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이 최신 럭셔리 제품과 서비스는 당신이 생각하는 '럭셔리'의 이미지와 좀 다르다

프로필 by 오성윤 2023.07.26
 

Zephalto Céleste 

프랑스 우주 관광 스타트업 제팔토가 최근 발표한 건 완전히 새로운 식사 경험이다. 우주에서 즐기는 다이닝 서비스를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전직 프랑스 항공교통 관제관 빈센트 파레 다티에스가 설립한 이 업체는 스페이스 X나 버진갤럭틱, 블루오리진과는 좀 다른 형태의 우주 관광을 좇고 있는데, 열기구 원리에 착안해 헬륨을 넣은 가압식 캡슐로 성층권에 머물다 돌아오는 것이다. (그게 어떻게 우주냐고 코웃음을 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정도 높이면 실제로 우주의 어둠 속에서 지구의 경계를 보게 된다.) 셀레스트는 출발 1시간 반 만에 상공 25km까지 떠오르며, 3시간 동안 성층권을 떠돌다 내려오는 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그리고 6명의 승객은 그동안 미슐랭 스타 셰프가 준비한 음식과 소믈리에가 엄선한 와인을 즐기게 된다. 셰프와 요리의 종류에 대해서는 공개된 정보가 없지만 이미 2025년 상반기까지 모두 예약이 찬 상태. 프랑스 항공우주국과 협업해 세 차례 시험 비행을 진행한 상황이며, 2024년 말 첫 비행 전까지 상업용 항공기와 동일한 유럽항공안전청 인증을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PRICE 인당 12만 유로 INSTAGRAM zephalto 

 

Vollebak Island

볼레백은 ‘미래의 의류’를 표방하며 온갖 괴짜 옷을 만들어온 브랜드다. 칼로 그어도 찢어지지 않는 패딩, 100년 동안 산악지대에서 살아도 끄떡없다는 팬츠, 바이러스와 박테리아의 침투를 막는 재킷, 전자기기 폐기물로 만든 시계…. 그리고 이들이 이번에 발표한 것은 섬이다. 세계적 명성의 건축가 비아르케 잉엘스와 협업해 캐나다 노바스코샤의 섬 하나를 재설계한 것이다. 기존 프라이빗 휴양 섬과 가장 큰 차이는 기후변화, 자원이 부족한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시뮬레이션해놓은 섬이라는 점. 섬의 중심인 별장 역시 전력망에서 완전히 독립된, 오직 자급자족으로 삶을 꾸려야 하는 탄소중립적 시설이다. 두 그룹이 공유하는 ‘쾌락적 지속가능성’과 ‘지구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프로젝트라는 것이다. 해당 섬은 건축 허가를 받은 비아르케 잉스의 설계도와 함께 소더비 경매에 올라 있다.
 
PRICE 7월 13일 기준 소더비 경매에 1349만 캐나다 달러로 등재 INSTAGRAM zephalto 

 

Formawerx

캘리포니아 어바인 기반의 스타트업 포마웍스는 대부분의 직원이 자동차 디자이너로 구성된 디자인 업체지만, 자동차를 디자인하지는 않는다. 이들이 만들고자 하는 건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자동차 키’다. 역사적 자동차 모델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그에 꼭 어울리는 키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모델에 따라 때로는 항공우주 엔지니어링 기술을, 때로는 정밀 시계공학 기술을 곁들여서. 포르쉐 911을 위해서는 303 스테인리스스틸을 통으로 깎아 플랫 엔진을 상징하는 6개의 구멍 디자인을 지닌 열쇠를 만들고, 맥라렌 F1을 위해서는 5축 가공된 티타늄 구조에 투명 케이스를 씌워 차체의 유려한 라인을 상징하는 열쇠를 만드는 식이다. 애프터 마켓 액세서리로 만든 열쇠가 현재 포르쉐 브랜드 스토어에서도 공식 판매되고 있는 등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하고 있으며, 꼭 유명 모델이 아닌 클래식 카 소유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오픈 스펙’ 키 옵션도 제공하고 있다.
 
PRICE 비스포크 맥라렌 F1 키 1만2500달러부터, 오픈스펙 키 250달러부터 INSTAGRAM formawerx 

 

Falper Small Living Kitchens

‘스몰 프리스티지’, 즉 재력은 있지만 삶을 미니멀하게 유지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주방 솔루션이다. 이탈리아의 럭셔리 욕실 인테리어 브랜드 팔퍼가 선보인 첫 주방 라인업으로, 요체는 최소한의 공간을 차지하면서 최대한의 효율을 내는 아일랜드 가구 ‘아이졸라’다. 자사 소개에 따르면 최소 2.5m²의 공간만 있으면 사용 가능하다고. 얇은 뼈대로도 내구성을 보장하는 기술력, 최고급 소재, 디자이너 안드레아 페데리치의 우아한 디자인이 유기적으로 어우러진 결과로 가스레인지, 인덕션, 싱크대 등의 옵션은 물론 사이드보드 속 수납 구조까지 모두 커스터마이징 가능하다. 크기와 소재 역시 다양한 옵션이 제공되며 식탁이나 수납장 모델과 함께 구성할 수 있다.
 
PRICE 아이졸라 모델3 기준 2만 유로부터 INSTAGRAM falperdesign 

 

Weber Workshops Moonlaker

스탠퍼드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애플에 들어가 아이팟, 아이폰, 애플워치 개발에 참여했던 디자이너 더글러스 웨버가 돌연 직장을 그만둔 건, 그가 커피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이다. 커피 장비 분야에서 ‘대를 물려 쓰는 가보’라는 영역을 구축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간 선보인 다양한 제품이 호평받았는데, 개중에서도 재미있는 건 최근에 선보인 에스프레소 디스트리뷰터 문레이커다. 그라인딩한 원두 가루가 포터필터 안에서 뭉치지 않고 균일하게 퍼지도록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 기구인데, 보통은 바늘로 잠깐 휘젓는 공정을 기계식 손목시계의 톱니 구조가 해결하도록 했다. 서로 얽힌 다양한 크기의 톱니 아래에 10개의 바늘이 달려 있어 10바퀴 정도 돌려주면 유기적으로 파헤치며 원두 가루가 과학적으로 완전히 균일해진다고. 상단의 투명 창으로 톱니들의 아름다운 움직임을 볼 수 있는 건 덤이다. 폴리머 소재의 톱니를 쓴 스탠더드 버전보다 황동 소재를 쓴 울트라 버전이 커피 맛을 더 좋게 하는 것도 아닌데 가격이 2배 가량 차이 나는 건 그런 이유다. 케이스에는 아노다이징된 항공우주등급 통 알루미늄이 쓰였으며, 네오디뮴 자석으로 바늘을 고정하는 구조를 택해 쉽게 교체가 가능하다.
 
PRICE 인스탠더드 모델 275달러, 울트라 모델 475달러 INSTAGRAM weberworkshops 

 

Hill Helicopters HX50

영국의 힐 헬리콥터는 자사의 모델 HX50이 ‘실질적’ 세계 최초의 프라이빗 헬기라고 주장한다. 프로펠러를 보디 안쪽으로 접는 게 가능해 기체 수납이 용이하도록 하는 구조, 오토파일럿 시스템과 디지털 터치스크린을 기반으로 한 특유의 콕핏 시스템, 마치 고급 자동차처럼 옵션 하나하나를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공정을 결합해 소유자가 실제로 혼자 운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이다. 140노트(시속 260km)의 속력을 내는 500마력의 GT50 터빈 엔진 역시 이 헬리콥터의 놀라운 점이라고. 올해 말 첫 비행 테스트를 시작할 예정인데, 이미 몇 년치 생산량이 사전 예약된 상태라고 한다.  
 
PRICE 49만5000파운드부터 INSTAGRAM hillheli 

 

Orient Express Train

1883년에 처음 운행되었던 열차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는 ‘과거 시대의 초호화 여행’이라는 상징성으로 현재까지도 살아 숨 쉬고 있다. 상표권을 인수한 아코르 그룹이 호텔 체인 이름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2026년에는 해당 이름을 딴 호화 유람선까지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가장 흥미로운 건, 실제 오리엔트 특급열차도 부활하고 있다는 점이다. 플리그스캄(비행기 사용을 자제하자는 환경운동)의 여파를 따라 2018년에는 LVMH가 오리엔트 특급열차의 이름과 콘셉트를 딴 열차를 운행하는 벨몽드를 인수하더니, 아코르는 아예 실제 오리엔트 익스프레스를 부활시키기로 했다. 이름만 따오는 정도가 아니라, 유럽 전역을 뒤져 찾아낸 실제 열차를 유명 건축가, 프랑스 최고 공예가들과 함께 세심히 복원하고 있다는 뜻이다. 운행 예정일이 자꾸 뒷걸음치며 2025년까지 미뤄지게 된 건 그런 이유. 아무튼 이따금 공개되는 사진을 보면 ‘시간을 100년 전으로 돌리는 것이 목표’라는 호언이 순전히 허풍은 아닌 것 같다.
 
ⓒ Maxime d’Angeac & Martin Darzacq

ⓒ Maxime d’Angeac & Martin Darzacq

PRICE 가격 미정 INSTAGRAM orientexpress 

 

Mystic Galactic Bourbon

이 버번위스키의 가격은 병당 1억원에 육박한다. 샌프란시스코 세계증류주대회의 더블 골드 메달 수상자들이 노스캐롤라이나 최고 품질의 옥수수와 밀로 만든 버번이지만, 물론 그것만으로 이 가격을 설명할 수 없다. 미스틱 갤럭틱에서 가장 중요한 건 숙성 과정. 이 버번의 정체는 ‘우주에서 숙성한 세계 최초의 위스키’다. 지구에서 3년 이상 숙성시킨 후 지구 저궤도로 보내 1년 추가 숙성을 시키겠다는 것(아직은 계획이다)이다. 그 첫 배치인 1500병 한정 생산 ‘미션 1’의 구매자는 750mL 한 병과 NFT, 50mL 샘플 한 병, 우주 숙성에 사용된 배럴 한 조각이 포함된 패키지를 항공 알루미늄 패키지에 받게 될 예정이며, 미스틱 갤럭틱은 이를 위해 스페이스 X, 로켓랩,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의 기업들과 긴밀히 협업 중이라고 한다.


PRICE 7만5000달러 INSTAGRAM mysticgalactic 

 

Aeir

테슬라, 이지, LVMH 미래 전략 부문 등에서 일해온 젊은 디자이너 듀오 로드리고 카울라와 엔리코 피에트라가 론칭한 럭셔리 향수 브랜드. 이들이 내건 타이틀은 ‘세계 최초의 탄소 네거티브 럭셔리 향수’다. 일체의 자연 추출물 없이 모든 향을 바이오공학으로 구현한다는 점을 셀링포인트로 내세웠으니, 기존 럭셔리 향수 및 뷰티 산업의 마케팅과는 완전히 궤를 달리하는 셈이다. 케이스 역시 잉크, 염료, 접착제 없이 아노다이징한 알루미늄만 사용했으며, 대신 NASA에서 사용하는 진공 분자 결합 기술로 고유의 미감을 만들어냈다. NFC 기술과 구독 서비스 ‘에이어 ID’, 결제 시스템인 ‘에이어 월렛’ 등의 개념으로 구축한 독자적 사용감까지, 과연 ‘새로운 시대의 향수’라 내세울 만하다.
 
PRICE 테스터 개념의 에이어 미니 디스커버리 세트 69달러 INSTAGRAM aeirrrrrrrr 

 

Ancient Ritual Arc

이 옷장처럼 생긴 가구의 정체는 개인용 ‘치유의 공간’이다. 히노키 원목으로 짠 캐비닛 안을 적외선 히터로 채워 기본적으로 사우나 기능을 하며, 거기에 각도 조절이 세심하게 되는 리클라이너, LED 색채 테라피 시스템, 2.1 채널 스피커를 더해 1인용 명상 시설을 구현한 것이다. (전면의 다용도 선반 구조를 활용하면  2인이 사용할 수도 있다.) 지능형 OS가 개별 사용자의 상태에 맞춰 각 요소들을 조화롭게 조절해 명상, 호흡운동, 마음 챙김, 음파 치유 등의 콘텐츠도 제공한다. 해당 콘텐츠는 구독 서비스로 제공할 예정이며, 내년 초 첫 배송 예정으로 현재 예약 구매를 받고 있다.
 
PRICE 옵션에 따라 9995달러부터 1만1995달러까지 INSTAGRAM ancientritual 

 

The Luminaire

미국과 영국을 기반으로 한 여행사 더 루미니어는 ‘새로운 시대의 여행’을 표방한다. 어느 신생 여행사가 자사의 소개 문구에 이런 기치를 넣고 싶어 하지 않겠냐마는, 더 루미니어는 아예 출발점부터 다르다. 개별 여행자와 꼼꼼히 상담을 한 후 역사학자, 음악가, 조경 전문가 등 온갖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길드’와 논의를 거쳐 여행 상품을 개발하며, 세계 최고의 보도 사진가 협회인 매그넘 포토스와도 긴밀히 협업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중에서도 이들의 성격을 단번에 파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올여름 시작된 와이오밍 공룡 화석 발굴 여행. 네덜란드의 박물관 겸 연구기관인 내추럴리스 생물다양성 센터와 협업해 개발한 이 프로그램은 실제로 고생물학자 및 연구원들의 뒤를 따라 미국 와이오밍 북부 공룡 화석 발굴 현장에서 며칠을 보내게 된다. 사파리 스타일의 텐트에서 4박을 하며 실제로 발굴 작업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와중에 뼈를 발굴해도 소유권을 주장하기는 어렵지만 대신 3D 프린터로 만든 복사본을 소장할 수 있다.
 
PRICE 4인 구성 기준 인당 3만7600파운드부터 INSTAGRAM theluminairetravel 

 

Dembell

뎀벨은 자사의 차량들을 RV(Recreational Vehicle)로 분류하지 않는다. ‘럭셔리 모터 홈’이라고 부른다. 그 정체는 메르세데스-벤츠의 버스 모델 악트로스를 개조한 여가용 차량인데, 내부 사진만 모아 놓고 보면 거의 호텔 객실이나 호화 요트의 선실을 방불케 하기 때문이다. (해외 매체들이 뎀벨을 또 다른 별명, ‘지상 요트(landyacht)’로 부르는 건 그런 이유다.) 무게 23톤, 길이 12m, 높이 4m, 폭 2.5m의 차체에 침대, 주방, TV, 냉장고는 물론 세탁기와 건조기까지 품고 있으며 그 대부분을 지붕의 태양광 패널과 내장 리튬이온 배터리로 구동할 수 있다. 백미는 후면 하단의 트렁크. 차 안에 승용차 한 대를 실을 수 있는 구조로, 여가 시간을 좀 더 창의적으로 계획할 수 있도록 돕는다.
 
PRICE 125만 달러부터 INSTAGRAM zdembell_motorhomes  

Credit

  • EDITOR 오성윤
  • ASSISTANT 송채연
  •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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