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매일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어 줄 책상 6개와 그에 꼭 어울리는 꽃 장식 6개
매일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줄 여섯 개의 아름다운 책상. 그 위에 꼭 어울리는 꽃 장식 여섯 개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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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선구자’ 보딜 키에르가 1959년에 디자인한 책상.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 초기 세 편에 등장해 ‘제임스 본드 데스크’라는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하다. 단순한 듯 개성 있고, 장난스러운 듯 우아한 면모 덕분에 제임스 본드 시리즈 외에도 영화 <킹스맨>, BBC 선거 방송, 배우 마이클 케인, 피아니스트 오스카 피터슨 등 격조 있는 행사나 유명인들에 의해 두루 사용되었다.
FLORIST’S PICK - 빈티지 무드 유리 화병 + 아미초, 올라야
어울리는 꽃 장식의 스펙트럼이 비교적 넓은 가구들이 있다. 스칸디나비안 가구처럼 심플한 디자인의 가구. 특히 오피스 데스크는 직사각 모양에 서랍 같은 요소도 균등하게 나뉘어 마치 빈 도화지처럼 다양한 화병과 꽃을 시도해보기 좋다. 책상에 한 아름의 꽃을 꽂아두고 싶다면 처음부터 여러 종류의 꽃을 믹스하는 것보다는, 꽃송이의 형태나 색깔이 비슷한 두세 종류를 선택하는 게 실패 확률을 줄이는 방법이다. 꽃송이가 크지 않고 여린 이미지의 꽃을 택하면 풍성하게 꽂아도 보기에 부담스러운 느낌이 덜하다.


영국 콘란 본사가 영국을 대표하는 젊은 산업디자이너 새뮤얼 윌킨슨과 협업해 만든 책상. ‘작업자를 위한 코쿤(cocoon)’을 의도했다. 증기로 물푸레나무를 구부려 프레임을 만들고 짚을 격자로 엮어 전면 스크린을 만드는 등 자연 소재만 사용했으며, 디자이너 자신처럼 산만한 사람들을 위해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면서도 갑갑한 느낌이 없도록 했다.
FLORIST’S PICK - 천연 현무암 화분 + 오키드
사실 가장 아름다운 것은 자연에서 온 그대로의 상태다. 화분 식물의 장점은 역시 관리만 잘 하면 오래 두고 볼 수 있으며 식물을 버리는 일을 겪지 않아도 된다는 것. 돌의 속을 파내 만든 화분은 지극히 자연적인 느낌을 주며, 특히 현무암의 경우 한 번씩 흠뻑 적셔주기만 하면 알아서 수분을 조절하는 장점이 있다. 어디에나 어울린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라티스 데스크 같은 책상, 전체가 목재로 이루어진 시원하고 가벼운 느낌을 주는 책상에 놓아두면 꼭 자연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난초과의 꽃을 고를 때는 꽃송이보다 줄기의 선을 보고 고를 것을 추천한다.

호두나무 원목과 도색 알루미늄을 조합해 고전적인 느낌과 모던한 느낌이 동시에 느껴지는 책상. 산업디자인 컴퍼니 옵저베이토리가 ‘좋은 디자인은 사물과 개인 사이의 정서적 연결을 만들어낸다’는 철학으로 디자인한 에어리아 시리즈의 하나로, 들여다보고 매만질수록 심미성과 기능성이 드러난다.
FLORIST’S PICK - Kohchosai Kosuga ICHIRIN Flower Vase + 수선화
형태의 기능적인 면이 강조된, ‘사무용’이라는 느낌이 확연한 책상에는 화려한 꽃 장식보다는 간명한 꽃 장식이 어울릴 확률이 높다. 소재나 색상에서 연결점을 만드는 것도 좋은 생각이다. 나무와 화이트 알루미늄이 섞인 에어리아 데스크에는 대나무와 유리로 만든 이치린 화병을 놓았다. 일본어로 ‘한 송이’라는 뜻의 이치린은 말 그대로 몇 송이의 꽃만 꽂으면 되기 때문에 손쉽게 모던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위에서 스타일링한 것처럼 네다섯 송이의 꽃을 꽂아두고 싶다면 길이에 높낮이를 줘서 꽃의 얼굴들을 드러내며 리듬감을 주는 것도 팁이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작은 마을 카시나에서 가정용 목재 가구 제조업체로 시작해 컨템퍼러리 가구 브랜드로 발돋움한 체코티 콜레지오니. 빈 데스크는 그 이력을 잘 느낄 수 있는 시그너처 모델로, 미국산 호두나무를 사용한 346개의 조각을 나사 하나 없이 조립해 완성한다. 심지어 서랍 레일조차 철제가 아니라 나무를 깎아 만들다 보니 연간 생산량이 50개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FLORIST’S PICK - Ojacraft Vase for Dead Flowers 031 + 철쭉
형태가 독특한 책상에는 전체적인 느낌이 동그란 일반적인 꽃 장식보다 구조적인 형태의 장식이 어울릴 수 있다. 꽃나무는 꽃송이도 감상할 수 있지만 나뭇가지가 만들어내는 ‘선’을 즐기기 좋은 소재다. 일반적인 꽃보다 스타일링이 좀 더 어려울 수 있지만, 대신 고즈넉한 분위기를 내며 색깔이나 모양이 화려한 꽃에 비해 질리지 않는 것도 큰 장점이다. 입구가 넓은 화병에 꽃을 스타일링하는 게 어렵게 느껴진다면 상단에 작은 구멍이 여럿 나 있는 화병을 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케바나 스타일로 꽃의 높낮이를 달리하거나 줄기가 멋있게 뻗은 방향을 조화롭게 구성하면 손쉽게 멋스러운 연출이 가능하다.


오직 3cm 간격의 격자무늬로 이루어진 테이블. 1966년 결성되어 이탈리아에서 급진적 건축 운동을 벌였던 건축가 그룹 슈퍼스튜디오가 디자인한 모델로, 아방가르드한 느낌을 내면서도 실상 ‘선’으로만 이루어진 책상이기에 다양한 공간에 두루 어울린다. 데스크 모델은 콰데르나 컬렉션 론칭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해 출시된 것으로, 상판 아래에 비밀 서랍을 갖고 있다.
FLORIST’S PICK - Iaac Crafts Black Water Jug + 글로리오사
개성이 강한 디자인의 책상에 화병을 세팅할 때에는 두 가지 접근법이 있다. ‘깔맞춤’ 하듯 책상의 특성에 부합하는 화병을 골라 어우러지게 하거나, 오히려 반대되는 색이나 조형의 화병으로 책상의 개성을 상쇄하거나. 이때 상반되면서도 그 안에 비슷한 요소가 있다면 더 효과적이다. 격자무늬를 지닌 콰데르나 데스크에는 둥근 저그를 놓아 그 규칙성을 깨면서, 동시에 검은색으로 격자의 색과 연결성을 만들었다. 현대미술 작품을 연상케하는 가구에 저그처럼 일상적인 물건을 화병으로 사용하는 것도 재미있는 태도다. 다만 애초에 화병으로 만들어진 물건이 아닌 만큼 꽃을 스타일링하기 더 어려울 수 있는데, 속에 잔뜩 구부린 와이어나 침봉을 넣고 몇 송이의 꽃만 세워두는 것도 팁이다.


애플 신사옥을 설계한 것으로 유명한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아폴로11호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책상. 전용 주물 방식으로 제작한 철제 프레임은 인간이 처음 달 표면을 밟았던 역사적 장면을 직관적으로 떠올리게 하며, 상판 유리 너머로 척추처럼 견고하게 책상을 지지하는 형태를 들여다볼 수 있다. 뉴욕현대미술관, 파리 퐁피두센터 등 유명 미술관에 영구 소장되어 있다. →
FLORIST’S PICK - MOMA Ribbon Vase + 양귀비
책상에 어울리는 꽃을 먼저 찾기보다, 책상에 어울리는 화병을 고르고 그에 조화를 이루는 꽃을 생각하는 게 꽃 장식을 하는 효율적인 순서다. 책상을 고르기까지 몇 달을 고민했다면 그에 어울리는 화병을 고민하는 데에도 충분한 시간을 들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특히 노모스 테이블처럼 그 자체로 존재감이 강렬한 테이블은 어울리는 화병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 직관적으로 책상과 비슷한 소재, 비슷한 이미지를 택하는 게 방법이 될 수 있다. 양귀비를 택한 것 역시 잎이 없고 간결한 선을 가진 줄기로 미래적이고 모던한 느낌의 책상, 화병과 연결성을 만들려 한 것이다. 전체적인 조화를 고려하며 디테일을 세세히 따지는 게 어렵게 느껴진대도 별수 없다. 꽃꽂이도 패션과 같아서 불변의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조화의 문제이니 그저 많은 시도를 해보며 감각을 익혀야 할 따름이다.
Credit
- EDITOR 오성윤
- PHOTOGRAPHER 한정훈
- FLORIST 정희연(BOTALABO)
- ART DESIGNER 김동희
JEWE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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