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정과 디핵이 노래하는 봄은 슬프고 아름답다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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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수정과 디핵이 노래하는 봄은 슬프고 아름답다

홀로서기를 시작한 류수정과 음원 차트 역주행의 주인공 디핵이 함께 노래한 봄은 슬프고 아름답다.

박호준 BY 박호준 2022.04.21
 
디핵이 입은 스트라이프 니트 준야 와타나베 꼼데가르송. 선글라스 젠틀몬스터. 코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수정이 입은 레더 싱글 코트, 니트 원피스 모두 베르소.

디핵이 입은 스트라이프 니트 준야 와타나베 꼼데가르송. 선글라스 젠틀몬스터. 코트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수정이 입은 레더 싱글 코트, 니트 원피스 모두 베르소.

 
커플 화보를 처음 찍는 것치고 능숙해서 놀랐어요.
류수정(이하 ‘류’) 오랜만에 화보를 찍어서 살짝 긴장했는데 오빠가 잘 리드해줘서 재미있게 찍었어요. 촬영장 분위기도 편했고요.
디핵(이하 ‘디’) 화보 자체가 아예 처음이었는데, 그 순간을 수정 씨랑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오늘 촬영한다고 하니까 부모님이 더 좋아하시더라고요.
오빠라고 부르는 걸 보니 에스콰이어의 오리지널 웹드라마 〈아마도 우린〉에 함께 출연하면서 꽤 친해졌나 봐요.
그때그때 달라요. ‘디핵님’이라고 부를 때도 있어요.
수정 씨 혹은 류 선생님이요.
선생님이요? 수정 씨가 동생이잖아요.(웃음) 첫인상이 선생님 같았나요?
첫인상이 선생님 같진 않았어요. 밝고 친절한, 따스한 느낌이 강했죠. 선생님이라고 부르게 된 건 곡 작업을 같이하면서 음악적으로 제가 많이 배웠기 때문입니다. 수정 씨가 곡 작업할 때 깜짝 놀랄 정도로 진지하고 깊게 집중하거든요.
처음엔 약간 낯을 가리더라고요. 저도 먼저 잘 다가가는 성격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속으로 ‘어떡하지? 큰일 났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대화를 주고받다 보니 오빠가 엄청 재밌는 사람이더라고요. 그 후로 한결 편해졌죠.
 
디핵이 입은 스웨이드 재킷 네이비 바이 비욘드 클로젯. 폴로셔츠 메종 키츠네 by 비이커. 선글라스 프라다 by 룩소티카.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수정이 입은 데님 재킷, 팬츠 모두 메종 키츠네 by 비이커.

디핵이 입은 스웨이드 재킷 네이비 바이 비욘드 클로젯. 폴로셔츠 메종 키츠네 by 비이커. 선글라스 프라다 by 룩소티카. 팬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수정이 입은 데님 재킷, 팬츠 모두 메종 키츠네 by 비이커.

 
프로젝트가 시작된 계기는 〈에스콰이어〉 유튜브 채널에 올라간 ‘OHAYO MY NIGHT’ 커버 영상이었어요. 조회수가 벌써 250만을 향해 가고 있죠.
부르고 싶은 커버곡을 메모장에 차곡차곡 적어두는 편이에요. 그래서 〈에스콰이어〉에서 영상 제작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어요. 도저히 한 곡만 고를 수가 없어서 후보곡 3개를 전달했더니 ‘OHAYO MY NIGHT’를 골라주셨더라고요. 평소 자주 흥얼거리던 노래라서 촬영일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부른 기억이 나요. 힙합을 베이스로 한 노래라서 촬영장을 개라지 콘셉트로 잡았는데 제가 너무 여릿여릿하게 노래를 불러서 스태프들이 당황해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 MR을 구하기가 어려워 다짜고짜 디핵님한테 연락했는데 흔쾌히 MR을 보내줘서 고마웠어요.
엄밀히 말하면 이 협업의 시작은 작년 여름까지 거슬러 올라가요. 수정 씨가 인스타그램에 ‘OHAYO MY NIGHT’ 노래가 좋다고 스토리를 올린 적이 있어요. 그때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같이 곡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죠. 이렇게 빨리 기회가 찾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요.
원작자로서 커버곡 영상이 많은 인기를 얻는 걸 보는 건 어떤 마음인가요?
아주 흐뭇해요. 질투심 같은 건 눈곱만큼도 없습니다. ‘OHAYO MY NIGHT’를 커버해준 사람들은 많지만, 유독 그 영상이 제 마음에 들었던 건 수정 씨의 목소리가 가진 힘 때문인 것 같아요. ‘내 노래가 이렇게 사랑스럽고 예뻤나?’ 싶을 정도였어요. 부모님도 수정 씨가 부른 버전만 듣습니다.(웃음) 감정선을 다르게 가져간 것도 신기했어요. 영상에 달린 댓글도 전부 읽어봤는데 ‘심장이 녹는다’ ‘당장 혼인신고서를 준비하겠다’ 같은 반응이 재밌더라고요. ‘류수정이 부르니까 가사에 설득력이 생겼다’는 댓글을 특히 좋아해요.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저랑 생각이 통했습니다.(웃음)
‘OHAYO MY NIGHT’를 커버할 때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요?
가사의 예쁜 부분들을 살리려고 노력했어요. 힙한 멜로디와 보컬이지만 가사를 찬찬히 뜯어보면 감성적인 면이 있거든요. 첫 소절부터 ‘자기야 날 사랑해주면 안 될까’라고 하잖아요. 어설프게 힙합 스타일로 부를 바에는 아예 사랑스럽게 바꿔보려고 했어요.
 
니트 베스트 끌로디피에로. 이어링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니트 베스트 끌로디피에로. 이어링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한 번 더 커버 영상을 찍는다면 어떤 곡이 좋을까요?
저는 ‘OHAYO MY NIGHT’ 이후에 ‘투명 인간의 노래’에 꽂혔어요. 가사는 슬픈데 멜로디는 귀여워서 오묘한 매력이 있더라고요.
아, 그 곡도 명곡이죠.(웃음) 2년 전에 낸 ‘TWINTAIL20’이라는 곡이 있는데 어쿠스틱을 베이스로 한 여유롭고 말랑말랑한 분위기라서 수정 씨랑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근데 커버곡은 한계가 분명해요. 애초에 제가 부르려고 만들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커버가 아니라 아예 시작부터 함께 작업하면 더 좋겠다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프로젝트 〈아마도 우린〉의 시작이군요.
맞아요. 프로젝트 이름을 정하고 시작한 건 아닌데, 수정 씨랑 같이 작업한 노래 제목이 ‘아마도 우린’이라서 자연스럽게 ‘아마도 우린 프로젝트’가 됐어요. 곡에 대한 아이디어는 ‘나비 효과’에서 얻었어요. 아주 작은 사건이나 선택이 시간이 지날수록 큰 차이를 초래한다는 의미요. 연인 사이도 비슷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때 그날 우리가 거기 있지 않았더라면, 그 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우리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상상하는 내용입니다. 친구들이랑 술 마시다 취하면 ‘만약에’나 ‘혹시’로 시작하는 부질없는 가정을 하는 거랑 비슷하죠.
슬픈 사랑 이야기처럼 들리네요.
그렇긴 한데, 언뜻 들으면 평범한 봄노래처럼 들릴 수도 있어요. 음원이 나오는 4월 14일이 봄의 절정인 점을 노렸습니다. 사랑이라는 단어를 가사에 담지 않아도 사랑스러운 바이브가 흘러넘치는 곡이 있잖아요. ‘아마도 우린’도 직접적으로 이별이나 슬픔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그런 감정을 은근히 녹였어요. 가벼운 마음으로 들었다가 펑펑 울지도 모릅니다. 저는 진작 울었어요.(웃음)
 
실크 롱 슬리브리스 톱 블레스. 선글라스 젠틀몬스터. 팬츠, 스니커즈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실크 롱 슬리브리스 톱 블레스. 선글라스 젠틀몬스터. 팬츠, 스니커즈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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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ASHION EDITOR 임건
    FEATURES EDITOR 박호준
    PHOTOGRAPHER 신선혜
    STYLIST 이종현
    HAIR & MAKEUP 이소연
    ASSISTANT 권혜진/송채연
    ART DESIGNER 김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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