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uestra Senora de las Iguanas, Juchitan, Oaxaca, 1979, Tirage gelatino-argentique Silver gelantine print ⓒ Graciela Iturbide
한 세기 동안 여러 예술가가 포착한 후치탄의 이미지 중에서도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오라를 발산하는 작품을 꼽으라면, 단연 그라시엘라 이투르비데의 ‘Nuestra Senora de las Iguanas(우리의 이구아나 여인)’다. 1979년 이제 막 사진가로서 주목받기 시작한 서른 살의 이투르비데가 후치탄의 한 시장에서 사포텍 여인 조베이다 디아스(Zobeida Diaz)와 마주친 순간 어떤 역사가 시작됐다. “글쎄 그녀가 이구아나를 머리에 잔뜩 이고 오고 있었어요. 처음엔 제 눈을 의심했다니까요.”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미술 기자 리넬 조지가 받아 적은 이투르비데의 말이다. “그녀가 이구아나를 팔려고 땅에 내려놓는 걸 붙잡고 ‘잠시만요, 잠시만요’라고 외쳤죠. 그때 전 롤라이플렉스를 들고 있었고 필름은 12장밖에 없었어요. 12장의 사진 중 좋은 건 딱 이 한 장뿐이었죠. 이구아나들이 마치 포즈라도 잡아주는 것처럼 고개를 쳐들고 있는 유일한 사진이었거든요.” 이구아나 왕관을 쓴 여인의 이미지는 우편엽서, 포스터, 벽화, 심지어 동상으로 제작되며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여성주의, 토착민 자치권 등 다양한 사회적 맥락의 상징으로 읽히는 이 이미지가 지난 50년의 사진사에서 중요한 이미지 중 하나라는 데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론 이 작품만 강렬한 것은 아니다. ‘Mujer Angel(여자 천사)’ ‘Magnolia con sombrero(솜브레로를 쓴 목련)’ 등 그라시엘라 이투르비데가 포착한 토착적이고 원초적인 사진들은 지난 반세기 동안 수많은 사람의 뇌리에 특정한 종류의 심상을 깊게, 아주 깊게 새겼다. 지금 파리는 그녀로 인해 조용히 들썩이고 있다. 지난 2월부터 프랑스에서 열리는 그라시엘라 이투르비데의 첫 대규모 전시 〈헬리오트로포 37〉이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에서 열리고 있어서다.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찍은 250여 장의 사진, 특히 공개되지 않은 신작이 대거 전시 중이다. 파리에 갈 만한 시간과 운과 여력이 모자란 독자들을 위해 〈에스콰이어〉 코리아가 개중 엄선한 사진을 열심히 모아왔다. 이 이미지들은 아마 생소할 것이다. 그러나 나뭇가지에 걸린 누군가의 재킷, 공원을 가득 매운 비둘기 떼, 소의 머리로 만든 자전거 핸들은 생소하지만은 않고 짜릿할 것이고, 신비로울 것이며, 가끔 두렵고 쓸쓸할 것이다.

Khajuraho, India, 1998, Tirage gelatino-argentique Silver gelantine print ⓒ Graciela Iturbide

Carnaval, Tlaxcala, Mexico, 1974, Tirage gelatino-argentique Silver gelantine print ⓒ Graciela Iturbide

Benares, India, 2000, Tirage gelatino-argentique Silver gelantine print ⓒ Graciela Iturbide

Pajaros en el poste de luz, Carretera a Guanajuato, Mexico, 1990, Tirage gelatino-argentique Silver gelantine print ⓒ Graciela Iturbide

Saguaro, Desierto de Sonora, Mexico, 1979, Tirage gelatino-argentique Silver gelantine print ⓒ Graciela Iturbide

Mujer zapoteca, Tonala, Oaxaca, 1974, Tirage gelatino-argentique Silver gelantine print ⓒ Graciela Iturbide

Torito, Coyoacan, Mexico, 1983, Tirage gelatino-argentique Silver gelantine print ⓒ Graciela Iturb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