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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생긴 세계 최초의 '오디오 박물관'에서는 어떤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세계 최초의 오디오 박물관 오디움. 만들어진 지 100년이 된 스피커의 소리를 제대로 전하기 위해 이 공간이 품은 것들.

프로필 by 오성윤 2024.08.04
오디움의 지하 2층 라운지. 10만 장이 넘는 음반, 만들어진 지 100년이 넘은 뮤직 박스, 그리고 웨스턴 일렉트릭 미러포닉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

오디움의 지하 2층 라운지. 10만 장이 넘는 음반, 만들어진 지 100년이 넘은 뮤직 박스, 그리고 웨스턴 일렉트릭 미러포닉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

오디움에 처음 방문했을 때, 그곳에는 아무 소리도 없었다. 기사를 위한 사진 촬영은 휴관일에 따로 해야 했는데 하필 그게 청음 관람 날보다 앞서 잡힌 탓이다. (현재 오디움의 청음 관람 예약은 그야말로 ‘오픈런’ 수준이며 누구나 예외 없이 예약을 해야 한다.) 자연히 공간들을 둘러볼 때 받은 인상도 지금 사진을 통해 접하고 있을 독자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을 테다. 웅장한 규모, 다른 시대의 미감, 수공예나 소재가 뿜어내는 오라 같은 것들이 주는 감동. 적어도 오디움을 나서기 10분 전까지는 그 정도였다는 뜻이다. 기기들의 소리 특성에 대한 질문들 앞에서 성에 차는 표현을 찾느라 촬영 내내 난감해하던 담당 학예사는 결국 마지막 공간인 라운지에 다다랐을 때 못 이기듯 엔지니어를 불렀다. 한 곡이라도 직접 들어보시는 게 좋겠다고. 김영진 운영지원실장은 웨스턴 일렉트릭 미러포닉으로 프랑스 재즈 싱어 질(Djill)이 부른 ‘Ballads WITH Billie’를 재생했고, 그러자 갑자기 공간의 인상 자체가 달라졌다. 오래된 것들이 잘 박제된 전시실 같던 공간이 마치 실제로 누군가가 노래를 부르는 듯 생기가 넘치는 공연장이 되었으니까. 쇼케이스 안에 전시된 수백 년 된 바이올린을 누군가 갑자기 들어 올려 연주를 시작할 때의 기분이 그와 비슷할까? 짧은 재생이 끝나자 담당 학예사는 “어때요?” 하고 물었다. 하지만 그 답에 대해서는 이 원고의 더 뒤쪽에 써야 한다. 오디움은 체계적인 순서에 따라 관람객을 안내하는 박물관이고, 라운지는 그 여정의 마지막에야 등장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서울 서초구 신원동에 개관한 오디움의 정체는 직관적인 이름에서 드러나듯(audio+museum) ‘오디오 박물관’이다. 오디오 박물관이라는 형식은 국내는 물론 알려진 바 세계에서도 최초이기에 일찍부터 국내외의 이목을 끌어왔다. 심지어 첫 삽을 뜨기도 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데에는 그 형식을 채울 것들에 대한 기대가 한몫했다. 설립자인 정몽진 KCC 회장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빈티지 오디오 수집가이며, 설계를 맡은 이는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을 설계한 것으로 유명한 건축가 구마 겐고이기 때문이다.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오디오들을 한자리에서, 그것도 거장 건축가가 그 소리에 딱 걸맞도록 설계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는 얘기였으니 오디오, 음악, 음향, 건축, 문화 애호가들이 두루 호들갑을 떨었던 것도 무리는 아니다. 오픈 이후로 관람 예약이 웬만한 콘서트 티켓팅을 방불케 하는 것도. 청음 관람 날 다시 만난 김영진 운영지원실장 역시 방문객들에게 대뜸 축하 인사를 건넸다. “오늘 오신 분들 다들 참 능력자이신 것 같아요. 제 주위에는 벌써 3주째 예약에 실패하는 지인도 있어요. 친구인데 그냥 좀 넣어주면 안 되냐고 하는데 저희가 또 내규상 그렇게는 할 수가 없거든요. 설립자의 취지가 최대한 많은 분이 와서 이것들을 보고 듣고 가셨으면 하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지금도 예약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주변분들에게 오늘 경험을 최대한 많이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2만 여 개의 알루미늄 파이프로 감싸 ‘숲’을 형상화한 오디움의 외관.

2만 여 개의 알루미늄 파이프로 감싸 ‘숲’을 형상화한 오디움의 외관.

건축가 구마 겐고는 ‘훌륭한 소리를 감상하기 위해 인간은 자연 상태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관람객이 건물로 들어서는 과정에서 도시를 벗어나 자연으로 들어서는 듯한 감흥을 안기는 시퀀스를 만들었다.

건축가 구마 겐고는 ‘훌륭한 소리를 감상하기 위해 인간은 자연 상태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관람객이 건물로 들어서는 과정에서 도시를 벗어나 자연으로 들어서는 듯한 감흥을 안기는 시퀀스를 만들었다.

오디움의 경험을 누군가에게 들려주자면, 일단 박물관 바깥길 건너편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2만여 개의 알루미늄 파이프로 외벽을 감싼 건물이 눈에 들어차는 경험에서부터. 흥미롭게도 구마 겐고가 이 차가운 소재를 통해 의도한 것은 ‘숲’이다. 나뭇가지들 사이로 스미는 계절, 날씨, 시간에 따라 변하는 숲의 햇살을 파이프로 구현하고자 한 것이다. 입구에 다다라 제각기 크기와 길이의 알루미늄 파이프가 뻗은 천장을 올려다보면 잎이 흐드러진 나무의 심상이 좀 더 직관적으로 다가온다. 메인 입구는 전면에서는 보이지 않고, 건물 옆으로 난 대형 계단을 내려가면 건물 뒤편에서 지하 2층으로 입장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계단은 계곡을 형상화한 요소. 동시에 전체를 둘러 건축물을 먼저 체험한 후 들어오게끔 하는 장치다. ‘도시에서 점차 특별한 공간으로 이동해 마지막으로 소리에 도달하는’ 과정을 물리적으로 구현해 관람객들이 내부에서 하게 될 경험에 마음의 준비를 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훌륭한 소리를 감상하기 위한 공간이기에 인간은 자연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자연의 숲과 같은 건축물 속에서 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박물관을 지향했죠.” 구마 겐고의 설명이다. 외벽을 감싼 알루미늄, 계단 벽면의 바위를 거쳐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건 따뜻한 색감의 나무로 만들어진 리셉션 데스크다. 알래스카에서 특별히 공수한 편백나무의 강한 향까지 들이켜고 나면, 거목의 바로 아래까지 도달했다는 느낌이 들면, 그때 오디움의 소리를 들을 준비가 된 것이다.
오디움은 연면적 22만4246㎡에 지상 5층, 지하 2층 규모를 가진 시설이다. 방문객은 그중 지상 1층부터 3층까지 3개 층의 전시실과 지하 2층의 라운지를 경험하게 된다. 목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운영되는 90분간의 도슨트 투어를 통해 둘러볼 수 있으며 개별 관람은 불가하다. 설명을 곁들인 오디오 시연이 핵심인 박물관이기 때문일 터. 하지만 내부를 돌아보면 꼭 그런 요인이 아니더라도 개별 관람은 어렵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이제는 다시 구하기도 힘든 역사적 오디오가 층층이 들어차 있는데, 그 앞에는 간단한 저지선 정도만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물건들을 골동품이 아닌 ‘가까운 거리에서 즐겨야 할’ 물건으로 대하는 설립자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투어가 시작되는 3층에서부터 장관이 펼쳐진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제1 전시실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건 일종의 ‘오디오 책가도’다. 벽면 가득 빼곡히 채워진 오디오들의 향연. JBL 파라곤부터 마란츠 프리앰프 7과 파워앰프 9, 매킨토시 275 파워앰프까지, 빈티지 오디오의 최고봉이라고 회자되는 물건들이 흡사 아뮈즈 부슈(본격적인 코스 시작 전에 제공되는 한입거리 간식)처럼 제시된다. 그리고 그 한쪽 끝에는 랜싱 아이코닉이 자리 잡고 있다. 비운의 천재 제임스 B. 랜싱의 1937년 작, 오디오가 ‘가정용’으로 이동하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는 이 물건이 제2 전시실에 대한 일종의 예고를 던진다. “이 전시실에서는 194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오디오 제품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 지금부터 보실 대형 극장용 시스템 사이에 나왔던 전환기의 걸작, 아이코닉이 있죠. 굉장히 희귀하고 성능도 빼어나기 때문에 빈티지 오디오 마니아들이 무척 갖고 싶어 하는 오디오 중 하나입니다.” 도슨트의 설명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도 그 진귀함을 말하면서도 마치 ‘본론을 위한 운을 떼듯’ 넘어간다는 점이다. 오디오 마니아들이 하루 종일이라도 얘기를 나눌 수 있을 제품이지만, 1시간 30분 안에 오디움을 다 경험하려면 그 앞에서 지체할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정몽진 회장이 특히 컬렉터로서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분야는 ‘웨스턴 일렉트릭’이다. 오디움은 전체적으로 웨스턴 일렉트릭이라는 브랜드의 역사에 앞뒤로 두껍게 살을 붙인 구성을 띤다고 할 수 있다. 그게 ‘오디오의 역사’라는 표현에는 무리가 없다. 100여 년 전만 해도 음향산업은 새로운 가능성이 폭발하는 분야로 천재라고 불리는 무수한 사람들이 뛰어들어 비용 효율 따지지 않고 기술을 개발했고, 벨 연구소 산하의 음향 연구실 개념이었던 웨스턴 일렉트릭에는 그야말로 세계적 석학이 모였다. 라이벌도 있긴 했다. 유럽을 대표하는 브랜드인 독일의 클랑필름이다. 두 브랜드는 1920년대 후반부터 혁신을 거듭하며 ‘음향 기술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 중요한 건 수집가들이 이때 만들어진 극장용 대형 스피커들을 단순히 ‘골동품’ 개념으로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에게 그것들은 말 그대로 오디오다. 웨스턴 일렉트릭과 클랑필름의 애호가 상당수는 당시의 오디오가 가장 완성도 높고 좋은 소리를 낸다고 믿는다. 앰프 출력이나 트위터의 성능 등에서는 지속적으로 발전이 이루어진 부분도 있으나, 이후 시대에서는 대체로 자연스러운 소리보다는 작은 크기로 풍부한 소리를 내는 효율성이나 효과성에 집중해왔기 때문이다. 오디움 개관전의 이름이 <정음 正音 : 소리의 여정 In Search of Sound>인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제2 전시실에 웨스턴 일렉트릭과 클랑필름의 시스템이 서로를 마주 보게 배치해두고 관람객들에게 동일한 노래를 번갈아 들려주는 의도도. 인류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좋은 소리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그 노력 안에서도 세부적 차이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오디움은 세계적 권위의 웨스턴 일렉트릭 오디오 수집가인 정몽진 회장의 컬렉션을 기반으로 웨스턴 일렉트릭의 역사를 두텁게 다룬다. 사진은 제5 전시실에 설치된 혼 16-A와 미러포닉.

오디움은 세계적 권위의 웨스턴 일렉트릭 오디오 수집가인 정몽진 회장의 컬렉션을 기반으로 웨스턴 일렉트릭의 역사를 두텁게 다룬다. 사진은 제5 전시실에 설치된 혼 16-A와 미러포닉.

오디오의 역사를 망라하는 오디움은 가정용 오디오의 태동, 극장용 스피커의 황금기, 심지어 19세기 축음기와 뮤직박스들까지 다룬다.

오디오의 역사를 망라하는 오디움은 가정용 오디오의 태동, 극장용 스피커의 황금기, 심지어 19세기 축음기와 뮤직박스들까지 다룬다.

투어는 3층에서 시작해 2층, 1층으로 이어진 후 지하 2층에서 끝이 난다. 재미있는 건 그 과정에서 만나는 오디오 역시 시대적으로 역순을 띤다는 것이다. 제2 전시실의 웨스턴 일렉트릭 L 시리즈는 1940년대, 그 맞은편의 클랑필름 유로딘은 1938년에 만들어진 물건이다. 제3, 4 전시실에서 다양한 종류의 스피커, 소스 기기, 1940년대 스튜디오 녹음 환경을 훑고 내려오면 2층에서는 웨스턴 일렉트릭의 전성기였던 1920년대~1930년대의 스피커들을 만날 수 있다. “보시면 이 스피커들의 디자인이 현재의 그것과는 상당히 다르죠. 당시 앰프 제작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에요. 거의 100년 전이다 보니까 이렇게 커다란 앰프인데도 현재의 탁상용 라디오보다도 출력이 약했어요. 그래서 극장처럼 큰 공간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에게 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증폭 효율이 높은 형태로 스피커 디자인을 설계할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각각의 시스템에는 역시나 청음 시간이 뒤따른다. 세계 최초의 다이내믹형 스피커부터 100년 전 설계되어 워런 G. 하딩 미국 대통령이 재선 유세 캠페인에 사용했다고 알려진 스피커, 1927년 뉴욕 워너 브라더스 극장에서 최초의 유성영화가 상영되었을 당시의 스피커까지. 그 안에서 주목할 부분 중 하나는 이 시설에서 ‘오디오’와 ‘뮤지엄’이 결합하는 방식이다. 오디움은 오디오의 역사라는 구성에 충실하고 고증에 철저하면서도 감상 측면에서는 해당 스피커가 가진 매력을 최대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예를 들어 투어에서 스피커의 소리를 들려줄 때에는 당시 그대로의 조합이 아닌 좀 더 개선된 앰프를 매치해 음악을 재생한다. (물론 진공관 앰프다. 김영진 운영지원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 건물 안에 ‘트랜지스터 앰프는 단 한 대도 없다.’) 음원은 모두 디지털 음원이며, 선곡도 현대적인 곡 위주로 되어 있었다. 다양한 연령대와 배경의 관람객이 좀 더 쉽게 몰입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몽진 회장의 인사이트를 따라 완전히 새롭게 조합한 시스템도 존재한다. 그건 아무래도 박물관의 태도보다는 오디오파일의 태도가 드러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을 테다.
2층에서 대형 극장용 스피커의 탄생까지 다룬 전시는 1층으로 이어지며 그 이전 시대까지도 더듬는다. 19세기 축음기들, 그리고 유럽과 미국의 다양한 뮤직박스들(회전하는 핀 실린더와 바늘이 만나 음악을 만들어내는, 우리가 흔히 ‘오르골’이라고 부르는 그 물건이다). 사실 스피커의 발전은 전화기의 발명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오디움에서 온갖 종류의 전화기까지 다룰 계획도 있었다고 한다. ‘한 번에 너무 많이 보여주려고 하지 말자’는 견해에 일단은 유보된 상태지만 말이다. 지상층에서의 투어가 끝나고 나면 드디어 이 기사의 첫머리에 제시된 지하 2층의 라운지 차례다. 라운지는 공간의 속성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주 소재가 목재인 전시실들과 달리 벽면과 천장, 기둥까지 모든 요소를 패브릭이 뒤덮고 있다. 입체적 음향을 위한 장치지만 동시에 패브릭의 조형성과 밝은 조도가 이 시설의 가장 깊숙한 곳에서 완전히 새로운 세계에 들어선 듯한 감흥도 선사한다. 공간 뒤편에는 10만 장이 넘는 바이닐 레코드와 1만 장이 넘는 CD가 빼곡히 들어차 있고, 그 맞은편에는 만들어진 지 100년이 넘은 대형 뮤직박스와 미러포닉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 ‘좋은 소리’를 찾아 인류의 역사를 통째 되짚은 관람객들에게 마지막으로 편히 앉아 오롯이 소리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셈이다. 방문 당일에는 뮤직박스 시연에 이어 재즈, 오페라, 바이닐 레코드로 듣는 정훈희의 ‘안개’까지 다양한 음악이 재생되었고, 그 소리가 어떠냐고 물었던 담당 학예사의 질문에 이제야 답을 달자면, 그건 ‘꼭 이곳에서밖에 들을 수 없는 소리’라는 확신이 드는 소리다. 음악이 시작되는 순간 강한 파문으로 남는다기보다는 공간을 나온 후에도 두고두고 더듬게 되고 좀 더 들어보고 싶게 하는 소리. 귓가에 오래 남아 자꾸만 다시 또 오디움 예약 페이지를 들락거리게 만드는 소리. 다소 빤한 답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감흥을 더 잘 전달할 표현이 있었다면 오디움이 굳이 이런 공간을 설계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이렇듯 광대하고도 치밀하게 오직 소리를 위해 작동하는 공간을 말이다.

Credit

  • EDITOR 오성윤
  • PHOTOGRAPHER 박기훈
  • ART DESIGNER 주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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