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사소하지만 궁금했던 코트에 관한 상식

사사롭고도 구체적인 코트에 관한 상식.

BY임일웅2021.10.28
 

COAT

코트의 본래 정의는 ‘이너(셔츠) 위에 입는 모든 겉옷’. 언더 코트, 오버 코트, 톱 코트,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언더 코트(Under Coat)는 지금의 재킷과 같은 개념으로 일반적인 재킷을 비롯한 턱시도, 연미복을 말한다. 오버 코트(Over Coat)는 울과 같은 두꺼운 원단으로 만든 길이가 긴 아우터, 즉 지금의 코트와 같다. 마지막으로 톱 코트(Top Coat)는 코버트 울이나 개버딘과 같은 얇은 원단으로 만든 짧은 길이의 코트를 말한다. 
✔ 세계 최초의 코트
처음으로 코트라는 단어가 사용된 시기는 중세시대. 사슬을 칭칭 두른 영국군의 전투복을 부르는 코트 오브 체인(Coat of Chain)이란 이름으로 사용되었다. 현대에서 말하는 코트, 즉 재킷 위에 입는 오버 코트는 18세기 이후로 등장했다. 케이프나 망토같이 걸치는 스타일의 아우터가 조금 더 견고하고 분명한 형태의 아우터로 바뀌게 된 것이 시작이었다.
 
✔  여성이 처음으로 코트를 입은 순간
18세기까지 코트는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다. 당시 여성들은 화려한 디테일의 글래머러스한 드레스를 주로 입었고, 입고 벗기에 거추장스러운 코트보다는 가볍게 두를 수 있는 케이프를 선호했다. 여성이 처음으로 코트를 입은 것은 19세기 초반. 여성들도 스포츠 활동을 즐기기 시작하면서 가볍고 활동성이 높은 드레스를 주로 입게 됐고, 동시에 코트에 대한 인기도 빠르게 퍼졌다.
 
✔ 캐주얼한 원단 VS 포멀한 원단
체크나 헤링본 등의 패턴이 들어간 원단을 캐주얼하다고 볼 수 있다. 소재로만 따지면 거친 결의 울이나 트위드, 혹은 개버딘과 같은 코튼 소재가 캐주얼한 느낌을, 울, 캐시미어, 캐멀 헤어 소재로 포멀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고.
 
✔ 영국과 이탈리아 스타일의 차이
날씨가 다른 것처럼 극명한 차이가 있다. 춥고 습한 기후의 영국 원단은 이탈리아보다 훨씬 두꺼우며, 전통적인 디자인을 많이 따르는 편. 예를 들어 체스터필드 코트의 경우, 영국에서는 벨벳 칼라가 달린 기성복이 지금도 많이 출시되지만, 이탈리아에서는 코트와 같은 원단을 사용하거나 디자인을 다양하게 변형하는 경우도 많다.
 
✔ 소재 함량에 따른 퀄리티 차이
울이나 캐시미어와 같은 천연 소재가 많이 함유될수록 비싸다. 합성섬유에 비해 재료를 구하는 것도, 제작 과정도 복잡하니까. 울 소재를 많이 함유할수록 원단은 조금 뻣뻣하고 무겁지만 튼튼하고, 캐시미어 소재를 많이 함유할수록 원단은 가볍고 부드럽지만, 다소 흐물거리고 연약한 경향이 있다. 같은 함유량일지라도 원단 번수에 따라 품질이 또 다른데, 수의 숫자가 높을수록 원단을 구성하는 실의 두께가 가늘어져 더욱 가볍고 부드럽다.
 
✔ 맥 코트와 발마칸 코트의 차이
가장 크게는 소매 형태가 다르다. 발마칸 코트는 어깨와 소매를 일체형으로 구성한 래글런 슬리브 형태인데, 맥 코트는 그렇지 않다. 주로 사용하는 소재 또한 다른데, 맥 코트는 매킨토시 브랜드에서 만든 코트로 주로 고무 방수 처리한 특수 코튼 원단을 사용하지만, 발마칸 코트는 두꺼운 울 소재를 사용한다.
 
✔ 좋은 코트 고르는 방법
비싸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코트는 아니다. 자신에게 맞는 패턴을 가진 코트인지 꼭 입어보고 결정하라. 재킷 안에 있는 태그를 확인해 원단 혼용률을 보는 것도 잊지 말 것. 캐시미어가 많이 들어갈수록 고급 원단이니까.
 
✔ 체형별로 어울리는 코트 스타일
슈트와 함께 입는 것을 기준으로 더블브레스티드 코트는 풍성한 볼륨감을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두 겹으로 된 코트 앞섬을 여미면, 글래머한 실루엣과 강직한 어깨를 강조할 수 있다. 반대로 싱글브레스티드 코트는 한결 슬림하고 스마트한 이미지를 원하는 이들에게 어울린다.
 
✔ 코트를 맞출 때 반드시 알아야 할 것
이 코트를 재킷 위에 입을 것인지, 아니면 얇은 셔츠 위에 입을 것인지 꼭 정할 것을 추천한다. 그래야 테일러가 용도에 맞게 품과 길이를 완벽히 디자인할 것이다. 길이는 무릎 위로 맞추게 되면 캐주얼한 인상을, 무릎 아래로는 포멀한 인상을 줄 수 있다.
 
✔ 코트가 몸에 잘 맞는지 확인하는 방법
수선이 불가능한 곳을 기준으로 확인할 것. 먼저 라펠의 뒷깃이 목 뒤에 잘 붙어 있는지, 또 품이 너무 벙벙하거나 꽉 끼지는 않는지 점검한다. 뒷면의 벤트 또한 중요하다. 움직였을 때 벤트가 들뜨거나 두 다리 쪽으로 벌어져 있다면, 사이즈에 비해 코트가 작은 것이다.
 
✔ 한국 기후에 적합한 원단
기능적으로는 혹독하게 추운 한국 날씨에 적합한 두툼한 울 소재나 캐멀 헤어 원단을 추천한다.
 
✔ 역사상 가장 유명한 코트
아무래도 버버리의 트렌치코트가 아닐까? 영국에서 파생된 수많은 코트가 있지만, 코트라는 아이템 하나만으로 글로벌한 하우스 브랜드가 된 케이스는 흔치 않다. 영화 〈카사블랑카〉에서 트렌치코트를 입은 험프리 보가트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을 테고.
 
✔ 폴로 코트의 주머니가 유독 커다란 이유
추운 날씨에도 야외에서 경기를 치렀던 영국의 폴로 선수들은 이 코트를 입고 장갑을 낀 채로 자신의 차례가 오기를 기다렸다. 장갑을 낀 손을 두툼한 턴다운 커프스와 함께 주머니에 넣어야 했기에 주머니 크기는 자연스럽게 커질 수밖에.
 
✔ 캐멀 코트는 캐멀 컬러 코트를 말하는 건가?
캐멀 코트는 폴로 코트를 가리키는 또 다른 명칭일 뿐. 폴로 코트를 처음 입기 시작했을 무렵에는 낙타 털로 만든 캐멀 헤어 소재만을 사용했기에 그대로 이름이 굳어졌다. 지금은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주로 캐멀 헤어와 울을 혼방으로 사용하고 있다.
 
✔ 래글런 슬리브의 기원
1815년 워털루 전쟁에 참전한 영국의 래글런 남작은 부상으로 오른쪽 팔을 잃게 됐고, 그의 테일러는 그가 옷을 좀 더 편히 입을 수 있도록 새로운 형태의 소매를 고안했다. 어깨와 소매가 하나로 이어진 래글런 슬리브를 적용한 코트는 그의 움직임을 한층 더 자유롭게 했다.
 
✔ 활용도 높은 컬러
아무래도 다크 네이비가 아닐까. 어두운 컬러의 포멀한 슈트 차림에도 어울리고, 캐주얼한 데님 팬츠와도 무난하게 매치가 가능하니까. 동일한 이유로 무채색의 다크 그레이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이미 2가지 컬러의 코트를 구비했다면, 브라운 계열 혹은 캐멀 컬러 코트가 기분 좋은 환기가 될 수 있다. 두 컬러에 비해선 캐주얼한 인상을 줄 수 있다.
 
✔ 코트의 올바른 관리법
저온으로 세팅한 건조기에  5분 정도 가볍게 돌려 먼지를 제거한다. 이때 테니스 공 3개를 함께 넣으면 먼지 제거에 더욱 효과적이다.
코트를 결에 따라 빗으면 먼지를 털어주면서 원단 헤어의 결을 살릴 수 있다. 돼지털과 같은 천연 소재로 만든 빗을 사용하기를 권장한다.
코트를 걸어둘 때는 어깨에 꼭 맞는 행어를 사용한다. 어깨에 맞게 제작된 원목 소재를 사용한다면 원형을 보존하는 데도, 습기를 제거하는 데도 좋다.
장기간 보관할 경우에는 걸어두는 것보다 접어서 보관하는 것을 추천하며, 코트 뒤판에 종이를 덧댄 후 어깨선을 기준으로 접어준다.
잦은 세탁이나 드라이클리닝은 코트에 무리한 습기를 가할 수 있기에 최대한 지양한다. 국소 부위에 오염이 발생한 경우에는 스펀지에 원단에 적합한 세제를 묻혀 가볍게 두드리듯 제거한다.
 

 

생소한 디테일

 

TURNBACK CUFFS

턴백 커프스.

턴백 커프스.

폴로 코트의 소매에 주로 쓰이는 디테일. 이름 그대로 소매를 접어 올린 듯한 모양새로 장갑을 잠시 벗었을 때 보관하기 위해 사용된다.

 
 

THROAT-LATCH

스로트 래치.

스로트 래치.

강한 바람으로부터 목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었다. 버클을 이용해 한쪽 코트 깃을 반대편에 단단히 여밀 수 있다. 평소에는 단추를 활용해 목 뒤에 고정한다.

 
 

VENT

벤트.

벤트.

코트 뒤판의 허리부터 엉덩이까지 들어가는 절개. 승마를 할 때 입었던 해킷 재킷에서 시작된 디테일인데, 의자에 앉을 때 불편함 없이 원단이 자연스럽게 벌어진다.

 
 

VELVET COLLAR

벨벳 칼라.

벨벳 칼라.

체스터필드 코트의 윗깃에는 본래 블랙 벨벳 장식을 더했는데, 이는 프랑스혁명 당시 희생당한 사람들에 대한 애도의 의미를 담았다.

 

 

코트의 종류와 특징

 

TRENCH COAT

이토록 우아한 코트 또한 밀리터리에서 유래했다. ‘트렌치(Trench)’란 영어로 참호 혹은 도랑을 의미하며,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참호 안에서 영국 장교가 주로 입었다. 어떤 코트보다도 화려한 디테일이 곳곳에 적용되었는데, 모두 극도의 실용주의에서 비롯된 결과. 어깨의 스톰 플랫과 소매의 스트랩은 빗속에서 쌍안경으로 관측할 때 비가 새어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들었다.
 
 

POLO COAT

원래는 영국의 폴로 게임 선수들이 입던 투박한 아우터였다. 땀이 식기 전에 가뿐히 입고, 차례가 되면 곧바로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단추도 없이 벨트로 여미는 형태. 아이비리그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며 6개의 단추와 간소화된 허리춤의 벨트같이 좀 더 단정하고 멀끔한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과감한 팔동작을 가능하게 하는 액션 플리츠와, 플리츠 벤트로 본래 성격은 그대로 유지한 채로.
 
 

PEA COAT

이름의 ‘피’는 ‘두꺼운 원단으로 만든 재킷’을 뜻하는 네덜란드어 ‘Pijjakker’에서 왔다고 알려져 있다. 1857년 영국 해군의 공식적인 정복이자 작업복이었으며, 이후 미국 해군에도 그대로 전파됐다. 바다에서 주로 활동하는 해군들을 위한 아우터였기에 변색에 강한 네이비 컬러를 사용했으며, 차가운 바닷바람에도 견딜 수 있는 두꺼운 울 소재를 사용했다. 가슴을 따라 가지런히 정렬한 단추는 금속이나 나무, 플라스틱 등의 다양한 소재로 만들었다.
 
 

DUFFLE COAT

일명 떡볶이 코트. 엄마가 사준 코트를 입고 학교에 가는 초등학생의 귀여운 뒷모습이 떠오르지만, 생각보다는 꽤나 터프한 정체성이 담겨 있다. 벨기에 앤트워프의 도시 뒤펄(Duffel)의 이름을 그대로 붙였다. 북유럽 국가의 농부들이 작업할 때 입던 후드와 토글이 달린 코트의 실용적인 면모에 반해, 영국 해군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군복으로 보급하며 유명해졌다.
 
 

BALMACAAN COAT

19세기 중반 습하고 추운 기후의 스코틀랜드 인버니스주에서 비옷으로 입던 수더분한 싱글브레스티드 코트가 시작이었다. 비가 어깨 라인으로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소매와 하나로 이어진 래글런 숄더를 사용했고, 습기 많은 기후에도 단단히 버틸 수 있는 투박한 울 소재로 만든 코트.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솔기를 최소화했으며 짧은 칼라를 부착해 활동성을 극대화했다.
 
 

CHESTERFIELD COAT

무릎을 살짝 덮는 길이의 포멀한 코트. 블랙이나 그레이 같은 무채색 계열을 자주 사용한다. 어떠한 허리 장식이나 벨트 장식도 없는 간결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지금과 같은 모습은 19세기 초반에 자주 입던 다른 코트들과는 달리 허리 솔기가 없는 루스한 형태. 셔츠부터 베스트, 재킷까지 단단히 껴입은 채로 입을 수 있는 완전한 아우터로서 디자인했다. 라펠 윗깃은 원래 벨벳으로 만들었으나, 지금은 코트와 동일한 원단을 사용하기도 한다.
 

 

올해의 코트 트렌드

 

MR.CAMEL

정통적인 컬러가 돌아왔다. 화려한 변주보다는 정통적인 패턴과 형태를 고수한 채로. 보라, 초록, 빨강, 노랑 등 형형색색의 컬러들 속에서 정숙한 자태를 뽐내는 캐멀 컬러 코트가 눈에 들어온다.
 

FULL LEATHERED

투박한 소재의 대명사인 레더와 우아함의 상징과도 같은 코트의 절묘한 결합. 거칠고 호방한 남자의 터프한 아우터와 고급스럽고 우아한 실루엣의 아우터가 공존할 수 있는 유일한 지점.
 

TRENCH REVOLUTION

테크니컬 소재, 화려한 패턴, 인형 디테일, 체인으로 만든 벨트, 라펠을 없앤 앞판까지. 브랜드의 개성과 동시대적 견해를 가득 담은 온갖 형태의 트렌치코트가 등장했다.
 

 

코트 종류별 원단

체스터필드 코트 블랙과 그레이 등 어두운 무채색 컬러의 울, 캐시미어 원단.
폴로 코트 원래는 밝은 계열의 캐멀 헤어 원단을 사용했으나, 지금은 울, 캐시미어, 트위드 울 등 많은 소재로 제작되고 있다.
발마칸 코트 두꺼운 트위드 울 혹은 개버딘 울.
더플 코트 이중 처리된 아주 두꺼운 울을 사용하며, 안감으로는 타탄 패턴의 원단이 특징.
피 코트 이중 처리된 아주 두꺼운 울.
트렌치 코트 방수 처리된 개버딘 코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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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임일웅
  • Illustrator OBIG
  • PHOTO 닐바렛/ 돌체앤가바나/ 디올 맨/ 루이 비통/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 PHOTO 알렉산더 맥퀸/ 에트로/ 조르지오 아르마니/ GmbH/ 질 샌더
  • PHOTO 펜디/ 프라다
  • ADVISOR 신희철(에스코티지 대표)
  • DIGITAL DESIGNER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