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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투어에 ‘로스트’가 화제였죠. 재현 팬들은 다들 그 얘기를 하더군요.
정말요. 제가 재현 팬들 몇 명에게 물어봤더니 하나같이 한 얘기가 ‘로스트’였어요.
그 곡은 제가 예전에 좀 ‘딥’한 느낌일 때 작곡가인 밍지션님과 함께 쓴 곡이에요. 밍지션님이 건반으로 여러 코드들을 돌리면, 그 위에 제가 노래 가사를 얹고 함께 라인을 짜며 같이 작업했죠. 그 곡을 쓸 당시의 ‘딥’한 기분, 뭔가에 대한 깊은 그리움, 나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었어요. 투어에서 솔로 무대가 주어졌을 때 그 노래를 불렀죠.
한국 감성 노래들의 코드 진행과는 꽤 다르고 멜로디도 어렵더라고요.
사람마다 패션 취향이 있듯이 멜로디도 취향인 것 같아요. 사람마다 자기가 좋아하는 걸 듣고 연습하고 불러보다 보니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떤 그리움일까요? 가사로만 보면 사람일 수도 있고, 지나간 시절에 대한 그리움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특정한 뭔가를 떠올린 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 다만 그 노래를 듣는 사람이 그림을 그리듯 뭔가를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썼어요. 그래서 무대연출도 마치 제 방인 것처럼 했죠. 방에 침대가 있고, 창문 너머로 뭔가가 보이는 광경을 통해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전달할 수 있도록 연출적으로 생각했어요. 누군가는 자신이 사랑했던 반려동물을 떠올릴 수도 있고, 또 누군가는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을 떠올릴 수도 있겠죠.
그렇게 얘기하니 이해가 되네요. 온기가 남은 향기, 빈 벽 등 가사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이 그리움의 대상이 아니라 그리움이라는 감정 자체를 형상화한 거군요. 그게 재현의 따듯한 목소리와 참 잘 어우러졌죠. 목소리가 따듯하다는 얘기 자주 듣죠?
팬분들 중에서 따뜻하다고 얘기해주신 분들이 좀 있긴 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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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 같이 일한 분들 중에 제 목소리의 배음에 대해 얘기한 분이 있었어요. 예전예요.
그런 목소리라면 창법에 따라, 노래의 매력에 따라 여러 목소리를 다르게 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배기량이 큰 차인 거죠.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은 있어요. 이런 얘기를 하신 게 좀 신기해요. 저도 그런 고민을 했었거든요. 날카로운 록 발성이나 섬세한 기교의 블루스 가수들의 발성 등 다양한 방식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실은 제가 진심으로 제 목소리를 너무 좋아해서 바꾸고 싶진 않더라고요.
랩 파트에 조금씩 참여하고 있는 것도 환영받고 있어요.
사실 전 연습생 때도 랩을 써서 평가회나 기회가 될 때 보여주곤 했거든요. 노래에 힘을 쏟는 것만큼 본격적으로 꾸준히 매일 연습을 하진 않았지만, 연습생 때부터 해오고는 있었던 거죠.
뭐랄까, 안정적이에요. 본격적으로 랩을 좀 했으면 좋겠다는 팬도 있고요.
노래로 더 잘 표현되는 감정이 있고, 랩으로 더 잘 표현되는 이야기가 있죠. 중요한 건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가 더 중요하죠. 그래서 이제는 랩을 하면서 노래를 하는 건지, 노래를 하면서 랩을 하는 건지 구별하지 않으려고요.
소재나 수단보다는 주제가 더 중요하다는 얘기군요.
맞아요. 진짜 랩처럼 노래를 할 수도 있는 거고 노래처럼 랩을 할 수도 있는 거니까요. 항상 이런 생각으로 활동을 하다 보니 랩을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있고 노래를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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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좀 다른 얘긴데요. 한 팬분이 물어봐달라더군요. 멤버들이 종종 술 얘기를 할 때면 항상 재현 씨를 제일 잘 마시는 멤버로 꼽는데, 주량이 어떻게 되나요?
제가 못 마시는 편은 아닌 것 같긴 하지만, 그렇다고 연예계에서 잘 마시는 분들이랑 상대할 정로도 잘 마시는 건 절대 아녜요. 그냥 계속 기분 좋게 마실 수 있는 정도죠.
연예계에서 잘 마시는 걸로 소문난 분들이 몇분 계시죠. 그런데 그런 수준은 아니라는 거죠?
(웃음) 저희 멤버들이 사실 잘 마시는 편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못 마시는 멤버들 사이에서 좀 마시는 편인 거지 그분들한테 비할 수준은 아닌 것 같아요.
사실 제가 혼술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원래도 맥주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기네스를 마시고 나서 처음으로 기네스로 혼술을 해봤을 정도로 그 술을 좋아해요. 위스키는 최근에 유튜브에서 찾아보면서 한두 번 마셔본 정도의 입문자 수준이고, 와인이나 소주는 잘 안 마셔봤고요.
베스트 프렌드는 기네스고, 위스키는 친해지고 싶은 친구군요.
맞아요. 위스키 중에선 싱글 몰트 쪽을 일단 알아가보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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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꾸준히 모아오고 있어요. 소울도 좋아하고 재즈도 살짝 좋아해요.
이번 투어 때는 그렇게 못 했지만, 지난번 미주 투어 때는 가는 지역마다 레코드 숍을 찾아갔어요. 그게 참 소소한 재미였죠.
일본 레코드 숍들이 정리가 참 잘 되어 있더라고요.
맞아요. 약간 레어한 것들이 숨어 있더라고요. 그런데 갈 때마다 제가 정말 구하고 싶었던 판들은 품절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며칠 전에 들어왔는데 나갔다는 얘기도 꽤 들었고요. 친절한 직원분들이 다시 들어오면 연락 준다고는 하셨는데, 투어 중인 제가 그거 받으러 다시 갈 수는 없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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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미니룩스를 자주 썼죠. 필름 사진의 느낌을 좋아하던 때가 있었어요. 그때그때 찍고 싶은 걸 편하게 찍어도 사진이 감성적으로 잘 나와서 처음 산 라이카 미니룩스가 너무 좋았고, 또 현상을 하는 재미도 쏠쏠했죠. DSLR과 다른 필카의 매력은 그런 것 같아요.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니까 찍고 싶은 순간을 찍고 넘어간 후 현상 후에나 보게 되지요. 전문적인 카메라라면 어떤 각도에서 또 어떤 조명으로 어디서 쳐야 잘 나오는지 계속 해보게 되잖아요.
아날로그에 대한 동경이 느껴져요. 혹시 아버님께서 오디오 룸을 따로 가지고 계신가요?(웃음)
우아, 그러면 정말 좋겠어요.(웃음) 오디오 룸은 따로 없지만, 아버지께서 음악을 진짜 좋아하세요. 가끔은 저보다 더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을 정도로요. 예전엔 저한테 시디를 주면서 팝송을 추천해주시거나 집에서 직접 들려주시기도 했을 정도로요. 한국 가수 선배님들의 영상을 링크로 보내주시기도 하고요.
지금은 아버지와 취향이 다를 것 같지만, 뭔가를 좋아할 때 파고드는 그런 마음을 물려받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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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이번에 인터뷰하면서 주변에서 재현의 팬들이라는 분들을 붙들고 여러 얘기를 물었어요. 그때 그분들 중 한 명이 이런 얘기를 했는데, 꼭 전해드리고 싶네요. “전 재현이가 뭘 하든 상관없어요. 무조건 응원할 거예요. 계속 제가 볼 수만 있으면 좋겠어요.” 너무 절대적인 마음 아닌가요?
팬사인회를 할 때 그런 얘기를 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하고 싶은 거 다 해.” “뭘 해도 응원해줄게.” 그럴 때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이 더 단단하게 굳어져요. 한편으론 제가 그분들의 응원대로 더 잘돼서 저를 응원해주는 분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데 힘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저희와 팬은 그런 관계, 이 직업을 갖지 않았으면 경험해보기 쉽지 않은 감정을 공유하는 관계라는 점에서 정말 소중하고 감사합니다.
지금 바라는 것 중에서 가장 황당한 꿈이 뭐가 있나요?
당황스러운 질문이네요. 갑자기 지금 F1 트랙에서 F1급의 차로 어마어마한 속도를 밟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 또 생각났어요. 우주여행도 하고 싶고, 외계 생명체도 만나보고 싶어요.
외계 생명체는 장담하기 힘들지만, 나머지 꿈은 재현 씨가 마음만 먹으면 곧 가능할 것 같은데요? 팬들이 스페이스 X에 태워줄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