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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서부역 만리재길 가볼 만한 곳 4

서울역 후면, 서부역 앞 만리재길에 들어선 레스토랑, 카페, 와인 바들. 빈티지하고 레트로한 감성은 물론, 맛, 가성비까지 훌륭하다.

BY이충섭2021.07.02
공일부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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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일부엌은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흐르는 만리재로에서 우리의 한식을 대접하는 몇 안 되는 곳이다. 모던한 느낌의 외관은 발길을 멈추게 하고 안채의 한국식 인테리어는 마음을 사로잡는다. 묵은지 김치찜, 불고기 샐러드 비빔밥, 대창 깍두기 치즈 볶음밥 같은 식사 메뉴와 돼지 석갈비, 천년 수육, 불고기 토마토 샐러드, 낙지볶음처럼 술과 곁들이기 좋은 일품 메뉴로 나뉜다. 정통 한식과 현재의 입맛에 맞게 재해석한 메뉴들이 있어서 남녀노소 누구나 가도 즐길 수 있는 메뉴들이 충분한 편이다. 열무김치, 잡채, 콩나물 볶음 등 화려하진 않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기본기 충실한 밑반찬 또한 공일부엌을 가야하는 이유다.
 
서울부띠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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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부띠끄는 만리재길의 이국적인 분위기를 한층 더 짙게 물들게 하는 역할로 한몫 단단히 한다. 오래된 건물은 그대로 둔 채, 짙은 녹색의 벽돌과 타일로 마감하고 옅은 녹색 계열의 큰 정문에 금색의 손잡이를 달았는데 색은 다르지만 흡사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을 떠오르게 한다. 가게에도 앤틱한 소품이 가득하고 강렬한 빨간 네온 사인 불빛까지 유럽 도심 속 바나 펍에 온 느낌이 들 것이다. 흔히, ‘분위기 맛집’이라는 말은 가게를 잘 꾸며 놨으나 음식은 그 수준을 따라가지 못할 때 쓴다면 서울부띠끄는 ‘분위기 맛집 + 음식 맛집’으로 써도 될 만큼 음식 맛 또한 준수하다. 바질 페스토 미트볼, 감바스, 치킨 로제 파스타 등 웨스턴 푸드가 주류를 이루지만 곱창 까르보나라, 김치 치즈 파스타, 곱창 토마토 리소토, 우삼 불고기 피자처럼 우리의 식재료를 적절히 매칭한 요리도 눈에 띈다. 추천 메뉴는 곱창 토마토 리소토로 매콤한 토마토 소스에 알맞게 조리된 쌀밥 그 자체도 훌륭한데 중간중간 입안에서 고소한 곱창까지 씹히니 더욱 맛있을 것. 하나 더 추천한다면 크림 소스 속 치즈를 아낌없이 부어서 치즈 특유의 꾸덕함과 풍미가 살아 있는 시금치 바질 파스타다. 크림 소스의 바질향이 느끼함을 잡아주고 파스타의 가니시로 풍족하게 올라간 시금치를 곁들이면 느끼하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것이다.
 
더하우스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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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와 베이커리를 함께 운영하는 더하우스1932는 유서 깊은 곳이다. 1932년 지은 이곳은 적산가옥으로서 조선인쇄주식회사 일본인 사장의 사택이었다가 해방 후 미군의 관사로 활용됐는데 현재는 더하우스1932가 인수해서 리모델링을 통해 카페로 거듭났다. 지상 2층, 지하 1층으로 구성된 더하우스1932는 가게 안이 미로처럼 구성돼 있고 차를 마시는 공간마다 콘셉트가 달라서 이곳저곳 보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것이다. 드링크 메뉴는 브루잉 커피, 에스프레소 커피를 비롯해, 밀크티, 말차, 에이드, 메리골드 꽃차, 피치 레몬 그라스 티 등 다양하게 준비돼 있고, 베이커리 또한 식빵, 크루아상, 팡도르,소 소시지빵 등 다양하다. 더하우스1932의 커피도 훌륭하지만 베이커리 또한 커피에 못지 않으니 꼭 먹어보자. 스콘, 케이크의 디저트 류는 이외에 다양한 베이커리 메뉴를 맛보고 싶다면 맞은편 화이트 톤의 현대식 더하우스1932에 가면 된다.
 
빈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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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공간은 지난해 12월 오픈한 따끈따끈한 신상 와인바로, 만리재길을 잘 알고 있는 기존 손님과 와인을 좋아하는 손님이 모여서 벌써 유명세를 타고 있다. 와인 바가 없을 것만 같은 낙후된 골목길에, 우드 톤 그대로 살린 (정)문과 주황색 조명을 사용한 간판만 봐도 들어가보고 싶게끔 하는 마력이 있다. 전체적으로 다크하게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곳곳의 다른 색의 조명을 사용하다 보니 앉는 자리마다 다른 매력을 느끼게 된다. 비교적 작고 소박한 와인 바가 많이 생겨나는 요즘, 빈공간처럼 널찍하고 쾌적한 와인 바가 무척 반갑다. 한 쪽에 정렬해 놓은 행거에서도 손님을 배려하는 마음이 느껴진다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부터 포트와인까지 리저너블한 가격대의 와인이 구매돼 있고 이밖에도 진, 위스키, 맥주 리스트 역시 준비돼 있다. 사실 빈공간에서 가장 놀란 이유는 음식 메뉴 때문이었는데 다른 와인 바와 식사로도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와인처럼 역시 리저너블한 가격으로 준비돼 있다는 점이었다. 보통, 요즘 개업한 와인 바는 치즈, 샐러드처럼 간편한 음식이나 짜파게티처럼 쉽게 해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음식 류가 주를 이룬다면 빈공간은 크림 양파 돼지갈비 후라이드, 부채살 찹스테이크와 크림 뇨끼, 새우 로제 떡볶이처럼 든든한 식사 메뉴도 있었다. 손님들 사이에서 칭찬이 자자하다는 새우 로제 떡볶이는 1만원 초반대이지만 큼지막한 새우가 맨 먼저 눈에 띄었고 매콤달콤한 떡볶이에, 풍미 가득한 치즈와 시원한 맛을 내는 새우가 들어가니 국물 맛이 끝내줬다. 이대로 가게를 유지한다면 만리재길에서 가장 캐주얼하면서도 핫한 와인 바가 되지 않을까.
 
사진 이충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