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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에게 연기는 단순한 일이 아닌 '치유'다

나나의 최대 관심사는 지금도 연기다. 그저 잘하고 싶었던 연기는 이제 나나에겐 없어선 안 될 무언가가 됐다.

BYESQUIRE2021.08.25
 
 

연기가 나나를 치유하리니

 
 〈굿 와이프〉 이후 쉬지 않고 연기를 계속했는데, KBS 〈출사표〉 전까지는 사실 비슷한 느낌의 역할을 많이 맡았어요. 대체로 굉장히 아름답고 유능하면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들이었죠. 혹시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에 대한 걱정은 없었어요?
했어요. 〈굿 와이프〉 이후 장르물 작품의 오디션이 많이 들어왔거든요. 사실 저는 장르물은 상관없었어요. 장르물 안에서도 다양한 역할들이 존재하니까요. 그런데 말씀하신 것처럼 시크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만 계속 들어오니까, 혹시나 대중에게 이런 이미지로 굳어지는 게 아닐까 우려했죠. 그때는 좀 더 인간적인 캐릭터나 다른 직군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호기심도 컸고요.
 
그린 러플 톱, 블랙 팬츠, 스트랩 샌들 모두 알렉산더 맥퀸.

그린 러플 톱, 블랙 팬츠, 스트랩 샌들 모두 알렉산더 맥퀸.

지금껏 전문직이나 특수직 종사자를 주로 연기해왔어요. 〈굿 와이프〉의 김단은 로펌 조사원이었고, OCN 〈킬잇〉의 도현진은 형사, KBS 〈저스티스〉의 서연아는 검사였죠. 〈출사표〉의 구세라는 구의원이었고요. 낯선 분야인 만큼 연기를 위해 공부할 것도 많았을 것 같아요.
비슷한 직군에 종사하는 주인공이 나오는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봤어요. 그래도 모르면, 일단 감독님께 바로 달려가서 여쭤봤고요.(웃음) 대본 속 주어진 상황에서 제가 느낀 감정을 최대한 살리려고 했어요. 작품을 통해 배운 것도 많아요. 특히 〈출사표〉의 경우는, 사회에서 외면받는 소수자들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고요.
작품을 통해 더 넓은 세상을 알게 되는 거군요.
연기가 그래서 좋은 것 같아요.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 수 있다 보니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배우는 게 많아요. 또 내가 아닌 다른 캐릭터를 보여주지만, 그 안에 어느 정도는 제가 있기도 하고요. 저 스스로인 동시에 다른 사람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연기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갈수록 감정을 많이 드러내는 역할을 맡는 것 같기도 해요. 예를 들어, 김단과 구세라는 감정 표현에서 완전히 극단에 있는 인물들이었잖아요. 연기하면서도 차이가 있죠?
감정을 많이 드러내는 역할은, 정말 속 시원해요. 사회생활을 많이 하시는 분들도 그렇겠지만 연예인이라는 직업상, 유독 어디서도 감정을 많이 드러내지 못하거든요. 그런데 감정을 표출하는 역할을 맡으면 대리만족이 되더라고요. 누군가에게 내 감정을 분출하는 게 아니라, 그저 연기만 했을 뿐인데 스트레스가 해소되고요. 제 안에 있던 감정을 그저 드러낸 것만으로도 치유받는 느낌이었어요.
 
네이비 슬립 드레스 3.1 필립 림. 블랙 큐빅 앵클부츠 알렉산드레 보티에.

네이비 슬립 드레스 3.1 필립 림. 블랙 큐빅 앵클부츠 알렉산드레 보티에.

연기가 누군가를 치유할 수도 있군요. 배우 나나에게뿐만 아니라, 인간 나나에게도 연기는 없어선 안 되는 것이겠어요.
〈출사표〉를 찍을 당시 그런 기분을 많이 느꼈어요. 구세라는 성격 자체가 당돌하고, 할 말과 못 할 말을 가리지 않고, 소리를 지르고 싶을 땐 소리를 지르고, 막무가내일 때도 있거든요. 그런데 저는 그렇게 해본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어쩌면 저 역시 내면에 많은 것들이 쌓여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어요. 구세라 역할을 맡으면서 마음속 답답함을 많이 해소했고, 저의 감정을 좋은 방향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죠. 고마운 역할이에요.
워낙 어린 나이에 데뷔한 것도 감정 표출이 어려워진 데 영향을 줬을 것 같아요.
습관이 돼버렸죠. 감정을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는 교육을 받기도 했고, 실제로 작은 실수로 오해를 사는 사례도 직접 봤고요. 안타까운 일이죠. 그만큼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특수한 직업이기도 하고요.
무대에 선 지는 꽤 됐죠? 얼마 전에 SBS 웹예능 〈문명특급〉 ‘컴눈명(컴백해도 눈감아줄 명곡)’ 특집에 애프터스쿨이 출연했는데, 나나 씨가 없어서 아쉬워한 팬들이 많더라고요.
맞아요. 드라마 촬영이랑 겹쳐서, 저도 너무 아쉬웠어요. 기회가 생긴다면 언젠가 다시 무대에 올라보고 싶어요.
 
*나나 화보와 인터뷰 풀버전은 에스콰이어 9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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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김현유
  • PHOTOGRAPHER 채대한
  • STYLIST 조보민
  • HAIR 한수화
  • MAKEUP 무진
  • ASSISTANT 윤승현
  • DIGITAL DESIGNER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