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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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아우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에서 생긴 일

BY박호준2021.07.09
아우디가 오랜만에 잔치를 열었다. 하반기 국내 출시 예정인 E-트론 GT를 필두로 R8, RS 6, RS Q8 등 ‘미개봉’ 신차가 즐비한 ‘소문난 잔치’였다. 이것은 인제 스피디움 서킷이 요란한 엔진 소리로 가득 찼던 그날의 이야기다.   
DRIVING PLEASURE
이른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가랑비 수준이 아니었다. 서킷 위 아스팔트는 물에 흠뻑 젖은 지 오래였다. 그곳을 610마력짜리 슈퍼카로 달려야 했다. R8 V10 퍼포먼스 말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1초밖에 걸리지 않는 차를 비 오는 날 서킷에서 탄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잔뜩 긴장한 탓에 시동도 걸지 않았는데 뒷목이 뻐근했다.
기우였다. 노면 상태를 고려해 속도를 약 20% 정도 감속해 달리긴 했지만, R8에 적용된 아우디 전매특허 네 바퀴 굴림 기술인 ‘콰트로’는 시종일관 차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접지력을 초과해 차를 몰더라도 아찔하기보단 즐거웠다. 마치 실력 좋은 드라이버가 옆에 앉아 “지금 운전대 조향이 좀 늦었지? 음, 브레이크는 조금 더 늦게 밟아도 괜찮아”라고 말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만큼 하체 세팅과 핸들링이 직관적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마른 노면에서 R8이 발휘할 수 있는 극한의 퍼포먼스를 경험하지 못했다는 것뿐이다.   
CONVENIENCE
R8이 선사한 두근거림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음 프로그램으로 이동했다. 대형 SUV인 RS Q8으로 좁은 코너를 돌아나가는 코스였다. A5 세단 모델과 RS Q8을 번갈아 운전했는데 몸집이 더 작은 A5가 한 번에 돌아 나가지 못하는 유턴 코스를 RS Q8은 가뿐히 통과했다. 뒷바퀴 조향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최대 5도까지 뒷바퀴가 기울어진다. 적어도 RS Q8에 ‘큰 차는 유턴하기 불편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EASY-GOING
매력을 전부 보여주기엔 서킷이 너무 좁았던 걸까? 아우디는 기자들을 이끌고 공도로 나섰다. 매콤한 와인딩 실력을 뽐내기 위해 S6, S7, SQ8 그리고 e-트론 50 콰트로가 준비돼 있었다. 주저하지 않고 e-트론 50 콰트로의 키를 골랐다. 이유는 2가지였다. 서킷에서 놀란 가슴을 조용한 전기 SUV라면 진정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아우디의 콰트로 시스템이 전기차와도 조화를 잘 이루는지 와인딩 코스에서 실험해볼 참이었다.  
효과는 굉장했다. 연속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돌아나갈 때 귓가에 스치는 건 노면에서 올라오는 자잘한 소음이 전부였다. 단순히 엔진이 없기 때문만은 아니다. 엔진룸과 도어 트림 등 눈에 잘 보이지 않는 곳까지 꼼꼼하게 매만져 소음을 틀어막은 덕이다. 보통 전기차는 주행거리 향상을 위해 전기차 전용 타이어를 기본 장착한다. 아우디는 아니다. 전기차일지라도 주행거리보단 승차감과 안정성에 초점을 두기 때문이다. 2.5톤이나 되는 무게에도 불구하고 흔한 타이어 파열음 한 번 없이 와인딩 코스를 질주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