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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시본 체어와 티크의 만남이 특별한 이유

프로필 by 김현유 2023.02.16
 
티크 소재의 CH4 위시본 체어 가격 미정 칼한센앤선.

티크 소재의 CH4 위시본 체어 가격 미정 칼한센앤선.

훌륭한 디자인은 시대를 초월한다. 어디선가 한 번쯤은 접해봤을 이 의자는 덴마크 디자이너 한스 베그너가 1949년에 만든 것이다. 정확한 명칭은 CH24였지만, 그보다는 ‘Y 체어’라는 애칭이 더 잘 알려져 있다. 등받이 부분의 Y 모양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새의 가슴뼈(wishbone)를 닮았다는 이유로 위시본 체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겉보기에도 아름답지만, 진가는 앉았을 때 드러난다. 자연스러운 곡선이 폭 안긴 듯한 안정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디자인만큼이나 중요한 건 재료다. 자신의 직업은 디자이너이기 이전에 ‘목수’라고 말했던 베그너였기에, 의자를 만들 나무를 고르는 과정도 깐깐했다. 그는 다양한 목재를 사용했지만, 그중에서도 최고급 수종에 속하는 티크를 선호했다. 티크는 습기에 대한 저항성이 강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경도가 강해진다. 의자는 편안하고 견고해야 한다고 생각한 베그너에게 아주 적합한 목재였던 셈이다. 그러나 티크의 시대는 길지 않았다. 벌목량이 늘자 티크의 주 생산지인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산출량 관리에 나서, 1970년대부터 공급량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오크와 비치 등 북유럽 수종이 그 자리를 대체했다.
위시본 체어가 다시 티크를 만난 건 그래서 기념할 만한 순간이다. “과거 베그너는 티크를 자주 활용했습니다. 그가 사랑했던 목재를 써서 그의 정신이 담긴 의자를 만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요.” 칼한센앤선 CEO 크누드 에리크 한센의 말이다. “다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생태학적 인증을 받은 나무를 쓰기로 했습니다.” 그의 말대로, 새로 출시된 위시본 체어는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을 받은 티크를 사용해 제작됐다고 한다. 책임감 있게 관리된 산림에서 자란 착한 나무라는 의미다.

Credit

  • EDITOR 김현유
  • PHOTO 칼한센앤선
  •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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