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YLE

뉴 발렌티노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여는 새로운 발렌티노의 시대.

프로필 by 김유진 2024.10.07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발렌티노 하우스에 온 후 처음 선보인 스프링 컬렉션의 타이틀은 ‘Avant les Debuts'. 해석하면 Before the Beginning이란 뜻으로, 그가 발렌티노에서 펼칠 장대한 서사를 예고한다. 서문은 꽤 길었다. 전체 룩은 남녀 통합 171피스에 달했고 쇼를 대신해 공개한 비주얼은 93장이나 됐다. 발렌티노의 헤리티지가 그에게 꽤 큰 영감을 준 게 분명했다. 특히 발렌티노 가라바니의 1968년 스필라타 비앙카 컬렉션, 1970년대의 이국적인 보호 시크 스타일은 낭만주의자인 미켈레에게 신선한 자극이 됐다. 디테일에서 보여지는 섬세한 엠브로이더리 자수나 주얼 장식, 복잡하고 화려한 패턴 등 쿠튀르적 해석에선 이때까지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해보지 못한 쿠튀리에로서의 면모를 기대하게 한다. 자유로운 남성 테일러링을 추구해온 그답게 슈트를 대하는 태도도 여전하다. 발목 길이의 롤업 팬츠, 자수를 놓은 재킷, 여기에 화려한 자카르 셔츠를 섞거나 이국적인 스카프를 두르는 스타일링까지. 좀처럼 평범한 법이 없다. 한마디로 그의 정체성을 강하게 드러낸 컬렉션이다. 그러나 진짜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발렌티노는 아직이다. 곧 선보일 2025 S/S 쇼를 통해 우리는 본격적인 ‘시작’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Credit

  • EDITOR 김유진
  • PHOTO 발렌티노
  • ART DESIGN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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