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무의도 속 작은 보석, 소무의도. 과거에는 무의도까지 배를 타고 들어가야 했기에 소무의도는 꼭꼭 숨겨져 있었지만, 2019년 바다를 가로지르는 무의대교가 개통되면서 섬 트래킹 명소로 나날이 위상이 올라가고 있다. 무의도에서 소무의도로 가는 유일한 방법은 인도교를 건너가는 것인데, 차는 통행이 불가해 무의도에 주차를 한 후 소무의도까지는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소무의도를 관광지로 거듭나게 한 ‘무의바다누리길’은 해발 74m의 2.5km 트래킹 코스로 약 1시간이면 완주가 가능해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러 오는 이들도 많다. 섬둘레를 따라 걷기 때문에 등 뒤로는 산에 기대고 눈앞으로는 세월이 만든 기괴 암석 해안 절벽과 탁 트인 바다가 펼쳐져 남해 바다를 연상케 한다. 해무가 끼는 날엔 바다 위 공중에 뜬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아담한 포구와 어촌 마을의 빨간 지붕을 따라 흐르는 천상의 산책 코스를 꼭 경험해볼 것.
소무의도 맛집을 검색했을 때 첫 번째로 등장하는 ‘뗌리국수’는 지역 이름인 떼 무리를 줄인 이름으로, 소무의도산 주꾸미를 통째로 넣고 끓인 맑은 국수로 유명하다. 한 그릇에 12000원으로 국수치고 다소 비싼 감이 있지만, 관광객들이 주로 즐기는 트래킹과 낚시로 소모된 에너지를 가득 채워주는 보양식 국수이기에 늘 손님으로 북적인다. 열무 냉국수와 콩국수는 6000원, 해물파전은 12000원으로 관광지의 1등 맛집 랭킹을 생각했을 때 굉장히 합리적이다. 식당 간판은 크지 않아 네이버 지도를 따라 걷다 보면 그대로 지나칠 수도 있다. 소무의도로 들어가는 다리를 건넌 후 아기자기한 정겨운 마을 입구에서 바로 나타나는 ‘뗌리국수’ 노란색 푯말을 보물 지도 찾기 하듯 따라 가볼 것.
일출로 유명한 몽여 해변에는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카페나 식당이 의외로 많지 않다. 명당자리를 지키고 있는 2층 규모 카페 ‘섬카페좋은날’과 ‘고기섬횟집’이 거의 유일하다. 그래서 소무의도 방문한 관광객들은 마치 약속한 것처럼 해변을 독점하고 있는 카페 ‘섬카페좋은날’ 1층에 삼삼오오 모여든다. 가장 인기 있는 자리는 단연 바다 바로 앞 노란색 파라솔 자리! 푸른 바다와 샛노란 파라솔 컬러가 대비를 이뤄 인증샷이 잘 나오고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만 있어도 찐행복의 시간이 펼쳐진다. 2층에 올라가면 루프탑에서 빈백에 앉아 잔잔한 바다를 보며 물멍을 때리기 제격이다. 바람 한 점 없는 쨍쨍한 오후엔 조금 버티기 힘들 수 있지만 해가 지고 선선한 저녁이 되면 붉은 일몰을 보며 휴식하기 좋다.
고기섬횟집에서 야외 파라솔 자리에 앉으면 바닷바람을 쐬며 소무의도에서 직접 잡은 신선한 낙지와 소라 한 접시, 칼칼한 해물 칼국수를 안주 삼아 술 한잔 걸치기 좋다. 산낙지와 소라는 한 접시에 3만원으로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풍광에 지나가는 고깃배들을 구경하는 여유를 부리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다.
_프리랜서 에디터 박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