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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우리의 성생활은 달라졌을까?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파고든 지 1년이 훌쩍 지났다. 마스크가 당연해졌고 재택근무가 늘었으며 어떤 방식으로든 만남은 요원해졌다. 그렇다면 섹스는? <에스콰이어 코리아>가 2030 남녀에게 물었다. 팬데믹 이후 당신의 섹스는 달라졌나요?

BYESQUIRE2021.07.01
 
 

우리의 섹스는 변하지 않았다

 
〈에스콰이어 코리아〉는 지난달 미국판 〈에스콰이어〉에 실린 ‘포스트 코로나 섹스 리포트’를 번역해 소개한 바 있다. 〈에스콰이어〉와 섹스 리포팅의 명가 〈코스모폴리탄〉의 미국 편집자들이 세계적인 성 과학 연구단체인 ‘킨제이 연구소’와 손잡고 미국 전역의 2000명을 대상으로 서베이를 진행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코로나19 이후 섹스를 더 많이, 더 즐겁게 하고 있었다. 코로나19 사태 초반, 연인 또는 배우자와 24시간 내내 붙어 있어야 하는 환경이 갈등과 이별을 우발할 거라는 분석이 나왔으나 현실은 달랐던 셈이다. 외도를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줄었고, 연인과의 깊은 관계를 오랜 시간 유지하는 것을 더 우선에 두게 됐다. 특히 보고서는 같은 맥락에서 ‘성생활이 늘었다’고 결론 지었다. 기나긴 록다운 기간 동안 집 안에 갇힌 채, 많은 미국인들은 깊은 관계를 즐겁게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한 모양이었다. 함께 포르노를 보며 새로운 체위를 찾고, 다양한 섹스토이를 활용해가며 서로의 쾌감에 대해 깊이 탐구했다. 이런 결과를 전하며 미국판 〈에스콰이어〉는 “우리의 섹스는 문자 그대로, 엄청나게(fucking) 좋아질 예정”이라고 썼다. 부러웠다. 우리는 쾌감에 대한 탐험심과 학구열이 부러웠다. 이 리포트를 돌려 보며 〈에스콰이어 코리아〉의 에디터들은 ‘유교 국민’들의 성생활은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해졌다. 〈에스콰이어 코리아〉는 지난 5월 27일, 모바일 리서치 기관인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전국 20~39세 사이의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서베이를 진행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팬데믹은 숫자에 있어서는 우리의 성생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지만, 그 자세한 사정은 또 나름대로 의미 있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MORE OFTEN, MORE PLEASURE! 

미국에서는 남성의 43%, 여성의 31%가 팬데믹 전보다 현재 더 많은 섹스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조금 달랐다. 남성의 47%, 여성의 56%가 섹스 횟수에 변화가 없다고 답했다. 더 자주 하게 됐다는 응답은 남녀 모두 14%에 불과했고, 이보다는 줄어들었다는 답변이 많았다. 남성의 39%, 여성의 30%가 코로나19 상황 이후 섹스를 덜하게 됐다. 미국은 섹스가 늘었다고 답한 사람들이 가장 많았으나 한국에선 변화가 없다고 답한 사람이 많았다. 어떤 차이 때문일까?
 
“미국은 현대사회에 진입한 이후 처음으로 ‘록다운'을 경험했잖아요.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난 거죠.”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외국계 언론사에서 여성 문제와 섹스에 대해 주로 다뤄온 윤인경 기자의 말이다. “미국의 연인들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데이트’를 아예 하지 못했어요. 영화관도, 레스토랑도, 술집도 모두 문을 닫아버렸으니까요. 그럼 집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적극적으로 생각했겠죠?” 윤 기자는 한국과 미국의 차이는 이런 ‘록다운 멘탈리티'에서 벌어졌다고 봤다. “한국도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이나 밤 10시 이후 영업 제한 등의 조치가 시행되고는 있지만,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있고 대부분의 일상이 이어지고 있잖아요.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긴 했지만 집에만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성생활에 변화가 없다고 밝힌 사람이 대다수인 건 이런 영향이 있지 않겠어요?” 쉽게 얘기하면 나가서 하지 못할 정도로, 또는 집에서만 섹스에 심취할 정도로 갇혀 있지는 않았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지표는 팬데믹 이후 성생활에 큰 변화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만족도도 큰 변화가 없었다. 남성의 59%, 여성의 67%가 팬데믹 전후 섹스의 만족도에 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만족도가 높아졌다는 응답은 남녀 각각 14% 수준이었고, 감소했다는 답변은 27%와 20%였다. 개별 응답자별로 살펴보면 남녀 모두 빈도와 만족도가 확연한 양의 상관관계를 그리고 있었다. 더 자주 하게 된 사람일수록 더 만족스러워졌다고 답했다.
 
“빈도와 만족도 사이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연구가 꽤 있습니다.” 대한성학회 회장을 역임한 전남대병원 비뇨의학과 박광성 교수의 설명이다. “성관계 빈도가 성적 만족도 또는 성적인 웰빙과 양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결과들이 학계에 보고된 바 있죠.” 하지만 언제나 섹스의 빈도와 만족도가 같은 방향을 향하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에 이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북미에서 공개됐어요. 성관계 빈도수가 성적인 웰빙과 관련이 있긴 하지만, 그 정도에는 개인적인 차이가 있고 빈도가 높다고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성관계 빈도수와 만족도가 양의 관계를 그리지만 사람에 따라 만족도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장 중요한 건 섹스를 하는 파트너와의 관계에 대한 만족도입니다. 친밀한 사랑의 관계를 유지할수록 만족도 높은 성관계를 할 수 있는 것이지요.” 박 교수의 말대로 성관계 만족도가 늘었다는 이들은 섹스 빈도가 늘었을 수도 있지만, 연인 또는 배우자와 새로운 즐거움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어서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난 만큼, 서로를 위한 또 다른 기쁨을 찾기 시작한 커플들이 더 많이 하고 더 크게 즐겼으리라는 예측은 통계적으로 확실하게 뽑아낼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교수님과 우리의 마음속에서 사실이었다.
 
 

PLAIN, AND CLEAN

숫자는 달랐다. 실제 서베이의 결과를 보면 미국의 경우처럼 ‘잉꼬 모험주의자’ 커플이 많지는 않았다. 미 대륙의 잉꼬들이 포르노를 보거나 다양한 섹스토이를 활용하며 기나긴 록다운을 즐기는 동안 한국인들의 ‘플레이’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섹스토이, 스리섬, 오럴섹스 그리고 SM 등 다양한 플레이를 즐긴 적이 있는지 물은 결과 ‘경험한 적 없다'는 비율이 36%에서 52%로 오히려 증가했다. 동시에 시도해본 각 플레이의 비율은 전체적으로 감소했다. 정작 팬데믹으로 인해 다양한 플레이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냐는 질문에는 60%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인식이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시도 자체는 대폭 줄어들었다. 이 가운데 재밌는 점은 남성은 12%가, 여성은 2%만이 플레이를 즐긴 상대가 ‘섹스 파트너’였다고 응답했다는 사실이다. 전체 응답자를 대상으로 받은 답변은 아니지만, 여러 일벌들이 여왕벌의 꽁무니를 쫓는 모습이 그려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건 문화적인 게 클 것 같아요. 한국인들의 성적 보수성이 팬데믹이라는 사건 하나로 깨지진 않았을 거예요.” 윤 기자의 분석이다. “미국에서 다양한 플레이가 늘어난 건, 앞에서 얘기한 부분의 연장선에 있겠죠. 집에만 있고, 심심하고, 그래서 섹스를 더 많이 했으면 뭔가를 더 시도해보고자 하는 마음도 생기지 않겠어요? 하지만 한국은 록다운도 없었고, 사회 자체가 성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이기도 하죠. 섹스토이만 해도 막상 사용하는 커플은 10커플 중 3쌍이나 될까요?”
 
윤 기자의 분석에 대해 섹스토이 전문가에게 물었다. “미국은 굉장히 일반적이죠. 남녀불문 거의 80% 정도가 섹스토이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다고 할 정도로요.” 여성용 성인용품 브랜드 '르완드' 등을 수입·판매하는 엑스웰니스 홍도균 대표의 말이다. "한국에서는 토이에 대한 인식이 지난 5~6년 사이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미국이나 유럽에 비하면 아직 실질적인 이용자가 적어요. 80년대부터 보편적으로 사용해 온 서양과 문화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이겠죠?” 박 교수 역시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이번 서베이 결과가 미국과는 큰 차이가 있지만, 가까운 중국과는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중국에서 18세에서 45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비슷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더니, 팬데믹 이후 대부분의 사람이 성에 대한 흥미와 성관계 만족도가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왔거든요. 한국과 비슷하죠.” 각종 플레이에 대한 흥미가 감소한 것은 성을 바라보는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 때문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플레이 상대에 대해 남녀의 답변이 크게 갈린 이유를 묻는 질문에 박 교수는 “이건 코로나19와는 별개로, 문화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고 답했다. “한국 대학생 남녀의 성 의식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적이 있습니다. 그 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여성보다 우월적 성 의식이 더 강하게 나타났고, 성에 대한 태도도 훨씬 개방적이었거든요. 남성이 여성에 비해 쾌락과 유희를 위한 성을 더 추구하는 성향이 있는 만큼, 남녀가 다른 답변을 내놓은 것 같습니다.” 우리는 윤 기자와 박 교수의 말을 종합해, 미국에 비해 한국의 성생활 변화의 폭이 더 작은 이유는 평범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었던 방역 통제 상황의 차이와 성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꺼리는 ‘유교공화국’의 문화적 특징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한 가지 의문이 더 남는다. 다양한 플레이를 경험한 비율이 굳이 ‘감소’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문화적인 요인이 아닌, 코로나19로 인한 심리적 영향이 있는 듯했다. 주관식 답변 중에 ‘일반적이지 않은 방식의 섹스가 감염의 위험을 높일 것 같다’라는 대답이 있었다. 우리의 해석에 영향을 준 홍 대표의 발언도 있었다. “코로나19 이후 판매가 가장 많이 늘어난 성인용품이라면, 아무래도 콘돔이었거든요. 집 안에 계속 있으니까 성관계가 늘어나서 그런 게 아닐까라는 추측을 했는데, 이번 서베이 결과를 듣고 보니 좀 다른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안전한 섹스, 그러니까 감염 위험을 줄이는 섹스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판매량이 는 것 같기도 해요.” 각종 플레이가 이뤄지는 동안에는 일반적인 성관계에 비해 더 많은 비말과 체액이 다양한 방식으로 섞일 가능성이 높아서 꺼려했을 거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물론 이는 비과학적일 수 있다. 그러나 과학적인 논리가 아닌 감정의 논리로 ‘팬데믹 상황에 오럴섹스나 애널섹스를 시도하는 건 좀 그렇지. 그냥 보통의 삽입 섹스나 하자’라는 심정이었던 건 아닐까?
 
 

THE YOUNGER, THE BETTER?

흥미로운 건 20대가 30대에 비해 다양한 플레이에 개방적이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플레이를 시도해봤다는 비율은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폰섹스나 SM을 비롯한 다양한 플레이에서 20대는 30대보다 상당히 높은 응답을 보였다. 예를 들어 20대는 각각 10%, 9%가 폰섹스와 SM을 시도해봤다고 밝혔으나 같은 질문에 대해 30대는 2%만이 같은 답변을 내놨다. “아무래도 성적인 콘텐츠를 30대에 비해 20대가 더 일찍 접해봤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박 교수의 분석이다. “이전에 미국에서 비슷한 서베이를 한 적이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성적인 파트너를 만나는 것에 대한 서베이였는데, 나이가 더 젊고 소셜 미디어 등을 더 많이 사용해볼수록 파트너를 많이 만났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아마 한국 역시 비슷한 이유에서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요?”
 
20대의 이런 답변이 흥미롭게 느껴진 건, 20대의 30%가 지난 2년 사이 한 번도 성관계를 해보지 못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20대 초반일수록 더욱 심했는데, 20세에서 24세 사이의 남녀 40%가 코로나19 직전과 직후를 포함한 지난 2년 사이 한 번도 섹스를 한 적이 없었다고 답했다.
 
이 수치를 본 〈에스콰이어〉 에디터들은 일제히 탄식을 내뱉었다. ‘20대 초’라는 연령이 뜻하는 바를 생각하면 더욱 그랬다. 20대 초반은 2차 성징을 완료하고 일생을 통틀어 가장 빛나는 육체와 가장 왕성한 성욕을 지닌 채로 합법적 섹스의 기회를 손에 쥐는 시기가 아닌가? 우리는 팬데믹 시대의 20대를 걱정했다. 대학생의 경우 팬데믹 이후 등교를 한 적이 거의 없다. 새로운 사람을 가장 많이 만날 시기에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이성 사이에 관계를 맺을 기회 역시 다른 연령대에 비해 급감했을 터다. 팬데믹이 이토록 무서운 일이라며 안타까워하던 가운데, 박 교수에게서 의외의 이야기를 들었다. “20대 초반 응답자의 40%가 지난 2년 사이 섹스 경험이 없었다는 결과는, 코로나19의 영향보다는 일반적인 현상인 걸로 추정됩니다.” 박 교수는 대학 남학생의 성교 경험에 대한 조사 결과를 그 근거로 들었다. 해당 결과에 따르면 남학생의 경우 47~56%가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한다. 즉 나머지 절반 정도는 성관계 경험이 없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성의 생리적인 면만 고려한다면 20대 초반의 성생활이 가장 활발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사회·문화적인 요인까지 포함하면 20대 초반의 성생활 비중이 가장 낮은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코로나19의 영향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요.”
 
즉 지난 2년 사이 누군가는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가운데, 다른 누군가는 폰섹스와 SM 등 다양한 방면의 섹스를 파트너와 함께 즐기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런 분석 역시 안타깝게 다가오기는 마찬가지였지만.
 
 

WITH WHOM, AND WHERE?

감염이 두렵고, 낯선 사람을 만날 일이 줄었다. 자연스럽게 ‘원나이트 스탠드’는 감소했을 터였다. 그러나 성별에 따라 태도와 그 변화에 차이가 있었다. 먼저 팬데믹 이전 원나이트에 대한 남녀의 답변이 극단적으로 갈렸다. 남성의 절대다수인 64%는 원나이트를 환영하거나, 기회가 된다면 참여하겠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지만, 여성은 80%가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에는 남성들도 과반 이상인 55%가 원나이트에 부정적인 반응으로 바뀌었다. 돌아선 이유는 당연하게도, 낯선 상대와의 육체적 접촉이 불안하기 때문이었다(물론 이런 시국에도 남성의 14%는 ‘언제나 환영’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섹스를 하기 전 상대가 갖춰야 할 필수 요소의 순위는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남성은 단연 외모가 1순위였으며, 여성은 정서적 유대와 성격, 비슷한 취향 등을 꼽았다. 다만 ‘사회적으로 검증된 소속 집단’이나 ‘정확한 연락처’를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은 조금 바뀌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여성은 18%가 상대로부터 학교나 회사 등을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남성은 7%만이 그런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팬데믹 이후에는 11%의 남성이 검증된 소속 집단의 확인이 필요하다고 반응했다. 또 팬데믹 이전에는 성관계 전 정확한 연락처를 확인해야 한다고 답한 남성의 비율은 여성보다 낮았지만, 코로나19 이후로는 여성보다 높아졌다. 팬데믹 이후 많은 이들이 보다 확실한 신원을 가진 사람을 성관계 상대로 생각하게 된 셈이다.
 
확실한 신원을 중시하는 만큼 불특정 다수가 방문할 수 있는 모텔 등 숙박업소에 대한 선호도는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이용이 편리하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34%의 남녀가 성관계 시 가장 많이 이용한 장소로 꼽았으나, 코로나19 이후에는 23%만이 모텔을 이용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감소한 11%p만큼 집에 대한 선호도는 올라갔다. 57%에서 68%로 증가한 것이다. 이런 변화는 통계로 확인 가능하다. 국세청이 공개한 개인 일반사업자 업종별 부가가치세 매출 신고 현황에 따르면 모텔 등 숙박업의 매출은 코로나19 이전 대비 9% 감소했다. “오가는 사람 자체가 없어요.” 서울 동대문구 대학가에 위치한 모텔에서 일하는 A씨의 이야기다. “그나마 여러 사람들이 쓰는 넓은 방을 찾는 손님은 많아졌어요. 10시 이후에 술을 못 마셔서 그런 것 같은데, 일반실은 매출이 많이 줄었죠.” 성관계를 위해 모텔을 이용하던 이들의 대다수는 집으로 향했고, 절반 이상이 ‘안전’을 그 이유로 꼽았다. 코로나19가 성생활의 빈도와 만족도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지만, 섹스 상대의 조건이라거나 섹스 장소에는 일부 변화를 불러온 셈이다.
 
 

NOT MUCH HAS CHANGED

팬데믹은 적어도 서베이의 결과로만 봤을 때는 우리의 성생활을 크게 바꾸지는 못한 것처럼 보였다. 대부분의 사람이 성생활의 빈도나 만족도에서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고 밝혔다. 67%가 코로나19 상황과는 무관하게 원래 만나던 애인 또는 파트너와의 관계를 유지했고, 75%는 바람피울 생각이 이전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고 밝혔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 이전에도 섹스를 못 했던 사람들은 이후에도 하지 못했고, 이전에도 했던 사람들은 이후에도 계속하고 있다. 물론 변한 것도 있다. 원나이트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부정적인 방향으로 바뀌었으며, 각종 플레이를 시도해봤다는 비중은 오히려 감소했다. 집 이외 장소에서의 섹스에 대한 거부감은 늘어났다. 그러나 대부분 이전과 크게 다를 바 없이 하고 혹은 못 하고 또는 안 하고 있다.
 
바이러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안전과 청결이 최우선 과제가 된 현재 한국 사회의 성에 대한 보수성은 오히려 더욱 견고해진 모양새다. 당분간은 여기에 새로운 도전이 끼어들 여지가 적어 보인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섹스가 팬데믹 이전의 섹스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예측이기도 하다.
 

 
Q1. 최근 2년간 누구와 섹스를 했습니까?
▲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 섹스를 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20대 초반(40.2%)이 가장 높았다. 왕성한 혈기와 섹스는 별개인걸까?
 
 
Q2. 코로나 전과 후 원나이트 스탠드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 서베이를 통틀어 남녀의 차이가 가장 극명하게 갈린 질문이다. 코로나 때문에 줄긴 했지만 여전히 44.1%의 남성이 원나이트 스탠드에 긍정적이다. 코로나도 막지 못한 성욕이다.
 
 
Q3. 코로나 이후 다양한 섹스 플레이(SM, 롤플레이 등)를 즐긴 상대가 있다면 누구입니까?
▲ 어째서 이토록 남녀의 비율이 다른지 밝혀내는 데 끝내 실패했다. 명쾌한 답변을 알고 있다면 부디 제보 바란다.
 
 
Q4. 코로나 이후 섹스를 할 때 가장 자주 이용하는 장소는 어디입니까?
집 67.8%모텔 22.6%호텔 6.8%자동차 0.8%야외 0.5%
▲ 코로나, 성별, 나이에 관계 없이 모든 응답자가 집을 1순위로 꼽았다. 집을 선호하는 이유는 '(코로나로부터)안전해서'였다.
 
 
Q5. 시도해본 적이 있는 섹스 플레이는 무엇입니까? (중복 선택)
20대: 32.2% / 30대: 28%20대: 20.1% / 30대: 7.6%20대: 12.6% / 30대: 2.4%20대: 9.8% / 30대: 1.9%20대: 9.2% / 30대: 2.4%

▲ 거의 모든 항목에서 20대가 30대보다 다양한 섹스 플레이를 시도했다. 오럴섹스를 제외하면 4배가 넘는 수치이다. 30대가 20대를 이긴(?) 유일한 플레이는 스리섬(20대: 1.1% 30대: 1.4%)뿐이다.
 
 
Q6. 코로나 이후 파트너를 만난 방법은 무엇입니까?
▲ 위 서베이는 최근 2년간 섹스를 경험한 사람만 참여했다. 그런데 최근 2년간 파트너를 만나지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8.3%이다. 종합하면, '최근 2년간 파트너를 만나진 못했지만 섹스를 경험했다'는 말이 된다. 응답자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여성은 20대 초반, 남성은 30대 초반이 가장 많았다. 음, 알아서 추측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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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ITOR 김현유/ 박호준
  • PHOTO 게티이미지스 코리아
  • DIGITAL DESIGNER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