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스물하나> 보나는 '예쁘다' 보다 '멋있다'는 말이 좋다고 했다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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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다섯 스물하나> 보나는 '예쁘다' 보다 '멋있다'는 말이 좋다고 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펜싱 국가대표 고유림, 우주소녀 보나, 배우 김지연은 마음에 없는 말은 하지 않는다. 남들의 말에 흔들리고 싶지 않다는 그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게 뭔지, 하고 싶지 않은 건 뭔지, 즐거운 건 뭔지에 대해 말하기 시작했다.

오성윤 BY 오성윤 2022.03.19
 
 
셔츠 레하. 링 아프로즈 x 아몬즈.

셔츠 레하. 링 아프로즈 x 아몬즈.

 
예쁘다는 말 말고, 멋있다는 말 들으면 어때요?
너무 좋죠. 저도 제가 봤을 때 멋있는 사람들이 좋거든요.  
어떤 게 멋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자기 일을 집중해서 하는 것. 자신의 일을 잘 해내는 사람들이 멋지다고 생각해요. 가수가 무대에서 노래를 잘할 때, 배우가 작품에서 연기를 잘할 때.
여성 팬이 많다고 알고 있어요. 강한 콘셉트의 유닛, 우주소녀 더블랙 활동도 인상적이었죠. 왜 본인에게 여성 팬이 많은 것 같나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여성 팬이 많다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에요. 제가 좋아하는 여성들을 볼 때 멋있다, 닮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저를 좋아하는 여성 팬들도 그런 마음으로 저를 좋아해주신다고 생각하면 너무 기쁘죠.
저는 이유를 알 것도 같은데요. 직접 만나보니까 지금 맡고 있는 역할인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고유림 같은 느낌이 있네요.
정말요? 저도 처음 읽었을 때부터 저랑 잘 맞는 캐릭터라는 생각을 했어요. 대본이 4부까지 나온 후에 캐스팅된 걸로 알고 있는데, 마치 저를 묘사하는 것 같은 대사들이 많더라고요.
진짜 펜싱 선수처럼 몸을 우아하고 날렵하게 쓰더라고요. 펜싱 연습은 많이 했나요?
3개월 동안 펜싱 금메달리스트 원우영 선생님과 동생 원남영 선생님께 매일매일 열심히 배웠어요. 이런 고강도 운동을 처음으로 하니까 근육통이 너무 심해서 힘들었어요. 처음엔 칼이 무서워서 자꾸 눈을 질끈 감았죠. 그런데 하다 보니까 이게 승부욕을 굉장히 자극하는 스포츠더라고요.
펜싱은 스텝을 밟는 것부터 리듬감이 있어야 하는 스포츠던데요. 극 중 고유림은 리드미컬하게 펜싱을 하는 캐릭터죠. 당신은 팀에서도 춤을 잘 추는 멤버라 그게 녹아들었을 것 같기도 해요.  
맞아요. 박자감이 있어야 해요. 직업상 어릴 때부터 계속 몸을 써오다 보니 더 빨리 익힐 수 있었죠. 신기한 게, 태리 언니는 실제로 나희도(배우 김태리의 극 중 캐릭터) 같고 저는 고유림 같은 스타일이었어요. 언니는 공격을 잘하고 저는 수비를 잘해요. 하다 보니 저만의 요령이 생기더라고요. 언니가 저보다 빠르니까 동시타를 하면 언니가 이기거든요. 저는 맞고 나서 때리는 방식으로 공격권을 가져오는 방식으로 경기를 하곤 해요.  
나희도와의 애증 관계가 흥미로워요. 전작 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에서도 여자들의 복잡 미묘한 감정과 관계를 보여줬는데, 이런 배역으로 자주 호출되는 이유가 있는 것 같나요?
〈스물다섯 스물하나〉 권도은 작가님이 〈란제리 소녀시대〉를 재미있게 보셨다고 하더라고요.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단편적인 감정뿐만 아니라 복잡미묘한 감정들이 뒤섞여 있어서 입체적이고 흥미로운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뒤로 갈수록 감정선의 변화가 드러나고 점점 더 깊어지는데, 보는 입장으로서도 연기하는 입장으로서도 정말 이입돼요. 실제로도 나희도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요.(웃음) 유림이와의 관계가 정말 재미있잖아요.
 
블레이저 마조네. 옐로 크롭트 톱 YCH. 니트 쇼츠 8 by 육스. 슈즈 레이첼콕스. 삭스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패드락 네크리스 샤넬 by 콜렉트. 진주 네크리스, 이어링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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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도 고유림 같은 존재가 있었나요? 동경하는, 라이벌이자 동료인, 때론 밉기도 하고 때론 애정하기도 하는?
아이돌 연습생이라는 시스템 이 그렇죠. 데뷔 멤버가 한정되어 있으니 친구가 곧 라이벌이고, 얘가 잘하면 내가 밀려나게 되잖아요. 연습생 생활을 함께했던 친구들이 제게는 그런 존재였어요. 그 시절 저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줬을 테고, 저 역시 누군가에게 상처를 받았겠죠. 실력이 월등한 친구를 부러워도 했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친구들이 있었기에 저는 더 간절했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달릴 수 있었어요.
나희도와 고유림의 관계가 어떻게 풀릴지가 여주인공과 남주인공의 멜로보다 더 궁금해요.
유림이가 희도에게 품은 마음이 바뀌는 시점이 곧 올 거예요. 라이더37이 희도인 걸 알고 나서부터 유림이의 감정선이 확 바뀌거든요. 유림이는 불안감 때문에 희도를 싫어했잖아요. 자기가 해왔던 걸 지키려고 계속 밀어내기만 했고요. 그런데 자기를 위로해주던 라이더37이 희도인 걸 안 순간부터 유림이의 감정이 바뀌고, 희도에 대한 마음이 깊어지는 거죠. 유림이 안에서 점점 희도라는 존재가 커져요. 아마 처음부터 그 존재가 너무 크기 때문에 피하고 싶고 두려웠던 건지도 모르겠네요.
보나는 고유림처럼 무언가를 두려워해본 적 있나요?
유림이와 제가 다른 점은, 저는 겁이 없는 성격이에요. 일단 하고 보죠. 지는 걸 굉장히 싫어해서 끝까지 물고 늘어지고요. 제가 두려워하는 건 하기로 마음먹은 일을 제대로 못 해내는 건데, 설령 그게 두렵더라도 될 때까지 밀어붙이는 편이에요.
김태리 배우와는 가까워졌어요?
네. 같이 많이 울었어요.(웃음) 연습 경기를 정말 많이 했는데 저도 태리 언니도 승부욕이 진짜 강하고 집요해서 둘이 붙으면 불꽃이 튀거든요. 누구 하나 지면 “다시 해!” 하고. 이길 때까지 하고, 안 봐주고, 목숨 걸고 하다가 끝나면 둘이서 계단을 어기적어기적 올라가고.(웃음)
친해질 수밖에 없었겠네요.
저희 둘은 성격이 되게 다른데, 그런 게 또 잘 맞아서 좋은 자극이 됐어요. 언니는 기초부터 천천히 처음부터 시작해서 될 때까지 하는 스타일이에요. 오랜 시간 준비하고 깊게 파고 들어가서 완벽해진 다음에 뭔가를 하는 성향이요. 배우들이 그런 편이잖아요. 반면 저는 아이돌로 살면서 최단 시간 내에 최대의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방식으로 살아왔거든요. 서로 그런 다른 점들을 많이 신기해했어요.
아이돌로 살면서 최대의 효율을 추구하는 방식을 터득했군요.
살아온 환경이 그랬거든요. 짧은 시간 내에 많은 걸 퀘스트처럼 해나가는 게 습관이 되어 있어요.
지금 연기하는 스포츠 선수와 아이돌은 닮은 데가 있을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고강도의 트레이닝을 거듭하고, 리그 안에 들어야 하고, 모두가 지켜보는 무대에 올라 성적을 내야 하고.
비슷하면서도 좀 달라요. 드라마 경기 신에서 실제 선수들도 많이 나와서 그들이 하는 모습을 지켜보곤 했는데, 진짜 대단하세요. 하루 운동을 쉬면 기록이 달라진다고 하더라고요. 자기가 쏟은 시간에 오롯이 달려 있는 거죠. 저희 일이 좀 다른 점은, 이 일은 열심히 하는 만큼 운도 따라야 한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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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오성윤
    FREELANCE FEATURE EDITOR 이예지
    PHOTOGRAPHER 김참
    STYLIST 박선용
    HAIR 심성은
    MAKEUP 오윤희
    ART DESIGNER 김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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