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방 안에 정원을 만드는 방법, 수경예술의 세계

수조 속에 창조한 자연의 심미적 재해석, 수경예술에 관하여.

BYESQUIRE2021.05.03
 
 

World of AQUASCAPE

 

Bernat Hosta

TURO DE L'HOME

IAPLC(국제 수경예술대회)의 2018년 6위 수상작
ⓒAQUA DESIGN AMANO

ⓒAQUA DESIGN AMANO

당신이 보는 이 광경은 콩고 어딘가의 열대우림이나 카탈루냐 숲의 풍경이 아니다. 인간이 물속에 인위적으로 만든 작은 생태계다. 수경예술, 영어로 ‘aquascape’로 불리는 이 작업은 수중 자연환경의 재해석을 목표로 시작됐다. 유목과 돌 등의 소재를 활용해 자연에 가까운 서식환경을 만드는 취미였던 것이다. 출발점은 그랬다.
 
다소 비주류적인 취미였던 수경예술이 최근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는 건, 심미적이고 예술적인 조형의 중요성이 대두되며 완전히 새로운 콘셉트의 작업들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 안데스산맥과 같은 지형을 수조 속에 옮기는 것으로 시작해 이제는 외계 행성, 에덴동산과 같은 미지의 공간 구현으로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Philip Schwarz

Tree Lin

IAPLC 2018년 37위 수상작
ⓒAQUA DESIGN AMANO

ⓒAQUA DESIGN AMANO

수경예술 애호가들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그게 기존의 ‘수족관’과 뭐가 다르냐는 것이다. 일반적인 수족관의 경우 어류가 중심이 되고 그 생존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집중했다면, 수경예술은 수초가 중심이 된다. 어류와 함께 수중식물의 서식환경이 더 강조된 형태인 것이다. 관상어에 몰려 있던 관심이 그 주변으로 퍼지기 시작하며, 국내 수초 시장은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관상어뿐만 아니라 수조의 레이아웃을 어떻게 만들고 구성할지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면 수경예술의 미학은 무엇일까? 국내 수경예술 콘테스트인 KAC(Korea Aquascaping Contest)의 심사 기준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심사 기준은 어류 서식환경(20점), 장기 유지 가능성(20점), 제작자의 기술력(20점), 독창성과 인상(20점), 자연적인 분위기 표현(10점), 전체 구성(10점) 6개이다. 이 중 눈에 띄는 건 ‘어류 서식환경’과 ‘장기 유지 가능성’이다. 아무리 수초 중심이라 한들, 보기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건강한 수중 생태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라는 뜻이다. “어류가 건강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인가를 평가하며, 그에 따라 자연 소재를 이용해야 하는 제약이 있다.” KAC의 조재선 심사위원의 설명이다.
 
 

 
 

Pavel Bautin

Forest Scent

IAPLC 2010년 1위 수상작
ⓒAQUA DESIGN AMANO

ⓒAQUA DESIGN AMANO

 수경예술은 하나의 생태계를 만드는 동시에 조형적인 미를 추구하는 매우 독특한 작업이다. 원칙은 수중 자연환경을 재해석해 구현하는 것이며, 이 작업이 다양한 시각에서 해석 가능하다는 뜻이다. ‘재해석’이라는 틀 안에서 아직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품고 있는, 새로운 방식의 조형예술이며, 또 한편으로는 현대인을 위한 새로운 실내 정원으로 기능할 수 있다. 대도시의 부족한 자연을 충족하는 확실한 방법이니까. 누구나 원하는 사이즈로, 원하는 자연의 모습을 구현할 수 있다.
 
 

 
 

전형주

Opposition(對立)

KAC(한국 수경예술대회) 2020년 1위 수상작 
시작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일단 비교적 재배하기 쉬운 종류의 수초를 키워보기를 권한다. 이 작업에 적응하고 나면 한 단계씩, 그간 막연히 품어왔던 이상적인 자연의 모습에 조금씩 다가가면 된다. 이때 필요한 것은 기다림과 인내. 우리가 이 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것은 결과물뿐이지만, 수경예술 애호가들에게는 기다림의 과정까지 향유하는 취미이기 때문이다. 집에 틀어박혀 있는 시간이 많은 요즘, 수경예술을 통해 갑갑함을 기다림의 시간으로 바꿔보면 어떨까? 그러다 보면 어느새 방도 더 이상 삭막하지만은 않게 될 테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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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윤승현
  • DIGITAL DESIGNER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