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버랜드 부츠 50주년을 탄생을 기념하는 퓨처 73 프로젝트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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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버랜드 부츠 50주년을 탄생을 기념하는 퓨처 73 프로젝트

팀버랜드 부츠의 50주년을 기념하는 퓨처 73 프로젝트가 공개됐다. 퓨처 메이커 움베르토 레온과 사무엘 로스가 말하는 팀버랜드와 퓨처 73 캡슐 컬렉션.

ESQUIRE BY ESQUIRE 2023.03.29
 
팀버랜드 부츠는 단순한 신발이 아니다. 오히려 문화 코드에 가깝다. 1973년 등장했을 때부터 노동자들의 작업화로 큰 사랑을 받았고, 1990년대에 힙합 문화와 결부되며 스트리트 컬처의 상징적인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 올해는 오리지널 부츠가 탄생한 지 50주년 되는 해. 이를 기념하기 위해 팀버랜드는 퓨처73(Future 73) 프로젝트를 야심 차게 발표했다. 오리지널 부츠에 담긴 혁신성과 기술력, 장인정신을 기념하며 팀버랜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한데 아우른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여섯 명의 퓨처 메이커에 있다. A-COLD-WALL*의 수장 사무엘 로스(Samuel Ross), 오프닝 세레모니를 설립하고 겐조를 이끈 움베르토 레온(Humberto Leon), 지속가능성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는 디자이너 크리스토퍼 래번(Christopher Raeburn), 배우이자 스트리트 웨어 브랜드 CLOT의 창시자 에디슨 첸 (Edison Chen), 네덜란드에 기반을 둔 니트 연구가 수젠 오우드 헹겔(Suzanne Oude Hengel), 시카고 태생의 아티스트 니나 샤넬 애브니(Nina Chanel Abney)가 바로 이들이다. 퓨처 메이커들은 팀버랜드 디자인팀과 함께 6인치 부츠를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재해석했다. 그 결과 각각의 제품은 현대적인 실루엣, 혁신적인 기술력, 신선한 디테일 등 이전까지 팀버랜드 부츠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독특한 접근을 보여준다. 부츠의 콘셉트를 확장시키는 캡슐 의류 컬렉션 또한 놓칠 수 없는 대목. 각 부츠와 매치되는 어패럴 라인은 이번 퓨처 73 프로젝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INTERVIEW 

팀버랜드 부츠는 당신에게 어떤 신발인가?
어릴 적 누나의 남자친구가 팀버랜드 부츠를 자주 신었다.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그에게 6인치 부츠는 견고하고 기능적인 작업화였다. 하지만 내 눈에는 그 신발이 무척 ‘쿨’해 보였다. 그리고 얼마 후 생일에 6인치 부츠를 선물로 받았다. 그때의 기억이 아직까지 또렷하다. 너무 좋아서 한 달 내내 부츠만 신었고, 그럴 때마다 왠지 어깨가 으쓱해졌다. 오프닝 세레모니를 론칭했을 때도 팀버랜드와 종종 컬래버레이션을 했다. 당시 우리는 젊은 디자이너들과 함께 새로운 아이콘을 만드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어서 풋웨어에도 그런 상징적인 신발이 필요했다. 역시 6인치 부츠만 한 것이 없었다. 그러니 팀버랜드는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큰 신발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 만든 부츠는 어떻게 탄생했나?
처음 프로젝트 제안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은 ‘부츠를 위한 아웃솔 몰드를 만들 수 있는가?’였다. 특별한 6인치 부츠를 위해 특별한 솔을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본사는 흔쾌히 나의 요청을 수락했다. 나는 이 부츠가 동시대적 디자인과 디테일을 담은 새로운 아이콘이 되길 바랐다. 그게 오리지널 6인치 부츠에 대한 헌사라고 생각했다. 부츠의 각 파트를 분리하고 그걸 다시 합치는 방식으로 디자인을 발전시켜 나갔는데, 그 과정이 일종의 놀이 같아서 무척 즐거웠다.
확실히 볼드한 밑창에 가장 먼저 눈이 간다. 이렇게 대범한 아웃솔을 만든 이유가 있나?
처음 스케치 단계에선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있었다. 그러다 솔이 어퍼를 압도하는 디자인으로 자연스레 생각이 정리됐다. 무조건 크고 두툼한 아웃솔이어야 했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솔을 더 크게 만들어야 한다고 끊임없이 주장했고, 이런 볼륨과 사이즈는 만들 수 없다는 얘기도 수백 번은 들었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런데 실제로 들어보니 생각보다 무겁지 않아서 놀랐다.
실제 출시되는 제품은 시제품보다도 더 가벼울 거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특별한 고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신발은 편해야 하니까. 디자인이 아무리 멋져도 불편하면 실용적인 가치가 별로 없다.
룩도 슈즈 디자인에 맞춰 제작한 건가?
부츠는 구상에서부터 실제 제품으로 완성되기까지 대략 1년 반 정도가 걸렸다. 그러니 어패럴 라인을 디자인하기 전에 이미 부츠의 콘셉트가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룩을 만들면서 중점을 둔 것은 6인치 부츠의 상징들을 어패럴에 녹이는 것이었다. 컬러, 강인한 헤비 웨이트 원단, 아일릿과 슈레이스를 연상케 하는 디테일… 6인치 부츠의 특징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기능적인 디테일도 잊지 않았다. 이를테면 코트엔 인슐레이티드 레이어, 방수 처리, 비 올 때 꺼낼 수 있는 후드와 더울 때 뗄 수 있는 슬리브 등 기능적인 세부를 곳곳에 배치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팀버랜드의 방대한 유산을 어떻게 독창적인 언어로 치환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기존에 제작된 제품들과는 확연히 다른 결과물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프로젝트 초반엔 줌으로 미팅을 하면서 생각해둔 스토리와 내러티브를 전달했고, 팀버랜드도 다행히 나의 비전을 마음에 들어 했다.
이번에 공개한 신발은 팀버랜드 부츠지만 A-COLD-WALL*도 닮았다. 두 브랜드 사이의 어떤 지점에 서 있는 것 같다.
이번 신발은 팀버랜드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6인치 부츠를 새로운 소재와 형태, 실루엣, 비율로 해석한 것이다. 어퍼엔 베이지 컬러의 베지터블 태닝 레더를 사용하고, 발목 위쪽엔 부드러운 누벅을 덧댔다. 또 신발끈을 없애고 사이드에 지퍼를 달아 실루엣도 확 바꿨다. 아웃솔은 어퍼와 시각적인 대비를 이루는 투명한 고무로 만들었다. 그 결과 좀 더 현대적인 느낌이 도드라진다. 이 신발은 신을수록 가죽과 솔이 자연스럽게 태닝되면서 착용자의 시간과 경험을 축적할 거다. 그것이 이 신발의 최종 형태가 될 거고.
디자인랩에는 누벅과 고어텍스로 만든 다른 프로토타입도 있었다. 여러 프로토타입 중 파이널피스로 이 신발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일단 오리지널 6인치 부츠에서 시작한 신발을 제일 먼저 선보이고 싶었다. 팀버랜드 부츠의 50주년을 기념하는 프로젝트인 만큼 이 부츠가 가장 뜻깊은 모델이라고 생각했다. 또 데드라인이나 완성도 같은 몇 가지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 이번 퓨처 73 프로젝트를 위한 시즌 2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실험적인 제품은 다음번으로 미룰 여유도 있었다.
이번에 선보인 어패럴 캡슐 라인은 기존 팀버랜드의 옷과 상당히 다르다.
나는 공장에서 대량으로 찍어내는 옷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중요한 건 크래프트맨십, 그러니까 옷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노력과 정성이다. 한눈에 보이지는 않더라도 그런 요소들이 확실히 다른 결과를 만든다. 패브릭 하나도 꼼꼼하게 골랐고, 마음에 드는 기능성 원단을 구하기 위해 이탈리아의 업체를 샅샅이 뒤졌다. 나는 이번 컬렉션이 새옷처럼 너무 말끔하지 않기를 원했다. 그래서 피니싱에도 엄청 신경을 썼다. 해진 듯 거칠게 마감한 솔기, 햇빛에 색이 바랜 듯한 염색, 떨어져 나간 듯한 프린트…. 별거 아닐지도 모르지만 이런 효과를 내기 위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방식을 택해야 했다. 강한 열로 로고를 벗겨내고 흔적만 남게 하거나 특수 스크린 프린트 방식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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