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에서 위치한 위군은 생선과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가장 만족스러울 술집이다. 훌륭한 해산물에 사장님의 취향을 담뿍 담은 플레이리스트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시미를 먹으며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을 들을 수 있는 곳은 흔치 않다. 이곳의 메뉴 구성은 단출한데, 사시미와 메로구이, 두 가지가 주된 메뉴다. 그날그날 사장님이 직접 고른 해산물로 구성을 꾸린 사시미도 추천하지만, 이곳에서는 메로구이를 꼭 먹어야 한다. 술과 함께 먹는다면 더욱 좋지만 술을 빼고 즐기기에도 적당한 간에 부드러운 식감을 가지고 있는 메로구이로, 고소한 맛까지 제대로 살려 음식의 밸런스가 어느 하나 빠짐없이 훌륭하다. 기본 찬으로 내어주는 무 조림과도 궁합이 좋은 편. 혼술족들에게 더욱 친근한 공간이니, 망원동 인근에서 잘 구운 생선이 먹고 싶어질 때라면 언제라도 방문해 보자.
제주도의 메로왕은 이름에서부터 느껴지듯이 다양한 메로 음식을 다루는 곳이다. 가장 친근한 메로구이부터 메로회, 튀김, 지리와 탕까지 만날 수 있다. 이중 메로왕에서 단연 으뜸이라 할 수 있는 음식은 메로탕과 메로회다. 메로를 회로 뜨는 식당은 정말 손에 꼽히기 때문에, 메로회의 경우 메로왕이 으뜸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이곳의 메로회는 다른 회에서 느낄 수 있는 쫄깃함과 고소함을 농축시킨 듯한 맛이 난다. 메로탕 또한 독특한데, 생선으로 만들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국물이 진하다. 오히려 사골 국물이 떠오를 정도인데, 사골의 진한 육수에 감칠맛이 더해진 맛을 선사한다. 더 진한 국물을 먹고 싶다면 메로 목살 지리를 추천한다.
여의도에 위치한 다미는 생선구이를 좋아한다면 꼭 방문해야 하는 맛집이다. 1985년에 개업해 이제 햇수로 38년을 채운 식당으로, 내부 인테리어 또한 그 시절의 운치가 가득 채워져 있다. 연어, 꽁치, 고등어, 삼치 등의 생선구이를 파는 다미에서 가장 유명한 메뉴는 단연 메로다. 유명 미식 방송에서도 콕 짚어 메로구이를 추천했을 정도로, 기름기가 사르르 도는 메로구이를 보면 군침이 절로 돈다. 생선구이야말로 겉바속촉을 제대로 지켜야 하는 요리 중 하나다. 메로는 다른 생선보다 껍질이 두꺼운 만큼 더욱 바삭하기 때문에, 다미에 방문한다면 꼭 메로구이 먼저 주문하자. 다른 메뉴로는 오징어 구이가 유명하며, 해산물 외의 메뉴도 판매하고 있다.
봉란옥은 흑태찜을 파는 식당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메로와 연관을 찾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사실 이곳에서 다루는 생선은 메로다. 흑태는 명태 종류 또는 대구를 꾸덕꾸덕하게 말린 것을 부를 때 사용하지만, 메로를 일컫는 경우도 있다. 봉란옥의 흑태찜을 먹고 나면, 메로는 찜에 더 잘 어울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될 정도다. 메로는 쪄내면 살이 한층 더 부드러워지기 때문인데, 단점은 역시 기름이 너무 많다는 것. 봉란옥의 특제 소스는 살짝 매콤하면서 감칠맛을 더해 기름이 많은 생선의 맛을 확실히 잡아준다. 흑태찜을 가장 추천하지만, 씹는 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나막스찜도 좋은 선택지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