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마스터가 되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 | 에스콰이어코리아
CAR&TECH

마세라티 마스터가 되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

스포츠카, 세단, SUV를 가리지 않는 드라이빙 마스터가 되는 방법 중 하나는 마스터 마세라티에 참가하는 것이다.

박호준 BY 박호준 2022.11.02
 
공공도로에서 할 수 없는 다양한 테스트도 서킷에서라면 가능하다.

공공도로에서 할 수 없는 다양한 테스트도 서킷에서라면 가능하다.

‘얼마나 빠를까?’ 최고 출력 630마력짜리 스포츠카에 앉으면 대부분 이런 생각을 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2.9초 만에 도달하는 무시무시한 성능은 직접 경험해보기 전엔 가늠하기 어렵다. 문제는 그런 고성능 자동차를 손에 넣더라도 마음껏 달릴 수 있는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마음은 시속 300km지만 현실은 시속 50km 미만으로 거북이걸음을 하기 일쑤다.
마세라티가 말레이시아 세팡 인터내셔널 서킷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자동차 기자들을 불러 모은 이유다. 2018년까지 포뮬러1이 열렸던 세팡 서킷은 927m의 직선주로를 포함해 고속 코너와 저속 코너가 골고루 배치된 곳으로 자동차 성능을 테스트하기 안성맞춤이다. “장거리를 빠르게 이동하는 그란투리스모(GT)가 마세라티의 핵심이지만, MC20를 비롯한 트로페오 라인업은 서킷에서 타기에도 손색없는 모델입니다. 마스터 마세라티가 제공하는 운전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마세라티 아태지역 총괄대표 기무라 다카유키가 기자들에게 건넨 환영사다.
그가 말한 ‘마스터 마세라티’는 마세라티가 운영하는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프로그램이다. 라인업 중 출력이 가장 낮은 기블리 GT 하이브리드조차 최고 출력이 330마력이나 되기 때문에 오너는 고성능 차량을 제대로 다루는 법을 배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승 모델과 교육의 난이도에 따라 프로그램은 엔진 스타트, GT, 스포트, MC20 마스터 4단계로 구분된다. 짧게는 반나절, 길게는 1박 2일 동안 진행되는 교육은 카레이서 출신의 인스트럭터가 동승하는 게 특징이다. 족집게 과외 선생님처럼 코칭을 받다 보면 짧은 시간 내에 꽤 많은 운전 스킬을 습득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코너를 빠져나갈 때 눈은 어딜 바라봐야 하는지, 초고속으로 달릴 때 안정적인 제동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것들 말이다. 마세라티 오너가 아니더라도 신청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MC20의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는다면 8.8초 후 계기반은 200을 가리킬 것이다. 927m의 직선주로에서 MC20는 시속 260km까지 속도를 높인다. 길이 더 길었다면 MC20는 최고 속도인 325km까지 쭉쭉 속도를 높였을 게 분명하다. 슈퍼카조차 전기모터의 힘을 빌리는 요즘, MC20가 V6 엔진만으로 뛰어난 가속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건 신형 네튜노 엔진의 공이 크다.
네튜노 엔진은 마세라티가 만든 신형 엔진으로 포뮬러1에서 쓰였던 기술을 적용해 국제 특허를 받았다. 기술을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엔진은 일반적으로 흡입-압축-폭발-배기를 반복하며 힘을 만든다. 이를 엔진의 4행정이라 한다. 네튜노 엔진은 폭발에 집중했다. 하나의 노즐에서 연료를 분사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분사와 간접 분사를 두루 사용하는 ‘듀얼 연료 분사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한술 더 떠 폭발이 일어나는 연소실도 2개나 만들었다. ‘프리 챔버’라고 부르는 여분의 공간에서 먼저 폭발이 일어난 후 주 연소실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렇게 하면 연소실이 1개일 때보다 폭발력이 향상된다. 이 밖에도 경주용 자동차 제작 회사로 유명한 달라라(Dallara)와 협업해 탄생한 탄소섬유 차체, 대형 윈드 터널에서 1000번 이상의 유체역학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며 얻은 데이터를 반영한 공기역학적 디자인 역시 MC20가 서킷 위를 종횡무진 누비도록 돕는다.      
엔진이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에 위치해 무게중심이 안정적이고 단단한 서스펜션을 가진 MC20와 달리 두 번째로 운전대에 오른 기블리 트로페오는 후륜구동이라 차를 이리저리 미끄러뜨리며 타는 재미가 있다. 특히 기블리 트로페오는 다른 기블리 모델과 달리 V8 엔진을 품고 있어 마세라티 특유의 앙칼진 엔진 소리를 곧잘 뿜어낸다. 흥미로운 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을 비교했을 때 기블리 트로페오(4.3초)보다 SUV인 르반떼 트로페오(4.1초)가 더 짧다는 사실이다. 르반떼가 205kg이나 더 무거운데도 그렇다. 비밀은 구동계에 있다. 둘은 최고 출력이 580마력으로 동일하지만, 구동 방식이 다르다. 뒷바퀴로만 힘을 쏟아내는 기블리와 달리 르반떼는 사륜구동이라 접지력과 동력 배분 측면에서 유리하다. 즉 가속페달을 콱 밟았을 때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은 동일하지만, 바퀴가 그 힘을 이용해 튀어나갈 때 르반떼가 더 효율적이라는 의미다.
“조금 더 타고 싶었어.” 싱가포르에서 온 기자가 말했다. MC20와 기블리 트로페오, 르반떼 트로페오에 올라타 서킷을 수십 바퀴를 돌아놓고 지치지도 않느냐고 반문하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면 온몸이 쑤시겠지. 그렇지만 마세라티 고성능 모델들을 연달아 타는 기회는 흔치 않거든.” 일본 기자도 한마디 거들었다. “그냥 멋쟁이 차인 줄만 알았지 이렇게 달리기 실력이 좋은 줄은 몰랐네요.” 그들의 대화 속에 마스터 마세라티가 의도한 바가 숨어 있다. 과속카메라를 걱정하지 않고 rpm 레드존을 마음껏 넘나드는 경험을 통해 숨겨왔던 질주 본능을 되살리는 것 말이다.
덩치 큰 SUV이지만, 어지간한 스포츠카보다 빠르다. 무작정 페달만 밟는다고 빠른 게 아니다. 주행 라인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