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성장의 기준점을 새로 알려준 요가

연말을 맞아 요가를 통해 진짜 성장의 의미를 알아보자.

BYESQUIRE2021.12.21
 
 
요가를 처음 시작하면 굳은 몸을 깨우고 짧아진 근육을 늘리는데 집중하게 된다. 수련을 할 때마다 몸이 조금씩 개운해져 가는 것을 느끼고, 한층 더 유연해지는 스스로를 보면서 뿌듯함을 만끽한다. 이렇게 어느정도 수련을 하고 나면 슬슬 고급 아사나에 눈을 돌리게 된다. 사람마다 마음을 뺏기는, 목표로 삼고 싶은 아사나는 다 제각각이지만 내 주변을 둘러보면 '시르사나' 즉 '머리서기'가 가장 인기가 많은 아사나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머리서기는 뭐랄까 요가를 수련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확실하게 구분 짓는 아사나라고 해야 하나. 아무래도 머리서기로 대표되는 '역자세'들은 일상생활에서 취할 일이 없으니까 더 신비롭게 묘기처럼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나도 요가를 통해 몸 곳곳의 통증도 많이 완화되고 유연성도 좀 생긴 뒤에 처음 목표로 삼았던 아사나는 머리서기였다.  
 
지금은 머리서기를 10분도 넘게 할 수 있지만, 처음에는 아무리 해도 잘 안 되었다. 원래 겁이 많아 넘어지면 어떡하나, 다치면 어떡하나 걱정도 참 많았다.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기도 하고 이것저것 해도 잘 늘지 않아서 무척 답답했다. 그래서 한동안 머리서기는 제쳐 뒀던 적이 있다. 마침 또 머리서기를 제쳐 뒀을 당시 다니던 요가원의 선생님도 한동안 역자세보다는 선자세와 다른 자세에 더 주력할 때였어서 몇 주간 머리서기를 할 일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늦은 저녁 수업에 선생님이 시르사나를 해보자고 하셨다. 한동안 관심이 없었고 욕심 내지도 않았으니 이번에도 어차피 잘 안 될 거라고 지레짐작하면서 머리서기에 도전했다. 웬 걸, 예전에 반도 올리기 힘들었던 다리가 번쩍 들리는 것이 아닌가! 다리가 한 번에 쭉 올라가 머리로 선다는 것은 정말 멋진 경험이었다.
 
@introvert_scott

@introvert_scott

 
그 날 집에 오면서 어떻게 머리서기에 성공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던 기억이 있다. 집에 와서 스스로 머리서기에 성공한 것이 믿기지 않아 혼자서 다시 해보기도 했다.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하며 침대에 누웠을 때 문득 예전에 들었던 말이 떠올랐다.
 
“성장은 극기가 아닌 반복에서 비롯된다”
 
이 말씀을 해준 선생님은 성장이란 나를 이기려는 극기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며, 꾸준히 반복할 때 이루어지는 것이니 열심히 할 필요는 있지만 너무 애쓸 필요는 없다고 말해주셨다. 우리는 때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이름으로 자기 자신을 혹사할 때가 있다. 극기. 나를 이겨낸다는 말이다. 내 안의 나태와 탐욕 등등을 이겨내야 할 때가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성실한 반복이 아닐까 싶다. 어느덧 2021년도 끝이 보인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항상 한 해를 돌아본다. 나는 올해 얼마나 성장했는지 떠올려본다. 그리고 그 기준은 내가 어떤 성취를 달성했는지 얼마나 열심히 했느냐가 아니다. 한 해 동안 얼마나 성실히 꾸준히 해왔는지가 나의 성장을 일구는 씨앗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