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름다운 자동차 10대는 무엇? | 에스콰이어코리아
CAR&TECH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 10대는 무엇?

자동차 전문가 5인이 꼽은 역사상 가장 아름답다고 일컬어지는 차 10대.

박호준 BY 박호준 2023.09.12
 
Jaguar

E-TYPE (1963)

과거의 자동차가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지 그 당시의 향수 때문만은 아니다. 지금은 자동차 안전규제 때문에 디자인 제약이 많다. 디자이너의 상상을 그대로 현실로 재현할 수 있었던 과거에 아름다운 차가 더 많은 건 당연하다.
그중에서도 1963년 세상에 나온 재규어 E-타입은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로 꼽힌다. 경주용으로 기획된 이 차는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차체 폭을 줄이고 높이를 낮췄다. 직렬 엔진을 넣기 위해 보닛이 길어졌다. 이런 극단적인 디자인은 미적 요소가 아니었지만, 사람들은 이 차의 아름다움에 감탄했다.
심미안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E-타입에 대한 사람들의 평은 한결같다. 직선 하나 없는 풍성한 곡선이 우아하고, 가만히 서 있어도 달리고 있는 것 같은 속도감이 느껴지는 옆모습에선 감탄이 나온다는 것. 자신의 자동차에 대한 긍지가 하늘을 찔렀던 엔초 페라리도 1960년대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로 E-타입을 꼽을 정도였다.
재규어는 경주용으로 18대만 만들 생각이었다. 하지만 차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소비자들이 차를 내놓으라며 아우성쳤다. 그래서 1974년까지 7만 대 정도의 E-타입이 세상에 나왔다. 당시 가격이 애스턴마틴의 절반, 페라리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2015년 재규어는 못다 만든 6대의 경주차를 당시 기술 그대로 재현했다. 그런데 섀시 비틀림 강성이 2015년 F-타입 스포츠카의 6분의 1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뭐 상관 있으랴. 우리는 이 차를 경주차로 기억하는 게 아니라, 아름다운 차로 기억하고 있으니까. 이진우(자동차 저널리스트)
 

 
Lamborghini

MIURA (1966)

자동차의 미적 가치는 그저 외형적 아름다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 차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과정에서 엔지니어링 완성도가 크게 작용한다. 더불어 절절한 스토리까지 가미된다면 쉽고 오래 기억된다. 람보르기니 창립자 페루치오 람보르기니가 페라리를 꺾기 위해 만든 미우라가 그러하다.
엔초 페라리에게 “트랙터나 만들라”는 모욕적인 말을 들은 페루치오는 이를 갈았다. 어떻게든 페라리를 짓밟고 싶었고 그렇게 드림팀을 결성한다. 차체 디자인은 마르첼로 간디니에게 맡겼다. 훗날 자동차 역사에서 가장 또렷하게 기억되는 디자이너다. 섀시는 파올로 달라라가 맡았다. 그는 최상위 자동차경주 F1 경주용 차의 섀시를 만드는 엔지니어다.
그렇게 350마력을 내는 12기통 엔진을 운전자 뒤에 얹는 독특한 형태의 스포츠카가 탄생했다. 이 차는 1966년 당시 일반 자동차는 닿을 수 없었던 시속 280km에 도달했다. 하지만 최고 속도는 이 차의 진정한 가치가 아니었다. 그 어떤 속도에서든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이는 차체였다. 그렇게 이 차는 당시 라이벌인 페라리 275를 역사에서 지워버렸다.
이 차가 세상에 처음 나오던 날 페루치오 람보르기니는 자신의 별자리 황소 로고를 처음으로 사용했고, 스페인 투우 혈통 미우라(Miura)라는 이름을 붙였다. 즉 지금의 람보르기니 로고와 싸움소 작명은 미우라부터 시작됐다.
미우라를 맞이한 인류는 아연실색했다. 미끈하고 아름다운 자동차는 탄환만큼 빨랐고, 영원할 것 같던 페라리의 아성을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 차에 ‘슈퍼카’라는 새로운 별명을 붙였다. 이후 이 단어는 초고성능 자동차만 가질 수 있는 명예로운 훈장이 됐다. 이진우(자동차 저널리스트)
 

 
Mclaren

F1 (1993)

맥라렌 F1이 첫선을 보인 것은 30년 전 일이지만, 여전히 슈퍼카 디자인의 기준이자 상징적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그만큼 자동차 디자인 역사의 변곡점 중 하나였음을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슈퍼카다운 기술과 기능을 극한으로 추구하면서도 차의 성격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스타일을 갖춘 덕분이다. 공기역학 특성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디자인을 양보하지 않은 점이 F1의 묘미다. 빠른 속도에서 주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성능 차에 필수로 장착한 에어댐이나 스포일러를 달지 않고도 차체 표면을 매끄럽게 처리하고 겉에선 잘 보이지 않는 차체 안쪽 공간을 활용해 고속에서도 차를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공기 흐름을 만들어냈다.
아울러 비스듬히 위로 들어 올려 여는 형태의 버터플라이 도어는 보기에도 아름답고 차에 타고 내리기에도 편리했다. 이는 성능뿐 아니라 실용성까지 염두에 둔 설계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운전자가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운전석을 실내 한가운데 만들고는 굳이 그 양옆에 각 한 명이 더 탈 수 있도록 시트를 배치한 것도 그래서다. 이는 포뮬러 원 레이스카 설계를 담당했던 자동차 설계자 고든 머레이와 디자이너 피터 스티븐스가 협력한 결과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아이디어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슈퍼카의 본질을 꿰뚫는 스타일을 구현하기 위한 노력이 맥라렌 F1의 아름다움의 비결이었던 셈이다. 류청희(자동차 저널리스트)
 

 
Lancia

STRATOS ZERO (1970)

이 차는 양산차가 아니라 콘셉트카다. 그렇지만 껍데기만 만든 모형이 아니라 4기통 엔진을 탑재해 실제로 주행이 가능하다. 대량 생산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아름다운 자동차 리스트’에서 제외하기엔 너무 아까운 모델이 아닐 수 없다. 둥글둥글한 디자인 또는 종이 박스를 뒤집어놓은 것처럼 단순한 형태의 자동차가 주를 이루던 1970년에 란치아 스트라토스가 어떻게 탄생할 수 있었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차가 잘 조각된 청동 조각품처럼 보이길 원했습니다.” 이탈리아 자동차 디자인 전문 그룹 ‘베르토네’의 수석 디자이너로 스트라토스를 디자인했던 마르첼로 간디니의 말이다. 지금 봐도 눈에 띄는 디자인을 이해하기 위해선 시대상을 엿볼 필요가 있다. 1960년대는 미국과 소련이 경쟁적으로 우주 개발을 서두르면서 공기역학적 구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때다. 여기에 1969년, 암스트롱이 처음 달에 발을 디디며 우주에 대한 전 지구적 관심이 치솟았다. 콘셉트카의 이름을 성층권(스트라토스)으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주선을 떠올리게 하는 특유의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덕에 차는 마이클 잭슨의 영화 〈Moonwalker〉에 등장하기도 했다.
스트라토스가 공개된 후 각진 쐐기형 자동차 디자인이 1970~1980년대를 휩쓸게 되는데, 1974년 출시된 람보르기니 쿤타치가 그 예다. 얼마 전 양산 소식을 밝힌 테슬라의 사이버트럭도 넓게 보면 각진 쐐기형 디자인에 속한다. 뿐만 아니라, 스트라토스에 적용됐던 가늘고 긴 수평형 헤드램프와 리어램프는 반세기가 지난 요즘 신차에 자주 쓰이는 디자인이다. 어쩌면 옆이 아니라 앞에 달린 문, 측면부를 50:50으로 가로지르는 날렵한 라인, 차체에 숨긴 사이드미러와 같은 요소들도 가까운 미래에 주류 자동차 디자인으로 자리 잡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남석(캐딜락 자동차 디자이너)
 

 
Porsche

356 SPEEDSTER (1957)

포르쉐 911이 잘생겼다고 말하는 건 무용한 일이다. 세 살짜리 꼬마도 911의 디자인이 예사롭지 않다는 걸 안다. 하지만 포르쉐 356은 어떨까? 자동차 애호가라면 911이 폭스바겐 비틀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356은 비틀과 911을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 모델이다. 진화론에 빗대어 비유하자면, 비틀이 원숭이, 356은 침팬지, 911이 현생 인류인 셈이다. 게다가 356은 포르쉐의 첫 양산형 모델이기도 하다.
역사 공부는 이 정도로 하고, 어째서 356이 아름다운 차인지 살펴보자. 1950년대 만들어진 모델이니 클래식한 감성이 묻어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그중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부분은 뒷모습이다. 각진 부분 하나 없이 매끈한 엉덩이 라인을 확인할 수 있다. 이미 눈치챘을 수도 있겠지만, 356이 요즘 차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뒷모습을 가질 수 있었던 비결은 엔진을 운전석 앞이 아니라 뒤에 놓는 ‘RR(Rear engine-Rear wheel)’ 구조 덕분이다. 뒷바퀴 축보다 더 뒤에 엔진을 놓으면 자동차의 앞뒤 무게배분 설계와 실내 공간 확보 면에서 유리하다.
스피드 마니아였던 제임스 딘이 타던 차로도 유명한 356은 미국 시장에 진출하며 디자인을 조금 다듬었는데 그 모델이 바로 사진 속 ‘356 A 1600 스피드스터’다. 곧추서 있던 짧은 앞유리창을 둥글게 교체했고 버킷 시트를 장착해 차의 역동성을 강조하는 식이었다. 911의 조상이라는 헤리티지와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 덕분에 356 모델을 복각하는 전문 업체까지 인기를 얻는 중이다. 박호준(〈에스콰이어〉 자동차 담당 에디터)
 

 
Alfa Romeo

33 STRADALE (1967)

자동차 디자이너에게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를 꼽아달라’는 질문만큼 잔인한 일이 있을까? 수많은 ‘레전드 오브 레전드’ 자동차 모델이 머릿속을 스쳤지만, 알파로메오의 33 스트라달레를 떠올린 후 마음을 굳히는 데에는 고민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 차는 그만큼 디자인이 끝내주는 차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이렇다.
첫 번째는 버터플라이 도어다. 양쪽 도어를 열었을 때 그 모습이 나비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여러 슈퍼카 브랜드가 애용하는 디자인 중 하나다. 버터플라이 도어를 처음 양산차에 적용한 게 33 스트라달레다. 문을 열면 둥근 유리 지붕까지 같이 열린다. 이렇게 하면 운전자가 차에 타고 내릴 때 좀 더 여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 번째는 전투기 조종석을 떠오르게 하는 넓은 개방감이다. 앞유리창을 감싸는 프레임을 최대한 얇게 만들어 사각지대를 줄였고 지붕까지 유리를 적용했다. 또한 33 스트라달레는 ‘미드십’ 차량이라 엔진이 운전석과 뒷바퀴 사이에 위치하는데 이 부분을 차체가 아닌 유리로 덮어 차체를 열어젖히지 않고도 엔진이 작동하는 걸 밖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마지막은 독특한 앞모습이다. 두툼하게 부푼 앞 펜더와 커다란 헤드램프, 과감하게 각도를 뚝 떨어뜨리는 낮은 노즈의 조화는 33 스트라달레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아름다움이다. 여기에 알파로메오 엠블럼과 방패 모양 장식이 귀여움 한 스푼을 더한다. 김동범(KG 모빌리티 디자이너)
 

 
Ferrari

250 GTO (1961)

처음엔 개미핥기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V12 엔진을 빠르게 식히기 위해 3개의 구멍을 추가로 뚫은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던 것이다. 사실 250 GTO의 기반이 된 250 GT에는 3개의 구멍도 유려한 곡선도 없다. 페라리가 구멍을 뚫어가면서까지 성능 향상에 힘을 쏟은 건 경쟁 모델이었던 재규어 E-타입에 비해 공기역학적 효율이 떨어진다는 평을 들은 탓이다. 결과적으로 페라리의 결정은 성공적이었다. 1962년부터 약 3년간 투르 드 프랑스, 르망 내구레이스 등 각종 대회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머쥐었으니 말이다. ‘최고의 성능과 그에 걸맞은 디자인을 갖춘 스포츠카를 만든다’는 브랜드 모토를 보란 듯이 입증했다.
250 GTO의 옆모습을 보면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입이 닳도록 강조하는 비율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12기통짜리 커다란 엔진을 넣기 위해 운전석을 최대한 뒤로 배치하다 보니 차의 앞부분이 ‘이렇게 길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길다. 이때 어색해 보일 수 있는 디자인을 보완하는 장치가 앞바퀴와 뒷바퀴 위에 넘실거리는 볼륨 넘치는 펜더다. 앞 펜더가 우아하게 곡선을 그렸다면, 뒤 펜더는 길이가 짧은 대신 급격하게 구부러지며 뒷바퀴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걸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모터스포츠에서 달성한 성과, 단 39대만 제작된 희소성, 흠잡을 곳 없는 디자인이 더해진 250 GTO는 2018년 소더비 경매에서 7000만 달러에 거래되며 자동차 경매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김동범(KG 모빌리티 디자이너)
 

 
Mini

AUSTIN SEVEN (1959)

오리지널 미니의 아름다움은 간결함에서 비롯된다. 물론 그 간결함의 뿌리는 미니의 개발 목표였던 ‘작지만 알찬 차를 만든다’라는 설계 철학에 있다. 그러나 미니의 설계자인 알렉 이시고니스는 승용차에 필수적인 여러 요소를 한정된 공간에 조잡하게 욱여넣는 대신 불필요한 요소를 과감히 떼어냈다. 이는 개발 목표를 구현하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그러나 미니에서 무엇보다도 돋보이는 점은 단순함 속에서도 형태와 요소가 서로 조화와 균형을 이뤘다는 데 있다. 단순한 곡면으로 이루어진 차체는 한정된 크기 안에서 실내 공간을 키우기 위해 택한 단순한 형태와 잘 어우러졌고, 앞뒤 램프와 범퍼 등 차체 밖으로 드러나는 요소들은 최대한 차체 바깥쪽에 놓여 안정감을 더했다. 그리고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려 당시 차들에 흔히 쓰인 크롬 장식도 미니에서는 최소화했다. 덕분에 미니는 화려하지는 않아도 조화와 균형에서 비롯되는 세련미를 갖출 수 있었다.
미니가 1960년대 영국 젊은 세대에게 환영받은 이유다. 미니의 스타일은 동시대뿐 아니라 과거의 어떤 차들과도 구분되는 특별함이 있었다. 억지스럽게 꾸미기보다 형태 자체로 차의 특징과 매력을 나타내는 모습이 심플하지만 멋스러웠던 당시의 패션 유행인 모즈 룩과도 맞아떨어졌다. 다시 말해, 미니는 간결한 것도 아름다울 수 있음을 멋지게 증명한 차였다. 미니의 생명력이 오래 이어진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류청희(자동차 저널리스트)
 

 
Bugatti

TYPE 57 ATLANTIC COUPE (1936)

돈으로 모든 걸 환산할 수는 없지만, 백 마디 말보다 숫자 하나가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다. 부가티 창립자의 장남 ‘장 부가티’가 타던 부가티 타입 57 아틀란틱 쿠페(이하 타입 57)의 잠정적 가치는 한화 1500억원으로 추정된다. 등장한 지 10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으며 오직 4대만 생산된 탓에 부르는 게 값이다. 신차 가격이 30억원부터 시작하는 ‘슈퍼카 위의 슈퍼카’ 부가티답다. 여담이지만, 앞서 언급한 장 부가티의 타입 57은 그가 사망한 후 행방이 묘연하다. 어쩌면 프랑스 남부 어느 창고 한편에 1500억원짜리 자동차가 잠들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볼륨을 강조한 앞 펜더, 앞바퀴보다 뒷바퀴에 더 가까운 운전석, 위로 비스듬히 열리는 문 등 지금 기준에선 타입 57이 배트맨이 타고 다닐 것같이 화려해 보이겠지만, 1930년대의 다른 고급 승용차와 비교하면 오히려 담백한 디자인에 속한다. 장식을 더해 럭셔리를 달성하려 했던 경쟁 모델들과 달리 부가티는 형태와 기능의 조화를 추구했다. 예를 들면, 항공기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알루미늄 합금 차체와 공기역학을 염두에 둔 물방울 형태의 유선형 차체가 그렇다. 덕분에 직렬 8기통 엔진을 탑재한 타입 57은 당시로선 엄청난 속도인 시속 200km까지 가속할 수 있었다. 부가티가 이와 같이 아름다움과 기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가구 장인이었던 아버지와 조각가 형제들을 둔 창립자 ‘에토레 부가티’의 공이 크다고 본다. 이남석(캐딜락 자동차 디자이너)
 

 
Chevrolet

CORVETTE C2 (1963)

가오리같이 생겼다. 대개 자동차 디자인을 이야기할 때 ‘물고기를 닮았다’는 표현은 비꼬는 의도로 쓰인다. 하지만 쉐보레 콜벳 C2는 예외다. 차를 만든 쉐보레조차 이 차를 스팅레이(Stingray)라고 불렀으나, 〈오토카〉나 〈모터트렌드〉 같은 해외 유명 자동차 매체에서 ‘역사상 아름다운 자동차’ 랭킹을 꼽을 때 매번 이름을 올리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차를 디자인한 래리 시노다가 콜벳 외에도 샤크라는 이름을 붙인 콘셉트카를 만든 걸 보면 수중생물에 관심이 많았던 모양이다. 넓적한 지느러미를 연상케 하는 뒷모습뿐만 아니라 보닛 위 커다랗게 뚫린 2개의 공기흡입구도 아가미를 닮았다. 차의 시작부터 끝까지 곧게 이어진 기다란 세로선에서 가오리의 가느다란 꼬리가 떠올랐다면 과장일까?
같은 시기 판매되던 다른 차들을 나란히 놓고 보면 스팅레이의 디자인이 얼마나 뛰어난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자동차를 예술 작품처럼 다루었던 이탈리아, 엔지니어링의 관점으로 접근한 독일과 달리 미국은 ‘거거익선’과 같은 디자인이 유행이었다. 뒷유리를 양쪽으로 나눈 ‘스플릿 윈도’와 라인이 또렷한 앞뒤 펜더 디자인이 이 차를 유럽산 쿠페와 확연히 구분되는 요소다. 운전자의 후방 시야가 나쁘다는 이유로 스플릿 윈도는 출시 1년 만에 일반적인 통유리로 교체됐는데 유니크한 디자인 때문에 현재는 스플릿 윈도가 적용된 스팅레이의 가격이 훨씬 높다. 비교적 크기가 작은(?) 엔진인 V8 엔진만으로 최고 360마력을 뿜어내며 경쟁 모델들을 압도하기도 했다. 박호준(〈에스콰이어〉 자동차 담당 에디터)

Keyword

Credit

    EDITOR 박호준
    PHOTO 재규어/람보르기니/맥라렌/포르쉐/알파로메오/페라리/미니/
    부가티/쉐보레/게티이미지스코리아
    ART DESIGNER 주정화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