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해리 포터> 실사 영화 20주년을 조금 더 특별하게 추억하는 법

<해리 포터> 20주년을 조금 더 특별하게 추억하는 방법.

프로필 by 김현유 2022.01.31
 
<해리 포터> 시리즈의 첫 영화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에서 해리 포터는 열한 살이었다. 아빠의 손을 잡고 극장에 들어선 나 역시 막 열한 살이 된 참이었다. 동갑내기 마법사 친구의 모험은 마냥 즐거웠고 해리는 내가 커가는 속도에 맞춰 함께 자랐다. 사춘기를 맞이한 내가 세상에 대한 불만을 터트릴 때 극 중의 해리 역시 질풍의 파고를 겪으며 덤블도어 교수의 사무실을 때려 부쉈다. 내가 성인이 되어 낯선 서울에서 혼자 살기 시작했을 때 해리도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볼드모트와 싸우러 떠났다. 시대와 배경은 다르지만 10대 시절 내내 비슷한 나이를 공유했기에, <해리포터> 시리즈는 유독 내게 각별하다.
 
흥분 가득한 마음으로 2022년 새해를 맞이한 30대가 나뿐만이 아닐 거라 확신한다. HBO의 스트리밍 플랫폼 HBO MAX가 1월 1일,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해리 포터 20주년: 리턴 투 호그와트>를 공개한 것 역시 비슷한 노림수일 것이다. 제목 그대로 <해리 포터> 실사 영화 시리즈 20주년을 맞아 공개된 이 다큐멘터리에는 영화에 참여했던 모든 이가 출연했다. 역시 나이를 먹어 30대가 된 주인공 3인방의 모습에 많은 팬은 오랜만에 ‘추억팔이’에 나섰다. 다큐멘터리로 시작된 20주년의 감동을 추억팔이 정도로 끝내긴 조금 아쉽다면, ‘해리 포터 20주년 기념 에디션’은 훌륭한 옵션이다. <해리 포터> 시리즈 8편의 영화에서 선곡한 33개의 트랙을 4개의 LP판에 옮겨 담았다. 영국 영화음악 전문 회사 실바 스크린(Silva Screen)에서 제작한 이 앨범은 굿인터내셔널 레이블을 통해 한국에도 발매됐다. 평범한 LP에 영화음악을 담고 20주년 딱지를 붙인다고 해서 소장 욕구가 샘솟는 건 아니다. 이 에디션의 특별함은 LP를 꺼낼 때 드러난다. 그리핀도르, 래번클로, 후플푸프, 슬리데린의 상징색인 빨강, 파랑, 노랑, 초록으로 구성된 컬러 음반과 표지에 새겨진 멋들어진 동물 상징들이 당신을 사로잡을 것이다. 음원의 퀄리티도 훌륭하다. 영화 사운드트랙을 전문으로 하는 뮤지션 그룹 런던 뮤직 웍스(LONDON MUSIC WORKS)와 체코의 클래식 오케스트라 프라하 시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았다. 올겨울엔 LP판을 턴테이블에 올리는 심플한 주문으로 호그와트를 다시 찾아보자. 

Credit

  • EDITOR 김현유
  • PHOTOGRAPHER 정우영
  • DIGITAL DESIGNER 김희진

MOST LIK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