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베르너 판톤의 영혼이 담긴 조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프로필 by 김현유 2023.01.02
베르너 판톤(Verner Panton)이 활동을 시작한 1950년대에 가구 디자인이라고 하면 보통 목재였다. 디자이너 대부분이 목재를 활용한 수공예로 고급화를 꾀하거나, 목재를 쉽게 가공하는 방식을 연구해 대중을 공략했다. 그는 아예 다른 소재로 눈을 돌렸다. 컬러와 빛을 입힌 신소재를 사용했다. 그가 제작한 ‘콘 체어’나 ‘플라잉 체어’ 등이 시대를 앞서간 가구를 이야기할 때 늘 언급되는 이유다. 가구만 해당되는 건 아니다. ‘야마가와 램프’나 ‘스파이럴 램프’ 등 조명 디자인에서도 그는 선구자였다. 판톤은 21세기가 오는 걸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그의 영혼은 ‘베르판(Verpan)’으로 부활했다. 판톤의 이름과 성에서 각각 앞글자를 따온 브랜드 베르판은 판톤의 디자인 DNA를 유지하는 한편 그가 생전 남긴 것들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제품의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중이다. 판톤이 1969년 제작해 큰 사랑을 받다가 그의 사후 2003년 베르판에서 첫 번째 조명으로 공개한 ‘VP 글로브(VP Glove)’와, 1964년 판톤이 직접 출시했다가 지난 2014년 베르판을 통해 다양한 사이즈로 리메이크된 ‘펀(Fun) 펜던트’ 등이 대표적이다.
베르판이 내놓은 판톤의 가장 위대한 걸작을 한 곳에 모은 쇼룸이 콘란샵에 생겼다. VP 글로브와 펀 외에도 달을 형상화한 ‘문(Moon) 펜던트’, 전구 형태의 테이블 램프인 ‘와이어(Wire) 램프’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콘란샵의 각종 리빙 제품들 사이 적재적소에 배치돼, 판톤이 보여주고자 했던 조명 디자인의 정수를 보다 깊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Credit

  • EDITOR 김현유
  • PHOTO 콘란샵
  •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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