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 레더 코트, 레더 오버올 모두 프라다. (제이크) 재킷, 터틀넥 니트 톱, 팬츠, 이너 팬츠 모두 프라다. (제이) 레더 코트, 레더 오버올 모두 프라다. (희승) 코트, 실크 셔츠, 터틀넥 니트 톱, 실크 팬츠, 부츠 모두 프라다. (선우) 프린티드 리나일론 파카, 레더 오버올, 터틀넥 니트 톱, 부츠 모두 프라다. (정원) 피 코트, 터틀넥 니트 톱, 실크 오버올, 부츠 모두 프라다. (성훈) 재킷, 터틀넥 니트 톱, 팬츠, 이너 팬츠 모두 프라다.
피 코트, 터틀넥 니트 톱, 실크 오버올 모두 프라다.
JUNGWON 아까 촬영 전에 엔하이픈 멤버들 다 같이 장난 치는데, 정원 씨 목소리만 들리더라고요. 독특해서.
그런 얘기 들어본 적 없어요? 학생 때 다 같이 떠들었는데도 선생님이 콕 집어서 ‘양정원 조용히 해’ 한다거나.
그런 적은 없었어요. 사실 저는 제 목소리가 특이한 줄도 몰랐거든요. 노래할 때 특히 그런 얘기를 듣긴 하는데, 연습생으로 캐스팅돼서 재미를 느끼기 전까지는 또 노래나 춤 같은 데에 관심이 전혀 없었으니까요. ‘내 목소리가 특이하구나’ 생각한 건 〈I-Land〉(엔하이픈 데뷔 멤버를 뽑았던 오디션 프로그램) 방송 나가서 처음 알았어요.
아예 몰랐다고요? 방송에서도 정원 씨가 등장하자마자 방시혁 프로듀서가 ‘양정원 군은 목소리가 굉장히 매력 있으니 중점적으로 들어달라’고 따로 언급할 정도였잖아요.
연습생 때는 칭찬을 거의 안 해주니까요. 잘하는 게 있어도 웬만하면 얘기를 안 해주고 고쳐야 할 부분만 알려주죠. 그래서 전혀 몰랐어요. 첫 번째 미션 곡인 시그널 송을 할 때에야 알았죠. 엄청 많은 사람이 같은 파트를 부르니까 자기 목소리를 찾기가 쉽지 않을 수 있는데, 제 목소리는 제가 들어도 딱 알겠더라고요.
그 후 벌써 2년이 지났어요. 정원 씨의 보컬에도 변화가 있었을까요?
있어요. 저희가 이번에 콘서트 준비하면서 AR 때문에 녹음을 다시 한 부분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1집 때 목소리를 들어보는데, 뭐랄까, 아기 같더라고요. 엄청 얇고. 그간 활동하면서 두꺼워지고 성숙해진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엔하이픈의 리더이면서 동시에 팀에서 가장 귀여운 사람을 맡고 있어요. 쉽지 않은 일인데.
귀여운 리더를 꿈꾸는 전국의 팀장들에게 비결 하나만 전해줄 수 있을까요?
(웃음) 비결이요? 음… (오래 고민하다가) 그냥 주어진… 주어진 상황에 맞게 자연스럽게 하면 되지 않을까요?
네. 네?(웃음) 아뇨 아뇨. 제가 정말 잘 몰라요. 저는 그냥 나이가 막내 축에 속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고요. 제가 또 가식적으로 뭔가를 하는 걸 싫어해서, 정말 비결이랄 게 없어요.
정원 씨가 생각하는 양정원이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이에요?
저는 책임감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팀 차원으로 보거나, 제 개인적인 측면으로 보거나. 한번 뱉은 말이면 최대한 그렇게 해내려고 하고, 만약에 달성하지 못하면 자책을 많이 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죠. ‘이건 해야지’ 했다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어떻게든 하는 것 같아요.
성격적인 측면인 것 같은데요. 외부 요인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는 않는 편인 것 같아요. 그래도 쌓이긴 쌓이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터지겠죠. 사실 그게 요즘 고민이에요. 쇼핑을 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사람들 다 저마다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잖아요. 그런데 휴가 때만 되면 저는 정말 할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저만의 해소법을 좀 찾아보고 있습니다.
인터뷰 준비를 하면서 ‘정원 씨는 무대에 서고 팬들과 소통하는 걸 정말 좋아하는 것 같다’고 느낄 때가 있었어요.
맞아요. 사실 저희가 이번 활동 전까지는 팬들 앞에서 뭘 해볼 기회가 없었거든요(엔하이픈은 코로나 정국인 2020년 11월에 데뷔했다). 그래서 음악 방송 같은 무대에 올라도 그냥 여러 스케줄 중 하나, ‘방송을 위한 촬영’처럼 느껴지는 측면이 있었죠. 그런데 요즘은 정말 매 무대가 새로워요. 팬들이 바로 앞에 계시고, 장소마다 오는 분이 다르고, 응원해주는 느낌도 다르니까. 그래서 요즘은 무대가 되게 재미있어요. 새로운 작업을 하는 느낌이고, 전해지는 힘도 달라요.
최근에 한 매체에서 조사한 ‘아이돌 소통왕’ 1위로 꼽히기도 했죠.
(웃음) 소통은 사실 딱히 열심히 하는 거라기보다 저도 재미있어서 하는 건데요. 그걸로 칭찬을 받으니까 기분이 좋긴 했어요. 뿌듯하죠.
정원 씨에게는 팬들과의 소통이 노력의 의미가 아니군요.
저는 기본적으로 뭘 해도 재미있어야 오래 할 수 있는 것 같은데요. 물론 노력의 의미도 어느 정도 있죠. 저희 팬 커뮤니티를 보면 정말 많은 팬이 많은 표현을 해주는데, 저희는 7명밖에 안 되니까 한계가 있잖아요. 그래도 최대한 표현을 해야 알 수가 있는 거죠. 여러분이 우리에게 보내는 거 다 보고 있고, 듣고 있다고. 그런 게 팬들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하게 된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제 조그마한 표현도 다 좋아해주시니까, 그게 재미있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니까 계속하게 되는 거죠.
코트, 실크 셔츠, 터틀넥 니트 톱, 실크 팬츠 모두 프라다.
HEESEUNG 괜찮습니다. 그래도 촬영 장소가 탁 트여 있고 예뻐서, 스튜디오같이 딱딱한 느낌이 아니라서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이런 환경의 영향을 좀 받는 편이라.
네. 제가 가위바위보에 이겨서 그렇게 된 거긴 한데요. 그런데 돌아보면 다행인 것 같아요. 제가 개인적인 시간이 없으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독방을 사용하면서 많은 부분이 변한 것 같아요. 혼자 생각할 시간도 많았고, 성격 면에서도 여유가 많이 생겼고.
아무래도 그렇겠죠. 나머지는 둘, 넷씩 같은 방을 쓰니까 그들만의 이야기가 생기기도 할 테고, 또 치킨이라도 시켜서 한참 먹다가 ‘어 희승이 형한테 안 물어봤네’ 이렇게 될 수도 있고.
어, 진짜 그런 때도 있었어요. 제가 잠깐 방에서 혼자 시간 보내다가 밖으로 나왔는데, 음식을 시켜서 먹고 있는 거예요. 도란도란 다 같이.
(웃음) 그게 사실 생각보다 쉽게 일어나는 실수인데, 당하는 사람은 굉장히 서럽죠. 그래서 어떻게 대응했어요? 서운하다고 토로했어요? 아니면 껴서 먹었어요?
저는 티를 안 내요. 껴서 먹기에도, 음식 양을 미리 생각해서 시켰을 거잖아요. 그래서 그냥 잘 넘겼죠. 그런데 설명하다 보니까 이게 되게 앙심을 품고 기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 것 같은데요.(웃음) 그런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하는 뜻입니다).
맏형에다가 독방을 쓰기까지 하는데 다른 멤버들과 거리감이 전혀 없어 보였어요. 멤버들이 의지를 많이 하는 것 같고, 그러면서도 굉장히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고.
저희 막내인 니키가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저도 그런 이미지, 웃기고 다가가기 쉬운 사람이라는 느낌이 좋은 것 같아요. 단체 생활을 하고 공동 목표를 갖고 뭔가를 해나가다 보면 워낙 사소한 걸로도 부딪힐 수 있잖아요. 스트레스받을 일도 많고, 예민해질 부분도 많고. 그래서 저는 늘 유쾌한 분위기가 중요하지 않나 생각해요. 기본적으로 먼저 멤버들을 그렇게 대하려고 하죠.
니키 씨뿐 아니라 다른 멤버들도 엔하이픈에서 가장 재미있는 멤버로 희승 씨를 꼽는 것 같던데요.
솔직히 제가 그렇게 재미있는 사람은 아닌 것 같아요. 그렇게 봐주는 건 좋은데…. 멤버들이 아직 아기들이라서, 어려서 제가 뭐만 해도 웃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정말 뭐 별것 아닌 거, 이선균 배우님 성대모사 같은 것만 해도 빵 터지거든요.
정말 잘해서 웃은 걸 수도 있죠. 지면 인터뷰라 전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한번 들어볼 수 있을까요?
(웃음) 잘하는데요. 엔하이픈 리더를 정할 때 계속 리더로 거론됐는데 본인이 고사를 했었죠. 그것도 그저 편한 형으로 남고 싶었던 마음이었을까요?
멤버들이야 형이 이끌어줬으면 좋겠다, 그런 얘기를 했죠. 그런데 사실 그건 리더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부분 같았거든요. 그리고 이건 처음 얘기하는 건데요. 이런 부분도 있었어요. 리더를 맡으면 제 스스로 놓치는 제 모습들이 있을 것 같다는. 제 안에서 생겨나는 문제점을 눈치채지 못한 채로 팀을 제 의도대로만 이끌고 가려고 한다거나, 그렇게 놓치게 될 것들이 걱정되더라고요. 그런 상황이 오면 나이 차도 있다 보니까 의견 차를 줄이는 게 쉽지 않을 것 같기도 했고요.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고, 그냥 멤버들을 바라보고 팀을 하나로 모으는 게 내 역할이 아닐까 생각했던 거죠.
자기객관화가 뛰어난데요. 20대 초반에 ‘이상적인 나’와 ‘실제 나’를 구분하는 것도 쉽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렇게 ‘역할 속의 나’까지 의심을 해보는군요.
저도 저를 잘 모르니까요. 저는 사실 제가 엄청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멘털이 굉장히 강한 사람이라고. 그런데 요즘 보면 되게 감성적인 사람인 것 같아요. 은근히 좀 사랑받고 싶어 하는 구석도 있고. 제가 원래 집에서는 막내거든요. 그래서 그런 면이 있나 싶어요.
무대 위에서요.(웃음) 뭔가를 하고 나면 ‘많은 호응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고 기대하게 되더라고요.
그건 강한 사람도 가질 수 있는 기대 아닌가요?
그쵸. 그런데 그 형태가 자신감보다는 사랑받고 싶은 마음에 더 가까웠던 거죠. 가족들한테 받은 그런 애정을 이제 다른 상황들에서 바라게 되기도 하더라고요. ‘아 내가 이런 면이 있는 사람이구나’ 하고 저도 배워가는 것 같아요.
레더 코트, 레더 오버올, 부츠 모두 프라다.
JAY 영상에선 엄청 강렬한 표정과 몸동작을 하던 제이 씨지만, 직접 보니 말투나 표정이 정말 부드럽군요.
최근에 ‘원분수’(원망, 분노, 수치심) 모먼트가 있었나요?
딱히 원망, 분노, 수치심이 든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 잠시 활동을 멈춰야 했던 때가 좀 안타까웠어요.
하필 이번 미니 앨범이 나오고 나서 ‘ParadoXXX Invasion’으로 활동하려던 타이밍이었죠?
맞아요. 활동해야 할 시기에 못 하는 게 일단 너무 안타까웠고, 원래 하려고 잡아둔 일들에 차질이 생기니까 모든 것이 힘들더라고요. 게다가 사실 타이틀만큼 기대하던 게 바로 후속곡인 ‘ParadoXXX Invasion’이었거든요. 첫 무대에서 녹화 마치고 내려와서 바로 그렇게 된 게 가슴 아팠어요.
이 얘긴 좀 해줘야겠어요. 〈I-Land〉 같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도 안무 하나를 한 팀이 완성하는 데 보통 7일 정도를 주지요. 그 기간 안에 밤낮없이 준비를 해도 완벽하게 맞추기는 힘들고요.
그렇죠. 노래 하나를 무대에 올리려면 어마어마한 연습 시간이 필요한 셈이죠.
그렇게 완성한 노래와 안무는 보통 발표 후에 몇 번 정도 무대에 올리나요?
몇 달을 준비해서 평균적으로 한 곡으로 2주 정도 활동하면서 9~10번 정도 무대에 올려요. 그런데 이번엔 한 번 올리고 올 스톱 되었던 거죠. 물론 그 뒤에 여러 관계자들의 배려로 몇 번의 발표 기회가 마련되긴 했습니다.
제이 씨는 어린 시절 사진을 찾아보니 정말 다양한 걸 했더군요. 테니스도 치고, 기타도 치고.
테니스는 제 의도와 상관없이 학교에서 동아리에 들어가다 보니 잠깐 배운 정도라 그렇게 잘 치지 못해요. 스키랑 보드는 둘 다 타고요. 어려서부터 골프는 자주 쳤고, 볼링, 당구 등도 어느 정도는 다 해요. 물론 축구나 야구 같은 운동은 학창 시절에 다들 하는 운동이니 그 정도는 해봤고요. 그중에서도 골프는 중학생 때까지 진로 탐색을 위해 좀 진지하게 쳤죠. 악기로는 기타를 배웠고요.
골프랑 기타 연주는 아직도 애착이 있어서 자주 해요.
팬들은 어린 제이가 기타 치는 모습을 보고 ‘제이는 천생 뮤지션’이라며 좋아하더군요.
그때가 정말 어릴 때, 아마 초등학교 저학년 때였을 거예요.
이렇게 취미가 많은데, 혹시 더 해보고 싶은 게 있나요?
너무 많죠. 어릴 때부터 호기심 빼면 시체였어요. 뭔가에 꽂히면 그것에 관한 것들을 찾아보며 공부도 정말 열심히 했고요. 하나에 호기심이 생기면 그 궁금증이 해소될 때까지 다른 게 눈에 잘 안 들어와요. 관련된 유튜브 영상을 다 찾아보고, 그 유튜브 영상이 참고한 책을 사서 보며 팩트 체크도 해보죠. 그래서 대화를 하다 보면 다른 사람들보다 유별난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경우가 있어요.
아, 왜 친구들 중에 뜬금없이 항공모함에 실을 수 있는 전투기 대수 알고 있는 친구가 있는데, 그런 친구군요?
맞아요. 뭔가에 꽂히면 그걸 쭉 파는 스타일이라 최근에는 잠시 활동을 쉬는 기간에 〈007〉제임스 본드 시리즈를 전부 다 봤어요. 매번 이런 식이에요. 브래드 피트에 꽂히면, 브래드 피트가 나온 영화를 다 봐요. 얼마 전에는 테일러링에 꽂혀서 라펠 모양에 따라 어떤 종류가 있는지, 앞섶을 덮는 방식에 따라 어떻게 나뉘는지 등등을 다 외웠어요.
네, 있어요. 그런데 전 그런 기질이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완벽한데요? 우리 〈에스콰이어〉 피처팀에서 찾는 인재상에 딱 맞아요.
저도 가끔 생각해요. 아이돌이 되지 않았으면 기자가 장래 희망이 아니었을까?(웃음)
혹시 직장을 옮기고 싶으면 〈에스콰이어〉에 반드시 지원하세요.
(웃음) 아니에요, 아니에요.(그러나 대답과는 달리 약지를 걸어 확약했다.)
시간이 비면 주로 뭘 하냐고 물으려 했는데….
보통 그런 거 합니다.(웃음) 테일러링 공부하고, 〈007〉 시리즈 몰아 보고….
이번 미니 앨범이 엔하이픈 커리어 전체에서 어떤 지점인가요? 혹은 어떤 지점이면 좋겠어요?
마블 시리즈를 보면 페이즈 1, 2 이렇게 나뉘잖아요. 이번 미니 앨범은 지금까지 우리가 지나온 모든 것을 다 포함해, 한 페이지의 끝 그리고 다음 페이지의 시작을 의미해요. 지금까지 발표한 이전의 곡들은 아직 혼란스럽고 방황하는 상태에 있는 저희의 정서를 담고 있었고, 그래서 하이픈 기호가 모든 곡마다 들어갔어요. 이번 앨범부터는 그 모든 방황을 끝내고 확고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업들이죠. 그래서 하이픈 기호가 빠지기도 했고요. 앨범의 타이틀인 〈MANIFESTO : DAY1〉의 의미기도 합니다.
혼란하고 헷갈리던 것들이 정리된 상태로 보내는 첫 번째 메시지라고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