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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게 매뉴팩처에서 본 워치메이킹의 세계
평화롭고 조용한 스위스 발레 드 주에 이룩한 경이로운 브레게의 워치메이킹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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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발레 드 주에 위치한 브레게 매뉴팩처 전경.

나폴레옹이 구매한 여행용 클락 심퍼티크 No. 178.



걸작의 뒤편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는 장인들이 있다. 발레 드 주의 브레게 매뉴팩처에서는 많은 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번엔 대표적인 4개 분야를 경험할 수 있었다. 먼저 1786년 아브라함-루이 브레게가 워치메이킹에 처음으로 도입한 기요셰(Guilloché). 하우스의 시그너처라고 할 수 있는 클루 드 파리, 선버스트, 발리콘 등 상징적인 기요셰 패턴들은 극소수의 숙련된 장인들에 의해 새겨진다. 빈티지 기요셰 엔진 터닝 기계와 자체 개발 및 제작한 현대식 기계 두 가지를 사용하는데 빈티지 기계를 복원하는 부서가 따로 있을 정도로 전통적인 기요셰 기술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왼손으로는 손잡이를 돌려 도구를 작동시키고, 오른손으로는 캐리지에 고정된 끌을 움직여 세심하고 정확한 패턴의 기요셰를 새기는 고난도 작업이다. 단순했던 표면에 기요셰 장식이 더해지며 심미성을 강조함은 물론 이전보다 마모와 변색에 강해지고 빛 반사를 줄여 다이얼의 가독성도 높일 수 있다. 기요셰 아틀리에 옆에선 또 다른 예술이 탄생한다. 바로 인그레이빙(Engraving) 작업이다. 오랜 시간 훈련한 장인들은 브레게만의 문법을 따라 각자의 예술적 표현을 시계에 담아낸다. 파인 워치메이킹 기술 중에서도 정교한 작업 중 하나로 전통적 도구와 공예 기법을 고수하며 불가능에 가까운 복잡하고 아름다운 인그레이빙 장식을 완성해낸다. 현장엔 30년 이상 경력의 장인과 젊은 장인들이 어우러져 각자에게 맞는 디자인을 맡아 작업하고 있었다. 음각, 부조 등 여러 가지 조각 기법을 사용하며 그에 맞는 도구를 직접 제작하기도 한다. 부품과 디자인마다 완성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인그레이빙 아틀리에는 무엇보다 예술성을 요하는 곳으로 속도나 생산량보다는 제품의 완성도에 중점을 두고 장인 각자의 예술 세계를 무척 존중하고 있다.
앙글라주(Anglage)라고 일컫는 피니싱 기법 역시 단순해 보이지만 극도의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한 과정. 모든 부품들의 날카로운 가장자리 단면을 여러 차례 깎아내 균일한 광택을 만들어내는 공정으로, 미세한 마이크로미터 사포와 폴리싱 페이스트를 사용해 단계별로 보이지 않는 부품까지 섬세하게 마무리함으로써 브레게 무브먼트의 품질을 한층 더 높이는 작업이다. 이러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계가 없을뿐더러 이 공정의 훈련 프로그램 역시 따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브레게의 앙글라주 워크숍은 매우 중요하다. 시연용 플레이트를 직접 작업해보면서 눈으로 쉽게 알아챌 수 없지만 앙글라주가 얼마나 난도가 높은 기술인지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놀라울 정도로 깊고 탁월한 브레게의 예술 세계를 직접 보는 것은 생각보다 더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브레게 매뉴팩처는 기요셰 엔진 터닝 기계를 복원 및 제작해 전통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1801년 투르비용 레귤레이터 특허를 위해 제작한 수채화 판.
대표적인 모델은 클래식 미니트 리피터 7637로 인하우스 수동 미니트 리피터 칼리버 567.2를 탑재했다. 칼리버 567.2는 플레이트가 아닌 케이스 미들에 공을 고정해 직접적으로 진동하며 소리를 더욱 효과적으로 낸다. 또한 공은 골드 소재로 제작되어 부분음이 풍부한 배음으로 조화로운 소리를 연출하고 케이스 역시 골드 소재로 제작해 시계 전체가 음향적으로 동일한 임피던스를 공유하며 소리 전달 및 성능 면에서 더 우수한 결과를 낸다. 이는 브레게가 특허를 취득한 기능이기도 하다. 이 놀라운 미니트 리피터 메커니즘은 9시 방향에 위치한 레버를 통해 작동할 수 있다. 클래식 미니트 리피터 7637의 음향 작업 전과 후를 들어보니 무브먼트의 완성도만큼이나 음향의 예술적 감도에도 브레게가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느껴졌다.
직접 경험한 브레게 매뉴팩처는 하나의 시계에 우주를 담고 있었다. 마치 전통과 현대, 미학과 기술, 예술과 과학 그리고 정확성이 촘촘하게 맞물려 돌아가고 있는 완벽한 컴플리케이션 무브먼트 작품처럼.


지난해 브레게는 새로운 타입 XX를 선보였다. 타입 XX 컬렉션은 군용 유산을 물려받은 타입 20 크래노그래프 2057과 민간용 버전의 타입 XX 크로노그래프 2067 두 가지 버전으로, 타입 XX 컬렉션은 4년의 개발 과정을 거쳐 새롭게 탄생한 칼리버와 함께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탑재한 인하우스 무브먼트로 신뢰성 높은 정확성을 자랑한다. 올해는 브레게 타입 XX 컬렉션에 새로운 스틸 브레이슬릿 모델이 추가됐다. 기존의 카프스킨 스트랩과 블랙 나토 스트랩 버전보다 한층 스포티하고 남성적인 인상을 준다. 더불어 군용 시계와 어울리는 샌드, 그레이, 카키 색상의 나토 스트랩도 추가됐다. 스틸 브레이슬릿은 모두 컴포트 이지-핏을 채택해 착용자가 브레이슬릿 길이를 미세 조정할 수 있다.


- The military heritage 군용
1955년부터 1959년 사이 프랑스 공군에 공급된 1100피스의 타입 20에서 영감을 받았다. 블랙 다이얼을 장착해 타입 20의 정체성을 충실히 드러냈고, 여타 모델과는 달리 로마숫자가 아닌 아라비아숫자로 타입 20을 새겨 차별화를 뒀다. 인덱스와 베젤의 삼각형 디테일 그리고 모든 핸즈는 야광 처리된 민트 그린 컬러를 적용하고 42mm 스틸 케이스에는 과거 공군에 공급되었던 모델과 마찬가지로 플루티드 양방향 베젤을 탑재했다. 3시와 9시 방향에 사이즈를 달리한 30분 카운터와 60초 카운터의 배치는 신작에서 눈에 띄는 부분. 배(pear) 모양 크라운을 통해 중립, 날짜 조정, 시간 설정 세 가지 포지션으로 조정할 수 있고 위아래로 크로노그래프 푸셔와 플라이백 푸셔를 장착했다.
42mm 스틸 케이스, 두께 14.1mm, 셀프와인딩 무브먼트 칼리버 7281, 60시간 파워 리저브, 100m 방수.
TYPE XX CHRONOGRAPHE 2067
- The line of civilian versions 민간용
타입 XX 민간용 버전인 2067 모델은 1950년대 및 1960년대 등장한 최고급 민간용 타입 XX, 특히 1957년에 제작된 2988 모델에서 영감을 얻었다. 3시 방향에는 15분, 6시 방향에는 12시간, 9시 방향에는 러닝 세컨즈가 위치한 것이 시각적으로 보이는 군용 모델과 가장 두드러지는 차이다. 한층 유려하게 배치되어 다이얼에 역동성을 더하고 가독성을 높였다. 인덱스와 핸즈, 베젤의 삼각형 디테일에 아이보리 컬러 야광 코팅을 더했고, 4시와 5시 방향에 날짜 창을 배치했다. 홈이 파인 양방향 눈금 디테일 베젤을 탑재했고 직선 형태의 클래식한 크라운은 중립, 날짜 조정, 시간 설정 세 가지 포지션으로 조정할 수 있고 군용과 동일하게 위아래로 크로노그래프 푸셔와 플라이백 푸셔를 장착했다.
42mm 스틸 케이스, 두께 14.1mm, 셀프와인딩 무브먼트 칼리버 728, 60시간 파워 리저브, 100m 방수.


Credit
- PHOTO 브레게
- ART DESIGNER 박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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