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세계 12명의 아티스트가 자중하는 봄을 기원하며 보내온 꽃사진 part.1

세계 곳곳의 작가들에게서 12장의 꽃 이미지와 그 안에 깃든 이야기를 모았다. 올해 봄은 부디 안전한 곳에서 꽃구경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BYESQUIRE2021.03.29
 
 
 
 

Frozen Flowers, 2021 

ⓒ azumamakoto, photographer ⓒ shiinokishunsuke

ⓒ azumamakoto, photographer ⓒ shiinokishunsuke

Azuma Makoto
“홋카이도의 이 지역은 ‘세상의 끝’이라고 불린다. 앙상한 소나무들이 버려져 있고, 겨울 동안은 모든 것이 완전히 얼어붙는 곳. ‘Frozen Flowers’시리즈는 꽃의 숨겨진 가능성을 좇는 작업이다. 이런 환경에서 꽃이 어떻게 스스로를 표현하는지 조망한 것이다. 이번 작업에서는 꽃의 색상에 주목하고 싶었다. 나는 선명한 색상의 꽃들로 커다란 조형물을 만들었고, 시간에 맞춰 그 위로 천천히 물을 흘렸다. 길고 아름다운 고드름을 만드는 동시에 꽃의 색을 가리지 않도록.”
 
Azuma Makoto ‘식물 조각’이라는 장르를 개척한 일본의 플로리스트 겸 예술가. 분재와 꽃다발을 성층권으로 쏘아 올린 ‘Exobiotanica Project’와 꽃을 물에 담가 냉각한 ‘Frozen Flowers’ 등의 작업, 드리스 반 노튼, 에르메스, 구찌, 페리에주에 등 유수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azumamakoto.com
 
 

Fading Beauty 

Dale Grant
“꽃이 시들기 시작할 때 꽃잎은 완전히 펼쳐진다. 생생한 색감은 은은해지고, 비로소 그들 각자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꽃이 피어날 때의 모습은 엇비슷해 보이지만, 시들고 죽는 순간에 우리는 그들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목격하게 된다.”
 
Dale Grant 바하마에서 태어나 파리, 뉴욕, 베를린, 암스테르담 등을 기반으로 활동해온 사진작가다. 국제관계학으로 석사학위까지 받은 후 뒤늦게 사진을 시작했으나 곧 유명 잡지, 패션 하우스와 함께 일하며 명성을 얻었다. 지금은 주로 꽃을 주요 피사체로 한 순수사진 작업을 하고 있으며 2019년 꽃 사진집 〈Fading Beauty〉를 출간했다.
dale-grant.format.com
 
 

Underwater Ballet 

Anne ten Donkelaar
“발단은 꽃병에 꽃을 거꾸로 꽂아본 것이었다. 나는 그 새로운 세상에 금방 매료됐다. 유리병 속 조용하고 깨끗한 작은 세상에. 곧 작은 아쿠아리움을 들였고, 또 작은 아쿠아리움은 더 큰 아쿠아리움으로 대체되었다. 꽃에 추를 달아 아쿠아리움 속에 집어넣으면 그들은 물결에 맞춰 선선히 흔들리기 시작한다. 마치 수중발레라도 하듯이.”
 
Anne ten Donkelaar 위흐레흐트 미술학교에서 3D 제품 디자인을 전공한 후 다양한 매체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 꽃, 부러진 나뭇가지, 다친 나비 등 길에서 발견한 것들, 쓰임을 다한 것들을 주요 오브제로 활용한다.
anneten.nl
 
 

술패랭이 Dianthus longicalyx 

신혜우
“작은 섬에 핀 꽃을 생각해보자. 해무와 비바람을 견디며 암석을 붙잡고 있는 가냘픈 줄기들을 말이다. 그 위에 피워 올린 연약한 연분홍색 꽃송이들을 만난다. 분명 나를 위해 피지 않았다. 가늘게 갈라진 꽃잎 끝까지 꽃잎 맥이 흐르는 것을 발견할 때, 가까이 있는 풀꽃조차 완벽한 법칙으로 그 구조와 생애를 완성한 것을 깨달을 때, 운이 좋게도 우리와 꽃이 지구에서 같은 시간 만났음을 알 때, 혼자 있는 외로움이 당연하다고 꽃이 알려줄 때, 우리 인간이 지구에 없어도 그들은 살아남을 것을 알 때, 우리가 진정 꽃을 알게 된다.”
 
신혜우 그림 그리는 식물학자, 식물을 연구하는 화가이다. 식물분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식물생태학으로 연구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 신진 연구자이자, 식물 연구를 그림으로 기록하는 과학 일러스트레이터이다. 영국왕립원예협회의 국제 보태니컬 아트(Botanical Art) 전시회에서 연속으로 세 번의 금메달과 트로피를 수상한 유일한 작가이기도 하다. 4월 1일부터 노원아트갤러리에서 초대전 〈봄꽃봄〉을 연다.
hyewoo.com
 
 

Light Dreams in Bilgola 

Cade Turner
“나의 행운, 그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선 중 하나인 시드니 북부 해변 빌골라에 산다는 것이다. 빌골라는 호주 원주민의 언어로 ‘소용돌이’라는 뜻. 이 사진은 빌골라의 들꽃이 가진 자연적 아름다움을 포착한 것으로, 빛과 색채가 소용돌이치며 우리를 신비로움, 아름다움, 폭발적 감성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만드는 특유의 느낌을 담았다.
 
Cade Turner 호주 시드니를 기반으로 활동 중인 사진작가. 독학으로 사진과 예술을 배웠으며 호주 곳곳과 미국 뉴욕 등지에서 개인전을 연 바 있다. 인상파 회화의 영향을 받아 드러나지 않은 빛과 색상으로 풍경의 전체적인 인상과 신비를 표현한다.
cadeturner.com.au
 
 

Flower Flash 

Lewis Miller
“나는 가장 예술이 존재하지 않을 법한 곳에 덧없는 장식 예술을 두고자 한다. 번쩍이는 쓰레기통, 버스 캐노피, 건설 현장 같은 곳들. 도시 환경에 가능한 한 오랫동안 흔적을 남기려는 그래피티와 달리 이 프로젝트, ‘Flower Flash’는 자연의 영광과 가변성을 거부하지 않고 그대로 기록한다. 꽃의 아름다움을, 그리고 그것의 영원하지 않음을. 만약 이 작업을 마주친 누구라도 스스로가 기쁨을 얻을 만한 자격이 있는 존재라고 느낀다면, 나는 내 일을 한 것이다.”
 
Lewis Miller 뉴욕의 플로럴 디자인 하우스 LMD의 수장이자 거리 예술 프로젝트인 ‘Flower Flash’의 창시자다. ‘Flower Flash’는 공공장소에 거대한 꽃 설치물을 만들어 도시인들에게 영감을 주고자 하는 취지의 이벤트로, 뉴욕에서 시작해 LA, 마이애미, 샬롯스빌, 내슈빌로 활동 무대를 넓혀나가고 있다.
lewismillerdesig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