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스카치도 버번도 아닌 다른 위스키들

프로필 by 박세회 2023.04.03
(왼쪽부터) ‘기원 위스키 배치1’ 가격미정 쓰리소사이어티스. 스터닝 라이 위스키 17만원대, 스토크클럽 라이 몰트 위스키 15만원대, 베르시옹프랑세즈 알펜클로우 싱글 몰트 2015 30만원대 모두 메타베브.

(왼쪽부터) ‘기원 위스키 배치1’ 가격미정 쓰리소사이어티스. 스터닝 라이 위스키 17만원대, 스토크클럽 라이 몰트 위스키 15만원대, 베르시옹프랑세즈 알펜클로우 싱글 몰트 2015 30만원대 모두 메타베브.

위스키로 가장 유명한 나라는 단연코 영국이다. 영국의 스코틀랜드에서 만든 위스키가 압도적인 인지도를 자랑한다. ‘스카치’라는 말은 고급 위스키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특히 미국 영화에서 “스카치?”라고 하면 제대로 된 위스키를 한잔하겠느냐는 뜻이다. 그래서 다들 싱글 몰트 역시 스카치의 전유물이라고 오해한다. 아니다. 숙성 3년을 채우고 드디어 일반 매장용 보틀을 내놓은 쓰리소사이어티스 증류소의 ‘기원 위스키 배치1’ 역시 싱글 몰트다. 한국 최초의 싱글 몰트를 시장에 내놓은 기원 위스키가 당화, 발효, 증류를 거친 스피릿을 버진 아메리칸 오크 캐스크에서 3년 숙성시켰다. 스카치의 3년은 파이니스트 등급에 속하지만, 제조의 모든 과정을 사계절이 격변하는 한국 땅에서 겪어냈다는 점에서 같은 3년은 아닐 것이다. 칼바도스를 연상케 하는 첫 사과 향기와 불에 그을린 당밀의 향이 무척 인상적이다. 9명의 덴마크인 위스키 열정맨들이 2005년에 설립한 스터닝 위스키 역시 스코틀랜드 밖에서 만든 정통 위스키다. 현지 생산한 보리와 호밀만을 사용해 전통을 혁신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플로어 몰팅했으며, 불로 달구는 스틸 통에서 증류했고, 아메리칸 오크 배럴에서 숙성시켰다. 거짓말을 좀 보태면 호밀빵을 위스키에 찍어 먹는 듯, 블랙베리와 각종 달콤한 냄새 사이에서 올라오는 고소한 향이 일품이다. 스토크클럽 역시 이미 해외에선 유명세를 한 번 탔다. 이 증류소에서 만든 라이 몰트 위스키를 한 모금 마시고 나면 당신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물음표가 떠오를 것이다. 위스키에 코를 대면 마치 베이커리에라도 들어선 듯 갓 구운 빵과 초콜릿 냄새가 온 숨을 가득 채우기 때문이다. 그러나 입에 넣으면 아일레이에서 증류하기라도 한 듯 피티한 펀치가 당신을 즐겁게 할 것이다. 운 좋게 손에 넣을 수만 있다면, 베르시옹프랑세즈 알펜클로우 싱글 몰트 2015는 아마 당신을 놀라게 할 것이다. 혀를 기분 좋게 오그라들게 하는 적절한 피티함과 입안 가득 퍼지는 젖은 나무 향기가 가시고 나면, 과실의 싱그러움과 다크 초콜릿의 달콤쌉싸름한 맛이 긴 여운을 선사한다. 증류주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못한 프랑스 그르노블(Grenoble) 지역에 위치한 도피네 양조장(Brasserie du Dauphiné)에서 생산했다. 올로로소 셰리 캐스크에서 숙성한 뒤 피노 데 샤랑트(포도를 압착해 발효 전 코냑 오디비를 첨가한 프랑스 주정강화 와인) 캐스크에서 피니싱해 ‘올드 스쿨’이라고 할 만큼 전통적인 위스키의 미덕 위에 처음 만나는 밸런스를 선사한다.  

Credit

  • EDITOR 박세회
  • PHOTOGRAPHER 정우영
  • ART DESIGNER 김대섭

MOST LIKED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