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진짜 남자의 수련, 요가

요가는 몸을 바꾸게 하기보다는 몸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게 한다.

BYESQUIRE2021.09.20
 
요가를 한다고, 나름 꾸준히 수련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요량이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으레 묻는다.
 

“남자가 요가 하면 여자들이랑 같이 수련할 때 안 민망해?”, “요가하면 진짜 유연해져? 살도 빠지나?”
 

요가는 본래 남자들이 주로 하는 것이었지만 현대에 와서 여성이 주로 하는 운동으로 자리잡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남자가 요가를 한다고 하면 다소 생경해 보이는지 요가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등의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그 중에서 남자인 친구들이 꼭 빼먹지 않고 물어보는 질문이 있으니 바로 다른 여자들과 같이 요가를 하면 민망하지 않냐는 것이다.
 
“남자가 요가 하면 여자들이랑 같이 수련할 때 안 민망해?” 뭐 충분히 물어볼 수 있다. 보통 요가를 생각하면 착 달라붙는 레깅스를 입은 미녀들이 연상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질문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도직입적으로 답을 하자면, 일단 나는 그런 생각을 한 적이 한번도 없다. 왜냐하면 요가는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과정이기 때문에 주변을 둘러볼 여력이 없다. 솔직히 말해 이효리, 미란다 커와 같이 요가를 해도 1~2분만 지나면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것 같다. 그만큼 요가는 나 자신의 깊숙한 속내로 떠나는 여행이다. 주변 환경은 물론이고 시간의 흐름까지 까먹기 일쑤이다. 요가를 수련하면서 몰입하다 보면 2~30분 수련한 것 같은데 1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 듯한 경험을 할 때가 많다.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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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보통 요가를 생각하면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모습 등 정적인 모습을 떠올린다. 겉으로 보기엔 흔들림 없는 정적인 모습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내적으로는 굉장히 격렬한 과정의 연속이다. 평소에 하지 않던 불편한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몸의 근육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사용하기 위해 온 힘을 집중해야 하고, 마음 속 깊숙한 곳에선 포기하고 싶은 욕망이 계속 끓어오른다. 한 마디로 나의 ‘주의’가 자연히 안으로 흘러간다. 만약 요가를 하면서 다른 분들을 관찰할 여력이 있다면 그것은 이런 내적 작용을 큰 무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상태라는 뜻일 거다. 어쩌면 그때가 바로 더 상위 단계 수련에 도전해야 한다는 타이밍 아닐까.
 
이런 대답을 하면 친구들은 보통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한다. 그러다가 다시 한번 질문을 던진다. “그런데 요가 하면 몸이 좋아져? 요가로 살을 뺄 수 있어?” 남자든 여자든 요가를 통해 체중을 감량하고 몸을 예쁘게 만들 수 있는지 많이 궁금해하는 것 같다. 한 마디로 요가의 정신적인 효과는 뭔가 있는 것 같긴 한데, 신체적인 관점에서도 큰 효과가 있는지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우선 확실히 유연해지기는 한다. 아무래도 이리저리 몸을 비틀고 늘리고 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당연히 근력도 생긴다. 요가는 자신의 몸무게를 들어올려야 할 때가 많다. (이것을 역으로 이해하자면, 살을 빼면 요가를 수련하는 게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요가를 하면 당연히 근력도 생기고 살도 조금 빠진다. 굳이 ‘조금’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뭐랄까? 요가는 웨이트처럼 몸을 극한까지 깎아내지는 않는 것 같다. 다만 불필요한 살들을 걷어낸다고 해야 하나. 그러나 나는 요가를 하면 몸이 좋아지냐는 질문에 이런 대답보다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는 편이다. 
 
“요가를 하면 네 몸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져.”
 
키 180cm, 몸무게 77kg 정말 흔하디 흔한 30대 청년. 나도 한번쯤은 정말 멋있게 벌크업 해서 바디 프로필로 남겨보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한 때는 웨이트 트레이닝, 크로스핏 등을 하면서 몸을 이리저리 깎아내려고 했던 적도 있다. 그러나 요가를 수련하기 시작한 이후로 지금은 있는 그대로의 내 몸에 만족한다. 남들처럼 날렵하게 깎여진 몸이 아니더라도, 둥글둥글한 몸이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내가 좋다. 이렇게 나의 몸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니 주변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진다. 몸을 멋지게 만든 친구를 부러워하기 보다는 그 친구의 노력에 대해 찬사를 보내게 된다. 주변을 있는 그대로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것이겠지.
 
말 그대로 전설의 반열에 오른 ‘존 레전드’는 ‘All Of Me’에서 “Love your curves and all your edges, All your perfect imperfections” 이라고 노래했다. 부드러운 부분과 모난 부분으로 이루어진 완벽한 불완전함을 사랑하는 마음. 나의 몸을 바라볼 때 필요한 마음이 바로 다름 아닌 이것이다. 어찌 보면 내 몸이 모나지 않고 이렇게 둥글게 이루어진 까닭은 나를 둘러싼 것을 부드럽게 안아 주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마음 깊숙한 곳으로 떠나는 여행의 끝에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부드럽게 안아 주는 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