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 수호 "<그레이 수트>는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메타포예요"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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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 수호 "<그레이 수트>는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메타포예요"

수호는 자신을 너무도 잘 안다고 말했다. 너무 잘 알아서 자신이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돌덩이처럼 단단한 목소리로.

박세회 BY 박세회 2022.04.19
 
몽블랑 산의 빙하를 패턴으로 형상화한 마이스터스튁 셀렉션 글래시어 체스트 백 몽블랑. 재킷 언어펙티드. 니트 톱 코스. 팬츠 큐레이티드 퍼레이드.

몽블랑 산의 빙하를 패턴으로 형상화한 마이스터스튁 셀렉션 글래시어 체스트 백 몽블랑. 재킷 언어펙티드. 니트 톱 코스. 팬츠 큐레이티드 퍼레이드.

 
몽블랑과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어요. 모든 게 커머셜인 이 시대에 흔치 않은 리얼 스토리더군요.
소집 해제 후 팬들에게 알리기 위해 손 편지를 써서 인스타그램에 올린 적이 있거든요. 사진을 찍을 때 옆에 평소 쓰는 만년필을 같이 뒀어요. 사진에 펜이 정말 살짝 보였는데, 몽블랑 관계자분이 그걸 알아보셨나 봐요. 제가 가사를 쓸 때도 몽블랑 펜으로 쓰거든요.
그 펜이 어린 왕자 에디션인 건 알고 계셨어요?
알았죠. 친구가 선물로 준 펜이에요.
아하! 수호 씨가 〈어린 왕자〉 좋아하는 걸 알고 준 거군요.
어려서부터 〈어린 왕자〉를 좋아했으니까요. 생일 선물이었어요.
“〈어린 왕자〉는 인생의 여러 시점에서 볼 때마다 그 내용이 좀 다르다”고 한 인터뷰가 기억나요.
맞습니다. 맞아요. 나이가 들어서 읽으면 또 다르더라고요.(웃음)
 
등반 장비에서 영감을 얻은 M Lock 4810 버클이 특징으로 모험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마이스터스튁 셀렉션 글래시어 백팩 미디엄 몽블랑. 셔츠 1017 알릭스 9SM by 아데쿠베. 팬츠 강정석. 슈즈 닐 바렛.

등반 장비에서 영감을 얻은 M Lock 4810 버클이 특징으로 모험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마이스터스튁 셀렉션 글래시어 백팩 미디엄 몽블랑. 셔츠 1017 알릭스 9SM by 아데쿠베. 팬츠 강정석. 슈즈 닐 바렛.

 
다음 주 월요일에 〈그레이 수트〉가 공개되죠. 들어보고 인터뷰를 하고 싶은데 들어볼 수가 없어서 아쉬워요. 이번 앨범 주제가 ‘시간’인데, 어떤 시간인가요?
사실은 소집 기간이죠. 복무하며 보낸 시간. 1년 9개월 동안 팬들을 만나지 못했던 시간, 그때 느끼고 경험한 감정을 앨범을 통해 소통해보고 싶었어요.
〈그레이 수트〉라는 제목이 그 시간에 대한 메타포인가요?
메타포라고 볼 수 있죠. 〈모모〉라는 소설책에서 가져온 모티브예요. 그 소설을 보면 사람들의 시간을 빼앗아가는 회색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등장해요. 시간을 훔치는 회색 정장을 입은 신사들과 그들을 쫓아가 다시 시간을 되찾아주는 신비로운 여자아이 ‘모모’의 이야기가 소설의 중심축이죠. 동화지만 어른도 읽을 수 있는, 시간의 소중함을 다룬 소설이에요. 1년 9개월 동안 팬들을 만나지 못한 시간이 어떤 의미에선 제겐 잃어버린 시간처럼 느껴졌어요. 시간을 훔쳐간 회색 정장의 신사들을 메타포로 차용해 앨범명으로 쓴 거죠. 그 기간 동안 다른 멤버들이 활동하는 걸 보면서 ‘세상은 저렇게 아름답고, 이렇게나 빨리 흘러가는데 나만 멈춰 있구나. 내가 사는 지금의 시간은 흑백인데, 저 세계는 컬러구나’라고 느꼈거든요.
나의 흑백 시간에 대한 노래로도 볼 수 있는 거군요.
그렇죠.(웃음)
책을 좋아하시는군요.
활동 중에는 책을 많이 못 읽었어요. 제가 줄곧 ‘좋아하는 책은 〈어린 왕자〉’라고 말한 것도 사실은 데뷔 후에 읽은 책이 많지 않아서였어요. 데뷔 전에 읽어서 내가 구체적으로 알고 잘 설명할 수 있는 소설이 〈어린 왕자〉에 머물러 있었던 거죠. 활동할 때보다 복무 기간에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아서 책을 많이 읽었어요.
남자들은 보통 복무 기간에 책을 가장 많이 읽는 것 같아요.(웃음) 이번 앨범의 가사 중에 시간에 대한 성찰이 들어간 펀치 라인이 있을까요?
펀치 라인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너와 나 다시는 no more grey’라고 말하며 팬들을 만나 그레이 수트를 벗는 내용의 가사가 있어요. 그동안 흑백이었지만, 이제 다시 컬러풀해지는 내용이죠.
여섯 곡 전곡의 작사에 모두 참여했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가사가 있나요?

‘이리 온(溫)’이라는 노래 앞부분에 ‘어느 날 네가 내게 불어와 (중략) 환한 빛 아래 내가 널 안아줄 테니’라는 소절이 있어요. 수미상관으로 마지막 소절에는 ‘그날에 네가 내게 날아와 환한 미소를 담아 널 안아줄 테니’라고 되어 있죠. 앞부분에는 네가 수동적으로 불어왔고, 환한 빛이 그냥 있었을 뿐이죠. 그러나 뒷부분에 쓴 가사에선 넌 나에게 능동적으로 날아왔고, 나 역시 환한 미소를 담아 안아요.
우연인 줄 알았는데, 필연이었던 거군요.
맞아요. 나도 너도, 우리도 모르게 우연히 만났지만, 이제 서로를 믿는 존재가 되어 서로에게 다가가기 위해 능동적으로 움직인다는 의미로 ‘이리 온’이라고 한 거죠.
그 노래의 부제가 ‘Bear hug’죠. 꽉 껴안아주고 싶은 사람한테 불러주는 노래군요.
제가 부를 때는 사실 아이한테 불러준다는 마음으로 부르긴 했어요. ‘알아 넌 어른이 되고 싶어 해’라는 가사가 있거든요.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기도 했죠. 예를 들면 ‘딱히 약속은 없지만 집에 가고 싶지는 않아 방황 중인 퇴근길의 회사원들’에게 불러줘도 좋을 노래라고 생각하고 써봤어요.  
마음에 드는 멜로디는 뭔가요?
한 곡만 추천하고 싶지 않은데 또 ‘이리 온’이네요. 이 노래 후렴에 좀 높은 고음부가 나와요. 반음씩 반음씩 올라가며 감정을 폭발시켜요. 아마 흔하게 듣는 멜로디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 거예요. 보통 노래를 들으면서 우리는 무의식중에 멜로디의 전개를 예상하거든요. ‘이 음 다음에는 이 음, 혹은 저 음이 나오겠지’라고요. 또 그 음 중에 어울리는 음이 나와야 편하게 들려요. 그런데 이 멜로디는 예상했던 음이 아니라 긴장감을 유발하면서도 어울려서 좋았어요.
여러 작곡가분들이 그러더라고요. 가장 좋은 멜로디는 예상을 살짝 비껴나가는 거라고요.
정확하게 그런 멜로디입니다.
 
빙하 결정의 패턴을 다이얼에 적용한 다이버 워치, 몽블랑 1858 아이스드 씨 오토매틱 데이트 몽블랑. 스웨트셔츠 문선. 셔츠 솔리드 옴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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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에코닐 나일론 원사에 강렬한 글래시어 모티브를 프린팅한 마이스터스튁 셀렉션 글래시어 백팩 미디엄 몽블랑. 윈드브레이커, 팬츠 모두 포스트아카이브팩션 by 트레프샵. 티셔츠 언어펙티드 x 미즈노. 슈즈 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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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노래를 쓸 때 가장 고민했어요?
‘모닝 스타’요. 1번 트랙이죠. 처음에 이 노래를 구상할 때는 ‘콘서트 무대에 서 있는 장면에서 잠에서 깨고 보니 꿈인 걸 깨닫는다. 현실의 나는 국가를 위해 일하고 있지만, 내가 있어야 할 곳은 무대 위’라는 내용이었어요. 그렇게 쓰다 보니 결국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다. 꿈에만 머무르고 싶다’는 결론이 나더라고요. 결국 다른 작사가들이랑 상의 끝에 전복하기로 했죠. 반대로 복무 기간을 꿈으로 바꾼 거죠. 그렇게 바꾸고 나서야 ‘나를 꿈에서 깨워줘’라는 내용의 가사가 가능해지더라고요. 그 과정에 이르기까지 고민이 많았죠.
작사를 해서일까요? 손악기에도 관심이 많은가 봐요. 인스타그램에 기타 사진이 올라와 있더라고요.
복무 기간부터 익히고 있는데 아직 보여드리기에는 미흡해요. 언젠가 콘서트나 팬미팅 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기타는 정말 계속 잡고 있어야 늘더라고요. 레슨받을 때는 그렇게 안 늘더니 사랑니 뽑을 때 확 늘더라고요. 사랑니를 뽑았더니 영어 공부도 못 하고, 노래 연습도 못 하고, 흔들리면 아파서 춤도 못 췄거든요. 그때 집에만 있으면서 기타를 계속 잡고 있었어요. 사랑니를 뽑고 집에 있는 그 3주 동안 정말 확 들었어요.
어쩐지, 기타 사진을 올린 포스팅에 ‘C’라고 써놨더라고요. 완전 초보자라면 ‘G’를 잡았겠죠. 그런데 정말 웃긴 건 해외 팬들이 “C는 ‘큐티’라는 뜻”이라고 단 댓글이었어요.
(웃음) 그날이 기타를 산 날이었어요.
 
역동적인 디자인과 실용성, 등반 장비에서 영감을 얻은 버클 장식이 특징인 마이스터스튁 셀렉션 글래시어 체스트 백 몽블랑. 재킷 코스트포킬러. 티셔츠 닐 바렛. 팬츠 쿠시코크 by 아데쿠베. 슈즈 GmbH x 아식스.

역동적인 디자인과 실용성, 등반 장비에서 영감을 얻은 버클 장식이 특징인 마이스터스튁 셀렉션 글래시어 체스트 백 몽블랑. 재킷 코스트포킬러. 티셔츠 닐 바렛. 팬츠 쿠시코크 by 아데쿠베. 슈즈 GmbH x 아식스.

 
마지막 인터뷰 중 하나가 〈농구 인생〉과의 인터뷰더라고요. 보통 수호 정도의 슈퍼스타가 일상복을 입고 셋업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면 인터뷰에 등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서 놀랐어요.
그날의 인터뷰 주인공인 ‘모용훈’이라는 친구가 저랑 너무 친해서요. 정말 많이 친해요. 제가 덕도 많이 봤거든요. 다른 이유는 없었어요.
찐우정이네요.
맞습니다. 휘문중학교 동창에 같은 반이었고, 그 아이도 전학생 저도 전학생이었죠. 그 친구는 농구부여서 사실 보통 학생들이랑 친해질 일이 잘 없었어요. 어째서인지 저랑은 잘 맞았죠. 데뷔 후에도 계속 연락하고 지냈어요. 그 친구도 프로농구 데뷔를 하기도 했고요. 팔꿈치와 무릎 부상이 계속돼서 선수 생활을 그만둘 때 정말 가슴이 아팠어요. 은퇴 후에 스킬 트레이닝 센터를 차려서 시작하는 단계인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요.
올해가 데뷔 10주년이죠. 수호 씨는 연습생까지 합치면…
17년 차죠.
방금 얘기한 친구와의 관계가, 제가 수호 씨를 특별하다고 보는 이유이기도 한 것 같아요. 보통의 아이돌 트랙만 걸어온 분들과 만나보면, ‘엠티 가보고 싶어요’ ‘대학 생활 해보고 싶어요’ ‘사실 친구가 많지 않아요’ 이런 얘기들을 해요. 그에 반해 수호 씨는 훨씬 다양한 관계와 그 관계에서 생긴 여러 감정들을 느껴본 셈인 거죠.
그렇게 생각하니, 전 다 해봤네요. 사실 연습생이었지만, 부모님의 영향으로 중고등학교 생활도 정말 열심히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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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ASHION EDITOR 고동휘
    FEATURES EDITOR 박세회
    PHOTOGRAPHER 윤지용
    HAIR 진영
    MAKE-UP 현윤수
    STYLIST 김진환
    SET STYLIST 전민규
    ASSISTANT 이하민/강슬기/송채연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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