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클럽 에스콰이어> 멤버가 추천하는 인생 숙소 7

남다른 삶의 취향을 추구하고,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클럽 에스콰이어. 이들이 직접 추천하는 인생 숙소와 이 곳에서 머물면서 겪은 독특한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BYESQUIRE2021.06.30
 
 

린 하우스(스코틀랜드, 영국)

너무나 영광스러운 기회를 얻어 스카치 위스키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Speyside) 지역에 가게 되었다. 당시 묵었던 숙소가 인생 숙소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기억에 남는데, 영화 속에 등장하는 대저택이 떠오르는 호화로운 호텔이었다. 호텔 곳곳에서 위스키를 즐길 수 있었는데, 이를테면 룸 이름부터 위스키 브랜드를 따왔고, 아침부터 ‘모닝 위스키’를 즐길 수 있었다. 여기에 조금만 과장을 더한다면 숙소 주변으로 난 강 산책길에선 위스키의 향이 날 정도였다. 술을 좋아하고 특히 위스키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영화 〈브레이브 하트〉 속 귀족들처럼 여행할 수 있는 곳이라 더욱 추천한다. 유년시절 스카치 캔디 광고처럼 스코틀랜드 전통 복장인 킬트를 입고, 백파이프 연주까지 들으면 이보다 더 환상적인 경험은 없을 거라 자부한다. 참고로 본인 역시 인생 첫 치마를 이곳에서 경험했다.
- 김희준 / 39세 / 주류회사 PM  
 
 

세이지 우드(홍천, 대한민국)

2년 연속 동일한 숙소에서 여행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 강원도 홍천에 자리한 세이지우드는 조용한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아내와 단둘이 여행 후 이듬해 장모님을 모시고 재방문할 정도로 마음에 들었는데, 올해는 태교 여행을 이곳으로 다녀온 지인들의 후기까지 들어 한 글자 적어 볼 용기를 내게 되었다. ‘추천이란 것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세이지우드를 처음 방문했던 2019년에는 가오픈 기간으로, 서비스나 부대시설 이용이 제한적인 부분이 있었다. 이후 2020년에 한번 더 가보게 되었는데, 그때는 한층 더 발전한 모습으로 숙소 이용객을 반겨주는 세이지우드에 만족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2021년에 다시 한번 방문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으니 말이다. 사실 2년간 프레스티지 스위트룸에 묵어 다른 객실은 둘러 보지 못했지만, 다른 이들의 후기를 참고하더라도 어떤 객실이든 휴식을 취하기에 좋은 곳임은 분명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 차윤석 / 35세 / 프리랜서
 
 

소풍길(경주, 대한민국)  

얼마전 경주에 가고 싶다던 어머님. 사실 피곤해서 다음에 가자고 했지만 잘 걸을 수 있을 때 여행을 가야 여기저기 볼 수 있다는 어머님 말씀에 숙박사이트를 검색해 급하게 잡은 게스트하우스였다. 1박2일로 짧은 여행을 계획했던 터라 숙소는 잠만 잔다는 생각으로 기대없이 갔던 소풍길은 이제 ‘최애’ 숙소로 손꼽히게 되었다. 아기자기한 입구와 정원 곳곳에 자리잡은 꽃이 너무 아름다워 칠순을 맞은 어머님 역시 무척 마음에 들어했다. 특히 어머님 연배의 친절한 사장님 덕분에 금세 언니,동생 하며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며 뿌듯할 수밖에 없었다. 소풍길은 경주의 관광지인 동궁과 월지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편리하고, 또 밤에는 조용하기 때문에 여유로운 휴식을 위한 곳으로도 안성맞춤이다. 햇살 좋은 날에는 예쁜 꽃을 즐길 수 있으니 자연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단, 호텔과 같은 푹신한 침구류는 기대하지 말길. 방보다는 외부 정원이 아름다운 가성비 게스트하우스라는 걸 염두하자.
- 김혁준 / 43세 / 보험설계사
 
 

시그니엘 부산(부산, 대한민국)

해운대에서 고개를 돌리면 부산의 랜드마크인 엘시티를 볼 수 있는데, 이곳에 자리한 시그니엘 부산을 추천한다.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 평소 숙소에 신경을 써서 고르는 편인데, 관광지와 가까운 접근성과 편의 부대시설을 두루 갖추고 있어 추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게다가 세계적인 인테리어 디자인 그룹 HBA가 연출한 디자인과 국내외 유수한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고, 최상의 룸 컨디션까지 받쳐줘 완벽한 호텔의 정석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그니엘 부산만의 최장점은 해운대 앞 바다를 모든 객실에서 조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산 최고 높이에 있는 호텔 답게 오션 뷰와 시티 뷰를 모두 갖춰 정말 인상이 깊게 남았다. 또한 라운지 직원들의 서비스도 손꼽히는 곳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룸까지 에스코트는 물론 편의시설까지 세심하게 안내해 주어 만족할 만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시그니엘 부산 투숙객에게는 호텔 100층의 라운지 입장권이 할인되니 꼭 함께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 강승찬 / 29세 /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 대표
 
 

테다 센트럴 호텔(텐진, 중국)

베이징에서 10년간 일하면서 중국 이곳저곳을 다녔다. 그중 텐진 조약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항만도시 텐진에 곧잘 가게 되었는데, 항상 묵었던 아트호텔이 있다. 테다 센트럴 호텔은 반 고흐, 피카소, 아이웨이웨이 등 글로벌 아티스트 작품으로 인테리어를 꾸민 곳으로, 작가의 이름을 따서 룸의 별칭처럼 부르는 독특한 호텔이다. 기억에 남는 ‘최애’ 룸은 유에민쥔의 방인데, 건치를 환하게 드러내며 웃는 캐릭터로 유명한 드로잉이 벽면에 그려져 마치 작품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이 드는 곳이다. 게다가 호텔 그룹에서 운영하는 TEDA 현대미술관과 협업해 컨템포러리 퀴진 요리까지 만날 수 있어 늘 새로운 경험으로 영감을 주는 호텔이다. 인생 최고의 숙소로 꼽은 이유는 이곳에서 왕홍들과 마주쳐 식사하는 것이 일상이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끝나면 친구들을 만나러 다시 방문하고 싶은 1순위 호텔이다.  
- 권연정 / 48세 / 스타트업 대표
 
 

투르말린 호텔(칸디, 스리랑카)

보석(Gem), 서핑(Surfing), 차(Tea) 셋 중 두 가지만 관심이 있어도 스리랑카 여행이 즐거울 것이라 생각된다. 보석을 생산하는 나라답게 보석 이름을 쓰는 호텔이 유난히 많은 스리랑카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호텔이 바로 투르말린 호텔이다. 이곳은 시설이 좋거나 규모가 크거나 맛있는 음식이 있어서 추천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여행객을 환영하는 환대만큼은 어느 곳에서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독보적이다. 호텔 앞 차가 멈추면 벨보이가 호텔 지배인에게 전달한다. 그리고 내리는 동시 총지배인이 웰컴 인사를 건넨다. 여기서부터가 시작이다. 총지배인은 라운지로 숙박객을 안내해주고, 손을 닦을 수건을 친히 건네며, 호텔 시설에 대해 천천히 설명해준다. 또한 웰컴 드링크는 물론, 여행의 안전을 빌어주는 의식으로 초를 피우기까지 한다. 아직도 이 호텔 지배인의 표정이 생각난다. ‘나는 당신의 집사입니다. 필요할 때 언제든 부르세요.’ 라는 느낌을 주는 그 표정. 유럽이나 동남아 혹은 그 외의 나라에서도 총지배인이 호텔의 A부터 Z까지 안내하는 것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 연식이 보이지만 세심하게 관리된 투르말린 호텔은 매력적인 분위기와 뷰를 갖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스리랑카의 대부분 호텔에서는 여행객과 동행한 드라이버에게 잠잘 곳과 식사까지 제공한다. 중세시대 마부가 끄는 마차를 타고 여행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엄청난 귀빈이 된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첫번째 숙소는 나에게 ‘인생 환대’를 보여준 곳이 되었다.
- 우명완 / 39세 / 사업가
 
 

리츠런던(런던, 영국)

런던에서 유학하던 시절 처음 접한 리츠런던(The Ritz London)은 가난한 유학생에게는 그저 선망의 대상이었고, 여왕과 귀족이 존재하는 영국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였다. 호텔 입구를 매번 지나다니면서도 감히 들어가서 구경할 엄두가 나지 않는 그런 호텔이었다. 운 좋게 전세계 호텔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지고 나서도 이 호텔은 항상 위시리스트에서 빠지지 않았고 결혼 전, 당시 여자친구였던 아내에게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 큰 맘먹고 이 호텔에 투숙하게 되었다. 물론 이 호텔에서 가장 유명한 애프터눈 티를 경험할 수 있는 ‘팜 코트(The Palm Court)’ 에 프러포즈 문구를 적은 케익도 미리 예약했다. 약 열흘 간의 영국 일정이었고 유학을 마치고 10여년 만에 방문하는 터라 그동안 영국이 어떻게 변했는지 몹시 궁금했지만 기대감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 건 당연히 이 호텔이었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지금까지 이 호텔에서 일하고 있는 도어 맨이 우리의 이름을 부르며 맞이해주고, 체크인을 도와주는 프런트데스크 직원은 아내가 눈치채지 못하게 은밀히 불러 프러포즈하기 좋은 객실이 있다고 특별히 업그레이드를 해주겠다며 호의를 베풀기도 했다. 마이클 조던, 다이애나비, 찰리 채플린, 마가렛 대처 등이 투숙했던 이 방은 약 3,000파운드를 추가로 지불해야 했기에 정중히 거절했지만 말이다. 고풍스러운 홀을 따라 열심히 감탄 중인 우리를 위해 아리랑을 연주해주는 피아니스트(In-house pianist)까지 호텔의 모든 직원이 환대해주는 이런 사소한 배려의 연속은 큰 맘을 먹고 지불한 객실 요금을 금세 잊게 해주었다. 1906년에 오픈한 호텔의 내부는 클래식과 앤틱함으로 꽉 채워져 있고 객실의 가구와 집기 또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 있어 손대기 조심스러울 정도의 아우라가 풍겨졌다. 성공한 프러포즈의 기억을 뒤로 하고, 100년이 넘도록 최고의 호텔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리츠런던은 유서 깊은 역사와 평균 50년 넘게 근무한 직원들의 열정과 친절함까지 더해져 여전히 나의 ‘최애’ 호텔로 자리 잡고 있다.
- 허준 / 38세 / 기업 출장 컨설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