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은 패스의 즐거움을 다시 알게 됐다고 말했다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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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은 패스의 즐거움을 다시 알게 됐다고 말했다

황희찬은 체력이 충분하지만 체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볼을 끌고 전력으로 질주한 뒤 박스 안에서 마지막 서너 스텝을 최고의 속도로 내디딜 결정적 체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건 어쩌면 결국 정신력의 싸움이다.

박세회 BY 박세회 2022.06.21
 
피케니트 톱, 팬츠 모두 프라다. 이너 톱 렉토. 벨트 돌체앤가바나.

피케니트 톱, 팬츠 모두 프라다. 이너 톱 렉토. 벨트 돌체앤가바나.

 
마지막 리버풀전에서 정말 멋졌어요.(본 인터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8라운드 황희찬의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와 리버풀의 경기 사흘 후 진행됐다.) 전 특히 조엘 마티프가 파울로 황희찬을 막았을 때 전율이 돋았습니다. 파울이지만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그렇죠. 제가 좋은 장면을 만들어낼까 봐 파울을 한 거니까요. 저도 경기 중에 사실 그런 순간에 자신감을 얻어요.
‘어랏? 천하의 수비수 조엘 마티프가 나한테 파울을 하네?’라는 마음인 거죠?(웃음) 첼시의 리스 제임스도 그랬죠.
그렇죠. 축구를 정말 좋아하시나 봐요. 그런 장면들을 다 기억하시네요. 사실 경기 중에 그런 장면들이 많은데 그런 장면마다 오히려 자신감을 얻어서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아요.
제일 기분 좋은 파울은 뭐였어요?
특정한 장면이 생각난다기보다, 아무래도 역습할 때가 그래요. 역습하는 나를 막으려고 일부러 하는 파울들이 있는데, 그런 장면에서 특히 자신감을 얻어요.
첼시전에는 멋있는 장면이 하나 더 있었어요. 코디가 연장 7분에 극장골을 넣었잖아요. 자세히 보니까 황희찬이 미리 돌아서 수비수가 코디 쪽으로 못 가게 미친 듯이 스크리닝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런 장면들은 사실 축구를 잘 알아야 보이는 것들이죠. 이런 세심한 것까지 봐주시면 뛰는 저야 정말 힘이 나죠. 첼시나 리버풀은 빅 팀이잖아요. 첼시랑 극장골로 비기고 난 그 경기 이후에 저희 팀도 분위기가 엄청 좋아졌어요.
첼시, 토트넘 홋스퍼,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아스날 등은 일단 규모 면에서 어마어마하게 큰 팀이잖아요. 울버햄프턴도 물론 작은 팀은 아니지만요.
큰 규모의 팀은 아니지만, 이번 시즌에는 정말 좋은 성적을 냈다고 생각해요.
계속 8등권이었는데 10등으로 시즌을 마쳤죠.
시즌 시작할 때만 해도 5위 다툼까지 갔었어요. 챔피언스리그(당해 4위까지 다음 해 챔피언스 리그 출전) 출전 경합권이었는데, 시즌 후반에 들어서니까 결국 차이가 벌어지더라고요. 문제는 스쿼드의 두께예요. 스쿼드의 질도 중요하지만 38라운드까지 버티려면 한 포지션에 가용 가능한 톱클래스 자원이 두세 명이 아니라 서너 명쯤 있어야 더 유리해요. 다음 시즌 울브스는 그런 점을 더 보완할 계획입니다.
전 울브스의 전반기는 황희찬이 살렸다고 봐요.
개인적으로 정말 감사한 전반기였어요. 그때 얻은 자신감 덕분에 후반기에 공격 포인트가 없었음에도 이겨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너무 겸손하십니다. 희찬 선수의 어머님은 “우리 희찬이가 팀 첫 골을 넣었어요”라고 자랑하시던데요. 전 그 기분이 어떨지 궁금해요.
운이 정말 좋았어요. 그날이 데뷔전이었거든요. 그런데 정말 운 좋게 골대 앞에 공이 떨어졌고 제가 가장 가까이 있었던 거죠. 게다가 그 골이 팀의 시즌 첫 골이었던 셈이고요. 그 골 덕에 팀 동료들의 환대를 받으며 적응할 수 있었고, 팀 팬들에게도 사랑을 받기 시작했죠.
 
슬리브리스 톱 돌체앤가바나. 팬츠 일레븐티. 벨트 폴로 랄프 로렌. 브레이슬릿 레이지던.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슬리브리스 톱 돌체앤가바나. 팬츠 일레븐티. 벨트 폴로 랄프 로렌. 브레이슬릿 레이지던.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공격수는 위치 선정이 최고의 실력이기도 하죠. 게다가 뉴캐슬 전에서 바로 실력을 입증하는 두 골을 넣었잖아요.
그때는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어요. 골을 넣고 나면 팀 사기도 오르지만 팀원들이 저를 믿기 시작하면서 필드 위의 움직임도 좀 달라지거든요.
이번 시즌 전반기에는 확실한 주전이었어요. 이후에는 스쿼드에 좀 변화가 있었죠.
전반기 막바지쯤에 부상을 당했어요. 제 자리에서 다른 선수들이 열심히 뛰어줬어요. 저 역시 그런 모습을 보며 재활훈련에 더 열심히 임할 수 있었고요. 상대적으로 후반기에 들어설 때는 저와 포지션이 겹치는 다른 선수들의 폼이 다들 차 있는 상태였어요. 그 선수들하고 좀 더 경쟁을 하면서 많은 걸 배웠죠.
지금 겹치는 선수들이라고 하면 누구죠?
많아요. 그 포지션에 다 각자의 스타일대로 설 수 있는 선수들이거든요. 트린캉, 포덴스, 네투가 다 그 포지션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선수들이죠.
여러 조합도 가능하죠. 포덴스가 센터를 보면…
그러면 제가 왼쪽에 서면 되고, 포덴스가 왼쪽에 서면 제가 오른쪽에 설 때고 있고요. 네투가 들어오면 둘 중 한 명이 빠질 수도 있고요. 그날 선수의 컨디션에 따라 여러 조합이 가능해요.
어떤 조합의 템포가 가장 잘 맞는 것 같아요?
사실 어떤 조합이 가장 잘 맞는지를 꼽지 않아도 되도록 저희 안에서 어떤 조합이든 다 잘 맞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서도 다 다르니까요. 후반기에는 그런 노력들이 팬들이 원하는 만큼 잘 나오지 않았죠.
에이, 전반기의 울브스는 정말 센세이션널했어요. 저는 울브스가 너무 멋있습니다.
감사해요. 한국에도 더 많은 울브스 팬들이 생기면 좋겠어요. 저는 그 안에 있지만, 이 팀이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아까 희찬 선수 어머님께서 “울브스는 수비 집중도가 너무 높아요”라며 “우리 희찬이가 미드필더로 뛰고 있잖아요”라고 하시더군요. 과연 축구선수의 집안이구나 싶었습니다.
(웃음) 여러 가지 생각이 들긴 해요. 팀에서 지금 제게 원하는 움직임은 스트라이커와 공격수를 연결해주는 역할이거든요. 완전 미드필더는 아니지만, 반드시 필요한 블록이죠. 하지만 역시 팬들은 골을 원하시잖아요. 팀 내에서 아무리 제 역할을 다하고 좋은 평가를 받아도 결국 공격 포인트를 따기를 원하죠.
 
스트라이프 톱 로에베. 팬츠 르917옴므(Le17Septembre). 언더웨어 돌체앤가바나.

스트라이프 톱 로에베. 팬츠 르917옴므(Le17Septembre). 언더웨어 돌체앤가바나.

 
미드필드로 가끔 내려가 플레이할 때 진짜 능력이 빛나는 공격수도 있으니까요. 예를 들면 해리케인이죠. 축구 박사님 같잖아요. 황희찬 선수도 내려가서 플레이하는 걸 보면 이 선수가 그냥 크랙이 아니라는 게 보여요.
아무래도 움직일 공간이 더 넓다 보니 제가 더 잘하고 좋아하는 축구를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긴 한 것 같아요. 또 선수로서 한 포지션보다 여러 가지 포지션을 소화할수록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거기도 하니까요. 하나에 만족하지 않고 두 가지를 다 잘할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가대표 경기에서는 황희찬의 치고 달리기(일명 ‘치달’)를 자주 볼 수 있었죠. 요새 울브스에서는 좀 더 정교한 드리블을 많이 볼 수 있고요.
유럽 팀으로 오니까 저보다 스피드도 좋고 피지컬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더라고요. 공을 소유하고 팀하고 패스 연계를 하는 데 집중하다 보니 그런 플레이 스타일이 된 거죠.
데이터는 어때요? 팀에선 스프린트 데이터가 있을 텐데요.
팀에서만 보면 톱3 안에는 들어요. 그렇지만 치달만 하는 것보다 잘게 잘게 드리블도 잘하고 패스 연계도 부드러운 여러 가지 옵션을 가진 선수가 더 좋잖아요?
엘링 홀란이랑 뛸 때의 황희찬이 참 아름다웠죠.
그 선수랑 뛸 때 저도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축구장 밖에서도 아주 좋은 친구거든요. 경기장 안에서는 패스를 하면 거의 골이라 정말 재밌게 축구를 했죠.
그때 플레이 수준도 상당히 올라간 것 같아요. 패스를 하는 즐거움도 알게 되고.
맞아요. 사실 전 어릴 적부터 그런 선수였는데 그런 것들을 또 세계적인 선수들하고 같이 뛰면서 그 리듬을 다시 찾을 수 있었고 그러면서 그런 순간에 한 단계 좀 더 성장했던 것 같아요.
그런 즐거움을 좀 잊고 있었군요?
아무래도 좀 급했던 것 같아요. 생각이 급하면 내가 지금 패스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앞에 있는 수비수를 제치려고 노력하거나, 반대로 너무 빨리 패스를 하다가 상대의 돌파 타이밍을 못 맞추는 일이 생겨요. 또 가끔은 돌파를 해야 할 상황도 있거든요. 그럴 때 너무 쉽게 볼을 돌리는 실수를 하는 거죠. 즉각적인 판단을 할 때 여유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리그에선 누구랑 친해요?
미나미노랑 만나면 정말 버스를 놓칠 정도예요. 사실 이번 경기 끝나고 둘이 얘기하는데 버스가 떠나는 거예요. 저희가 원정 갔으니까 전 버스 타고 돌아가야 하는데 말이죠. 뛰어가서 잡았거든요. 흥민이 형과도 만나서 얘기하기 시작하면 제일 마지막에 버스에 타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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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황희찬에게 남은 것은 마지막 세 걸음의 체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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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박세회
    FREELANCE FASHION EDITOR 이민규
    PHOTOGRAPHER 박현구
    HAIR 김우준
    MAKEUP 이봄
    ASSISTANT 송채연
    ART DESIGNER 김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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