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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가 추구하는 미니멀리즘을 고스란히 담은 의자

프로필 by 김현유 2023.05.31
앙셀 데르메스 암체어 가격 미정 에르메스.

앙셀 데르메스 암체어 가격 미정 에르메스.

에르메스가 1800년대 초, 말안장 등을 만드는 가죽 공방에서 시작한 브랜드라는 건 너무도 유명한 사실이다. 그러나 가죽 제품이 아닌 인테리어 전반을 다루는 에르메스의 ‘홈 컬렉션'이 이미 한 세기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에는 놀라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이 브랜드에서 가장 유명한 제품 중 하나인 켈리 백의 탄생은 1935년이다. 홈 컬렉션은 이보다도 앞선 192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다. 초창기엔 주로 스포츠 오브제와 담요, 쿠션 등을 출시하던 에르메스는 몇 년 지나지 않아 가구 디자이너 장 미셸 프랑크와 협업을 진행하며 테이블과 의자 등으로 스펙트럼을 넓혔다. 프랑크는 그 시기 미니멀한 디자인을 선보이며 가장 독창적인 디자이너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에르메스 홈 컬렉션은 고급스러운 단순함의 미학을 보여주며 진화해왔다.
지난 4월, 밀라노 디자인위크에서 에르메스는 한 세기를 기념하며 시간을 초월할 새로운 클래식을 공개했다. 이번에도 동시대 미니멀리즘의 대가라고 불리는 디자이너와 함께다. 덴마크 출신의 세실리에 만즈와 협업한 이 암체어 이름은 앙셀 데르메스(Ancelle d’Hermes)다.
에르메스에 앞서 프리츠 한센이나 TAKT 등의 가구 브랜드뿐 아니라 뱅앤올룹슨 등의 오디오 브랜드와도 협업한 바 있는 만즈는 극도로 단순하면서도 용도와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외형에 어울리는 의미를 부여할 수 없는 요소는 아예 빼버리는 게 낫다.” 만즈가 한 인터뷰에서 한 이 말은, 그 선명함에서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루이스 설리번의 명제를 떠올리게 한다. 그 결과물을 보라. 덜어내고 빼며 벼려진 선명한 의미의 선들은 우리가 에르메스라는 브랜드에서 떠올리는 미니멀한 품격에 멋지게 맞아떨어진다. 통나무로 이루어진 탄탄한 프레임 사이를 가로지르는 것은 얇은 소가죽 시트뿐이다.

Credit

  • EDITOR 김현유
  • PHOTO 에르메스
  •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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