락에 오장도너츠맛집을 만난다. 36년 세월간한 자리를 지켜온 노포이다 보니 ‘오장 도너츠’ ‘중부시장 도너츠’ ‘오장동 꽈배기’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오장도너츠맛집’으로 검색해야만 주변 도넛 가게로 가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보통 노상에서 운영되는 가게라면 위생은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오장도너츠맛집은 기름 관리를 잘해서인지 깨끗한 편이고 특히, 음식을 따뜻하게 보관하는 쇼 케이스가 깔끔한 점이 눈에 띄었다. 찹쌀 도넛은 개당 5백원으로 저렴한데도 직접 보니 여타 시장의 도넛보다 좀 더 큰 편이었다. 따뜻한 찹쌀 도넛은 치즈처럼 쭉쭉 늘어날 정도로 쫄깃한 식감이 인상적이고 덜 기름져서 그런지 달콤한 설탕 옷과도 잘 어울렸다. 찹쌀 팥도넛도 쫄깃한 식감은 그대로이면서 팥소의 달콤하고 짭조름한 맛이 더해져서 그런지 훨씬 고소했다. 개당 1천원의 꽈배기 역시 반죽이 실해서인지 한입 베어물때마다 달콤함과 고소함이 입안을 한가득 채우는 느낌이었다.
주소 서울 중구 마른내로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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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식당 지하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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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부시장 멸치 골목에는 재미있는 식당이 있다. ‘지하식당’이라는 이름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이곳의 영업 시작 시간은 새벽녘 동이 트기 전이다. 시장 상인을 상대로 하는 가게이기 때문에 상인들의 출근 시간에 맞춰서 가게를 열고 상인들이 퇴근하는 오후 6시에 문을 닫는다. 음식은 새벽에 일하는 상인들이 출출할 때 막걸리와 한잔과 곁들일 수 있는 멸치국수, 두부조림, 물만두달걀탕부터 따뜻한 한끼 음식 육개장, 북어국이 있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가게와 다를 바 없지만, 이 가게가 진짜 재미있고 가게 주인이 얼마만큼 손님을 배려하는지는 다시 메뉴판을 살펴 보면 그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일단 가장 싼 안주 1천원부터 가장 비싼 안주가 1만5천원일 만큼 저렴하다. 두부조림, 멸치국수, 육개장 등 이름만 들어도 속 든든할 메뉴가 3천원~5천원이기 때문에 여러 개를 시켜서 먹는 재미가 있고 가격 역시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다시 메뉴판을 보자. 수란부터 소시지까지 모두 낱개로 판매하는데 오직 가격은 1천원대인데 그 이유는 조리 시간이 비교적 긴 요리를 주문할 때, 먼저 배를 채우면서 기다려달라고 작은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다. 배 부르면 더 이상 주문을 하지 않을 텐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작은 음식을 준비한다는 점이 놀랍다. 또 다시 메뉴판을 보자. 이번에는 페코리노 감자, 연어 타파스, 감바스가 눈에 띈다. 건어물시장 아래에서, 그것도 지하 노포에서 요즘 사람들이 즐기는 메뉴가 있다니. 이건 너무도 연유가 궁금해서 주인에게 직접 물으니 최대한 시장 내 다른 가게들과 메뉴가 겹쳐서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러고 보니 꼭 외국 음식이 아니라도 그 흔한 김치찌개, 된장찌개, 제육볶음 등의 메뉴조차 눈에 띄지 않았다. 닭다리살 볶음, 전복장, 황태고추장 구이 등은 한식은 맞지만 평범한 식당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음식이다. 아마 외국 음식들은 시장 내 다른 상인을 배려하려는 마음과 평범한 요리 대신 재미있는 요리로 손님을 맞이하고 싶다는 주인의 생각의 접점에서 나온 음식일 것이다. 
음식 맛이 어떨지 궁금했다. ‘정말 이렇게 다양한 음식을 모두 잘 할 수 있을까’란 생각과 ‘제발 맛있으면 좋겠다’란 생각이 혼재돼 있을 때, 연어 타파스가 나왔다. 바게트 빵 위에 연어와 케이퍼, 부드러운 마스카포네 치즈가 올라가 있고 새콤한 그릭 요거트 드레싱이 곁들여졌다. 콜드 푸드 형태의 에피타이저였는데 식욕을 돋게 해주는 역할로 충분했다. 이어서 한식 메뉴 닭다리살 볶음이 나왔는데 알맞게 볶아서 닭다리살 특유의 찰지고 쫀득함이 느껴졌고 무엇보다 매콤한 고추장 양념이 흔히 먹는 제육볶음보다 훨씬 잘 어울렸다. 그 다음은 다시 유럽풍의 페코리노 감자였는데 이 음식을 맛 보고 나서 이 가게와 주인에 대한 호기심과 호기심에서 비롯된 의심을 거둘 수 있었다. 정말 어느 바의, 맥주 펍의 음식보다 맛있었다. 꿀을 바른 감자를 프라이팬에 구워서 겉은 약간 탈 정도로 바삭하게 구워낸 후, 한번 볶아낸 채소들과 마늘 후레이크를 곁들인 다음, 그 위에 페코리노 치즈를 솔솔 뿌렸는데 겉은 바삭해도 속은 촉촉한 꿀감자에 짭잘한 치즈의 풍미가 더해지니 술술 들어갔다. 여기에 함께 올라간 새우는 고소함과 감칠 맛을 더해 음식의 완성도를 높였다. 모든 것을 만족하고 돌아서면서 “이런 곳에 오면 국수를 먹어야 하는데”하고 말꼬리를 흐리니 “국수가 저희 시그니처 메뉴입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다시 앉아서 잔치국수마저 시켰고, 먹지 않고 갔으면 후회했을 만큼 맛있었다. 맑은 국물의 잔치국수보다는 국물 색이 굉장히 진했고 맛 역시 진국에 가까웠다. 멸치를 다듬어서 직접 끓인 육수라고 했는데 확실히 흔한 가게들과는 달랐다. 오직 넣은 것은 청양고추와 대파, 김이 전부인데 이렇게 진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매력적인 국수라니. 모든 음식을 다 먹고 인사를 드린 뒤 길을 나섰다. 벌써 저녁시간이겠거니 생각하고 시장을 나서다가 천막으로 가려지지 않은 곳에서 햇빛을 발견했다. 하늘을 올려다 보니 여전히 해가 떠 있는 오후 5시 50분이었다. 혼자 즐거운 마법에 걸려서 약 두 시간쯤 야행을 한 기분이었다.  
주소 서울 중구 을지로30길 29 중부빌딩
문의 02-2273-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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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비, 새우, 그리고 불고기 오장동부산숯불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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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장동부산숯불갈비는 1970년부터 지금 자리에서 영업 중이다. 이곳은 누구에게나 한번쯤 있을 법한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공간이다. 지금이야 외식 문화가 발달해서 꼭 한식이 아니라도 유럽식, 동남아식, 중식, 일식 등 다양한 음식을 먹는 게 어렵지 않지만 과거 1980~90년대엔 가족 다같이 외식할 때 최고는 불고기, 숯불갈비류를 판매하는 가든식 음식점이 최고의 인기였다. 물론 오장동부산숯불갈비에는 정원이 따로 있지는 않지만 갈색 목조의 인테리어와 하얀 벽돌로 쌓은 벽, 담을 보니 충분히 옛 생각이 떠올랐다. 대표 메뉴는 역시 양념숯불갈비와 버섯불고기다. 요즘 갈비보다 좀 더 달달한 맛의 양념숯불갈비에 특제 양념 소스를 찍어 먹으면 달달한 맛이 더욱 배가된다. 오장동부산숯불갈비는 반찬이 푸짐하게 나오는데 채 썬 양배추 샐러드, 파절임, 양상추 샐러드, 열무김치, 백김치, 동치미처럼 샐러드와 채소 반찬이 워낙 잘 나오니 달달한 맛이 강할 땐 기호에 맞게 반찬을 곁들이면 된다. 갈비를 다 먹을 때쯤 알아서 서비스로 새우가 나와서 숯불에 구워먹으면 되는데 숯불향 가득 머금은 새우는 확실히 별미였다. 예전 갈비집에서는 갈비를 먹으면 꼭 서비스로 새우가 나갔다고 하는데, 사실 워낙 어릴 때야 새우를 먹지 못했을 테니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어렴풋이 친척 어른들이 드셨던 모습이 떠올라서 즐거웠다. 생각지도 못하게 정말 맛있었던 건 버섯불고기였다. 미리 양념에 숙성시킨 고기를 굽는 것이 아니라 싱싱한 생고기를 올리고 그 위에 양념, 채소, 버섯을 부어서 천천히 끓이며 익혀 먹는 방식이었는데 맛도 맛이지만 눈 앞에서 직접 조리 과정을 볼 수 있으니 훨씬 더 믿음직한 음식이었다. 국물이 마르면 육수를 부어가면서 자작하게 먹으면 되고 마지막에는 국물에 당면을 삶아서 먹는 것도 좋다.
주소 서울 중구 마른내로 107-1
문의 02-2279-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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