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2. 로몬은 운동이 마음을 단련하는 방법이라 말했다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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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2. 로몬은 운동이 마음을 단련하는 방법이라 말했다

로몬은 결국 밸런스라고 말했다. 와인도 판소리도 즐겁지만, 가족은 그 모든 것보다 소중하고, 결국 중요한 것은 밸런스라고.

박세회 BY 박세회 2022.11.21
 
40mm 핑크 골드 케이스와 다크 그레이 다이얼의 마스터 컬렉션 190주년 에디션 1520만원 론진. 터틀넥 스웨터 가넷옴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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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헌은 〈지우학〉의 수혁이랑 겹치는 부분이 좀 많아요. 잘생기고 운동 잘하고 싸움 잘하는 정의의 사도. 비슷한 두 역할을 로몬이 맡게 된 건 배우 고유의 캐릭터랑 겹쳐서는 아닐까요?
아무래도 있긴 있지요. 그 두 캐릭터랑 공통점이 참 많아요. 그래서 연기할 때 어렵지 않았어요. 수헌이나 수혁이 처한 상황과 그 상황에서 나오는 반응을 이해하기가 쉬웠거든요. 그런데 그 둘이 또 어떻게 보면 많이 다르기도 해요. 수혁이는 공부를 잘하진 못하거든요. 예전에는 싸움을 하고 다녔지만, 정신 차린 후에 모든 사람과 잘 지내는 ‘인싸’가 된 아이기도 하고요. 수헌이는 좋은 대학에 가기를 원하는 아픈 엄마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공부도 열심히 하는 친구예요. 수업 시간에 절대 안 자고 항상 열심히 공부하죠.
공부로 갈리네요. 본인은 누구에 더 가까워요?
비밀로 하겠습니다. 고등학생 때 공부랑 아주 친한 편은 아니었다는 것만 말씀드릴게요. 운동을 엄청 좋아했거든요.
수헌이도 사실 엄청난 ‘인싸’죠. 전교생이 다 보이는 급식실에서 친구들이랑 보란 듯이 물병 차기를 하며 노는 아이니까요.
맞아요. 실제 저는 전혀 그런 부류의 사람이 아니에요. 관심받는 걸 좋아하지만, 어떻게 해야 관심을 받는지는 잘 몰라요. 관심을 받기 위해 튀어야 하는 상황이 오면 부끄럽고, 어디든 숨고 싶어지죠. 그런데 또 관심을 받으면 기분은 좋아져요.
나서는 건 부끄럽지만 관심을 받으면 기분은 좋군요.
그렇죠. 오늘 인터뷰처럼 칭찬을 받으면 어쩔 줄 몰라 하기도 하고요.
그런데 또 어쩔 줄 몰라 하면서 기분은 좋죠?
그럼요. 기분은 좋죠. 칭찬 받으면.
24시간 타임 존 기능과 다크 그린 베젤이 특징적인 스피릿 줄루 타임 400만원 론진. 재킷 마틴 로즈 by 지스트리트 494 옴므. 셔츠 조던 루카 by 지스트리트 494 옴므. 데님 팬츠 JW 앤더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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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귀엽네요. 이번 작품 〈3인칭 복수〉도 스릴러고 범죄물이지만, 큰 틀에서 보면 하이틴 드라마죠. 아무래도 또래 친구들을 자주 만나니 친해졌겠어요.
촬영 때는 아무래도 또래다 보니까 마음도 잘 맞고 관심사도 비슷해서 금방 친해졌어요. 그런데 촬영 끝나고 나면 다들 각자 너무 바빠서 자주 못 보게 되더라고요.
등장인물이 정말 많더라고요. 2화까지밖에 못 봤는데 벌써 주요 인물이 한 스무 명쯤 나온 것 같아요.
그 인물들이 전부 범인 후보가 되는 구조고, 그게 극을 마지막까지 긴장감 있게 끌고 가는 요소예요. 그래서 저희도 마지막 화 촬영이 끝나기 전까지는 범인이 누군지 몰랐어요. 12부 대본을 받고서야 알았죠. 촬영을 하면서 친구들끼리 서로 “네가 범인이지?”라며 마피아 게임 하듯이 놀았거든요. 매회 추리하는 재미가 있는 드라마예요. 범인이 누군지를 두고 큰 반전도 벌어지고요.
로몬 씨라면 드라마의 배경인 용탄고에서 어떤 친구들이랑 가장 친하게 지냈을 것 같아요?
전 골고루 다 친하게 지냈을 것 같아요. 사람을 특정하자면, 석재범(서지훈 분), 태소연(정수빈 분)과 친하게 지냈을 것 같네요.
학창 시절에 신발장을 열었더니 고백 편지가 와르르 쏟아지는, 그런 미남자들의 클리셰 같은 경험도 있겠죠?
저 남중 나왔거든요. 남중에서는 심지어 아무 관심도 못 받았어요. 고등학교는 남녀공학이었죠.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 처음으로 관심이라는 걸 받기는 했어요. 처음에는 초콜릿이며 선물도 받았는데 아까 얘기한 것처럼 관심을 받는 방법을 잘 몰랐어요. 초반에만 살짝 인기 있다가 아무 대처도 하지 않으니 그것마저도 다 식더라고요. 게다가 그 당시에는 헬스에 대한 열정이 너무 강했거든요.
고등학생 때부터 ‘쇠질’을 했어요?
저 정말 왜소했어요. 고등학교 1학년 때 180cm에 54kg이었어요.
그땐 좀 많이 말랐네요.
엄청 마른 거죠. 어릴 때부터 ‘어깨가 좁다’ ‘너무 말랐다’는 소리를 하도 들어서 콤플렉스였을 정도로요. 고등학교 1학년 때 180cm를 넘기고 나서는 ‘키도 어느 정도 컸으니 이제부터 운동이다’ 결심하고 하루에 길게 할 때는 6시간씩 운동만 했어요.
소위 말하는 ‘삼대’는 얼마나 쳐요.
전 무게 안 따지고 작은 무게로 자극을 주는 방식을 선호해요. 잔근육을 기르려고요. 게다가 디스크가 있어서 데드리프트나 스쿼트는 전혀 하지 않아요. 예전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많이 했는데 지금은 허리에 자극 안 가는 운동들로 가벼운 무게를 여러 번 들고 있어요.
제일 자신 있는 부위는 어딘가요?
아무래도 등인 것 같아요.
풀업 하는군요?
맞아요. 기본기 위주로 스트레이트 풀업, 푸시업 등의 맨몸 운동을 많이 하거든요.
43mm 스틸 케이스에 오토매틱 무브먼트 L836을 탑재한 울트라-크론 470만원 론진. 레더 재킷 골든구스. 셔츠, 레더 타이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43mm 스틸 케이스에 오토매틱 무브먼트 L836을 탑재한 울트라-크론 470만원 론진. 레더 재킷 골든구스. 셔츠, 레더 타이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번 작품에서 가꾼 몸을 살짝 보여주는 장면들이 있죠.
아무래도 싸움을 그냥 잘하는 애가 아니라 복싱선수급의 실력을 갖춘 역할이니까요. 또 〈3인칭 복수〉라는 제목에 맞게 좀 시원한 액션을 보여드리고 싶기도 했고요. 액션 훈련만 하면 타격감이 좀 약할 것 같아 헬스 하면서 몸을 따로 키웠어요.
운동할 때 어떤 마음으로 해요? 제 친구는 ‘지구와 싸워 이기겠다’는 마음으로 무게를 든다고 하더라고요.
운동은 결국 자기와 하는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컨디션 좋을 때는 별생각 없이 열심히 하다가도 촬영이 바빠지거나 몸이 피곤할 때면 빠지게 되거든요. 그럴 때 빠지지 않고 해야 그게 진짜 운동이에요. 촬영할 때는 하루에 5시간씩 자다가 3시간밖에 못 자요. 그런 상황에서도 1시간을 어떻게든 빼서 짐에 들러 운동을 하는, 그런 마음가짐이 정말 중요해요. 사실 육체적인 건강보다 정신적으로, 또 정서적으로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제 자신이 되게 부끄러워지는 말이네요.(웃음)
저도 부끄러워질 때가 많아요. 매일 열정적이지는 못하거든요. 가끔 또 10개 들어야 하는 걸 9개만 들고 놓고 그래요.
열흘 동안 한 번 운동하는 저를 더 부끄럽게 하지 말아주세요. 그러고 보니 〈파수꾼〉에서는 소시오패스 살인자 역할이었고, 〈무서운 이야기 3〉에서는 로봇 역할도 맡았었죠. 정의의 사도, 시한부 인생 등등 다양한 역할을 해왔어요.
그러게요. 따지고 보니 그렇네요.
다음에 꼭 해보고 싶은 그런 역할이 있어요?
지금 나이에만 할 수 있는 걸 더 하고 싶어요. 교복을 입는 역할을 더 하고 싶어요. 여기서 조금만 더 나이가 들면 이제 교복 입는 역은 못 할 것 같거든요. 화목한 가정에서 자라 풋풋한 연애를 하는 하이틴 로맨스도 해보고 싶고, 아주 고난도의 액션 영화도 해보고 싶어요.
반면, 저는 로몬이 어른 옷을 입고 나오는 첫 작품이 뭐가 될지도 좀 궁금해요.
어른의 옷이라면, 군복은 어떨까 생각해본 적이 있어요. 제가 〈미스터 션샤인〉을 정말 좋아하고 그 작품에 나오는 이병헌 선배님의 캐릭터가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제복도 좋아하는 편이고, 사극도 해보고 싶고, 기회만 있다면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에 다 도전해보고 싶어요.
이병헌 씨의 연기도 좋아하시나요?
그럼요. 최근에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동네 선배들 동창회 중인 노래방에 이병헌 선배가 춤추면서 들어서는 장면은 정말 최고였어요. 어떻게 그렇게 연기를 하실 수 있을까요?
또 다른 선배는요?
조승우 선배님이요. 〈타짜〉가 넘버원이죠. 〈비밀의 숲〉에서도 정말 소름 끼치게 잘하시고요.
40mm 스틸 케이스와 간결한 다이얼이 돋보이는 마스터 컬렉션 190주년 에디션 310만원 론진. 데님 셔츠 리바이스.

40mm 스틸 케이스와 간결한 다이얼이 돋보이는 마스터 컬렉션 190주년 에디션 310만원 론진. 데님 셔츠 리바이스.

동년배 배우 중엔 〈지우학〉에 함께 출연했던 친구들이 지금 거의 다 주연 자리를 꿰찼을 정도로 연기를 잘하죠.
정말 많이 배웠어요. 오준영 역을 맡은 안승균 형이 정말 많이 가르쳐줬고, 감사하게 배웠습니다. 양대수 역을 맡은 임재혁 형도 연기 천재인 것 같아요. 두 형들 모두 많이 가르쳐주셨어요. 직접 가르쳐주지 않더라도 그들이 연기하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자극이 되기도 했고요. 이유미 누나 연기는 뭐 말할 필요도 없지요.
어유. 그분 연기는 가끔 진짜로 화가 나거나 무서워요.
경쟁심이 생긴 건 아니지만, 생각해보니 또래 친구들의 연기를 보는 게 정말 큰 자극이 됐네요. 〈3인칭 복수〉를 찍으면서도 동년배 배우들이 연기를 기가 막히게 해내고 열정적인 모습들을 보여줘서 자극 많이 받았거든요.
지금 이 두 달이 꽤 오랜만에 쉬는 시간일 것 같아요. 아까 와인도 공부하고 판소리와 골프도 배우고 있다고 하셨잖아요. 삶이 좀 윤택해진다는 느낌이 들었나요?
장단점이 있더라고요. 전 그 모든 것이 나에게 투자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나에게 투자하는 시간, 나를 위한 시간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가족이 생각나요. 최근에 죽음에 대해 가끔 생각하는데, 그래서인지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을 더 소중하게 생각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요. 또 하나는 계속 쉬지 못하고 뭘 배우려고 하니까 진짜 휴식은 오히려 못 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사실, 다양한 운동을 하고 다양한 영역에 취미를 갖는 삶을 어려서부터 원했어요. 그게 균형 잡힌 삶이라고 생각했던 거 같아요. 그런데 막상 그런 생활을 하다 보니 엄마와 할머니, 제 가족들, 인생의 밸런스 축에서 가장 중요한데 챙기지 못한 사람들이 생각나더군요. 결국 삶에선 내게 소중한 것들 사이에 균형을 잘 맞추는 일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뭔가 하나라도 빠지면 기울어지니까요.
마치 와인 같군요.
맞아요. 결국 밸런스죠.
 
[관련기사]
Part1. 로몬이 요새 푹 빠져버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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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ASHION EDITOR 윤웅희
    FEATURES EDITOR 박세회
    PHOTOGRAPHER 박종하
    STYLIST 이정주
    HAIR 은지
    MAKEUP 아라
    ASSISTANT 김성재/이유나/송채연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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