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정과 디핵이 음원을 낸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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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수정과 디핵이 음원을 낸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홀로서기를 시작한 류수정과 음원 차트 역주행의 주인공 디핵이 함께 노래한 봄은 슬프고 아름답다.

박호준 BY 박호준 2022.04.21
 
 
역할 분담은 어떻게 했나요?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노래하는 구성이라 각자 가사를 썼어요. 근데 가사를 써서 보내면 오빠가 별다른 말 없이 매번 ‘음, 좋네요’라고만 하길래 ‘내가 아직 불편한가?’라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은 마음에 들지 않는데 어쩔 수 없이 좋다고 해주는 건 아닌가 의심이 든 거죠.(웃음)
억울합니다. 정말로 가사가 좋아서 ‘좋네요’라는 말밖에는 대답할 말이 없었어요. 저는 가사에 예민한 편입니다. 별로면 별로라고 그냥 말해요. 그런데 수정 씨가 써준 가사는 흠잡을 구석이 없었어요. 개인적으로 인위적인 가사를 싫어해요. 들었을 때 ‘어, 나도 그런 적 있는데’라는 생각이 드는 자연스러운 가사를 추구하는데 수정 씨가 쓴 가사가 딱 그랬어요.
디핵이 만든 노래엔 일본 문화 또는 제이팝의 향기가 배어 있는 게 특징이죠. 아예 일본어 가사를 넣기도 하고요. ‘아마도 우린’도 비슷한 느낌인가요?
제 노래가 제이팝의 영향을 받았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최근에 선보인 노래를 두고 일본 감성이 약하다는 이야기가 팬들 사이에서 나오는 것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제 생각은 좀 달라요. 일본어 가사를 직접적으로 넣지 않더라도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나 곡을 끌어가는 과정만으로도 얼마든지 느낌을 살릴 수 있어요. ‘아마도 우린’도 그래요. 은근하게 녹였습니다.
음원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웹드라마 형식으로 담았어요. 어떤 내용이죠?
복학생과 신입생이 만나 조별 과제를 진행하는 페이크 다큐예요. 제가 신입생, 오빠가 복학생이죠. 중간중간 속마음을 이야기하는 인터뷰도 있어요. 처음엔 음악 스타일이 맞지 않아 삐걱거리지만 같이 밥도 먹고 회의도 하면서 점점 서로의 숨은 매력을 알아가기 시작해요. 결국 성공적으로 조별 과제를 끝마친다는 훈훈한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아마도 우린’이라는 곡은 조별 과제의 결과물인 셈이죠.
하지만 조별 과제를 하다 보면 트러블이 생기기 마련이죠.
음, 어땠죠?
아니, 이렇게 떠넘긴다고요?(웃음) 트러블까진 아니고 편곡에 대한 취향이 달라서 합의점을 찾는 데 시간이 좀 걸리긴 했어요. 저도 그렇고 모든 아티스트는 자기만의 고집이 조금씩 있잖아요. 최대한 이야기를 많이 주고받는 방법밖엔 없는 것 같아요.
의외의 조합이잖아요. 그동안 걸어온 길이 다르니까요. 서로 맞춰가는 과정은 수정 씨가 아닌 다른 누구와 작업했더라도 똑같이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 같은 거죠.
 
디핵이 입은 데님 재킷 앤 드뮐미스터 by 아데쿠베. 셔츠 보라미 비귀에 by 아데쿠베.

디핵이 입은 데님 재킷 앤 드뮐미스터 by 아데쿠베. 셔츠 보라미 비귀에 by 아데쿠베.

 
촬영장 분위기가 엄청 유쾌했다고 들었어요.
대본이 의미가 있나 싶을 정도로 애드리브가 난무했어요.(웃음) 평소 주어진 걸 충실히 따르는 타입인데 오빠가 자꾸 즉흥 연기를 하니까 나중에는 이게 연기인지 리얼인지 헷갈리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에라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진짜 류수정의 모습을 많이 드러냈죠.
일단 제가 맡은 캐릭터가 원래 성격이랑 찰떡이었어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피겨를 모으고 뜬금없이 이상한 말을 하고 알 수 없는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요. 애드리브를 몇 번 쳤는데 반응이 좋길래 계속했죠. 나중에는 PD님이랑 작가님이 오히려 제 애드리브를 기대하는 눈빛을 보내더라고요. 애드리브는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받아주는 것도 중요한데 수정 씨가 능청스럽게 대화를 이끌어나간 덕에 빛이 날 수 있었어요.
편집된 것도 봤어요?
으악, 못 볼 것 같아요. 벌써부터 손발이 오그라듭니다.
이하 동문입니다.
연기하는 모습을 기대해도 될까요?
저희끼리 그런 이야기를 하긴 했는데 저보단 디핵님이 더 재능이 있는 것 같아요.
음악 열심히 하겠습니다.(웃음)
그럼 유튜브는 어때요? 둘 다 이제 막 개인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잖아요. 유튜버 꿈나무로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예정인지 궁금해요.
‘디핵화선언’이라고 시작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채널이죠. 예정이 없는 게 콘셉트라 뭐라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네요. 밑도 끝도 없이 맥락 없는 영상들이 업로드될 것 같아요. 실제로 촬영 당일까지 어떤 콘텐츠를 찍는지 저한테도 말을 안 해줍니다. 가끔 ‘나를 너무 막 대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왕 하기로 했으니 열심히 해보려고요.  
되게 재밌던데.
정말요? 이제 겨우 영상 2개밖에 안 올렸는데.
진짜 봤어요. 구독도 했다고요.(웃음) 저는 친언니랑 같이 ‘아이러브류(iloveryu)’ 채널을 운영하고 있어요. 촬영과 편집을 언니가 전부 도맡아 하고 있어서 고생이 많아요. 가족이 다 같이 둘러앉아 편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건 좋은데 가끔 못생긴 표정을 가감 없이 내보낼 땐 ‘아니, 이 언니가?’ 할 때도 있죠. 솔로로 활동하려고 보니 생각보다 제 목소리를 들려드릴 기회가 많지 않더라고요. 팬들을 위해서라도 음악 콘텐츠 외에도 일상이나 패션에 관한 이야기도 풀어나갈 계획입니다.
그러고 보니 둘 다 옷에 관심이 많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요즘 눈독 들이고 있는 건 ‘로 라이즈’예요. 패션 잡지에서도 자주 보이더라고요. 예전에 무대에서 비슷한 스타일로 입은 적이 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몸에 잘 맞는 옷을 입으면 왠지 자신감이 더 샘솟는 기분이 들어요.
‘독특하다’ ‘특이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데, 도쿄 하라주쿠에 가면 저 같은 애들이 널렸어요.(웃음) 그들을 따라 한다는 게 아니라 그냥 입고 싶으면 입어요. 음악이건 패션이건 결국은 나라는 사람을 표현하는 방식인데 남들 눈치 볼 필요 없잖아요.
 
바서티 재킷 데우스. 선글라스 젠틀몬스터. 티셔츠, 팬츠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바서티 재킷 데우스. 선글라스 젠틀몬스터. 티셔츠, 팬츠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렇게 함께 가사를 쓰고 편곡 작업을 하고 화보를 찍고 인터뷰를 하고 연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상대방에 대해 잘 알게 될 것 같아요.
곡 작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류수정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공부했어요. 러블리즈는 알고 있었지만 조금 더 구체적으로 수정 씨의 노래하는 스타일, 목소리, 성격 같은 것들이 머릿속에 있어야 작업 방향이 보이기 시작하니까요. 팬들이 정리해놓은 내용이나 유튜브 직캠 같은 것들을 보면서 ‘와, 정말 열심히 노력했구나. 고생 많이 했겠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저라면 진작 포기했을 거예요. 아마 데뷔조차 하기 어려웠겠죠. 처음 만났을 때 ‘류 선생님’이라는 말이 저절로 나왔던 것도 그래서였을 거예요.
비슷한 이야기를 처음 곡 작업을 시작할 무렵에 저한테 해줬어요. 근데 그 메시지를 읽는 순간 눈물이 주륵 나는 거예요. 왜 눈물이 났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니, 으레 하는 인사 말고 진심으로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어요’라며 제 노력을 인정해준 사람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러블리즈 공식 활동이 멈춘 이후에 자신감도 떨어지고 고민이 많았는데 오빠가 ‘앞으로도 계속 좋은 노래 많이 들려주세요’라고 말해준 덕에 힘이 났어요. 고맙다는 말을 아무리 많이 해도 부족하죠.
오랫동안 함께한 멤버들이 없어서 외로울 때도 있나요?
외롭다기보단 그리워요.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외로움을 타는 편은 아니에요. 그 대신 같이 고생한 일들이나 활동 중 소소한 일상들이 떠오를 때 그립죠. 방송국 앞을 지나갈 때 몰래 눈물을 훔치는 정도?(웃음) 같이 활동을 안 하는 것뿐이지 연락은 자주 해요. 오늘 디핵님이랑 〈에스콰이어〉 화보 촬영하는 것도 전부 다 알고 있어요.
거꾸로 혼자여서 자유로워진 점도 있을 텐데요.
내 목소리를 더 낼 수 있다는 것? 그룹 활동은 말 그대로 팀워크이기 때문에 제가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펼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어요. 러블리즈라는 팀 이름처럼 대부분 부드럽고 감성적인 곡 위주였죠. 앞으론 다양한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예를 들면, 밴드 음악이요. 데뷔하기 전 만들었던 아기자기한 곡들도 선보일 수 있고요. 아, 5월에는 네이버 웹툰 〈아홉수 우리들〉이랑 협업한 노래도 공개될 예정입니다.
디핵 씨는 어때요? 〈아마도 우린〉 프로젝트 외에 준비하고 있는 또 다른 이벤트가 있나요?
있어도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웃음) 농담이고요. 특별한 계획은 없어요. 그동안 해온 것처럼 즐겁게 곡 작업하는 정도죠. 하고 싶은 게 워낙 자주 바뀌는 터라 저도 제가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모르겠어요.
예전 어느 인터뷰에서 ‘비주류의 최고가 되고 싶다’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비주류의 최고는 결국 주류가 되는 것 아닌가요?
제가 말하는 주류란, 안정적이고 뻔한 것들을 가리켜요. 그걸 의식적으로 경계해요. 뻔하지 않기 위해서 끊임없이 다양한 시도를 하죠. 어떤 사람은 제 음악을 힙합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저에게 힙합은 무지 티셔츠 같은 거예요. 슈트에 받쳐 입어도 라이더 재킷 안에 입어도 잘 어울리는 게 무지 티셔츠잖아요. 어느 장르 어느 아티스트와 어울려도 고유한 정체성을 잃지만 않으면 돼요. 뻔한 것들만 추구했다면, 류수정과 디핵이라는 신묘한 조합은 탄생하지 못했겠죠.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며 서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매번 따뜻한 응원 해준 것 너무 고맙고 앞으로도 항상 행복하고 만수무강하길 바라요.
약간 선 긋는 느낌인데요?
(웃음) 앞으로 오래오래 봅시다!
불안한 마음이 들 때도 있겠지만, 절대 기 죽지 말고 꿋꿋했으면 좋겠어요. 수정 씨는 그동안 이룬 것들만으로도 박수 받기에 충분한 사람이니까요.
방금 또 울컥했어요. 아, 저도 다시 말하면 안 돼요?
 
니트 톱, 하이웨이스트 니트 쇼츠, 실크 스커트 모두 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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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ASHION EDITOR 임건
    FEATURES EDITOR 박호준
    PHOTOGRAPHER 신선혜
    STYLIST 이종현
    HAIR & MAKEUP 이소연
    ASSISTANT 권혜진/송채연
    ART DESIGNER 김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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